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57

두 아이.

2004.12.06 두 아이가 있었다. 두 친구는 상당히 친한 친구였으나 2학기 들어 한번 크게 싸운뒤 생각이 많이 달라진 친구들이다. 한 친구는 당시 일방적으로 맞아서 상대친구에게 무서움을 가지고 있었고 .. 때린 아이는 아무런 뒤끝도 없이 지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때린 아이는 전과 같이 이 친구에게 놀러가자고 말을 하고 쉬는 시간에 장난도 쳤다. 하지만 맞은 아이는 .. 때린 아이의 한마디 한마디가 공포였다.. 쉬는 시간에 자신을 건딜까봐 무서워서 화장실에 숨어 있었고.. 마치고 자신을 데리고 가서 때릴까바 항상 늦게나 아니면 일찍 학교를 나서야만 했다... 오늘 두 친구와 함께..아니 두 친구와 친한 각자의 친구들과 함께.. 모두 4명의 친구들과 앉아 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시험기간..1..

2004.11.29 매를 들었다. 종례시간.. 모두들 무릎꿇고 책상위에 올라가라고 했다. 눈을 감으라고 했다. 조용히 말을 했다. '활발하고 유쾌한 것은 분명히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선생님 또한 여러분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다른 선생님께 여러분들이 야단을 맞고 좋지 못한 말씀을 듣는 것을 보면 선생님은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또한 좋지 못한 말을 우리반이 들을때도 선생님은 참 안타깝습니다. 우리반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아 꾸중을 들을때..선생님은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여러분. 선생님은 오늘 여러분들에게 매를 들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매를 드는 선생님은 지금 마음이 유쾌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지금의 매는 선생님이 여러분들을 ..

지금 교실에선.

2004.11.22 한달전인가? 3학년들 기말고사 치기 한 2주 전에.. 난 이미 교과서를 모두 끝냈다. 그것도 3학년 사회와 1학년 도덕을 거의 동시에..ㅡ.,ㅡ;; 주위의 놀람과 걱정에도 불구하고 난 일부러 일찍 진도를 끝냈다. 의무라고 하는 그렇게 유쾌하지 않은 놈을 빨리 밀어내고 싶었다. 그리곤 하고 싶은 수업을 하고 싶었다. 내심 생각으로는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나또한 즐거운..소위 말하는 의무감이 없는 자유로운 수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시험 끝나고 첫시간...뭘할까 막막했다. 호계중학교 사회선생님께서 연구 수업으로 준비하셨었다던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실천해 보는 협동학습에도 흥미가 있었고 아이들이 하자고 하는 지속적인 스피드 퀴즈.. 등등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

장기자랑.

2004.11.18 오늘은 우리학교 축제하는날.. 올해는 강당에서 공사를 하기 때문에 장소가 없어 전시회와 반 장기자랑만을 하게 되었다. 난 어제 학교에 못나와 내심 걱정도 되었다. 이 친구들이 장기자랑 준비를 잘 했을까.. 사실 오늘 학교에 와서도 .. 아니 장기자랑 하는 그 순간까지 의심을 했었다. 교실에 올라가보니 아이들 반이상이 없었다. '애들 어디에 갔나?' '구경하고 있습니다.' '헉! 그래요? 사진찍어야 되는데..여러분 모두 함께 갑시다.!!!' 이 친구들은 사진 찍히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우루루~~~갔다. 예상외로 우리반 친구들의 작품이 많았다. 그 옆에서 사진 한장씩 찍고..(사실 이때부터 분위기는 고조되기 시작했다.) 2학년들이 들어오길래 교실로 돌아왔다. 곧이어 시작된 장기..

힘의 차이

2004.11.10 어제 쉬는 시간이었다. 교무실 밖에서 민이와 석이의 얼굴이 보이는 것이었다. 둘 다 얼굴이 상당히 상기되어 있었다. '선생님~~' 작게 부른다. '어 그래' 하며 나갔다. '무슨일이니?' 민이가 말한다. '선생님 규가요. 석이를 저거 집에 강제로 데려 가서요. 막 이것저것 심부름시키고요. 안하면 욕하고 그래요.' 놀랐다. '석아. 민이 말이 사실이니?' '네..' 대답을 하면서 석이의 눈에 눈물이 글썽이는 것을 보았다. 참 많이 힘들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구나. 이 일을 해결해야 겠구나. 민이가 이렇게 석이를 위해 선생님께 함께 와서 말을 해주니 참 고맙구나. 그리고 석이도 용기를 내어 선생님께 말해주어 너무 고맙다. 함께 노력해보자.' '선생님..' 석이가 부른다. '..

학급회의.

2004.11.05 수업을 모두 마치고 종례를 하러 교실로 갔다. 4층에 도착하여 교실쪽으로 확~몸을 트는데! 헉!! 홍이가 골마루에 엎드려 울고 있는 것이다. 한 손은 허리에 갖다둔채.. 헉! 이 친구는 꼬리뼈가 심하게 좋지 않다. 그래서 지금도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난 순간 당황했다. 그리고 이 일이 심각한 일이라고 느꼈다. 우선은 교실로 홍이를 데리고 들어갔다. 홍이는 여전히 울면서 자리에 앉아 엎드려 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선생님은 지금 상당히 당황스럽습니다. 홍이가 이렇게 골마루에 엎드려 울고 있는데 우리 친구들의 무관심함에 놀랬습니다. 그리고 오늘 뿐만이 아니라 선생님은 그 전에도 홍이가 우리반에서 좀 힘들게 생활하고 있음을 느낀적이 있습니다. 여러분 어떻습니까..

75주년 학생의 날

2004.10.31 어저껜 마산 댓거리에서 전교조 마산지회가 주최한 제 75주년 학생의 날 기념행사가 있었다. 권리찾기구간, 현실구간, 학생들이 알아야 할 인권선언문, 외국인 노동자 문제, 마산에서 있었던 민주화운동인 3.15의거사진 등을 길거리에 전시했으며 오후 3시 30분 부터는 인근의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공연을 하며 학생의 날을 기리는 행사였다. 난 학교 마치고 바로 가서 앵글조립, 그림 개시 등 일을 했다. 아주 분주했다. 행사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아이들도 한명두명씩 모이는데 조립은 왜이렇게 안되는지..아무튼 시간에 딱! 맞게 준비되었고 공연은 시작되었다. 길놀이부터 시작해서 마산지역 고등학교 학생회 연합에서 준비한 각 학교의 장기자랑들이 시작되었다. 풍물과 수화, 그리고 댄스가 주류..

교원정보화 시험.

2004.10.29 다음주면 11월.. 어느 새 가을이라는 놈은 향기를 풍기더니 이내 자취를 감춘다. 곧 바바리 코트의 계절이 오는가?^-^;; ----- 오늘 무슨 컴퓨터 시험을 치러 갔다. 교원정보화 무슨무슨 시험.. 필기는 합격했고 오늘은 실기 시험치는날. 상당히 긴장했다. 공부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그래서 찝찝했다. 시간은 가고 드디어 오늘 아침. 결전의 날은 밝았다. '크..학교가서 하면 되겠지.' 학교가선 수업만 했다. '점심때 해야지.' 밥만 먹었다. '쉬는 시간에 해야지' 쉬었다...ㅡ_-;; 그리고 시간이 되어 출발했다. 이 때의 나의 기분은 될때로 되라는 .. 정 모르면 도움말 찾아보고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시험을 쳤고. 최선을 다했다. 당락은..

우리 반.

2004.10.25 요즘의 난..I Message를 한참 연습중이다. 사실 작년부터 연습했으니 거의 1년이 다 되어간다. 이젠 어느정도 입에 붙었다고 생각하나 정말 화가 날때는 You Message를 쓰는 나자신을 본다. 정작 쓰야 할때 쓰지 않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실제로 거의 I 메세지를 쓴다. 훨씬 밝고 부드러워진 아이들을 보며 말이다.^-^ ---- 요즘 우리반은 아주 좋다. 영이도 착실히 공부하고 있고 마치고 애들 집에간 후 남아서 나랑 약속대로 영어공부를 계속 한다. 이놈이 단어도 전혀 모르길래 친구들한테 도움을 청해서 영단어 밑에 한글로 소리나는 대로 우선 적고 다음 뜻을 외우고 그것을 방과후 나에게 검사맡는다. 첨엔 상당히 모르더만 어젠 열심히 한듯 자신있게 와서 검사를 ..

Ego-gram

2004.10.21 Ego-gram. 이라고 하는 자아검사지를 손에 넣게 되었다. 이것을 가지고 우리 반 놈들한테 직접 실시해보았다. 에고 그램은 사람의 성향을 크게 5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 프로그램. CP(비판적 어버이) , NP(양육적 어버이), A(어른) FC(자유런 어린이), AC(순응한 어린이) 이렇게 5가지로 분류한다. 처음에 이 놈들은 다른 반 친구들은 다 가는데 우리반만 남아서 하니깐 '우~~~'라면서 상당히 불만 쌓인 목소리였다. 하지만 '대신 청소안하고 집에 간다!!!' 라고 하니깐 '와~~~' 하면서 순식간에 몰두하는...정말로 이해못할 놈들이었다.ㅡㅡ; 10분 정도 지나자 한두명씩 다 하기 시작했고 어떻게 해석하는건지 묻고 날리도 아니였다. 시간이 지난 후. 모든 아이들이 다했고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