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75주년 학생의 날

마산 청보리 2014. 1. 25. 14:31

2004.10.31 

 

어저껜 마산 댓거리에서 전교조 마산지회가 주최한

제 75주년 학생의 날 기념행사가 있었다.

권리찾기구간, 현실구간, 학생들이 알아야 할 인권선언문, 외국인

노동자 문제, 마산에서 있었던 민주화운동인 3.15의거사진 등을

길거리에 전시했으며 오후 3시 30분 부터는 인근의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공연을 하며 학생의 날을 기리는 행사였다.

난 학교 마치고 바로 가서 앵글조립, 그림 개시 등 일을 했다.

아주 분주했다. 행사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아이들도 한명두명씩

모이는데 조립은 왜이렇게 안되는지..아무튼 시간에 딱! 맞게

준비되었고 공연은 시작되었다.

길놀이부터 시작해서 마산지역 고등학교 학생회 연합에서

준비한 각 학교의 장기자랑들이 시작되었다. 풍물과 수화,

그리고 댄스가 주류였다. 자기 학교가 나오자 미친듯이 손을

흔들며 열광하는 학생들...속이 시원해지는..왠지 보기가 좋았다.^-^

한참 행사에 집중하고 있는데 갑자기 '선생님~~~'하면서

4명의 학생이 뛰어오는게 아닌가!

우리반 놈들이었다.^-^. 어찌나 반갑던지..

지금 생각해 봐도 고등학생들이 우~~모인 행사에서 중학생은

이 네놈이 전부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반가웠다. 이 놈들은 알아서 인권의 거리..교육의 거리..

현실의 거리 등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생각을 스티커에 담아

설문그림에 하나씩 붙이고 있었다.^-^

공연은 약 3시간후 끝이 났다.

너무나도 뜨거웠던..너무나도 시원했던 행사였다.

우리 아이들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풀 장소가 필요

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이 엄청난 에너지를 학교에서

감당하기는 너무 힘들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 아이들이 못하는것이 과연 무엇인지...

엄격한 규율만이 아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인지...

통제는 누구를 위한 통제인지...

다양한 생각들이 들었던 하루였다.

앵글을 설치할때는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더니 해체하는 것은

너무나도 빨랐다.

옆의 남학생이 하도 잘하길래 말했다.

'이야. 친구 너무 잘하네. 선생님에게 큰 힘이 되는걸. 고마워~'

그 친구가 말했다.

'이게 제 전공입니더~'

알고보니 공고학생이었다.^-^

육체적으론 힘이 든 하루였다.

마음만은 한아름 가득~ 희망을 안은 하루였다.

우리 아이들은...더이상 어른들이 말하는 .. 철부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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