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2004년 종업식을 끝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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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16 

 

오늘은 종업식을 했다.

우리 아이들은 8시 30분까지 정상등교를 했고

선생님들은 8시 50분부터 교무회의가 있었다.

교실에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 교무회의를 하고 ..

다 끝난 후 부리나케 교실로 뛰어 올라갔다.

1년동안 내가 이놈들에게 뭘 해준 것은 없으나 언제부터인가

이놈들은 아침에 내가 올라오지 않으면 교실에서 나를 기다렸다.

조례를 함에 있어서는 차분히 하루를 시작했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여느때와 약간 다른 분위기를 상상하며 교실문을 열었으나

에나꽁꽁.ㅡㅡ;; 난장판이었다.

난 이런 이 놈들이 좋았다.^-^

'여러분 . 오늘은 여러분들이 1학년으로써의 마지막 날입니다.

선생님은 여러분들에게 뭘 제대로 가르쳤는지 사실 자신있게

말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여러분에게 바라는 것은

있습니다. 지금의 활발함..당당함..자신감을 잊지 말고 2학년이

되어서도 활기차고 즐겁게 학교 생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줄 수 있겠습니까?'

'네!!!!!!~~~~~~~~~~~~~~~~'

사실 활발함. 당당함. 자신감이라는 말은 교실에서 너무나도

장난을 많이 치고 수업시간에도 말 많이 하고 시끄러웠던 부분들을

좋게 표현한 것이었다.^-^;

하지만 난 이런 이 놈들이 좋았다. 뭔가 교실에 생기가..활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반이 그렇게 문제시 되는

반은 아니었다. 다른 선생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선생님께서

한말씀 하시면 두마디로 답하는 반이었고. 뭔가 시끄러운 반.

뭔가 엉뚱한 놈들이 많았던 반이었다.

지금의 난..

지난 2004년 한해를 이놈들과 지내왔음을 생각하면 참 여러

재미있었던 일들이 떠오른다.

당시엔 얼마나 당황했던가..얼마나 걱정했던가..얼마나 웃었던가..

얼마나 가슴 아팠던가..

하지만 오늘 생각하니 하나같이..수 많았던 기억들이 아름답게

스쳐 지나간다.

--

청소를 다하고 책걸상을 가운데로 모았다.

말그대로 정말 마지막 종례순간이 온 것이다.

하지만 이놈들에게 마지막 종례는 집에 일찍 가기위한 과정중의

하나같았다.ㅡㅡ;

정말 시끄러웠다.

난 가만히 있었다.

몇 친구들이 서서히 눈치를 채기 시작했고 이내 조용해졌다.

'2월 28일!!새벽 몇시죠??'

'5시 30분입니다!!!!'

'맞습니다. 그때 볼수 있는 친구들은 보도록 해요. 여러분 춘계방학

이라는 이 시간에 많이 뛰어놀고 하고 싶은 것을 많이 하며

알차게 보내길 바랍니다. 그리고 3월 2일!! 멋진 2학년의 모습으로

만나길 바랍니다.'

'네~~~!!!'

우리반은 2월 28일 새벽 5시 30분에 무학산 등산을 하기로 했다.

자의적인 선택이며 오는 친구들은 나와 함께 산을 올라 일출을

보기로 했다. 몇놈이 올진 모르겠으나 이 놈들의 눈빛은 비장(?)

했다.

곧 아이들은 쌩 고함을 지르며 집으로 뛰쳐나갔다.

--

오후에 영이를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난 진지하게 영이를 대안학교에 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올 한해 참으로 가슴 아팠던 일은 영이의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 영이를 찾음으로써 이 일도 정리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내일 영이와 함께 영이 삼촌을 만나기로 했다.

그리고 2월 28일에는..

법적으로는 우리반이 아니지만 1년을 함께 보냈던 어린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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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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