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마을'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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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는 우리가 부자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어느 날, 변두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를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남해의 봄날' 출판사에서 나온 새책입니다. 제목부터 저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변두리 마을? 마을에 도착한 것이 왜?' 궁금한 마음을 안고 책장을 넘겼습니다.

제목만 보고 특정 마을을 소개하는 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사실 책의 중간 즈음을 읽을 때 까지도 마을 공동체를 자랑하는 책 같았습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니 저자의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마을 공동체를 소개하고 자랑하는 책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원하지만 기준이 다른 행복,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감히 행하지 못하는 행복을 위한 방법을 경험적으로 체득하고 풀어쓴 책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자는 '과연 행복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뭘까? 좋은 직장, 많은 월급만을 쫓는 것이 행복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제시합니다.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속의 경험을 조용히 전하며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찾아내게 합니다. 이 책의 특별한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교육에 관심이 많고 좋은 교육의 한 방법으로 건강한 마을 공동체가 답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단지 그 생각 뿐이었습니다. 건강한 공동체가 무엇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 거창한 인문학적 배경이 무엇인지를 고민했습니다. 저자는 담담히 말합니다.

-'그 봄의 어느 날, 그 정원 속에서 나는 아직도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모른다는 것에 문득 아연해졌다. 다른 이들이 옳다고, 멋지다고 여기는 사람이 되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해 버렸음을, 우왕좌왕하느라 정작 나 자신에게 제대로 몰두한 적이 없었음을 그제서야 깨달은 것이다. 산속의 허술한 정원에서 느낀 평화는 내가 그렇게 보내버린 시간이 주지 못한 행복감을 주었다. 나는 그토록 열심히 구했던 행복을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을 버리고 한없이 쓸모없어 보이는, 그래서 가장 낮아 보이는 일에서 느끼고 있었다. 내가 좀 더 일찍 삶의 목표를 큰 집과 차가 아니라 평화롭고, 불안 없는 삶으로 수정했다면 어땠을까. 20대에 시골집에서 꽃을 가꾸며 글을 썼다면 어땠을까. 내가 경쟁에 힘겨워하는 사람임을, 다른 사람에게는 효율 없어 보이는 일에도 행복할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왜 이제서야 절감하는걸까.'(본문 중)

저자도 현시대를 사는 평범한 도시인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어차피 그리 될 것인데..라는 말 속에서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를 닥달하고 자신을 혹사하며 살았습니다. 허나 경기도의 한 변두리 마을로 이사가서 그냥 흔한 옛 마을 속에서 살며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자본을 따르지 않고도 충분히 행복하게 사는 법을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마을에서 얻은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은 대단한 인문학 서적도 아니지만 훨씬 깊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머리로 아는 것을 이론적으로 풀어쓴 게 아니라 '함께'라는 인간의 원초적 힘을 확신하고 쓴 책입니다. 책을 읽으며 밑줄 그은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읽는 내내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나도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부러움이 계속 일어납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을 소개합니다.

-'이곳이 신기한 마을인 줄 알았더니 사실은 그저 오래된 마을 중 하나였다.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변했을 거라 추측했으나 지금 보니 오랫동안 그들 안에 있던 모습이 드러난 것일 뿐이었다. 자루마을에 산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 글이 유별나게 따스한 마을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의 평범한 광폭함에 대산 글로 읽혔으면 한다. 그리고 누군가 작은 것을 먼저 베푸는 시도를 해보길, 따스한 숯덩이 같은 이웃의 존재를 믿게 되길, 그리하여 내 마을에서 자루마을의 따스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퇴고를 하며 모두에 쓴 글을 수백 번 넘게 다시 읽었다.
'모든 것이 변하여 머무르는 것이 없고, 나라고 할 만한 것도 없으니'

이제 이 글을 분노 없이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이제야 돌아보니 이 문장은 마을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나라고 정으할 만한 것이 없으며, 남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이, 모든 것은 연결된 채 스러져 간다'고 말이다.'(본문 중)

막힘없이 술술 읽은 책입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상상도 못했던 선물이 있어 책의 감동이 더 깊어졌습니다.

삶의 방향을 아직 못 잡은 그대에게, 공동체는 선호하나 사람들이 변하지 않는다고 상심한 그대에게, 행복하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변두리 마을에서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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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6일, 창원 봉림동에 있는 사회적 협동조합 '한들산들'에 갔습니다. '한들산들'은 2017년 부터 한들초등학교 학교협력형 마을학교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주민들과 학교가 함께 운영하는 형태였습니다. 마을이 아이들을 함께 키운다는 뜻으로 학생 자치 동아리 운영, 팝업 놀이터 등 다양한 행사를 이어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18일 사회적 협동조합 개소식을 했습니다. 

사회적 협동조합이 설립된 계기는 LH 아파트형 사회적 협동조합 시범사업을 통해서였습니다. LH는 공동체 활성화를 촉진하는 아파트형 사회적 협동조합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봉림동 한들산들이 이에 선정이 된 것입니다.

저는 개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지난 26일, 찾아뵈었습니다. 마침 그 날 조합원 교육이 있었습니다.

간판부터 아름다웠습니다.

아이들이 쓴 축하 글귀들이 따뜻했습니다.

'경남사회적 지원센터'에서 전문가분들이 오셔서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한 컨설팅 중이었습니다. 

김윤미 실장님께서 사회적 협동조합의 방향에 대해 강의하셨습니다. 강의 하는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강의가 끝난 뒤 김윤미 실장님께 사회적 협동조합 '한들산들'에 대해 의견을 여쭈었습니다.


"지금까지 마을과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했던 활동들이 지속가능하고 더욱 활성화 되기를 기대합니다. 어럽게 만들어진 공간이니 만큼 지역에서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앞으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를 위한 지역활성화 모델이 되었으면 합니다. 6개월 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공동체적 마인드로 마을 협동과 배려를 생각할 수 있는 아이를 키우고 싶다고 했던 그 마음이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부모님들의 이런 생각과 마음이 '한들산들'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마을, 지역으로 확산되고 지속되길 바랍니다. 부모님들의 열정이 대단하셔서 충분히 잘 해내시리라 기대합니다."

강의가 끝나고 다 같이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순자 이사장님을 만나뵈었습니다.

Q. 언제부터 이곳에서 활동이 시작되었나요?

-협동조합 활동은 작년 여름 경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 전에는 공간이 없었고 동네 곳곳에서 아이들 자치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작년부터 지금과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Q. '한들산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재작년에 20여명 정도의 부모님들과 함께 활동해 왔습니다. 아이는 마을이 키운다는 마음으로 내아이, 니 아이 구별 없이 다 같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마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서 동아리 활동 지원, 팝업활동을 할 때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현재 운영진은 8명입니다. 저희는 우리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직업이 있으신 어머님들도 자기일같이 나오셔서 함께 해 주십니다. 아이들도 동네에서 형, 언니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마음놓고 놀 수 있는 마을, 다같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마을이 되기를 바랍니다.

어찌보면 비전문가인 학부모님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의 열정과 사랑은 최고였습니다. 소식지도 만들어 발행하고 있었고 떡국행사, 어린이날 행사, 활동 앨범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셨습니다.


함께 활동하시는 김새현이사님도 만났습니다. 

Q. 마을학교를 함께 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입니까?

-저는 본업이 있습니다. 해서 시간을 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저도 어린 아이가 있어서 엄마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미안함도 컸습니다. 즉 육아에 본업에 더하기 알파로 노력을 해야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남편을 포함, 가족들이 동의를 해 줘서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신랑이 좋은 사람이예요.(웃음). 힘든 여건이지만 즐겁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들초 학부모님들과 함께 였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과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일을 하다보니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Q. 이 일을 하시며 어떤 보람을 느끼셨는지요?

-맞벌이다 보니 동네분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외롭게 생활했던 셈이지요. 이 일을 함께 하며 좋은 분들을 많이 알게 된 것이 큰 보람입니다. 오랜 친구보다 더 친해졌어요. 저도 사회생활을 20여년 하고 있는데 사회에서 만난 분들보다 이곳에서 좋은 분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었어요. 제 아이가 팀에선 제일 어린데, 형, 동생이 생긴것도 고마운 일이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마을 학교를 운영하며 관계의 보람이 제일 특별했어요. 게다가 아이들을 위한 마을행사 때에 비용부담없이 아이들이 친구들과 실컷 놀고, 엄마들이 해준 간식들을 실컷 먹습니다. 우리 동네에서 아이가 이렇게 자유롭게 놀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요. 저는 우리 동네가 자랑스러워요. 

인터뷰하고 공간을 둘러보며 부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한들산들'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등록하며 이제 공간도 생겼습니다. 주방시설까지 완벽히 갖춰져 있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여쭤보니 공동부엌으로도 사용한다고 하셨습니다. 가족들이 모여 같이 밥을 해 먹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사실 이 곳은 사회적 협동조합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즐거운 곳입니다. LH의 사회적 협동조합 시범사업에 선정되고 경남사회적 지원센터에서 컨설팅을 하며 이제 보다 더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조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마을 공동체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합니다. 산업화가 되기 전에는 모든 동네가 마을 공동체였습니다. 돈을 더 많이 벌게 되며, 우리는 이웃을 잃게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같이 행복한 것도 필요합니다. 창원 봉림동의 학부모님들은 특별한 분들이 아니었습니다. 보통의 이웃분들이셨습니다. 한가지 다른 점은, 이 분들은 내 아이만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을 보고 계셨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않았고 모여서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셨습니다. 이 분들이 해낸 일이라면 어디서도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한들산들'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이제 걸음마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걱정은 없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아이들과, 이웃들과 함께 해온 과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웃과 즐겁게 인사하고 아는 형, 언니들이 많은 동네, 언제든 놀이터에 가면 놀 친구가 있는 동네, 아이들과 어른들을 위한 재미꺼리가 많은 동네, 함께할 수 있는 이웃들이 많은 동네, 생각만 해도 흐뭇합니다.


매년 이곳에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어른들이 실천하면 아이들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 계속 보고 싶습니다. 


세상이 바뀌려면 마을부터 변해야 합니다.


마을을 위한 사회적 협동조합 '한들산들'을 응원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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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꿈키움중학교에서 지난 10월 11일(목) 공동체 회의 시간 후, 단체봉사활동이 있었습니다. 봉사 예정시간은 2시간이었고 마을청소를 하기로 했습니다. 가짜로 시간을 주는 봉사활동이 아니라 실제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기에 전교생이 학교 밖으로 나가서 쓰레기를 줍기로 했습니다.

쓰레기 청소하러 나가기 전, 3학년 아이들이 밴드로 손톱을 꾸몄다기에 보고 놀라서 한 컷, 처음엔 진짜 매니큐어인줄 알았습니다.ㅋㅋㅋ

나가기 전, 2학년 아이들 사진 한 컷, 준비한 포즈가 있다더군요.^^

공동체 회의 시간입니다. 이번 주는 기숙사 회의시간이라 사생자치회장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달라진 기숙사 규정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공동체 회의 마치고 알림사항, 11월 말에 있을 진로이동학습 안내를 담당 샘들께서 하셨습니다. 다 마친 후 드디어 봉사활동 하러 고고!!

3학년 들의 여유.^^

봉지를 나눠갖고 출발!

1학년, 2학년, 3학년의 구간이 달랐습니다. 날씨도 좋았고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며 마실 삼아 동네를 깨끗이 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뭘 찍어도 화보인 날.^^

친구들과 함께라면 뭘해도 즐겁습니다.(샘 생각)

아 진짜, 이렇게 나가야 돼요?(아이들 생각).ㅋㅋㅋㅋㅋ

학교 앞 다리 밑의 쓰레기를 줍기 위해 출동한 아이! 진정한 봉사활동가입니다.

대견한 아이들.^^

아이들 별탈 없이 잘 하는 지 둘러보다가 학교 사진 한 컷.^^

쓰레기를 줍고 돌아오는 아이들.

오!!! 저긴 어떻게 내려갔지? 2학년 여학생들이 다리 밑에 내려가서 쓰레기를 줍고 있습니다.

가져온 것을 담는 아이들,

샘과 함께 나서는 아이들. 아이들 표정은 밝은데, 샘의 표정은.^^;


두 시간 동안 충분히 동네 청소를 했습니다. 날 좋을 때 동네 청소하는 봉사활동은 여러모로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어두워 보여도 나가면 신나하던 아이들입니다. 밖으로 나가는 과정을 더 많이 만들어야 겠습니다. 여기는 경남꿈키움중학교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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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전문가가 만난 24인의 마을주의자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부제도 좋았습니다. '마을공동체를 위한 전망과 대안을 찾아서', 저는 평소 마을의 중요함에 대해 고민하고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저자 정기석님의 책은 이전에도 몇 권 읽어왔습니다. 이번에 새 책이 나왔다고 해서 읽었습니다.


-마을을 배우는 교육적 마을주의자들은 마음가짐부터 넓고 따뜻하다. 교육의 진가는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서 나온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마을목사, 마을 교사, 마을 평생 교육사, 마을교육운동가, 마을책방주인, 마을 학자 등이 마을을 학교로 삼고 있다. 어머니처럼 마을사람을 가르치고 마을을 보살피고 있다. (본문 중)


정기석씨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어떤 형태로든 마을을 살려보려는 사람 분들을 만났습니다. 물론 전국에 이 분들이 다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전국 각지에서 도시라는 감옥안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기 위해 사는 도시난민들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를 깨닫고 함께의 의미를 되새이며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은 또 다른 희망을 주는 일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마을을 만드는 마을경제주의자들을, 2부에서는 마을을 배우는 마을교육주의자들을, 3부에서는 마을을 높이는 마을문화주의자들을, 4부에서는 마을을 살리는 마을생태주의자들을 만난 이야기를 싣고 있습니다. 모두들 마을을 품에 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히 가꾸고 사시는 분들이었습니다. 적어도 그 길이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마을만들기는 마음만들기


-마을만들기는 마음만들기 입니다. 지난 십수 년 동안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이나 된는 막대한 정부의 개발보조금, 즉 우리 세금이 수천 곳의 마을에 투입됐잖아요. 그런데 과연 이들 마을 가운데 잘될 마을은, 제대로 굴러가는 마을은 얼마나 될까요? 5%나 될까요?..마을만들기는 곧 마음만들기라는 진리를 애초부터 몰랐거나, 이후 초심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마을만들기는 곧 '우리'라는 한마음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입니다. (진안 진안마을주식회사 마을기업가 강주현 대표)


이부분을 읽으며 절로 무릎을 탁! 쳤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 농촌에는 6차 산업이라는 명분으로 엄청난 지원이 이뤄졌습니다. 6차산업이란 1차 산업의 농림수산업, 2차 산업의 제조, 가공업, 3차 산업의 서비스업을 복합한 산업으로 농산물을 생산만 하던 농가가 고부가가치 상품을 가공하고 향토 자원을 이용해 체험프로그램 등 서비스업으로 확대시켜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산업을 말합니다. 즉 쉽게 말하면 1+2+3=6이란 뜻이죠. 그런데 문제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말인데 여기에서 제일 중요한 1차 산업이 도외시 되고 있습니다. 즉 농촌의 기반은 농업이고 농업이 잘 되어야 농민들이 다른 사업까지 확장시킬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은 농업에 대한 지원은 아주 부실합니다. 한 예로 2016년 쌀 수매가격이 24년 전 가격인 4만 5천원으로 폭락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농업이 안정적이고 농사일을 하는 게 신이 난다면 국가에서 따로 농업의 수익창출을 위해 정책을 세워서 위로부터의 개혁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저의 짧은 생각에도 농촌에 투입된 개발보조금을 쌀 수매가를 현실적으로 올려 주는 것이 더 농민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진안의 강주현 대표는 그런 부분을 읽고 계셨습니다. 마을 자체의 수익을 증대하는 마을만들기가 아닌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 진정한 마을만들기라고 말이죠. 공동체가 건강해져서 서로 돕고 서로 위하는 마을이 되면 외부인들이 관광을 오지 않더라도 주민들은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기농은 부자들만의 먹거리일까?


장수 지니스테이블 '마을먹거리사업가' 박진희 대표님의 말씀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는 경제력 있는 사람들을 위해 유기농 농사를 짓는 게 아니에요. 이 세상에는 유기농을 먹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잖아요. 소득과 관계없이,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누구나 유기농을 먹을 수 있는 세상이 정의로운 세상 아닌가요? 정부의 지원이 없이 운영되는 공부방 아이들, 지자체 지원은 있지만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급식 지원을 받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가난과 결손, 학대를 이유로 가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어 함께 생활하는 청소년들, 자립을 준비하는 장애우들에게 정의라는 따뜻한 마음을 담은 유기농을 보내드리고 싶어요.(본문 중)


아..정의란 다른게 아니다 싶었습니다. 경제력 있는 사람만이 좋은 것을 향유하는 사회가 아닌 경제력이 없더라도 누구나 안전하고 귀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사회, 이런 세상을 위해 유기농 농사를 짓는 마을도 있었습니다. 각 마을에서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른 사회를 위해, 그것을 농업을 통해 추구하시는 분들이 이리도 많음에 그나마 대한민국의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 국가가 존재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가가 모든 것을 케어할 수 없다는 사실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국가가 지원은 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행정편의주의, 관료주의는 일을 효율성도 증진시키지만 복잡한 절차로 인해 일을 못하게 하는 면도 발생합니다. 최소한 마을만들기를 하는 마을에 대해서는 자치권을 보장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마을,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노는 곳


시흥 평생교육실천협의회 '마을평생교육사' 이규선 회장님은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마을학교라는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십니다.


-평생학습마을의 목적은 일자리 늘리기가 아닌 사람키우기라야 됩니다. 그래서 마을에서 아이들이 잘 놀게 하자는 목표로 마을학교라는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해서 전래놀이와 생태놀이 강좌는 반드시 개설했습니다. 교육은 성공적이었습니다. 학원을 빼먹고 마을학교로 발길을 돌리는 아이들이 늘어갔습니다. 따분하게 배우는 게 목적이 아니라 즐겁고 신나게 노는 게 교육의 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을학교는 어른은 공부하고, 아이들은 놀면서 위로도 받고 치유도 받는 곳이 되었습니다. (본문 중)


마을을 살리는 것의 기본이 공동체성 회복이었습니다. 나, 너의 관계가 아닌 '우리'라는 이름의 공동체, 흔히들 공동체를 말하지만 정말 어려운 것이 공동체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흥에서는 마을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마을 주민 가운데 교장선생님을 모셨고 마을 주민 가운데 강사요원을 발굴하고 양성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 아이들이 와서 신나게 뛰어 놀았습니다. 즉 어른은 공부하고 아이들은 노는 마을로 변화한 것입니다. 마을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이라...아련하지 않습니까? 이 마을이 바로 사람사는 마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4인의 마을주의자


이 책에는 이런 다양한 사연들을 가지고 마을만들기를 하고 계시는 24인의 마을주의자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한분 한분의 이야기가 감동적입니다.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에서 이런 가치있는 활동들이 요동치고 있다는 것에 격한 설레임마저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마을들은 꼭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친절하게도 책의 제일 뒷장에는 저자가 방문하여 만나본 마을의 위치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들, 마을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도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귀농인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귀농하시는 분들이 꿈꾸시는 농촌의 이미지는 모두들 다를 것입니다. 현지에 살고 계시는 마을분들께 새로 이사오는 외지인에 대한 시선이 마냥 곱기만을 기대하는 것도 이기적인 생각일 것입니다. 하지만 농촌은 살아야 합니다. 농촌이라서가 아니라 국민의 먹꺼리 안전을 책임지는 곳며 자연환경을 잘 보전되어 있으며 그 곳 또한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더 이상 논을 덮어서 건물을 올리는 무지막지한 개발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자동차를 팔아 그 돈으로 외국의 먹꺼리를 사오면 된다는 식의 논리는 무지막지합니다. 식량주권의 중요함은 두번 강조할 필요도 없습니다.


마을을 살리려는 분들의 마음은 하나같이 나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행복에 맞춰져 있습니다.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경제논리가 아닌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다는 공동체적 논리로 마을을 꾸리고 있습니다. '그게 가능해?'라고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이지만 함께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 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더 많은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의 관계를 통해 더 행복한 삶을 꿈꾸는 이가 많아진다면 이 사회는 더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은 회백색 아스팔트에 둘러싸인 도시가 아니라 푸른 녹읖에 둘러싸인 마을이 될 것입니다.


마을 전문가가 곧 세상전문가 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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