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2009학년도 3학년 담임.

마산 청보리 2014. 1. 25. 17:26

2009.4.6 

 

올해 드디어 3학년 담임을 맡았다.

 

3학년 담임이라 정신이 없긴 없었던 모양이다. 이제서야

 

올해 첫 교단일기를 쓰고 있으니..^-^

 

올해 우리반은 인문계 학교에서는 좀 특별한 반이다.

 

쉽게 말해 예체능반.

 

우리반에는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있다.

 

요리, 음악, 미술, 체육, 등등등

 

사실 학업이 잘 안되어 실기를 선택한 아이들이다.

 

성적은 말할것도 없다. 거의 학업이 안된..

 

해서 우리반아이들은 방과후 실기 학원에 가느라

 

야자도 거의 못하고 보충도 반 정도 참여하며 하여간 등교시간은

 

같으나 하교시간은 좀 빠른(?) 특별한 반이다.

 

난 이 반 제의를 받았을때 흔쾌히 수락했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였다.

 

사실 다른 선생님들껜 이 반아이들이 그리 녹녹치 않았던 모양

 

이다. 부장선생님께서도 담임에 대해 고민을 하셨다니 말이다.

 

우리반 놈들은 유쾌하다. 그나마 하고싶은 것을 하고있어서일게다.

 

사실 문제도 좀 있는 건 사실이다. 이리저리 아이들과 싸우며

 

한달이 지나갔다. 그리고 이번 달 말 중간고사..지금까지 두번의

 

모의고사를 쳤다. 난 시험에 앞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실기로 대학을 간다고 해서 수능과 내신이 필요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도 알아야 합니다. 정말 가고싶은 대학이 있고 하고싶은

 

일이 있다면 목표를 세우고 공부도 해야합니다. 한문제 한문제에

 

최선을 다합시다.!!! '   '남들이 하면 나도 한다.!!!' '꼴등은 숫자

 

일 뿐이다.!!!' 등등등 다양한 세뇌용 멘트들을 날린다.

 

아이들의 반응은 사뭇 진지하다.

 

'네 선생님!!!!!!!!!!!!!!!!!!'

 

------------

 

나름 열심히 생활하고 있고 올해도 칭찬카드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리고 저번주 토요일에는 반 단합 축구를 했다. 근처의 초등학교

 

에서 12대 12로 자장면 내기 축구를 했다. 정말 신나하더라.

 

난 사실 내가 축구를 잘하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서야

 

깨달았다. 난 작은 아이들과 주로 했기에 내가 잘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날아다니더라.

 

경기는 7대 5로 우리편의 패배로 끝났고 자장면 24그릇이 왔으며

 

아이들은 숨도 안 쉬고 잘 먹더라. 정말 즐거워 하는 고3..

 

우리반 아이들을 보니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

 

사실 처음에 우리반 놈들은 패배의식이 제법 많았던 것 같다.

 

'어차피 꼴등...'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대학의 과에 대해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고

 

중간고사 시간표를 붙이니 달려와서 확인을 한다. 난 적어도

 

아이들을 불신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의 말을 신뢰하고

 

비록 거짓말을 했더라도 한번 더 기회를 주고 기다려본다.

 

결국엔 죄송하다며 먼저 말을 하는 놈에게 '마 괜찮다. 다음에

 

그러면 콱 마!!!!'

 

이리저리 흡연으로 걸리고 여러 사고뭉치가 많은 우리반 놈들이지

 

만... 담임인 나를 이렇게 끔찍히 따르고 좋아해주는 놈들과 생활

 

하는 난..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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