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유아교육]'엄마 접근 금지!', 애들은 원없이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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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YMCA에서 올해 '좋은 아빠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아빠들의 모임이죠. 


동네 형아랑 사귀고,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아이들은 함께 자라야 합니다.^^



아빠끼리 공부하고, 놀이 계획하고


지난 9월 17일 창립 총회를 했고, 지난 8일 10월 행사 결정을 위한 정기 모임을 했습니다. 기본 모임은 한 달에 두 번 만납니다. 한 번은 아빠들만 모여 육아와 삶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학습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나머지 한 번은 아이들을 데리고 만나지요. 엄마들은 접근 금지입니다.


10월 놀이는 시기에 맞게 농촌 체험을 했습니다. 벼 추수도 해보고, 고구마도 캐고 갯벌 놀이도 해 보자는 게 원래 계획이었지요. 마산에는 바다와 논, 밭이 다 있습니다. 지역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지난 25일 오전 10시에 약속 장소인 창포만으로 갔습니다. 한 가족당 아빠와 아이들 모두 모이니 20여 명이 되더군요. 동네 친구, 동네 형아를 만나게 해 주는 것이 우리 아빠들의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빠들은 장소만 제공하고 노는 것은 아이들에게 맡기는 것이지요. 사실 아이들은 또래끼리 놀아야 재미있습니다. 아빠는 금방 지치고 휴대폰 보느라 아이들이 썩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이 변해 놀이터와 골목에 가면 있어야 할 또래들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친구를 사귈 기회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우리 모임의 최고 목표입니다. 직접 만나보니 우선 성공한 것 같았습니다. 


가위를 들고 직접 벼를 추수(?)해 보았지요. 어찌나 신나하던지.^^


아는 아이들은 금방 편하게 놀았지만, 처음 본 아이들은 어색해 하더군요. 어색함도 잠시였습니다. 곧 술래잡기 하고, 땅을 파기 시작하며 친해졌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신기합니다.


곧이어 체험 활동, 즉 놀이가 시작됐습니다. 가위를 들고 벼를 직접 잘랐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조심스럽게 자르는 모습이 진지합니다. 직접 자른 벼를 탈곡기에 털어보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탈곡기 입니다. 저도 처음 봤네요.^^



떨어진 낱알을 작은 페트병에 담고 자갈을 넣고 흔들어 직접 탈곡해보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쉽게 먹는 밥이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쳐 밥상에 오르게 되는지 금방 이해하더군요. 우리 주변의 모든 게 소중하다는 것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추수를 끝내고 다 같이 나무 그늘 밑에 모여 밥을 먹고 고구마를 캤습니다. 아빠들이 줄기를 걷어주고 아이들은 호미나 모종삽을 들고 땅을 팠지요. 조금 땅을 캐더니 "고구마다!" "어디어디?" 소리쳤습니다. 제일 먼저 고구마를 캔 아이는 싱글벙글, 나머지 아이들은 부러움에 한참을 쳐다보더군요. 


내가 캔 고구마예요~! 아이들은 신나하고 아빠들은 힘들어 하고.^^;;


앗! 청개구리다!! 살아있는 자연관찰입니다. 물론 살려주었지요.^^



얼마 안 가 "고구마다!"는 말이 연신 터져 나왔고 "내 건 무만 하다" 며 크기를 자랑하는 소리로 아우성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신이났고, 아빠들은 힘들어 했습니다. 줄기를 걷어내고 땅도 어느 정도 파내 주는 것이 은근히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로 옆에 있는 창포만 갯벌로 내려갔습니다. 오후 3시쯤 되니 물이 상당히 많이 빠졌습니다. 아이들은 "난 게를 잡을 거야", "조개 캘 거야" 하더니 잠시 후 "발이 안 빠져요"를 외치며 뻘을 던지고 피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모두 웃으며 놀더군요. 아빠들은 옷 갈아 입힐 생각에 표정들이 굳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약 한 시간 정도 갯벌에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갯벌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 뻘에 아이들이 잠기는(?)순간! 아빠들의 시름도 깊어갔습니다.^^



엄마들이 오면 또 다른 재미가 있겠지만, 이 놈들은 아빠들과 왔기 때문에 나름의(?) 자유를 맘껏 느낀 것 같았습니다. 사실 아빠들은 뭐든 "그래 해 봐라, 놀아라"하는 주의기 때문에 이날 만큼은 정말 원없이 놀았던 것 같습니다.


오후 4시가 되어 헤어질 시간이 왔습니다. 이 모임을 함께 하신 마산 YMCA 시민사업부 조정림 부장님께서 한 말씀 하셨습니다. 


"첫 모임이 이렇게 좋으니 다음 모임도 걱정이 없습니다. 오늘 신나게 노신 아버님들, 정말 수고하셨구요. 다음 달에는 더 신나게 놀았으면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왔습니다. 전 솔직히 딸 아이에 비하면 한 것도 없었는데 왜 그리 온 몸이 아픈지...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이 모든 피로가 딸 아이의 한마디에 녹아버렸습니다.


"아빠, 다음에 또 올 거지? 나 또 놀고 싶어."


도시 촌놈들이 경운기 타고 완전 신났어요. 내리면서 이놈들이 하는 말. "아빠 경운기 사줘." 헐~~^^


도시의 놀이 공원에 갔다면 이런 웃음은 접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연과 함께 자라야 합니다. 자연 속에서 겸손도 배우며 감사함도 배웁니다. 마산 YMCA 좋은 아빠 모임, 시작이 좋습니다. 


매달 아이와 놀이를 진행한 과정을 꼼꼼히 취재해 올리겠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모임들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만큼 부모님도, 특히 아빠들도 성장해야 합니다.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성장할 때 그 아이는 온전히 잘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의 좋은 아빠 모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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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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