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시내에 살았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진동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죠. 이사 온 것에 대해 거의 만족하고 살았습니다. 단! 한가지만 빼구요.
그것은 바로 딸아이의 유치원입니다. 마산에 있을땐 통학차량이 와서 별 문제가 아니었는데 진동까진 통학차량이 오지 않습니다. 지금은 제가 아침에 마산까지 태워주고 올 때 다시 태우러 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제가 어찌 할 수 있지만 내년에 제가 출근을 하게 되면 아이의 유치원 통학은 거의 불가능하게 됩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유치원이 너무 마음에 들어 옮기기가 너무 슬펐습니다.ㅜㅡ..
하지만 어쩔 수 없었죠.
해서 지난 주 진동에 있는 유치원을 다녀봤습니다. 그나마 저희가 원하는 교육을 하는 곳이 있는가 해서요. 저희가 원하는 교육요? 별 것 아닙니다.
간단히 말해
아이들 억지로 공부 안 시키는 유치원입니다.
엄마들의 기대가 아닌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유치원입니다.
아이들 억지로 앉혀두지 않는 유치원입니다.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구속을 하지 않는 유치원입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노는 것을 지켜봐 줄 수 있는 유치원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느끼게 하는 유치원입니다.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유치원입니다.
너무 많나요?^^;;
지금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저런 유치원이었거든요.ㅠㅜ..
아무튼 진동에 있는 유치원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진동면에는 유치원이 세군데 있습니다. 진동초 병설유치원, 한솔유치원, 우산초 병설유치원, 즉 병설이 두군데, 사설이 한 군데였습니다.
병설과 사설의 차이점은 알고 계신가요?
병설은 비용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누리교육과정을 운용하는 것은 병설과 사설이 모두 동일합니다. 제가 가보니 진동초와 우산초 병설유치원은 혼합반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즉 반이 한 반이었습니다. 5세, 6세, 7세, 남아, 여아가 섞여 있었습니다. 한솔초는 나이당 두 반씩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혼합반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시는 모양입니다. 전 우산초 병설 유치원 선생님께서 이렇게 설명하실때 "정말 좋군요. 아이들은 함께 자라야 합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 때 선생님께서 안도하시며, "아버님, 간만에 이해해 주시는 분을 만나서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자라야 서로를 이해하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통해 한 군데씩 소개해 보겠습니다.
진동초 병설유치원
진동초 병설유치원입니다. 마침 점심 시간이라 아이들이 없더군요. 시설을 찍어봤습니다. 진동초 뒷건물이었습니다. 1층이 모두 유치원 시설같더군요. 지금 이 복도 맞은편은 계단과 화장실이 있습니다.
교실 안입니다. 아이는 20여명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복도 맞은편에 있는 화장실입니다. 아이들에 맞쳐진 화장실이 참 귀여웠습니다. 남아, 여야 변기도 넉넉하고 깔끔해 보였습니다.
진동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제 개인적으로 봤을 때 건물 바로 뒤에 있는 진동도서관을 이용하는 부분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초등학교도 나무가 많고 땅이 많아 아이들이 놀이하기에도 환경이 나빠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번씩 체험활동도 한다고 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차량이 운행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입니다. 옷과 가방도 모두 나온다고 하더군요. 선생님은 두분이 계셨습니다. 오전에 한분 하시고, 점심 식사 후 다른 선생님께서 교육활동을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때 마침 아이들이 밥을 다 먹고 선생님과 교실로 들어오더군요. 아이들은 어딜 가나 아이들입니다. 걸어오며 신기한 것을 발견하고 우루루 몰려가서 쳐다보고하는 것이 참 귀엽더군요. 선생님께서는 지금은 교육활동중이라 상당이 어려우니 11월 1일 접수할 때 뵈면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12명 정도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하셨습니다. 내년에는 혼합반으로 할지 다른 형태로 할지 논의중이라고 하시더군요. 아이들 교육활동으로 인해 긴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습니다.
한솔유치원
다음으로 한솔 유치원을 가봤습니다.
유치원 건물입니다.사진에는 없지만 오른편에 어린이집 건물이 있습니다.
한솔유치원의 경우 5, 6, 7세 각 두반씩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7세 정원은 20여명내외이고 선생님은 각 반별 한 분이라는 군요. 지역에서 20년째 운영되고 있는 유치원이라고 합니다.몬테소리 교구를 사용하구요. 한달에 두 세번 정도 교외 체험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차량비, 체험활동비는 무료라고 합니다.
원장님께서 상당히 저명하신 분이셨어요. 경남 무슨 유치원협회장을 맡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제가 간 날 자리에 계시지 않으셔서 직접 뵙진 못했습니다. 상담해 주신 선생님 말씀으로는 원장님께서 대외적으로 좀 바쁘시다고 하시더군요. 일반 반은 3시 30분, 종일반은 5시쯤에 마친다고 합니다. 11월 1일부터 원아모집을 한다네요. 입학설명회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방문 접수를 해야 한다고 친절히 안내하셨습니다.
유치원1층입니다.
교육 프로그램은 잘 짜여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점심시간쯤에 방문했는데 각 방 안에서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1층에 이렇게 큰 거실이 있더군요. 전 당연히 이곳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선생님께 여쭤보니 이곳은 화장실 가는 복도이고 아이들이 이곳에서 뛰어 노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교실에서 충분히 교육활동이 이루어 진다는 말씀이셨어요. 한자공부, 영어공부는 학부모님들의 요구와 진동초에서 한자를 강조하기에 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건물 밖에 있는 텃밭입니다. 직접 기르는 것이라는 군요.
먹꺼리는 예전에는 원장님께서 직접 장만하셨지만 요즘은 마트도 이용한다고 합니다. 원장님께서 자연교육을 강조하신 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유치원 건물안에 채소와 꽃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많았습니다. 일반 사립 유치원과 같이 식대와 교재비 등 한학기에 드는 비용이 따로 있습니다.
한솔유치원에 대한 인상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많이 배려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우산초 병설유치원
마지막으로 우산초 병설 유치원에 가봤습니다.
왼편에 보이는 것이 초등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입니다. 유치원은 이렇게 독립적으로 건너편에 있더군요.
교실입니다. 아기자기한 것이 보기 편했습니다.
때 마침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모래놀이하고 놀다가 비가 오니 들어오더군요. 저를 보고 처음 봄에도 불구하고 "안녕하세요."라고 환하게 인사하는 아이들이 너무 이뻤습니다.
우산초 병설 유치원의 경우 저희 집에선 차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통학차량은 없더군요. 교외 체험활동을 하기는 하나 학생수가 적어서 인근의 진전초병설, 하북초병설 유치원과 함께 간다고 합니다. 참 재미있었습니다.
누리과정을 하고 있구요. 영어교육은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초등학교 저학년도 영어공부를 하지 않는데 유치원에서 영어교육을 미리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하시더군요. 우리글을 먼저 알고, 소중히 하며, 감성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저도 이 말에 공감합니다. 적어도 아이들을 필요이상으로 혹사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붙여 우산초 병설유치원은 독서활동을 많이 하고 문학, 감성교육을 중시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학교 운동장을 많이 활용하고 동네마실을 함께 다닌다고 했습니다. 동네가 바다도 접해 있고 아담하니 이쁘더군요.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은 많이 뛰어 놀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이 중요하다고 하시더군요. 공감되는 말이었습니다.
현재 5세, 6세, 7세 혼합반으로 운영중이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것은 무료이나 자체 제작한 교재로 아이들과 함께 한다고 하셨습니다. 무료라고 해서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강조하시더군요.
정리하며.
진동에는 유치원이 이렇게 3군데가 있습니다. 각자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거리가 가까운 곳, 친구들이 많이 다니는 곳, 교육비가 저렴한 곳, 체험활동을 많이 하는 곳, 초등학교 입학시 준비를 잘 해 주는 곳, 아이들을 많이 놀수 있는 곳 등 색깔이 다양했습니다. 어디가 제일 좋다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부모님들마다 중시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들께서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유치원은 아이들이 다니는 곳입니다.
친구도 아이들이 만나며 학습도 아이들이 합니다.
"엄마, 아빠가 너를 얼마나 생각해서 그 유치원에 보냈는데 이것도 제대로 안하면 어떻해!"
유치원을 선택할 때 아이들의 의견은 함께 하지 않았다면, 그 유치원에서 아이들의 생활은 다그치시면 안됩니다.
부모님이 원하는 삶과 아이들의 진짜 삶은 분명히 다를 것입니다. 그 삶의 시작을 유치원에서 부터라고 보는 것에는 큰 오류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99번 바뀐다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유치원을 가서 엘리트로 자라기를 바라신 다면, 그 생각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하는 순간 아이들은 슬퍼질 것입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유치원, 그 곳이 바로 좋은 유치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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