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9일, 경남꿈키움중학교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2018. 자기성장 프로젝트 "배워서 남주자" 중간발표>가 그것입니다.
꿈중 3학년들은 일주일에 두번, 월, 수 오후 반일제로 프로젝트 활동을 합니다. 개인별, 혹은 팀을 이뤄 자신들이 하고 싶은 주제를 정하고 직접 실천하는 활동입니다. 말그대로 자기주도적 활동입니다. 지도교사는 있지만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도움을 청하면 도와주는 역할만 합니다.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주제는 자유지만 한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나눔>입니다. 나눌 수 있는 주제를 잡아야 합니다. 해서 프로젝트 이름도 "배워서 남주자."입니다.
1년간 진행되는 프로젝트지만 1학기가 끝날 때 중간발표를 합니다. 이 날이 그날이었습니다.
아이들 주제입니다. 졸업앨범을 직접 만드는 팀, 학교 안에서 몸에 좋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 값싸게 판매하는 팀, 밴드활동을 하는 팀, 제철에 자연에서 나는 재료로 먹꺼리를 만들어 아이들과 나눠먹는 팀, 맛집을 소개하는 팀, 벽화그리는 팀, 묘기 자전거를 연습하는 팀, 한국사를 공부하는 아이, 소설을 쓰는 아이, 지역 문화를 체험하고 소개하는 팀, 운동 하는 팀,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는 팀, 학교를 청소하는 팀, 그리고 인터넷 방송 크리에이터 까지, 정말 대단합니다.
친구들의 발표를 친구들의 사회로 들었습니다. 전교생이 모여 3학년 선배들의 발표를 듣고 응원했습니다.
선생님, 부모님들도 오셔서 아이들이 한 학기간 했던 활동내용을 들으며 함께 웃고, 함께 즐겼습니다.
빵만들기 팀에서 직접 만든 빵을 가져왔더군요. 이것이 바로 발표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자기성장 프로젝트 발표는 3학년 1반, 2반, 3반에서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가능하면 모든 주제를 각반에서 볼 수 있도록 배치를 했습니다. 발표하는 이도 발표를 듣는 이도 좋은 순간이 될 수 있도록 3학년 샘들이 수고하셨습니다.
현재 경남꿈키움중학교의 자기성장 프로젝트는 3학년만 하는 활동입니다. 처음에는 이 활동이 전교생이 다같이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지만 아직은 그리하지 못합니다. 실시 시간도 달라졌습니다. 1기때에는 수요일 전일제로 실시되었는데 전일제의 한계가 있어 2018년에는 월, 수요일 오후에, 즉 반일제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전일제에 비해 반일제의 장점은 활동에 집중할 시간이 적당하다는 것이고 단점은 시간이 충분치 않아 학교 밖으로 나가는 활동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점 또한 아이들과 샘들이 인지하고 있고 올해 교육과정 평가회에서 충분히 논의할 것입니다.
수동적인 교육활동으로는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살아 숨쉬기 어렵습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직접 해보는 것은 어떻든 경험이 됩니다. 본인만을 위한 활동이 아닌 나눔을 위한 활동이라면 그 가치는 더 풍성합니다.
함께 사는 세상의 필요성을 나누고 싶습니다. 모두의 존재가 가치있음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지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경험을 통해 저절로 깨닫기를 바랬습니다.
꿈중샘들은 올해도, 내년에도 계속 고민할 것입니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자가 아니라 아이들이 잘 깨우칠 수 있도록 자극하자는 것이 우리들의 방향입니다.
1학기 중간발표도 훌륭했습니다. 2학기에는 1년간의 프로젝트 결과 발표를 합니다. 중간발표로 모든 아이들이 만족해하지는 않았습니다. 2학기때는 주제를 바꾸고 싶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들을 실패자로 칭하지 않았습니다. 학창시절의 실패 또한 배우는 것이 있는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어머님의 자녀의 발표를 보시고 웃는 얼굴에 조용히 눈물을 흘리시기도 했습니다. 아들이 잘 자라서 너무 대견하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들은 자랍니다. 최소한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학교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모든 교사들이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무서운 샘도 계시고 따뜻한 샘도 계십니다. 재밌는 샘도 계시고 진지한 샘도 계십니다. 아이들을 안아주시는 샘들도 계시고 아이들과 거리를 두시는 샘들도 계십니다. 아이들이 다양한 만큼, 부모님들이 다양한 만큼, 샘들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 다양함이 곧 힘입니다. 샘들 사이에서도 적당한 긴장과 협조가 필요합니다. 모든 샘이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에 가장 가까이서 함께 기뻐하는 것은 특별한 행복입니다. 교사들은 이러한 행복을 가장 빨리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들로인해, 상처받는 것도 교사지만, 아이들로 인해 보람을 느끼는 것도 교사입니다.
저는 이날 아이들의 발표를 들으며 가슴 속 깊이 뭉클한 것이 솟구침을 느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잘 자라고 있구나. 말을 잘하고 PPT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든 앞에 나와서 자기가 했던 일, 준비했던 것을 당당하게 말하는 구나. 그리고 친구들의 발표를 나머지 친구들은 잘 듣는구나. 됐다. 이걸로 됐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자세가 먼저 필요합니다.
꿈중 아이들은 최고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물론 크고 작은 문제는 있지만 저는, 문제 없이 지내는 사춘기가 더 문제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표회 하나로 온갖 호들갑을 다 떠는군요. 그냥 아이들이 자랑스럽습니다.
2학기, 자기성장프로젝트 발표날이 잡히면 미리 알려드리겠습니다. 꿈중 학부모님들이 아니시더라도 누구든 오셔서 우리 아이들의 가능성을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꿈중의 도전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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