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중간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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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5 

 

우리반 두놈이 시험일인데 아침 자습시간에 책을 안 펴고 있다.

가까이 가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어보았다.

'책은?' '집에서 안가져왔어요.''그래?'

뒤에 사물함에 있는 체특학생의 책을 가져다 주었다.

'시험기간에는 공부를 좀 해야겠지? 나중에 보고 갖다놔~''네~'

상쾌한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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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가 또 학교에 나오질 않는다.

사실 월요일 아침에 삼촌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일요일부터 들어오지 않았다고.

시험기간이라 나간것이 불보듯 뻔했다.

허험..

이젠 전에만큼 긴장되고 떨리지는 않는다.

다만 절도라던지 소위 말하는 범죄에 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오늘 시험 마치고 집에 와서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집에서 스타 한게임 하고. 썬글라스를 끼고 자전거를 타고

영이를 찾으러 나섰다.

자전거가 있으니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걸어다닐때보다 훨~넓은 곳을 다닐 수 있었다.

영이 찾으러 나가다가 우리반 한놈을 만났다.

왼손에 천원짜리 지폐를 쥐고 있다.

'어디가노!' 'PC방 갑니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이놈은 말은 지독시리 많지만 게임 하나는 기똥차게 잘한다.

'공부도 좀 하자~^-^' '네'. '참! 샘 지금 영이 찾으러 가는

길인데 같이 갈래?' '헐~' 이녀석이 헐~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네..'라고 말한다.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아니다. 괜찮다. 재밌게 해라. 혹 영이 보면 연락주구' '넵!!'

달려가는 이 놈의 뒷모습을 보며 영이의 모습이 겹쳐보인다.

한참을 돌아 다녔다.

저번에 찾았던 모 아파트의 옥상에도 가보았다. 그아파트의

경비아저씨께도 부탁을 드렸다. 이시장, 저시장, 시내..

골고루 돌아 보았다.

영이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그만큼 부족해서리라..

영이가 쭈욱 학교를 잘 나왔을때 그만큼 안아주지 못해서리라..

뒤늦은 좌책을 해본다.

'이녀석이..그래도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썼는데..안 알아주네..허..'

한편으론 속상하기도 하다.

지금쯤 이놈은 또래의 놈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음담패설을

하며 히히닥 거리고 있겠지.허허~

영이가 잘 가는 곳에 메모를 남기고 왔다.

내일 모레면 소풍을 가는데...

풍선을 많이 준비해서 정말 아이들과 즐겁게 놀고 싶은데..

그 곳에 영이도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반 모든 친구들이 .. 웃으며 함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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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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