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일이 있었습니다.
마산 지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제가 무슨 자격이 되냐고 되물었지만, 제가 아는 한에서, 아이들과 함께 해 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에, 감히 용기내어 갔습니다.
장소는 신마산에 위치한 '마산 청소년 문화의 집' 이었습니다.
전 단지 '마산 청소년 문화의 집'이라고만 알고 갔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너무나 흥미로운 곳이었습니다.
3층 건물이었구요. 이 모든 공간이 오롯이 청소년들의 놀이터, 생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1층에 있는 북카페입니다. 마침 이쁜 여중생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더군요. 자유로웠고 편안했으며 행복해 보였습니다.
사진촬영을 부탁하니, 너무나 흔쾌히! 급히 책을 빼내 오더니!!!(설정의 달인)
'누구든 놀러오세요~'라는 말과 함께 포즈를 취해 주더군요. 사람을, 특히나 청소년들을 찍는데 이렇게 편안했던 적은 처음 같았습니다. 아이들의 표정도 이쁘지 않나요?^-^
1층 로비에 내용이 빼곡히 적힌 알람판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그린 벽화입니다. 아직 모든 부분까지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벽화를 그려간다고 합니다. 새롭고, 이뻤습니다.
밴드 연습실, 복도, 벽화 등 구석구석 아이들의 손길이 느껴졌고 연습실 등은 개방된 곳이라 하니 더욱 호감이 갔습니다. 일반고등학교의 밴드부 아이들의 경우 연습실이 많이 부족합니다. 이곳에 연락하면 연습실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에 보시면 '기댈나무 Story'가 있구요. 강의실이 있습니다. 3층에는 연습실이 있어 휴일인 토요일에도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나와 댄스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건물 자체가 아이들의 흥으로 들썩이고 있었습니다.
김양화 부장님을 만나다.
김양화 부장님을 만나 마산 청소년 문화의 집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기댈나무와 동아리 활동, 학생 축제에 대한 열정과 자긍심이 대단하셨는데요. '기댈나무'가 뭔지 궁금했습니다. 여쭤보니 '기댈나무'는 방과 후 갈 곳이 없다든지, 사교육을 행하기 힘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후 아카데미입니다. 학습을 포함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구성되어 아이들에게 신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소개를 하자면
참가인원 |
40명(중학교1~2학년) |
운영시간 |
월요일!금요일 4시 30분~9시/2~4주 토요일(월 3회 체험활동) |
참가비 |
전액정부지원(단, 교재비 및 재료비 본인부담 |
모집기간 |
연 중 |
선발기준 |
주민센터, 학교를 통한 교사 추천자 우선 선발 (일반학생 대상은 아니었습니다.) |
문의 |
055-252-8312, 252-8319 |
프로그램으로는 기본공통과정으로 숙제 및 보충학습지도는 기본이고, 전문체험과정으로, 페이스페인팅, 아나운서기자교실, 동아리활동, ITQ, 아이클레이, 주말체험활동으로 승마체험, 지역탐방, 자원봉사활동 등이 있었습니다. 저녁밥도 제공한다고 합니다.
체험활동도 훌륭하지만, 하원 시 차량으로 마산 어느 지역이든 집까지 실어준다고 하니 정말 매력적인 내용이었습니다.
김양화 부장님의 말씀입니다.
"저희 마산 청소년 문화의 집은 청소년 기본법에 기초하여 국가가 설치, 지원하고 마산 YMCA가 13년째 위탁운영하고 있는 청소년 전용공간입니다. 저희들은 이 공간을 청소년 놀이터라고 부릅니다. 지역 청소년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는 만화, 코스프레, 방송댄스, 자원봉사, 풍물, 독서토론, 수화, 힙합댄스, 영상 동이리 등 8개의 동아리가 있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은 청소년들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게다가 문화의 집 공간을 무료로 대여합니다. 청소년들이 모여 수다를 떨 수 있는 공간, 회의나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 생일파티와 이벤트 공간등으로 교실, 동아리방, 북카페를 대여해 드립니다. 전화를 해 주시면 친절히 안내해 드릴테니 지역에 있는 이런 소중한 공간을 여러 청소년들이 활용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전화는 055) 252-8319 입니다."
환하여 웃으시며 말씀하시는 김양화 부장님의 얼굴을 보니 저 또한 절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어떤 형태이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사람은 행복해 보입니다.
궁금한 것이 너무나 많았지만 시간이 되어 제가 이 곳을 찾은 목적인, 특강을 위해 3층 강의실로 올라갔습니다.
15명 안팎의 학생들이 앉아있었습니다. 중학생 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들이었습니다.
오늘 특강의 주제는 세월호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이 일이 왜 더 아프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 했습니다.
'#1111'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리가 보내는 문자 한통이 광화문에 계시는 유가족 여러분들께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작은 행동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시대를 함께 사는 자의 책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1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갔습니다.
감명을 받다.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우선 지역에 청소년들을 위한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에 놀랬고, 그 프로그램이 알참에 놀랬으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세월호' 등 다양한 특강을 진행한다는 것에 대해 또 한번 놀랬습니다.
제가 뵌 분만 4분 정도의 간사님이 계셨습니다. 이 분들이 이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하며 주말도 반납하고 열정적으로 임하시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한계를 논하며 고개를 떨구었으나 오늘 이곳을 방문하여 신난 아이들과 고민하는 아이들, 함께하시는 간사님들을 보며 희망을 다시 보았습니다.
영원히 좋은 것도, 영원히 나쁜 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기쁨은 악함을 동반한다고 했고 악함은 기쁨을 동반한다고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암울함만 보시고 걱정하시는 분들께 이 곳 방문을 권해 드립니다. 특별한 곳은 아닙니다. 단지 즐겁게 생활하는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과 즐겁게 일을 하시는 간사님들이 계십니다.
힘들어도, 그래도 살아 갈 수 있는 이유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힘겨울수록 희망을 찾는 노력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평범했던 것도, 내가 찾는 순간 희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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