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

창원시 스쿨존 안전시설 관리. 꿈도 못 꿔.

마산 청보리 2014. 2. 6. 15:27



창원시 스쿨존 안전시설 관리 '꿈도 못 꿔'
마산회원구 '0원' 등 내년 유지보수비 대폭 삭감
2013년 12월 30일 (월)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창원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의 어린이 교통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지만 예산부족으로 스쿨존 안전시설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감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부족한 예산마저도 내년에는 대폭 삭감돼 스쿨존 사고예방을 위한 창원시 대책이 겉돌고 있다.

지난 1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초등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스쿨존 사망사고는 자동차 정비소와 인도 간 경계에 안전시설물만 설치됐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이 때문에 행정당국이 이 문제를 사전에 파악해 대처했다면 어린 아이가 목숨을 잃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창원시는 올해 마산회원구를 제외한 구청별로 스쿨존 안전시설물 유지보수에 3700만 원(CCTV 유지관리비 700만 원 포함)을 책정해 집행했다. 시설물 유지보수비는 스쿨존 내 각종 표지판, 자동차 속도 저감 아스팔트, 안전펜스 보수 등 어린이 안전과 관련된 곳에 쓰였다.

하지만 시는 내년도 스쿨존 안전시설물 유지보수비를 대폭 줄였다. 구청별로는 성산구 1250만 원, 의창구 1762만 3000원, 마산합포구 2467만 2000원(CCTV 유지관리비 포함), 진해구 1242만 원 등으로 삭감됐다. 특히 마산회원구는 올해도 0원으로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구청에서는 안전시설물 미비도 문제지만 낡은 시설을 교체하는 데 필요한 예산이 적어 제대로 된 유지보수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것은 물론 사후약방문식 땜질 처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현재 구청별 스쿨존이 성산구 35곳, 의창구 42곳, 마산회원구 42곳, 마산합포구 56곳, 진해구 46곳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배정된 3000만 원도 턱없이 모자란다고 볼 수 있다.

의창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급하게 보수가 필요한 학교 현황을 파악해 우선순위를 정한 다음 예산을 활용하지만 스쿨존이 42개나 돼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현재도 두 곳에서 아스팔트 탈락 현상이 심하지만 아직 보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산합포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마산지역 학교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에 스쿨존 지정과 안전시설 설치가 된 곳이 많아 시설 낙후 정도가 다른 곳보다 심하다"면서 "아이들 안전과 연관된 만큼 선제 대응책 마련과 체계적인 유지보수가 이뤄지려면 시 자체 예산이 1억 원 이상은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민 불안도 크다. 현재 초등학교 3·5학년 자녀를 둔 김현희(44·마산회원구) 씨는 "마산은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 차가 많이 다녀 아이들 등·하굣길이 늘 불안하다"면서 "아이들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안전시설물에 대한 관리마저 부실하다면 어떻게 믿고 학교에 보낼 수 있겠나"하고 불안해 했다.

창원시는 안전시설물 유지보수 예산을 제외하고 국비와 시비를 재배정해 스쿨존 시설물 관련 신규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에도 성산구 5억 6000만 원, 의창구 4000만 원, 마산합포구 1억 5000만 원, 마산회원구 4억 9000만 원, 진해구 1억 2000만 원이 집행됐다.

하지만 이 예산은 매년 구청에서 신규 사업이 필요한 학교를 정해 정부에 사업을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구청이 학교 몇 곳을 신청하면 대개 절반 이상은 선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 곳도 선정되지 않을 때도 있다. 받은 예산은 선정된 학교 스쿨존 개선 외에는 쓸 수 없다.

결국 구청별로 스쿨존 지정 학교 안전시설물에 대한 관리·감독과 유지보수는 전적으로 시가 책정한 적은 예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의창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내년에 시가 책정한 예산으로는 노후 안전시설물에 대한 선제 대처나 탈락 현상이 심한 속도 저감 아스팔트 복구는 꿈도 꿀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스쿨존에서 모두 751건의 사고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하고 783명이 다쳤다. 2009년 535건(사망 7명), 2010년 733건(사망 9명)에 비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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