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8일, 밤 9시 55분. 지인분과 함께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영화 제목은, <그날, 바다>였습니다.
김지영감독의 작품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세월호의 침몰 이유에 대해 파고 든 영화입니다.
김지영 감독은 말합니다.
"전 세월호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제안을 받았을 때...그 옆에 앉아있던 유가족분이 계시는 데,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세월호라고 하면, "왜 구하지 않았냐."에 의혹을 제기하셨는데, 김감독은 처음부터 의문을 가집니다.
'어떻게 침몰했을까? 침몰 원인은 무엇일까?'
<그날, 바다>는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상태에서 철저히 당시의 여러 증거들을 통해 합리적 추론을 도달하려고 노력한 영화입니다.
모든 정황에 대해 합리적 의심으로 출발하여 하나 하나씩 이어나갑니다.
의문스러운 내용을 끝까지 파고들어 결론을 찾아가는 과정을 풀어나가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알았습니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2시간(110분)이었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 지 모를 정도로 몰입되었습니다.
긴박한 전개도, 특별한 반전도, 의도적 신파도 없습니다. 의혹을 부추기지 않으며, 특정 세력을 매몰차게 공격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정확한 증거들을 통해, 합리적 결과를 찾기 위해 애쓴 영화입니다.
2018년 4월 23일 현재, 누적관객수 385,000명 쯤 됩니다.
대체 2014년 4월 16일...아침 8시 30분...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영화를 보고나면 속이 시원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더 답답했습니다.
대체 왜....대체 왜.......
왜?의 답을 알 수 없습니다. 침몰원인, 구조작전, 그리고 그 후 정부의 태도, 4년이 지난 지금도 밝혀지지 않는 의혹들...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니 계속 의혹들이 꼬리를 뭅니다.
김지영 감독은 극 초반, '세월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까지 등장하는 그의 왼쪽 팔엔 노란 리본이 있었습니다. 그는 영화를 준비하며 세월호에 대해 더 깊이 알게되고 이제 세월호는 단지, 남의 일이 아닌 듯 보였습니다.
<그날 바다>를 보고 나면 앵커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당연히 듭니다. 영화의 결론이니까요. 하지만 앵커가 과연 결정적 증거일까? 라고 찾아보면 반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영화에서 말하는 왼쪽 닻의 문제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있습니다. 세월호 출향 영상을 보면 닻을 올릴 때 소리가 엄청 큽니다. 우콰콰콰!!! 하지요. 근데 영화에서 말하는 것 처럼 닻을 내려서 생긴 사고라면 닻을 내리고, 다시 올릴때 나는 큰 소리를 들었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좀 의아합니다. 게다가 닻에는 녹슨 흔적만 있고 훼손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당시 세월호의 무게가 6,000톤이라고 하던데, 그 어떤 강력한 앵커가 한쪽면만 가지고 그 무게를 견딜수 있을까요? 게다가 위 사진처럼 침몰 당시 앵커가 달려 있습니다. 영화의 주장처럼 되려면 앵커를 내리고 앵커가 배를 침몰시키고 그 사이 앵커를 다시 끌어올려 원래 자리에 올렸다는 말이 되야 합니다. 이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앵커설에 대한 반론이 적힌 관련 링크를 첨부합니다.
불과 몇일 전이 세월호 4주기 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잊지 않겠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젠 내용을 바꿔야 겠습니다.
'밝혀 내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든 생각은 오직 하나였습니다.
"진실규명"
진실을 밝히는 것, 이대로 덮으면 안된다는 것, 진실을 알고 있는 분들의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영화 1987>이 떠올랐습니다. 한분 한분의 용기와 실천으로 진실이 밝혀지고 세상이 변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바다만 알고 있는 사실을...이제는 국민들도 알아야 합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의혹에 대한 맹신이 아니라 '세월호 선체 조사 위원회'의 결과 입니다. 바랬던 결과가 아니라고 진실을 끝까지 거짓말이라고 비난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만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마산 청보리가 보는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영화, 행복한 목욕탕을 봤습니다. (2) | 2018.07.12 |
---|---|
미세먼지, 남 탓이 아닙니다. (0) | 2018.04.24 |
100살 인생 중 1년, 창원자유학교 개교하다. (2) | 2018.04.13 |
아쿠아슈즈 가성비 최고, 칸투칸 아쿠와이어! (2) | 2018.04.02 |
리퍼브 제품을 취급하는 반품닷컴 경남총판 (0) | 2018.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