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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인도. 너는 얼만큼 알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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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인도>는 인도의 새로운 현실을 보여준다.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 

IT강국, 12억의 인구 대국, 발리우드, 종교의 나라 등 인도를 수식하는 단어는 수없이 많다. 필자의 지인도 인도 여행을 다녀와 이렇게 말했다.

"인도 가봤어? 인도를 안 가봤으면 이야기를 하지마. 인도를 다녀와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할 준비가 된 사람이야. 정말 묘한 매력이 있는 나라지. 모든 것이 심오했어."

인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교과서에서 배운 카스트제도가 있는 나라. 불교의 탄생지지만 힌두교도인이 80%인 나라, 공용어가 14개인 나라, 하지만 GDP는 세계 15위 안에 드는 경제 대국 등 이해하기 힘든 나라였다.

<어느날 인도>는 SANGJA(이상혁), J(남우주), S(정석제) 세 젊은이가 인도의 게스트 하우스 등을 돌아다니며 인도의 속살을 보고 사진으로 찍고 느낌을 적은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들은 이 책을 '아무도 없는 그러나 누구나 있는 인도 잡화점'이라고 명하고 있다.

정말 인도는 영적으로 특별한 나라인가

소음과 소똥과 흙탕물에 익숙해져야 한다.
더러움과 먼지에 익숙해져야 한다.
사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눈 맑은 아이들의 집요한 구걸에 익숙해져야 한다.
- 본문에서

이들이 접한 인도는 경이로운 나라가 아니었다. 차들이 다니는 도로는 차와 사람들이 규칙을 지키지 않아 한없이 위험하며 아이들은 외국인만 보면 "한 푼 줍쇼"를 외친다. 길에서 만난 사두(힌두교의 성직자)가 머리에 손을 얹고 만트라(진리의 주문)를 외고 축복해 준다. 기원을 받고 자리를 뜨려하면 당황해 하며 축복을 해줬으니 보시를 해야 한다고 강요를 한다.

길거리에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위험스러운 개들이 몰려다니며 아무 곳에나 똥을 싸고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닌다. 장사꾼들은 외국인들을 보면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온갖 서정적인 거짓말을 하며 감성을 울린다. 신분이 비천한 사람들은 자기네들끼리 살며 평등하지 않은 삶을 당연스레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돈만 주면 마리화나도 구해주는 나라, 종교의 성지에서조차 술을 구할 수 있는 나라.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였다. 저자들은 이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같이 생활하며 인도의 잡화점을 보고 느끼고 기록한다.

"난 삶이 두렵지 않아, 그냥 지나가는 거니까, 다 해봤어. 마리화나, 술, 담배, 그 밖의 다른 마약까지. 사막을 벗어나는 것 빼고는....그냥 빨리 늙어버리고 싶어."
- 12년 동안 사파리 일을 해온 22살의 페루

"넌 죽음을 확률로 보는구나! 그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죽음은! 예측할 수 없어! 오면 오는 거라고! 친구처럼!"

"이 소. 니 거야?
아니, 짧게 그가 대답했다.
이 소는 주인이 없어?
아니, 주인이 있어. 아침마다 소는 그냥 거리로 나와. 사람들이 건초를 먹이고,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가지.
근데, 넌 왜 건초를 주는 거야?
그는 잠시 내 얼굴을 쳐다보더니 "다르마(dharma-규범, 선업, 사물, 성질)라고 짧게 대답했다. 사기를 쳐도 소에게 다르마를 하면 그만이다? 순간 소는 고해소요, 헌금함이었다."

"힌두의 신은 몇 명이나 있나?
한 삼억 삼천만 정도 된다. 네가 믿는 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나는 신을 믿지 않아.
왜 믿지 않는가?
글쎄, 믿음이란 내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야.
믿음처럼 쉬운 게 어디 있나.
우리가 가장 손쉽게 가질 수 있는 무기가 믿음이다.
이 믿음이야말로 바로 신의 선물이다."

저자들은 인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다. 시신을 화장하는 곳에선 상상 이상의 것을 봤고 길거리에 있는 노인의 시체를 보았으며 립스틱을 바르고 남자들을 유혹하는 동네도 지나치게 된다. 낙타를 사는 것이 꿈이라는 사막의 가이드도 만난다. 하지만 그냥 눈으로만 보고 한국인의 시선으로 이 현실들을 풀어쓰지 않는다. 다분히 그 사람들의 입장을 헤아리며 인도의 시각으로 글을 풀어낸다.

현실에서의 인도

이 책의 인도는 상상했던 것만큼 종교적이고 세련되었으며 열심히 사는 나라가 아니었다. 주목받지 못하지만 분명히 인도를 구성하고 있는 서민들 이야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인도의 현실은 어색한 자본주의가 유입되며 정통인도와 자본주의 인도 사이에서 서로 속고 속이며 외국인들을 돈줄로 보며 조금이라도 돈 버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는, 약간은 안타까운 인도였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인도 특유의 규칙들이 존재하며 사람들은 불편함 없이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넌 인도에 대해 아무거도 몰라. 그냥 살짝 맛만 보고 그게 인도라고 생각하지. 젊은이들은 참 빨리도 결정해, 너무 쉽게 말이야. 그래서 난 Nice, Good이란 말을 싫어해, 뭐가 Nice,고 Good이냐? 그 사람을 얼마나 안다고? 고작 몇 시간, 몇 분 야기하고 며칠 있었다고 그 사람이 선한지 악한지 뭘 판단할 수 있어? 나한테 돈을 줘 봐. 나도 얼마든지 Nice Guy가 되어 줄테니. 관광객들은 인도 사람들을 몰라...그러니까 쉽게 판단하지마. 오 년 정도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아. 그게 사실에 가까울 테니까. 좀 더 길게 봐. 언어와 문화, 카스트,  종교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면, 그때야 제대로 보일 거야. 이 인도라는 세계가 말이야."
(본문중)

책의 마무리이다.

"여행은 잘못 배달된 편지를 발견하는 순간일지도 모르겠어. 마주침과 이해 불가와 약간의 의미를 배우고 다시 또 다른 편지를 행해 떠나는 여행…….아마 나는 그런 여행을 해왔고 앞으로도 무진장 하게 될 거야. 간절한 메시지는 도처에 숨겨져 있으니까."(본문중)

처음 읽는 동안은 인도의 현실을 폭로하며 인도에 대한 환상을 깨라는 책인지 알았다. 하지만 에필로그를 읽고 책을 덮는 순간, 왠지 모를 신비로운, 하지만 엄숙한 기운이 느껴졌다. 비천한 삶? 고귀한 삶? 삶의 중요함을 누가 결정하는 것인가? 누구나 자신의 현실속에서 각자의 꿈과 불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인도이니까 그렇다'는 메시지가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이 이렇다'는 각성을 준다.

좋은 곳, 유명한 곳에 가서 유명한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여행이다. 눈의 호강이 아니라 마음의 깨달음을 위한다면 비록 몸은 고단하고 불편하겠지만 이런 여행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간절한 메시지를 발견하는 매력은 느껴본 사람만 아는 것 이다. 버젓하고 연출된 메시지가 아니라 간절한 메시지를 발견하고픈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삶에 대한 성찰은 꼭 필요하다.

어느날 인도 - 10점
이상혁 지음/상상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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