지난 4월 15일, 마산 창동에서 세월호 2주기 추모행사에 다녀왔습니다.
혼자 간 것이 아니라 경남꿈키움중학교 학생, 학부모님들과 함께 갔습니다.
사실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은 갈껀데 혹시 생각있는 친구들은 함께 하면 좋겠다고 나름 광고를 했습니다. 몇 명의 아이들이 올 지 알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막상 창동에 가보니 부모님들도 아이들과 많이 와 주셔서 내심 놀랐습니다.
이 날 행사는 '세월호 참사 마산시민행동'측에서 준비했습니다.
7시에 모여 촛불을 들고 문화행사를 함께 했습니다.
추모행사에 참여했던 아이들 다수는 집회에 참가하는 것이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세월호 언니, 오빠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삼키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세월호는 현재 아직까지 9명의 미수습자가 있습니다. 304명의 참사도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아직까지도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계신 것이 더욱 가슴아팠습니다.
부모님들과 아이들은 '기억하겠습니다. 약속하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라는 푯말을 들고 함께 했으며 그 뒷면에 적혀있던 희생자들 이름을 보며 진심어린 추모를 했습니다.
이 날 행사에는 100여분이 시민들이 참석하셨습니다.
촛불만 들고 추모하는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지역 가수 '김 산'님을 포함, 노래 공연도 있었고 자유발언, 배를 인양하라는 단체 플래시몹, 빠른 인양과 진실규명을 소원하는 노란 풍선 날리기도 했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 경남꿈키움중학교 학생, 학부모, 선생님은 모여 이 날 일에 대한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의 사회적 참여와 고민은 중요합니다.
행사 참여와 더불어 생각을 나누는 자리도 중요합니다.
이날 뒷풀이 자리는 부모님들의 제안으로 마련되었습니다.
한 부모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런게 꿈키움의 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행사에 참여하고 나서 집에 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날의 참여를 함께 공유하는 자리도 있어야 합니다. 이런 문화를 부모님들의 참여로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좋은 생각이라고 공유했고 뒤풀이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참여로 함께 오신 부모님들께서는 '세월호를 많이 잊고 있었다. 부끄러웠다. 아이와 함께 와서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는 소감을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들도 '학교가 아니라 밖에서 이런 행사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끝까지 하고 나니 세월호에 대한 슬픈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꼭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했습니다.
교육은 성장입니다.
성장은 과정입니다.
과정은 함께 해야 합니다.
나의 일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면, 그런 어른들이 많아져 사회에서 나의 일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공동체는 해체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일이 아니지만 아픔을 함께 나누고 함께 행동하며 실천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건강해 질 것입니다.
사실 이 날의 참여로 아이들이 바로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아이들은 이 날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 날의 슬픔과 감동을 기억할 것입니다. 내가 아닌 타인의 일에 공감했던 경험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교육은 교실에서만 이뤄져서는 안됩니다.
세상의 흐름과 함께 하는 교육이 병행되어야 아이는 바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으로, 더 이상 이 사회에서 억울한 사람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2주기를 마음을 다해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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