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전교생과 함께 1박2일 야영하기

지난 6월 2일, 우산초등학교에서는 재미있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전교생이 학교에서 1박 2일간 야영, 수련활동을 한 것이었습니다. 


4학년에서 6학년은 1박 2일간 야영을 했으며 1학년에서 3학년은 희망자에 한해서만 1박을 했습니다. 저희 딸은 1학년이지만 신청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밤이 너무 추워 1박을 하진 못했습니다.

5시쯤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아이들은 물풍선 놀이, 물총싸움을 한 뒤라고 하더군요. 딸아이가 말했습니다. 


"아빠, 물풍선 받기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내가 머리로 받는데 물풍선이 빵! 터져서 내 옷이 다 젖었어요. 그래도 제일 재미있었어요." 


"그래? 안추웠어?" 


"아니예요. 완전 시원했어요. 내가 받았는데 머리에서 빵 터져버렸어요."


신나게 이야기 하는 딸아이 표정에서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찌나 신나하던지 다른 말을 걸 수가 없었습니다.


운동장을 둘러보니 학교에는 텐트가 이미 쳐져 있었습니다. 전교생별로 골고루 조를 짜서 활동을 준비중이었습니다. 사실상 고학년아이들이 대부분의 일을 했고 1학년들은 특별히 배려해서인지 놀아라라고 하더군요.

친구들과 함께 자는 것만 해도 아이들에겐 큰 추억일 것입니다. 텐트안은 분명 더웠지만 이 놈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자 사진한판 찍자. 하나 둘 셋"을 외치자. 너나 없이 장난끼 가득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습니다.


저녁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5, 6학년 아이들이 주축이 되어 쌀을 씻고 재료들을 씻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조들을 둘러보니 저녁 메뉴는 카레라이스 였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조별로 카레의 종류가 달랐습니다. 조별 담당 선생님의 능력(?)에 따라 음식이 달라지는 것을 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여샘이 담당인 조는 주로 야채가 많이 들어가는 정석적인 카레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남샘께서 담당인 조는 카레에 치킨 너겟을 통채로 넣는 등 상당히 퓨젼적인 카레라이스가 등장하더군요. 아이들은 퓨전적인 카레도 잘 먹었습니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아이들이 코펠로 밥을 잘하더라는 것입니다. 사실 코펠로 밥 하기가 그리 녹녹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조에서 밥을 태우지 않고 꼬실꼬실하게 밥을 잘 했습니다. 물론 샘들이 밥을 하시지도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일은 아이들이 하고 담당 샘들께서는 아이들 안전문제를 확인하시고 도와주시는 수준이었습니다. 


어찌 이리 아이들이 밥을 잘하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학교에서 밥을 해먹은 적이 이 전에도 몇번 있었더군요. 그렇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충분히 강했습니다.

김판갑 교감선생님께 어찌 이런 행사를 기획하셨는지 여쭈었습니다.


"사실 작년까지는 수련활동을 갔습니다. 하지만 수련활동을 통해서는 저희들이 원하는 교육과정을 담아내는 것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해서 올해는 선생님들께서 일일이 기획하셔서 1박 2일 학교 야영활동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으나 아이들이 좋아하고 샘들께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잘 될 것 같습니다. 우리학교는 전교생도 적고 부모님들의 참여도 적극적이어서 재미있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


웃으시며 말씀하시는 교감샘을 보며 학교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야영활동은 해야만 하는 업무가 아닌 즐겁게 함께 하는 행사였습니다.

프로그램도 상당히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 정리하고, 레크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정말 재미있게 진행하시더군요. 아이들도 열심히 참여하고 즐기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레크레이션이 끝난 후 학년 별 장기자랑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연극, 노래, 댄스 등 다양한 볼꺼리를 제공했고 구경하는 부모님들의 웃음소리에 모두가 신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레크레이션이 끝난 후 첫 날의 하이라이트인 캠프파이어가 시작되었습니다. 캠프파이어도 신나는 게임과 함께 대동의 의미가 각인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장작불빛이 꺼질 때 쯤 한쪽에서 거대한 망원경을 준비하시는 샘들이 계셨습니다. 김해에서 여기 까지, 아이들의 별관찰을 위해서 와 주신 샘들이셨습니다. 오신 분 중 한분인 박성현 샘은 작년까지 근무하셨던 분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먼길을 와 주셨습니다.

아이들은 떨어질 듯 밝게 빛나고 있는 수많은 별들을 보며 북두칠성, 북극성, 직녀성에 대해 들었습니다. 그 후 직접 별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촌에 있는 학교라 그런지 하늘에 별이 정말 많고 밝았습니다. 도시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밤하늘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놀기 위한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친구들과, 샘들과, 언니 오빠들과, 함께 놀고 밥을 함께 먹고 전교생이 하나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작은 학교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경쟁을 생각해서 큰학교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보다 나은 성적을 위해 큰 학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큰 학교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큰학교가 모든 부분에서 좋은 것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작은 학교도 매력이 있습니다. 적어도 전교생이 함께 하는 경험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며, 한명 한명이 존중받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학생수가 적다보니 다양한 체험을 할 때 충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로부터 한명, 한명이 이름을 불리는 경험을 할 수 있으며, 한 반이 6년을 함께 하기에 부모님들도 가까워 지는 의미있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교육은 환경이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그 환경은 어떤 환경입니까? 성적을 올리기 위한 환경입니까? 아이가 아이답게 자랄 수 있는 환경입니까?


아이는 아이답게 자라야 합니다. 아이는 아이답게 놀아야 합니다.


우산 초등학교의 야영장은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스스로의 시간을 즐기는, 신나는 놀이터였습니다.


올해 최초로 실시한 야영, 수련활동이 내년에는 얼마나 더 재미있어 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비록 피부는 새까맣게 탔지만 검은 피부만큼 웃는 미소가 더 이뻐진 아이를 보며 내심 학교가 고맙습니다.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도 어른들의 몫이라면 몫일 것입니다. 


내년 야영에는 꼭 1박에 도전하려 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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