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대안 김해금곡고등학교 이야기

대안학교인데 대학을 가야할까?

마산 청보리 2026. 5. 27. 09:35

photo by KSY

6월 23~24일 김해금곡고는 기말고사를 칩니다. 김해금곡고는 김해시 한림면에 있는 공립대안고등학교입니다.

오늘 아침 조례 시간, 아이들에게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대학교는 의무 교육은 아닙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여러분들이 대학을 가면 좋겠습니다. 좋은 직장 때문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대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기회, 서비스가 있습니다.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똑같은 세금을 내는데, 대학을 가고 안 가고로 인해서 받는 서비스가 다르다면, 샘은 대학을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명확한 각오와 목적이 있어 대학을 가지 않는 것은 당연히 존중 받아야 하지만 본인이 공부를 안 해서, 노력을 안 해서, 겁이 나서 못 가는 것을 안 가는 것이라고 포장해서는 안됩니다. 도저히 공부를 못하겠으면 다른 분야에서, 공부하는 것 그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3년 동안 하기 싫은 것을 참고 하면 인생 60년이 달라질 수 있다면 여러분은 3년을 견딜 수 있겠습니까? 그 3년이 바로 고등학교 시절입니다. 학교는 하기 싫은 것을 참고 견디는 것을 배우는 곳입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는 삶은 없을 뿐더러 공허합니다. 하기 싫은 것을 참고 끝까지 해내었을 때 성취감, 만족감, 자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견딘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은 지금은 편할 지 몰라도 자신의 인생엔 도움 되지 않습니다. 하기 싫은 것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험이 한 달 남았습니다. 여러분, 공부 하십시오. 공부하는 법을 모르겠다면 해당 교과 선생님을 찾아가십시오. 공부하는 법을 모르겠다면 공부에 관심 있는 친구, 선배를 찾아가 물어보십시오. '밤에 게임 같이 하자.'는 말은 당분간 하지 마세요. 이제는 공부해야 할 때입니다. 해보고 안 되는 것과 해보지도 않고 안 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이 반의 친구들이 경쟁자가 아닙니다. 자신의 경쟁자는 자신입니다. 피하는 삶을 선택하지 마세요. 부딪히는 삶을 선택하세요. 계속 부딪히는 것이 삶입니다."

분위기가 엄청 진지해졌습니다. 아이들 표정이 어두워 졌습니다. 아이들 속내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부모님들 중에도 저와 생각이 다른 분이 계실 수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모든 부모님의 이상에 부합하지 못합니다. 다만 저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도합니다.

'자기 합리화 하지 마라. 인정하라. 잘못했으면 사과가 먼저다 변명하지 마라. 고마우면 고맙다 표현하라. 니가 먼저하라. 주변 정리 잘 하라. 노력하라. 쉽게 포기하지 마라. 견뎌내라. 니 인생 니가 선택하고 책임져야 한다. 부모님께 함부로 하지 마라.'

대부분 잔소리지만 관통하는 주제는 하나입니다.

'건강한 어른이 되라.'

저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모든 대안학교 교사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학생들이 본인에게 솔직한 삶, 노력하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