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내가 말했습니다.
"여보. 김치 볶음밥 할 수 있어?"
"응, 당연하지."
아내가 아기를 보느라 밥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얼른 김치 볶음밥을 했죠.
약간 매웠지만 맛있었습니다.
그 후, 아내의 직장 동료들이 우리 집에 찾아왔었습니다.
그 중 예XX선생님께서 직언을 날리셨죠.
"누구는 우리집 남편인 푸른내서주민회 이민X 씨가 집안 일, 밥을 다하는 줄 알아요. 딴 곳에 가면 제가 항상 대접받고 사는 줄 안다니까요."
"맞죠. 맞죠. 우리 남편 페친들도 그래요. 맨날 요리 직접하는 줄 안다니까요."
예XX선생님께서 저에게 말했습니다.
"진정한 요리는 언제하는 건 지 아세요?"
"네? 아..아니요?"
"일요일 아침이예요. 일요일 아침에 아내가 늦잠 푹~자고 일어났는데, 밥상이 떡 차려져 있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라요. 김샘도 하고싶을 때 하고 생색내려 하지 말고, 일요일 아침을 차려보세요. 아내가 일어나서 차려진 밥상을 보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르시죠?"
"아, 네 그렇군요."
이 말씀을 새기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일요일 아침!!
왠일로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사실 요즘 새벽 수영다니느라 좀 일찍 일어나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책을 한 시간 쯤 보다가, 갑자기 그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맞다! 일요일 아침!!"
부엌에 가보니, 어제 먹다 남긴 야채 볶음밥이 있었어요. 국은 없었죠.
"그래 볶음밥이니 계란국을 하자, 그리고 김치가 맛있으니 김치도 한번 볶아보자."
당장 행동에 들어갔습니다.
계란국의 유의점은 이렇습니다. 저 같은 경우 멸치, 다시마, 건버섯, 마른 새우로 육수를 냈는데요. 멸치의 경우 잘 못하면 비린내가 날 수도 있습니다. 해서 멸치는 물에 넣기 전, 렌즈에 30초만 돌립니다. 그리고 물에 넣으면 비린내가 나지 않습니다.^^
물을 끓이고, 육수를 만든 후, 미리 풀어두었던 계란을 넣습니다. 단! 계란을 풀어 낼 때, 계속 저어줘야 합니다. 그 후 양파와 파, 청양고추 반 개 정도를 넣으면 끝! 가능하면 간은 새우젓이나, 까나리 액젓으로 하니까 좋더라구요. 간장은 색이 검어지고, 소금만 넣으면 깊은 맛이 들합니다.^^;
다음으로 김치를 볶았어요.
보시는 바와 같이 김치, 양파, 버섯, 알래스카 참치캔을 넣었습니다. 마지막에 설탕을 조금 첨가했죠.
음식을 다 한 후 다시 책을 보며 기다렸습니다.
10시쯤 딸래미와 아내가 일어났고, 함께 밥을 먹었습니다.
아내가 계란국와 김치볶음을 먹으며 감탄을 하더군요.
"우와, 여보 계란국 정말 맛있네. 김치볶음도 도시락에 싸갔던 엄마가 해줬던 맛이야. 여보 고마워~"
캬!! 바로 이 맛 아입니꺼!!!
지난 1년간 조금식 요리를 하다 보니 맛이 훌륭하진 않아도 적어도 요리하는 데 두려움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젠 요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하는 타이밍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온 가족이 맛있게 아침을 먹고 시작하니 하루가 더 감사한 것 같습니다.
별 것 아니지만 이런 행복은, 나누고 싶군요.^^
아빠들을, 가족들을 응원합니다.
<글이 공감되시면 다음 주 일요일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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