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교사' 태그의 글 목록

선거 금치산자나 다름없는 교사 입장에서 매번 선거철만 되면 갑갑해서 견디기 힘들다. 특히 사회교사로서 이 중요한 교육기회를 아이들과 함께할 수 없음이 슬프다. 매 선거가 중요했지만 이번 선거는 특히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는 해방 후 이 나라의 잘못된(최소한 역사적 과오에 대해 공정한 책임을 묻지 않았던)과거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역사 수업을 하며 뼈저리게 느낀다. 대단한 구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는 설명 되어 있지만 해방 후 근현대사부분은 교과서 뒷부분이라 진도 나가기도 어렵고 기말고사, 수능 범위에도 속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해서 학생들은 한국 근현대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역사 교과서 중 일제시대 내용에도 친일반민족 행위자는 이완용 정도만 언급된 것이 전부다. 실제 친일반민족 행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해방 후 책임지지 않고 권력에 빌붙어 호의호식 했던, 현실적 인물들은 다뤄지지 않는다. 독립운동가 자손들은 어렵게 살아도 이들의 자손들은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2020년, 지금 이순간에도 말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주요 업적은 서술되어 있으나 과오에 대해선 설명되어 있지 않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역사 교과서 자체가 국가의 입장에서 씌여진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유없이 희생당했던 이 땅, 국민들의 피해에 대해선 자세한 소개가 없다. 늦었지만 밝혀지고 있는 진실들이 있다. 제주 4.3, 여순사건, 광주 5.18, 보도연맹 사건 등 말도 안되는 혼란 속에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 모함 당했던 국민들이 있다. 그 분들의 가족들이 아직 살아가고 있다. 그 분들의 억울함을 교과서는 풀어주지 못한다.

이 모든 현상은 정치와 관련이 있다. 어떤 사람들이 권력을 쥐느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교사라서 특정 정당과 특정 후보자를 지지할 순 없고, 제 페친분들은 충분히 옳은 선택을 할 것이라 믿으나, 다시한번 선거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 이 글을 썼습니다. 내용이 불편한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역사 교과서 말고 근현대사 관련 책, 영상들을 찾아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바른 역사를 교과서로 가르치지 못하는 현실이 개탄스러우나 그나마 교과서 밖에서 진실을 알리는 정보들이 많아지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4. 15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뀌는 전환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교사, 공무원에게도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라!!!>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사진 최원호

온라인 개학에 앞서. 부모님들께 올리는 글.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1. 자녀분의 학습에 대한 의욕은 내려 놓으십시오. 아이의 진도에 대해 연연하지 마십시오.

아이들을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존재는 분명 부모님들이십니다. 하지만 교육전문가는 선생님들이십니다. 개학을 하고 나면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밤을 새워서라도 아이들을 가르치겠습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TV보고 게임한다고 스트레스 받지 마십시오. 지금 이 순간 중요한 것은 부모님들께서 불안해하지 않으시는 거고, 아이들이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입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아직도 가정폭력이 존재합니다. 아이가 가정에서 또 다른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랍니다.

 

2. 지금은 오히려 기회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왜 가고, 배움이 어떤 것이고, 친구들은 어떤 존재인지, 우리 가족은 어떻는지, 바쁜 일상 속에서 충분한 소통을 하지 못했던 가족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아이들과 내 아이를 비교하는 순간, 내 아이는 사라집니다. 그 아이는 그 아이고, 내 아이는 내 아이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현실을 즐길 수 있도록 놓아주셔도 됩니다. 아이가 건강하다는 것만 해도 큰 축복이라는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배움은 학교에서 충분히 행하겠습니다.

 

3. 현재 학교에서는 새로운 교수학습형태과 매번 내려오는 정책들에 대해 연일 샘들께서 회의하시고 준비하시며 애쓰고 계십니다. 아마 부모님, 아이들과 통화도 하실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교사들 일 안하니 좋다고 하시던데, 교사 입장에서는 정말 큰 상처입니다. 선생님들이  선하셔서  묵묵히 참고 견딜 뿐입니다. 아이들을 다시 만나겠다는 희망을 품고, 온라인 개학이 실제 개학보다 훨씬 힘들고 어렵지만, 그래도 선생이기에, 담임이기에, 가정에 돌아가면 본인의 아이들이 있지만 우리 반 아이들을 염려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을 믿어 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선생님들의 전화나 문자에 따뜻한 응원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4.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엔 소외되고 힘들게 생활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교사입니다.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오글거리고 어색하지만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더 나은 방법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사는 교육전문가입니다. 개학 하고 아이들을 만나고 케어하고 배움을 행하는 전문가들입니다. 선생님들을 믿어주시고 부모님들은 부모님의 역할에 충실해주시기를 바랍니다. 

 

5. 부모님의 역할은 특별한 게 아닙니다. 더 잘 가르치고 더 빨리 가르치는 게 부모의 역할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편안하게, 부모님들께서도 아이들을 편안하게 보시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부모님들의 편안함이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부모님들 기분이 좋아야 아이들도 좋은 기운을 받습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시고 어찌 할 수 없는 것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다시한번 말씀 드립니다.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에서 우리 아이가 건강한 것,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란다는 것은 분명 욕심입니다. 욕심을 버리십시오.

 

'TV, 게임에 중독될까봐 걱정이예요.'..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을 종종 뵙습니다. 저는 되레 부모님들을 걱정합니다. 아이들에게 짜증내고 가정의 평화가 깨 질까봐 그게 더 걱정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뒷 모습을 보고 자랍니다. 힘든 시기지만 가정에서 안정을 찾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이들을 건강하게만 학교에 보내주십시오. 그 이후는 선생님들이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선생님들은 교육전문가입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초, 기본에 집중해야 합니다. 현상황의 기본은 '건강'입니다.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한다면 그 효과는 엄청날 것입니다. 서로 믿고,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 노력한다면 걱정꺼리가 없습니다.

 

아이를 믿고, 학교를 믿고, 서로 도우며 극복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투표 꼭 하시구요~~~~^^)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사진 비단

TV에서 개학을 연기한다고 했다. 학교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였다. 추가 연기한다고 또 TV에서 했다. 학교현장에는 학부모님들의 문의 전화가 불 났지만 샘들도 부모님들과 똑같이 TV로 본 게 모두라서 확답을 줄 수 없었다.

 

온라인 수업을 하라고 했다. 모든 교사가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해야 하기에, 몇 배 오른 기자재를 사비로 구입하고 샘들이 모여 컨텐츠를 짰다. 비록 학교에 아이들은 없었고 샘들도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아이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신나게 서로 가르치고 배웠다. 화상회의도 제법 익숙해졌다.

 

오늘 또 TV에 나왔다. 초1~2는 EBS를 보고 출석체크 등 하라고 한다. 이게 학급별 선택인지 의무인지, 확실히 모르겠다. 학교에는 정확한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던 교사들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자체적으로 준비한 것이 도루묵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초등 저학년 다문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어 더빙 수업을 녹화하고 왔다. 녹화 마치고 보니 뉴스에 이 기사가 나왔다고 한다.

같이 작업한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가슴을 누른다.

"교육부에서 저번에는 교사들을 믿는다고 하더니...오늘 작업한 것이 허사가 되었네요. 열정적으로 하려고 하면 막고, 같이 하려고 하면 일방적으로 언론에 발표해 버리고, 학교자치는 대체 언제쯤 이뤄질까요? 전국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은 것을 가르쳐야만 안심이 되는 걸까요?"...

 

정말 교육부에, 한국교육에 협조하고 잘 하고 싶다. 교육부에서 교사들을 존중하고, 교육전문가로 인정한다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동의하지 않은 연금을 원천징수 하구선 선거때만 되면 나오는 공무원연금때문에 욕 듣는 것도 한두번이다. 연금 안 받아도 된다. 그 연금을 선택하게 해주라. 교육부에 치이고 국민들에게도 손가락질 받으며 선생질 하는 것이 억울하다.

 

교사들이 힘든 것은 학생, 학부모 때문만이 아니다.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할 교육부의 이런 행태들도 한 몫한다. 교육부에서 정책을 만들고 결정하는 분들이 학교 현장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정말 궁금하다. 현장 교사 출신들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더 심한 욕이 나오지만 한번 더 참는다. 그래도 아이들을 웃으며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제발 교사들을 믿어달라. 기자들 앞에서만 믿는다 하지 말고, 진짜로 믿어달라. 열정적인 사람을 지치게 하는 정책은 건강하지 않다. 승진에 열정적인 교사를 만들지 말고 가르침에 전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달라. 내일은 또 TV에 어떤 신기한(?) 교육부 발표가 있을 지 기대된다.

지금은 아무것도 하기 싫다.

 

덧붙여) 눈 좀 붙이고 일어나서 글을 읽어보니 제가 좀 흥분했던 것 같습니다.^^;;

차분하게 덧붙입니다. 교육부의 잘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교사들을 믿는 다는 말도 존중합니다. 안타깝지만 현실은, 온라인 개학을 하라고 해서 대부분의 학교에서 부랴부랴 하지만 열심히 온라인 학습에 대한 준비를 하고 가정통신문도 보냈습니다. 그런데 교육부에서 뜬금없이 일요일에 또 다른 안을 발표해 버렸습니다. 학교에서는 전혀 몰랐습니다. 교육부에서 준비중이었다면 온라인 개학 관련 공문을 내려보낼 때 추후 EBS컨텐츠도 연계할 계획이니 참고하시라는 안내가 있었어야 했습니다.

현장의 교사들은 기본적으로 교육부의 지침에 협조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정책이 금새 바꿔버리는 것이 혼란스럽습니다. 그 혼란수습은 현장의 선생님들 몫입니다. 교사들이 불편한 점은 이 부분입니다. 이 시국을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은 똑같습니다. 제발, 같은 실수는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끝!^^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어느 날 삼진중학교로부터 제가 사는 아파트로 공문이 왔습니다. 삼진중학교 학생들이 평소 연습한 색소폰, 플룻, 클라리넷, 난타, 솔로 공연 등 작은 음악회를 아파트에서 해도 괜찮을지가 내용이었습니다.


입대위에서는 '마을의 중학교 학생들이 공연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다.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만 해도 아이들은 대단한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당연히 개최하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결정된 후 아파트에 협조문이 붙었습니다.

얼마 길 가에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버스킹 공연이었습니다. 11월 24일 오전 11시에 시작이었습니다.

당일이 되었고 저는 미리 내려가 봤습니다. 지도샘과 아이들이 와서 악기를 세팅 중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오늘 공연하나요?"

"네!!!!"

씩씩하게 대답하는 삼진중 아이들이 대견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이 날 선약이 있어서 공연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공연 사진은 아파트 밴드에 올라온 것입니다. 더 많은 입주민들이 못 와서 아쉬웠다는 반응과 오고 가셨던 많은 분들이 아이들 공연에 박수를 많이 쳐서 좋았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공연은 11시 40분 쯤 끝났다고 합니다. 마산 삼진중학교 학생들과 샘들은 열심히 준비하셨습니다. 비가 조금씩 내려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많은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공연 후 아파트 밴드에 구경한 입주민 수가 적어서 아쉬웠다는 글이 달렸고 저는 이렇게 답글을 적었습니다.

"버스킹 공연이고 첫 공연이니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오고 가시며 많은 박수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입주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마을에서 함께 키운 애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연습한 것을 동네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은 특별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잘해야만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자체에 박수를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평소 음악회를 접하기 힘든 상황에서 삼진중학교 아이들이 지역 아파트에 와서 공연한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직접 인사드리지는 못했지만 혹시 이 글을 보시는 삼진중학교 관계자분이 계시다면 고맙다는 말씀 다시 드립니다.


저는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학교가 마을 공동체와 함께 교류하고 소통할 때 동네는 더 풍성해 질 수 있습니다. 


삼진중학교 작은 음악회를 응원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지난 11월 4일,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운 날이었습니다. 제가 최초로!!! 주례를 맡게 되었습니다.ㅠㅠ.


이 젊은 나이에...게다가 저에게 주례를 요청했던 이는 제가 교사로 처음 발령받고 첫 담임을 했던 제자였습니다. 사실 학교생활 시절에는 그리 막연한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후에 사회에서 우연히 만나 인연을 이어오던 친구였습니다. 


어느 날 저녁, 전화가 왔었습니다.

"샘! 저 결혼합니다!"

"오! 그래, 정말 축하한다."

"그런데 부탁이 있습니다."

"그래그래 뭔데."


"주례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헉!!! 뭐? 주례를?? 내가??? 당치도 않다. 혹시 니 아내님께 먼저 물어봤냐? 니 아내님께서 부탁드리고 싶은 분이 있을 수도 있잖아."


"아, 네, 물어보지 못했네요. 그럼 물어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오야. 그래라."


시간이 흘렀고 저는 이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후에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샘, 아내님도 샘께 부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부모님들도 동의하셨구요."

"그래?(속으로 많이 당황했습니다.) 음...좋아, 그럼 내가 숙제를 내 줄께. 이 숙제를 다 해와야 한다."


"네 샘, 숙제 내 주십시오."


카톡으로 숙제를 보냈습니다. 이 숙제는 결혼하는 당사자들이 개인적으로 하고 서로에게 절대로 보여주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숙제를 공개합니다.

1. 좋은 남편(아내)가 되기 위해 어떤 삶을 살 것인가?

2.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어떤 삶을 살 것인가?

3. 좋은 자식이 되기 위해 어떤 삶을 살 것인가?

4. 좋은 벗이 되기 위해 어떤 삶을 살 것인가?

5. 사랑하는 이와 어떤 삶을 같이 살 것인가?

총 5가지 질문이었습니다. 저의 첫 의도는, 신랑, 신부가 적어온 숙제를 주례를 볼 때 읽어주려고 했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 덧 결혼식 날이 되었습니다.

최소 30분 전에 도착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저는 10시쯤 갔습니다. 주례를 보기 위해서는 신부랑도 이야기를 해 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참 분주하더군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사를 하고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후 신랑, 신부는 결혼식 준비를 계속했고 저는 한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근처의 서점에 갔습니다. 신랑, 신부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서였습니다.

유시민씨가 쓴 '어떻게 살 것인가', 와 '조금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라는 책을 골랐습니다. 

표지에 기념 사인까지.^^ 자! 이제 모든 준비는 끝이 났습니다.

식이 시작되었고 주례라고 소개받아 인사 드렸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화끈거리더군요.^^

짠짜잔!!! 신랑입장!!!

장인어른과 함께 신부 입장!!!

신랑 신부 같이 입장!!!


주례사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첫마디를 어렵게 꺼냈습니다.


"신랑, 신부, 결혼이 처음이지요?"

"(약간 당황하며..) 네."


"하객 여러분, 저도 주례가 처음입니다. 해서 제가 꿈꾸던 주례상황이 있어서 여러분들께 도움 청합니다. 제가 하나, 둘, 셋을 하면 신랑, 신부 이름을 힘차게 부르시며 '누구누구야 축하해!!!'라고 힘껏 외쳐주세요. 손도 흔들어 주시면 더 좋습니다. 사진 보면 누가 손 안 흔드는 지 다 나옵니다. 자 시작해볼까요? 하나, 둘, 셋!!! 누구 누구야 축하해!!!!!"


찰칵! 주례 인증샷은 이렇게 세상에 나왔습니다.

곧이어 주례사를 시작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신랑, 신부가 작성해 온 숙제를 읽으려고 했으나 신부님께서 부끄러움이 많다고 하셔서 따로 준비한 말을 했습니다. 주례사를 공개합니다.


세상에 뜻대로 안되는 것이 3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자식입니다. 두번째는 걱정입니다.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마지막 세번째는 자기자신입니다. 이 중에 분노하고 다그쳐야 하는 것은 자기자신입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신랑신부에게 당부드립니다. 

비교하는 삶보다는 당당한 삶을

더 가지려는 삶보다 나누려는 삶을

자랑하는 삶보다 만족하는 삶을

삶의 중심이 가족이 되기를,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마지막 문장을 말하는 데 왜 제가 눈물이 나던지...^^


주례사하는데 2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짧고! 굵게! 가 저의 준비였기 때문입니다.

간만에 제자들을 만났습니다. 벌써 30대가 넘은 멋진  청년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진 속의 놈도 몇 주 후 결혼을 한다고 하더군요.

"내 이제 주례 공짜로 안 봐준다. 함부로 내한테 부탁하지마라!"

"네 선생님" 하며 크게 같이 웃었습니다.


음...이제 저는 결혼식에 관한 대부분의 역할을 경험했습니다. 신랑도 해봤고, 사회도 봤고 축하공연도 해봤고, 들러리도 해봤으며 이제는 주례까지 했습니다. 아! 신부는 아직 안 해봤네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새신랑, 신부에게 다시한번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안타까웠던 것은 식장에서 하는 결혼식은 자연스럽게 축하하는 자리보다는 시간과 형식이 정해져 있어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혹시 결혼을 준비중이신 분이 계신다면 굳이 예식장에서 하지 말고 두분의 마음이 맞는 곳에서 정말 축하받으며 하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저도 돌이켜보면 결혼한다고 씌인 돈이 너무 아깝더라구요. 사진찍고 식장 잡고, 옷 대여받고, 등등등,


결혼사진? 잘 안봅니다. 앨범? 동영상? 거의 안 보게 되더라구요.
(저만 그런가요?^^;)


우연의 일치인지 12월달에도 주례를 한번 더 봐야 합니다. 어떤 분은 저에게 그러셨습니다.

"용샘, 앞으로 주례 계속 들어오겠네요. 제자에게 주례를 부탁받는 것이 교사의 큰 보람 중 하나지요. 축하합니다."


가슴 벅찬 보람은 분명 느꼈지만 주례를 계속 보는 것은 힘듭니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리 말씀드립니다. 혹시 저에게 주례를 부탁할 분들이 계시다면, 굳이 제가 봐주기를 원하신다면!!!


결혼식을 평일 저녁에 해주세요. 그럼 가능합니다.^^


숙제내주고 선물도 사 주고 주례 인증샷까지 찍은 세계최초의 주례 진풍경을 소개드렸습니다.


결혼은 축복받아야 할 귀한 만남이고, 저 또한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제자 가족이 행복하게, 잘 살기를 두 손모아 기원합니다.


주례서보기, 재미있었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경남 진주에는 꿈키움중학교가 있습니다. 기숙사형 공립 대안 중학교입니다. 학교의 일상을 소개합니다.

3학년 아이들이 체육 시간 단체 줄넘기를 하며 놀고 있습니다. "꼬마야 꼬마야 뒤를 돌아라. 돌아서 돌아서 땅을 짚어라." 노래하며 같이 놀고 있었습니다. 줄을 돌리는 애들도, 뛰는 애들도, 구경하는 애들도 표정이 편안해 보였습니다. 저희 학교는 9시에 1교시가 시작해서 아이들이 오전에 자유시간이 있습니다.

저의 수업시간 사진입니다. 저는 매 단원이 끝나고 나면 스피드 게임을 하며 단원을 정리합니다. 조별로 5문제씩 풉니다. 이 중 2문제는 교과서 문제, 3문제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문제를 꾸립니다. 설명하는 친구도, 맞히는 친구도 진지하고 재밌습니다. 구경하다 보면 웃긴 사항이 계속 벌어집니다. 대안학교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 교과서를 최고로 공부만 강조하는 학교가 아닐 뿐입니다. 

학생얼굴에 뭐가 낫다고 샘께서 도와주시는 모습입니다. 학생이 얼굴을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해서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범죄자들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안내드립니다.

요즘 학교에 축구붐이 일었습니다. 1, 2, 3학년들이 점심, 저녁시간 공을 찹니다. 열심히 뛰어 노는 것, 충분히 뛰어 놀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 중학생 아이들에겐 꼭 필요한 시간입니다.

축구 구경하던 여학생들은 저거끼리 장난치고 놉니다.

3학년들 포스는 다릅니다.^^ 말년 병장 필이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느낌이겠지요?

구경하는 애들도 많습니다.

체육샘께서 아이들과 함께 뛰시며 심판도 보십니다. 편파라는 항의도 있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도 약간 편파가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ㅋㅋㅋ

학교 한쪽에선 큰 나무 밑에 아이들이 쉴 수 있는 평상을 만드는 작업 중입니다. 아이들도 구경하고 도와주며 같이 합니다.

교장샘께서 교무실에 자주 오십니다. 우리학교 이운하 교장샘께서는 권위적이지 않으십니다. 편안하게 들어오셔서 샘들과 자유로이 소통하십니다. 학교가 민주적으로 되려면 아이들의 자유만 보장해선 안됩니다. 교사들의 자유가 보장될 때, 학교의 민주화는 실현 가능합니다. 꿈중은 교사들의 활동도 자유롭습니다.

수업시간입니다. 친구가 발표를 하고 다른 친구들이 듣습니다.

설정샷이 아닙니다. 평소 수업 모습입니다. 공부를 좋아 하기 때문에 잘 듣는 것이 아니라 친구가 힘들게 만들었기에 최소한 잘 들어주는 것이 친구를 위하는 것임을 알고 수업에 동참합니다. 수업을 잘 듣는 다고 해서 모든 친구들이 수업내용을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쉬는 시간 자유로운 아이들입니다. 꿈중은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기숙사 생활은 선택입니다.) 아이들은 관계에 대해서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 하고 상처받기도 합니다. 반면 관계가 개선, 회복되어 기뻐하고 좋아하며 성장 합니다. 집에서 다닌다면 엄마, 아빠가 도와주고 엄마, 아빠께 정도 부렸겠지만 기숙학교다 보 학생 스스로 고민하고 저희들끼리 다투고 해결합니다. 친구가 다투어서 힘들어 하면 다른 친구가 가서 도와주기도 합니다. 


이것은 샘들이 시켜서, 부모님들이 시켜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을 때 절로 행해집니다. 지식으로 가르쳐서가 아니라 마음이 움직일 때 가능합니다. 꿈중은 아이들을 믿고 지지하려고 노력합니다.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지식만을 강조하다보면 바르게 성장하기 힘듭니다. 외우는 능력이 뛰어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배려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대안학교에서 '대안'이라는 글이 빠지길 바랍니다. 일반 학교에서도 '대안'학교처럼 아이들을 믿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샘들이 통제자, 감시자, 벌 주는 이가 아니라 옆에 서서 지켜주고 지지하고, 허용하는 분들이면 좋겠습니다. 부모님들이 내 아이 미래만을 생각해서 더 공부시키는 분들이 아니라 아이를 믿고 건강한 성장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공부 하시는 분들이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어리다고, 미성숙하다고 탓하기 이전에 성숙한 어른들이 만들고, 생활하고 있는 이 사회가 건강한지를 먼저 돌아봐야 합니다.


내가 사는 삶이 고달파서 아이들에게 이 삶을 물려주기 싫다면, 연봉이 더 많은 직업을 가지라고 조언하기 전에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공부 못해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같이 만들자고 조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학교는 교과서의 지식만 가르치고 시험 치고, 그 결과로 줄을 세워서 사회에 내보는 곳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사회에 나가기 전 충분히 실패할 기회를 제공하고, 허용하며, 아이들이 본인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샘들에게 교육 본질 이외의 잡무가 없어져야 합니다. 생색내기용으로, 시대적 상황에 따라 엄청난 잡무들이 내려옵니다. 샘들은 자신의 아이들를 볼 시간이 부족합니다. 샘들도 자신들의 집에 가면 엄마, 아빠입니다. 남의 애 본다고 자기 애를 소흘히 해 마음아파하는 샘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모두가 불행한 학교라면 존재이유가 궁금합니다.


한자로 학습은 가르치고 익힌다는 뜻입니다. 현재의 학교는 가르치기만 하고 익힐 시간과 자유는 허용하지 않습니다. 익힘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학교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교사들에 대한 혐오 글이 많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학교에 대해 나쁜 기억이 많다는 뜻입니다. 좋은 교사보다 나쁜 교사를 더 많이 만났다는 뜻입니다. 좋은 교사가 나쁜 교사가 되기 쉬운 구조라는 것입니다. 학교가 바뀌면 사회도 바뀔 수 있습니다.


저는 대안학교는 학생들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샘들을 위해서도 대안학교가 필요합니다. 많은 샘들이 '중학생? 너무 어려서 안되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아이들이 어려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믿지 못하는 어른들이 기회를 안 준 것은 아닐까요?


욕들을 각오하고 오늘 글을 썼습니다. "니는 얼마나 잘하는데?"라고 물으시면 답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교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 답은 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믿고 허용하니 아이들이 변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아이들은 뛰어난 교사가 있어야 바뀌는 것이 아니었고 좋은 친구들이 있으면 변했습니다.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좋은 친구와 지낼 수 있도록 믿고 도와주기만 해도 아이들은 변할 수 있습니다."


저부터,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한 친구들과 친구가 필요한 친구들을 계속 딴 곳으로 내모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상처받은 아이가 자라서 상처주는 어른이 됩니다. 사랑받은 아이가 자라서 나눌 수 있는 어른이 됩니다. 우리는 누구를 키우고 있습니까?


학교 앞에 "대안"이라는 글이 붙은 현실이 야속합니다. 12년간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 앉아서 보내는 것은 가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말라"가 아니라 "해봐라"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학교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배한빛 2018.09.19 15:29 Address Modify/Delete Reply

    최고의 글 잘 읽었습니다!

  2. 가정토크맨 2018.09.19 22:57 Address Modify/Delete Reply

    사장님?? 교사 였습니까?

  3. 추후 2018.10.10 06: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 블로그로 처음 뵈었지만.. 쌤이라고 할게요! 괜찮으시죠...?

    제가 다니는 학교도 두발자유. 화장품 자유. 등등에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복장자율화까지 됐어요. 근데 쌤 학교는 다 자율인거 같은데도 머리색이나 옷이 형형색색에 엄청 짧지 않은 거 같아서요... 물론 완전한 자율의 의미에서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이긴 한데, 학부모님들께서는 머리색이나 복장갖고 뭐라고 하시면서 다시 바꾸려고 하시거든요... 개인적으로는 형형색색의 머리와 짧은 옷이 문제라기보다는... 쌤 학교의 문화? 그런게 어떻게 정착할 수 있었는지가 많이 궁금해요...
    그리고 뭐랄까... 학생들 사이에서도 끊임없이 교복 규제를 하자는 주장이 계속 나와요... 소수의 학생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학생들을 보면 규제에 익숙해진건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정말 교복을 원하는 것일수도 있겠다... 여차저차한 생각들이 양립하고 있어요.

    선생님 이야기 많이 들어보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지난 9월 6일 저녁 6시, 경남꿈키움중학교 시청각실에서 2019학년도 신입생 입학설명회를 했습니다.

학교에는 5시쯤부터 신입생 가족분들이 오셨습니다. 저도 가족 몇 팀을 모시고 학교 구석구석을 안내해드렸습니다.^^

재학생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신났습니다.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교문에 몰려나가 들어오는 분들께 인사하고, 주차안내하고 난리더군요.^^. 아이들도 손님들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교장샘께서 먼저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관에 대해 설명하시고 그 후 학생대표인 이전 학생회장 수진이가 올라와서 학생이 본 우리학교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학부모가 들려주는 꿈키움 이야기로 현재 학부모회장님께서 말씀 주셨습니다. 기억에 남는 말씀이 있어 소개합니다.

"꿈키움중학교는 유토피아가 아니예요. 좋은 학교가 아니예요. 상처를 많이 받아요. 아이들도 상처 받고 부모님들도 상처 받아요. 아이들은 하루하루를 견디며 자라나요. 저는 꿈키움중학교가 가장 좋은 학교라고 말씀 드리기는 조심스러우나 이곳에서 3년을 견디고 자란 아이들은 훌륭히 자란다고 생각해요. 학교는 아이들이 다니는 곳이에요. 부모님들도 아이들과 같이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셔야 합니다."

교장샘,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이야기가 끝난 뒤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학생회, 기숙사사생자치회 아이들이 올라와 답변에 힘을 보탰습니다.

설명회를 밤에 해서 그런지 아이들을 데려 오신 가족들이 많았습니다. 너무 고맙게도 꿈중 아이들이 자기 동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너무 잘 봐주더군요. 고맙고 귀엽고, 그랬습니다.^^

꿈중 신입생 입학설명회에 2년간 오셨던 부모님이 계셨습니다. 자녀는 올해 5학년이더군요. 4학년때부터 꿈중을 꿈꾸시며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 분 말씀으로는 작년보다 올해 더 많은 분들이 오신 것 같다고, 내년에 경쟁률 더 심해지는 것 아니냐고 웃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꿈중은 2기까지 졸업한 학교입니다. 역대 경쟁률이 있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해서 올해도 경쟁률은 생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샘들은 아직 한번도 학생들을 떨어뜨려 본 적이 없기에 경쟁률이 생기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보내고 싶으셔서 아이들을 반강제로 보내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경험상 부모님이 원해서 온 애들은 오래 견디지 못하고 전학가는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중학교 시절 아이들이 집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꿈중은 최고의 학교는 아닙니다. 모든 아이들, 모든 샘들, 모든 부모님들이 만족하는 학교도 아닙니다. 저도 설명회 당일 마이크를 잡고 말씀 드렸습니다.


"꿈중은 최고의 학교가 아닙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런 책임감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좋은 학교가 공립에도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꿈중이 그런 학교면 좋겠다. 꿈중은 소수의 뛰어난 사람 없이 평범한 우리들이 모여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지지고 볶는 학교입니다. 시끄러운 학교입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친구에 대해 고민하며 성장합니다. 공립중학교 중 아이들의 성장을 믿고 지지하는 학교가 있다면 꿈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오셔서 기분은 좋았지만 반대로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이 이런 학교를 많이 원하고 있다. 이런 학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식을 많이 가르치는 학교보다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기다리는 학교가 필요하다면 꿈중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설명회에 많이 오신 분들을 보며 우리가 잘못가고 있는 게 아니구나. 우리는 잘하고 있구나 라는 용기도 가졌습니다. 자리를 빌어 9월 6일, 꿈중을 찾아주신 학부모님들, 선생님들,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저희 학교를 찾아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저도 나이가 드니 깜빡깜빡하는게 많아서 혹시 잊을까봐, 

마음 변할까봐 기록을 위해서 남깁니다. 

제가 2018학년도, 올해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을 만천하에 공개합니다!!!

1. 시사동아리 '세알내알(세상을 알고 내를 알자.)'로 꾸준히 아이들과 세상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2. '세알내알' 아이들과 세월호, 소녀상 같은, 잊어서는 안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부하며 다른 아이들과 고민을 함께 나눌 생각입니다.


3. 아이들과 '동물농장(가칭)' 동아리를 만들어, 학교에서 토끼와 고양이를 기르고 싶습니다.(단! 호기심과 귀여움에 의한 인형처럼 동물을 기르는 것이 아닌 동물의 죽음, 이별까지 준비할 수 있는 동아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4. 책을 낼 생각입니다. 저만의 책이 아니라 아이들과 공동으로 집필하여 문집의 형태든, 작은 책의 형태든, 1년이 끝난 후 우리들의 책을 펴낼 생각입니다. 혹시 관심있는 출판사가 있으면 연락주십시오.^^


5. 공동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과 함께 내가 약간 불편하더라도 함께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 아이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할 작정입니다. 이미 학생회 단체 카톡방과 기숙사 사생자치회 아이들과 단체톡방을 개설했습니다.


6. 선생님들과 아이들, 부모님들의 소통 창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간단히 학폭만 봐도 그렇습니다. 학폭의 중요한 지점은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처벌이 아리라 이 일로 인한 깨우침과 배려, 반성과 관계개선입니다. 이 과정에 교사와 부모님, 즉 어른들의 역할이 항상 좋은 쪽만 있지 않았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철저히 아이들 중심으로 생각하고 고민하겠습니다. 아이들의 관계 개선과 성찰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학교에 다니고 기숙사에서 잠을 자는 것은 아이들이지 샘들과 부모님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간혹 제가 부모님들과 샘들의 의견에 대해 100%동의만 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점, 미리 양해말씀 드립니다.


7. 그 외에 아이들과 철학공부, 블로그 운영, 글쓰기, 독서모임, 다이어트, 몸짱되기, 조깅, 학교 앞 동네 산책 및 청소 등 오만 생각을 다하고 있습니다. 단! 원하는 아이들이 없다면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우와!!! 이걸 어찌 다해? 라고 걱정하실 분 계실 것 같은데, 

이미 저 혼자 하고 있는 일들입니다.^^. 

아이들이 함께 한다면 저야 신나고 좋지요.^^


학교교육은 지식습득보다는 관계에 대한 배움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우리 아이들이 나를 먼저 바라보고, 

주위 친구들, 사람들, 어른들도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놀며, 울고 웃으며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좋은 교사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교사이고 싶습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인성부장이 아니라 그냥, '용샘'이라고 불러지길 진심으로 바라는 용샘 올림-


<이 글은 경남꿈키움중학교 학부모 밴드에 올린 글임을 밝힙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간만에 170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을 읽었습니다. 간단히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해>

'페미스트라, 페미스트라, 이거 뜨거운 감자아냐? 남성들을 무시하고 여성들만 옹호하는 자들아냐? 성평등이라는 전제 아래 남녀 역차별을 요구하는 자들이 쓴 책아냐?' 그리 깔끔하지 않은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그로부터 3시간 후, 


저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페미니스트는 여성들의 문제인가?


-2017년 7월 27일, 인터넷매체 <닷페이스>에 인터뷰 영상이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영상에 나온 초등학교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왜 학교 운동장엔 여자아이들이 별로 없고 남자아이들이 주로 뛰놀까? 이상하지 않아요?" "페미니즘은 인권 문제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가정이나 사회나 미디어에서 여성혐오를 배우는데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오. 그대로 사회에 나가면 차별하거나 당하는 사람으로 자랄 거예요."(서문 중)


서문을 읽는 데, 순간 당황했습니다. 저는 운동장에 남자아이들만 뛰어 노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단지 남자아이니까 운동장에서 노는 거고 여자아이들은 실내에서 노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말씀 중 아이들이 가정이나 사회나 미디어에서 여성혐오를 배운다는 말씀에서도 눈동자가 흔들렸습니다. '가정, 사회, 미디에서 여성혐오를 배운다고? 난 여성혐오라고 느낀 적이 없는데? 아, 나 역시, 남성우월주의의 생각에 빠져있었구나. 아이들의 인권에 민감하지 않았구나. 당연하다고 알아왔던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구나.'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 후 저는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것을 의식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책장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인문서적 출판사인 동녘에서 기획하여 세상에 나온 책입니다. 동녘 편집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하거나 수긍할 독자들이 있는 반면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반발하실 독자들도 있을 것입니다. 받아들이는 입장과 방식이 각자 다를 테니까요. 공감하고 수긍하는 분들은 학교에서 성평등 교육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함께 하실 거라 믿습니다. 불편하거나 반발심이 드는 분들은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에 대한 편견에 근거한 비방이 아닌 경청할 만한 반론을 제기해 주신다면, 학교 현장의 성평등 교육이 더 정교해지고 단단해지는 데 보탬이 되겠지요. 이 책이 그런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저는 남교사입니다. 나름 성평등 사상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며 아이들을 대해왔습니다. 나름 공평한 교사라고 떳떳하게 말해 왔습니다. 남학생들에게 이런말까지 했었습니다. "남자는 아무리 화가 나도 여자를 때리면 안돼. 여자를 때리는 남자는 남자도 아닌거야. 약자를 때리는 것은 비겁한 거야. 여자는 남자가 보호해야 할 존재들이야." 저는 여학생들이 이 말을 전해들으면 '역시 용샘, 여성들을 존중하는 것은 용샘뿐이야.'라고 생각할 줄 알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성을 위하는 척하면서 철저하게 여성을 무시하는 처사였습니다. 여학생을 때리면 안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때리면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어야 옳았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어찌나 부끄럽던지요. 하지만 반면 이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글쓰는 것을 업으로 하는 분들의 경험담이 소개됩니다. 홍혜은, 김현, 이승한, 장일호, 이민경, 각자의 학창시절과 삶에서 당했던 일들을 추억하며 왜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한지를 적어냅니다.

-내가 경험한 교육현장에는 '남자는 반드시 이래야 하고 여자는 반드시 이래야 하는'것 따위는 없다는 걸 일러주는 선생님보다 '씩씩한' 사내아이와 '조신한' 여자아이를 길러내는 걸 교육의 목표라 여기는 선생님들이 더 많았다...페미니스트 선생님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난 어떤 사람이 됐을까. 아마 지금보다 더 많은 잘못을 저지르며 살았을 것이고, 내 상처를 잊겠다고 남을 상처 입히는 걸 예사로 여기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본문 중)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도 교사가 되기 전 학생인 시절이 있었고 학창시절을 회상하니 인간이기 앞서 남자애, 여자애로 구분되어 달리 대우받았던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성별로 인한 차이보다 남자들간, 여자들간 개인적 차이가 더 크다고 합니다. 남성상을 강요받는 모든 남자애들이 행복할 리 없고, 여성상을 강요받는 모든 여자애들이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머리속에 관념화 되어 있는 남성상, 여성상으로 아이들이 자라면 결국 득을 보는 것은 누구일까요? 이 생각까지 하게 되니 한국사회에서 성차이에 따른 차별이 얼마나 뿌리박혀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1부만 읽어도 흥미로웠습니다. 2부를 읽으니 부끄러워졌습니다. 2부에서는 현직 교사들이 페미니스트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가르침,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더 많아지기를 간절히 원하며 적은 글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다섯 살 내 아이에게 무심코 틀어주던 유아 애니메이션들도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에서는 모험을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은 남성이었고, 여성 캐릭터는 수도 적을 뿐더러 분홍색 리본 등으로 역시 '여성성'으로 표상화되어 주요 남성 인물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내가 만난 학생들이 대부분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왔으리라...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은 교실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일상이 되어 있다.(본문 중)


깜짝놀랬습니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러했습니다. 유아용 애니메이션부터, 천만을 동원했다는 흥행 영화까지, 대부분의 미디어에서는 은근히, 남녀의 역할을 규정짓고 남성 중심 사회의 당위성을 심어주고 있었습니다. 여성들에게 흔히 하는 칭찬인 '아름다우십니다.' 몸매가 좋으세요. 젊어 보이세요. 다리가 길어 보이세요'라는 모든 말들이, 악한 마음 없이 칭찬의 뜻으로 여성들에게 했던 말들이 결코 공정하지 않은 말이었습니다. 남성들은 능력으로 평가하면서 여성들은 외모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나는 교사라면 누구나 페미니스트여야 한다고 믿는다. 페미니스트 교사가 대체 별거인가? 인간을 성별로 제한 짓지 않고 위계적인 성별 이분법 안에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아이들을 우겨넣지 않는 교사, 자신의 교실 언어와 일상 언어에 스민 차별과 편견은 물론, 교육활동의 모든 관습에 질문을 품고 고민하는 교사가 바로 페미니스트 교사이다. 페미니스트라고 저절로 좋은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겠으나 페미니스트가 아니면서 좋은 교사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본문 중)


페미니스트 하면 여성들만 떠올렸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페미니스트는 남성들의 적이라고 여겼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남자는 여자를 지켜주는 강한 존재들이야라 한다며 아이들에게 가르쳤던 제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책은 더 많이 알기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변하기 위해 읽는 것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 당해왔던, 학교라는 공간 속에서의 성차별을 알게 되었고 여성으로서 삶이 남성으로서 삶보다 얼마나 엄격하고 부당한 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문제입니다. 페미니스트는 여성이 주장할 것이 아니라 남성들이 주장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남자로서의 당연함이 여성들에게는 용기라는 것을 진심으로 모르고 있습니다. 남자들은 아빠가 되면 아들도 키울 수 있지만 딸들도 키울 수 있습니다. 내 딸이 사는 세상을 그려본다면, 여성에 대한 대우가 다른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먼저 깨우치고 현장에서 노력중인 선배 페미니스트 교사들에 대해서 감사의 마음이 생겼고 그 길을 따라 걷겠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내년에 개학을 하면 우리 반에서부터 성별에 따른 차이를 두지 않을 생각입니다. 여자애들조차 당연하다고 여기는 남녀차별에 대해 그것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딸아이는 시집만 잘 가면 된다고 말씀하시는 학부모님이 계시다면, 그 말씀이 아이의 삶에 큰 상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말씀드리려 합니다.


남자, 여자이기 이전에 인간입니다. 상대의 존재 자체를 존중하는 사람이 되어야 자연도, 환경도 약자도, 소수도 존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많이 길러내는 것이야말로 학교의 중요한 기능이 되어야 합니다.


분명 부족할 것입니다. 원치 않았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아이들 앞에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서려 합니다.


전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해 - 10점
홍혜은 외 지음/동녘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지난 11월 21일, 진해 신항초등학교 스쿨존을 방문했습니다. 신항초등학교는 올해 개교한 신설학교로서 현재 재학생은 120여명 정도 됩니다. 아마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며 지어진 학교 같았습니다. 매학기 많은 학생들이 전학오고 있는 상태라고 하더군요. 신설학교라서 스쿨존 환경이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학교 정문 앞입니다. 차량출입을 금하는 푯말이 있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당시에는 막고 있지 않았습니다. 언제 이용되는 지 궁금했습니다.

학교 입구입니다. 왼편으로는 인도, 오른편에는 차도로 보차분리가 확실히 되어 있었습니다. 바람직한 형태입니다.

교내 차량 속도 10km 제한표시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곳에서는 10km로 서행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교내뿐 아니라 아파트 단지내에서도 10km로 서행해야 합니다.

학교 앞입니다. 왕복 6차선으로 보였습니다. 노란 신호등도 설치되어 있었고 잔여시간표시기도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인도 옆 안전펜스도 길게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훌륭했습니다.

차도 중앙에는 불법 유턴을 방지하기 위한 탄력봉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학교 정문 앞입니다. 횡단보도 표시가 있고 과속방지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을 배려한 훌륭한 시설입니다.

학교에서 나와 오른 편으로 걸어갔습니다. 아파트 공사 중인 곳이 곳곳에 있더군요. 차도가 분명 넓었지만 어린이 보호구역 표시가 선명하게 되어 있습니다. 위에 '30'이라는 표시도 되어 있습니다.

신호등에 잔여시간표시기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걷는 시간도 충분히 확보된 듯 보였습니다.

인도도 넓게 확보되어 있습니다.

학교 건너편에 공사 현장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인도에 주차된 차량들이 있었습니다.

그 옆에 공터가 있었습니다. 무단주차금지라고 되어 있었지만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곳이 인도 안쪽에 있어서 혹시 어두울 때 아이들이 지나다닐 때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까봐 걱정도 되었습니다.

오!! 왕복 6차선인데 과속방지턱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6차선에 과속방지턱 설치는 상당히 특별한 것입니다. 주로 6차선이면 과속방지턱을 설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 길은 직선코스라서 차량들이 주행, 과속하기 좋은 길이었습니다. 이곳에 과속방지턱이 설치됨으로서 최소한 서행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것입니다. 스쿨존 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한 흔적으로 보였습니다.


결과론적으로 진해 신항초등학교 스쿨존은 상당히 훌륭해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동네 자체가 현재 조성 중인 곳이라 곳곳에 공사 차량들이 다니고 있었습니다. 아직 완선된 곳이 아니었습니다. 


학교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조금 과장하여 제가 지금까지 방문했던 학교 중 가장 현대식으로, 아이들을 배려한 구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학교에서는 어머님들이 한달에 한 번인가? 학교로 오셔서 아이들과 전통놀이를 직접 한다고 하시더군요. 참 좋았습니다. 어머님들이 학교에서 내 아이 뿐 아니라 내 아이의 친구들과도 함께 노는 것, 앞으로 일반 학교에서도 보기 쉬운 광경이 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교육은 교사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합니다. 학교만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곤란합니다. 이미 아이들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분들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교사만이 교육전문가라는 생각하고 학부모님들의 학교일 참여를 비전문가라 여기며 경시하는 행태들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됩니다. 만약 대한민국 사회가 정상적이지 않은 형태로 퇴보하고 있다면 분명, 학교의, 교사들의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육체적 안전이 보장된다면, 정신적 성장까지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잘하는 아이 칭찬하고 못하는 아이 벌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라면 잘하는 아이뿐 아니라 힘들어 하는 아이, 못하는 아이들까지 품어 스스로 변화할 수 있게 합니다. 아이가 잘 못하면 부모 탓, 가정교육 탓을 하고, 아이가 잘 하고, 잘 되면 내 제자였다고 말하는 것을 실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신항초등학교 스쿨존은 훌륭했습니다. 더불어 학교 안에서의 교육 시스템도 훌륭하길 바래봅니다. 학부모님들의 참여 또한 활발하다고 들었는데, 학부모님들께서 자부심을 가지고 신명나게 아이들과 만날 수 있는 학교가 되길 바랍니다.


잘난 교사 한명만이 아이를 바꿀 수 없습니다. 부모라고 해서 내 아이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과 운, 의지가 결합될 때 변화가 가능합니다. 그 찰나를 알고 놓치지 않는 것, 그 것이 바로 전문가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교육은 어른들만이 아이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른도 아이에게 배워야 합니다. 


가르치는 자라고 자만하는 순간, 폭력은 시작될 수 있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