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작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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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이번주 금요일 우리학교 체육대회가 있다.

 

현재 우리반 성적은 한종목 결승진출!!

 

두종목 준결승 진출!!!

 

아직 안한 경기도 몇있는..

 

소위 말하는 우리학교 1학년 중에서는 최고의 성적이다!!^-^

 

게다가 우리는 응원상까지 휩쓸기로 다짐을 했다.

 

해서 오늘 모둠별로 가위와 고무줄,  PT병을 들고 오기로 했고

 

난 신문지를 산처럼 준비하여 방과후 교실로 가져갔다.

 

신문지를 해파리 다리처럼 자르고 그 밑을 고무줄로 묶어서

 

응원할때 쓰는 먼지털이 비슷하게 생긴것을 만들었다.

 

다른 반 친구들은 모두 집에가고 우리반 친구들만 남았지만

 

이 놈들은 너무나도 즐거워 하더라.

 

이미 만들어서 머리에 쓰고 장난치는 놈.

 

신문지를 크게 잘라서 치마처럼 입고 돌아다니는 놈.

 

옷처럼 입는 놈.

 

하지만 가위질하는 이 녀석들의 표정에서 활기참과 즐거움을

 

봤다.

 

이미 우리반은 응원상을 탔다.^-^

 

-------

 

찬이랑 성이가 일과중에 학교를 나갔다.

 

찬이는 지속적으로 집을 나가며 부모님을 아프게 하는 친구였고

 

성이는 한번씩 어머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친구였다.

 

물론 이 두친구를 함께 보둠을려고 하는 나의 마음도 아팠다.

 

나는 다양한 방법을 쓰다가 잘 되지 않아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던

 

중이였고 이런 중에 오늘의 일이 터진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은.

 

이번 일에 대해 내가 그렇게 당황하지 않았다는 것.

 

좋아해야 할 일인지..슬퍼해야 할 일인지..

 

아무튼 시간은 지났고 저녁이 되어서 성이의 전화가 먼저 왔다.

 

'선생님.'

 

'응 그래 성이가 지금 어디고'

 

'집입니다.'

 

'아까 학교나가서 어디에 있었노.'

 

'찬이 집에 있었습니다.'

 

'뭣때문에 나갔는지 선생님이 알아도 될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난 우리집으로 오라고 했다.

 

우리집에서 저녁밥을 함께 먹으며 대화를 할 작정이었다.

 

성이 어머님께서는 성이가 몸이 좋지 않아 내일 학교에서

 

말하면 안되는지 물어보셨다.

 

난 좀 심하게도 내일 얘기하면 곤란하다고 말씀드렸고 챙겨서

 

보내드릴테니 집으로 좀 보내달라고 부탁드렸다.

 

조금 있다가 성이가 ... 왔다.

 

저녁을 먹고 왔단다.

 

난 혼자 밥을 차려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학교에서는 보지 못한 다양한 모습들을 봤다.

 

우린 내기를 했다.

 

이번주 금요일 체육대회에서 성이가 수비를 잘하면 내가 진 것으로

 

하고 골을 먹으면 내가 이겨서 뭘 요구하기로 내기를 했다.

 

성이도 흔쾌히 약속했다.

 

조금 있다가 8시쯤 되어서 찬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난 다짜고짜 집으로 오라고 했고 찬이는 온다고 했다.

 

곧 찬이는 왔고 ..

 

헉!

 

어머님도 함께 오신 것이다.

 

난 상당히 당황했고 어머님을 안심시켜 드리고 보내드렸다.

 

대화를 나누기 위함이라고 말씀드렸다. 사실도 그랬다.

 

찬이와 성이랑 우리집 바닥에 앉아 1시간 넘어동안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이놈들의 감정을 읽을려고 애썼다.

 

이놈들의 간지러운 곳을 알기 위해 애썼다.

 

이놈들의 마음속에 들어가 볼려고 애를 썼다.

 

시간은 지났고

 

성이는 몸이 아파 먼저 집으로 갔다.

 

찬이는 조금더 얘기를 했다.

 

오늘 나는 솔직히 나의 여러 생각들을 털어 놓았고 찬이의

 

생각을 들었다.

 

대화가 끝나갈 즈음 얘기했다.

 

'니 배드민턴 칠줄 아나?'

 

'예'

 

'잘치나?'

 

'배웠습니다.'

 

'헉! 선생님이랑 한번 쳐볼래?'

 

'어디서 말입니까?'

 

'우리집 앞에서. 니 이길수 있겠나?'

 

'충분합니다.'

 

'그래? 한번 치보자.'

 

우린 바로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나갔다.

 

우리집은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어 바람이 좀 심하다.

 

하지만 우린 쳤고 난 내리 4세트를 따냈다.

 

'아싸!!!!'

 

난 흥겹게 쳤고 찬이도 힘을 다해 열심히 치더라.

 

배드민턴 공이 하늘로 떠오르며 그 공을 보는 두 남자의 눈은

 

참으로 보기 좋았던 것 같다.

 

난 오늘 배드민턴을 치며 참 많은 것을 보았다.

 

그 중에서 가장 감명깊게 본 것은..

 

찬이의 미소였다.

 

경기에 이긴 것도 기분이 좋은 일이지만 오랜만에 찬이의 미소를

 

본 것은 더욱 힘이나게 하는 멋진 일이였다.

 

찬이가 쉽게 변할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하지만 찬이가 변할 때...

 

그 옆에 내가 있고 싶다.

 

싫으나 좋으나.

 

난 이놈의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난 이놈들의 선생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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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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