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봉암갯벌에 희망나무가 있어요!

마산 청보리 2014. 4. 20. 07:00

지난 4월 6일에 아이들과 함께 봉암갯벌에 가서 나무를 심었습니다.

(관련 포스팅 : http://yongman21.tistory.com/244)


너무나 울적한 마음에 바다라도 보러 가자며 동생 전박사(전씨 성을 가지고 박사의 학위를 가진 자)랑 봉암갯벌에 다시 가 보았습니다.


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그 새 달라진 것이 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사실 큰 기대는 안하고 갔습니다. '이제 겨우 10일정도 지났는데 뭐가 달라졌을라고?'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갔습니다.



▲ 4월 6일 심었던 직후의 나무 모습입니다.

▲ 당시 아이들이 이렇게 정성을 다해 심었었죠.


그런데 가 보니..


뜨악!!!


나무들이 너무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 초록 새순이 보이시나요? 파릇파릇!

▲ 이야..영찬, 다은가족의 산딸나무도 새순이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 초록이 나무도 제법 새순이 돋았죠?

▲ 다은이 나무도 잘 자라고 있네요.


▲ 이쁘게 잘 자라고 있는 전박사 가족과 우리 가족의 나무입니다. 

▲ 오른편 밑에 우리 가족들의 나무 군락지(?)가 보입니다. 봉암갯벌의 풍경도 나쁘지 않죠?

▲ 봉암갯벌 쉼터입니다. 저희는 이 곳에 앉아서 풍류를 즐겼습니다. 도시 가까이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큰 행복입니다.


저번에 소개 드린 것처럼 이 곳은 누구나 자기 나무를 가져오면 심을 수가 있습니다. 미리 봉암갯벌 생태학습장(055-251-0887)으로 전화하셔서 이보경 선생님께 말씀만 하시면 됩니다. (매주 월요일 빼고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 개관합니다. 주말에도 하니 너무 좋쵸?)


나무 심는 장비들도 무료로 대여해 주고, 나무 이름표도 제공해 주니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나무를 심을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자랄 때 자기가 심었던 자기 나무 들도 같이 자라는 것입니다. 매주는 아니더라도 한번씩 지나다 들러 내 나무가 잘 자라고 있는지도 보고, 옆에 풀도 메가며 정성을 다하면 나무도 잘 자라고 아이들도 잘 자라겠죠?


붉은발말똥게에게도 그늘이 생겨서 좋고 인간도 좋은 이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상생 이라고 불러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날, 이만큼 잘 자라준 나무들을 보며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 작았던, 사실 그냥 빼빼마른 작대기 같았던, 볼품없던 나무들이, 10일정도 지나는 동안 비도 맞고 새벽이슬도 맞고, 바닷 바람을 맞았지만 열심히 자라고 있었습니다. 저는 혼자 감정이입이 되어 한참을 바라 보았네요.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하죠. 나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땅 위의 상황이 어떻든 땅속에선 열심히 삶을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땅 윗 부분에서도 새 순들이 쏙, 쏙 고개를 내밀고 있었구요. 


아기나무들을 한참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서글퍼졌습니다. 처음의 감동이 후에는 감정으로 변하더군요.


'이 나무 들은 거대한 태풍의 공격만 받지 않으면 잘 자라겠지?  인간들의 손만 닿지 않으면 잘 자라겠지? 잘 자라라. 아기 나무야. 잘 자라라. 아기 나무야..'


저는 이 나무들을 희망나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나무들이 자라는 만큼 희망도 자란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힘든 일이 있더라도 희망을 버리진 말자고 생각키로 했습니다. 힘들 때마다 이곳에 와서 희망나무를 보며 다시 힘을 내기로 했습니다.


희망을 품고 계신가요? 욕심을 품고 계신가요? 


희망과 욕심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 가족들과 봉암갯벌에 희망나무를 심으러 가는 것은 어떨까요?


희망나무가 천천히 자라듯, 우리들의 희망도 천천히 자란다면 먼 훗날은 보다 더 희망 가득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희망을 심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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