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육감(사진출처 - 경남도민일보)
2014년 7월에 취임한 제16대 경상남도 교육감 박종훈,
2016년 1월 현재 취임한지 1년 6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경남에서는 박종훈 교육감 당선 당시 보수적인 지역에서 선출된 진보 교육감이라는 타이틀로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실제로 당시 경남 교육감 선거는 3파전이었습니다. 13대, 15대 교육감을 지냈던 고영진, 14대 교육감이었던 권정호, 즉 고영진 후보와 권정호 후보는 경남 교육의 수장을 해보았던 분들이었고 이에 비해 박종훈 후보는 15대 선거에서 낙선을 한 후 다시 재도전을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누구도 쉽게 당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박종훈 교육감은 극적으로 당선됩니다.
이는 경남에서 교육의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는 이가 그만큼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박종훈 교육감은 취임사에서도 경남교육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정확히 제시했습니다.
먼저 배움 중심의 새로운 교육을 펼치겠다고 하며 경남형 혁신학교(이하 행복학교)를 운영하겠다고 했습니다. 즉 행복학교는 박종훈 교육감의 역점사업이었습니다.
2016년 현재 무상급식문제로 인해 박종훈 교육감의 주요 공약 사업들에 대한 이야기가 묻히기도 합니다. 박종훈 교육감의 행복학교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었습니다.
이에 경남교육정보원에서 중등 행복학교 컨설턴트 업무를 맡고 있는 김궁배 선생님을 찾아가 만나봤습니다. 김궁배 선생님은 현직 교사 출신입니다. 행복학교를 위해 파견나가 계신 상태입니다.
김궁배 경남교육연구정보원 및 중등 행복학교 컨설턴트
박종훈 교육감 역점과제였던 행복학교
Q : 박종훈교육감 체제가 횟수로 3년차이고, 실제로는 1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주요 공약 사항들이 있었는데 그중 행복학교는 역점과제 첫번째사업이었습니다. 현재 진행상황에서 대해 설명해주시죠.
A : 네, 2014년 7월 취임 후 바로 행복학교 선정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해서 2015년 행복학교 초등학교 7곳,중등학교 4곳이 선정됩니다. 그리고 행복학교 준비단계인 행복맞이 학교는 70개를 선정했습니다. 이 학교들은 지난 1년간 잘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2016학년도에도 행복학교로서 중학교 2곳, 일반고 2곳, 초등학교 6곳 등 총 10개 학교가 선정되었습니다. 해당학교 교사들에 대한 연수는 내일(1월 5일)부터 경남교육종합복지관에서 3박 4일동안 연수가 있을 예정입니다.
Q : 계획대로 진행중인 것 같은데요. 2015년과 2016년 행복학교 경쟁률을 알 수 있을까요?
A : 시행 첫해에는 7:1의 경쟁률을 보였고, 이번에는 4.3: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경쟁률이 낮아진 이유에 대해서는 시행 초기에는 학교 현장에서 연구 시범학교인지 알고 신청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즉 행복학교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행복학교가 1년정도 운영된 후 일반 시범학교와는 다른 것을 알고 진정으로 학교의 변화를 원하는 학교에서만 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쟁률이 낮아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시는 분들도 계시나 경쟁률이 낮음이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학교의 변화는 교사들의 자발성과 헌신성, 혁신성이 있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부분에서 2016년 행복학교로 선정된 학교들은 이런 필요조건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는 경남의 행복학교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경남교육연구정보원 전경
Q : 행복학교는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배움과 협력이 있는 미래형 학교라고 알고 있습니다. 말은 참 좋은 것 같은데 이런 학교가 현장에서 가능할까요?
A : 행복학교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통일 것입니다. 즉 구성원들간의 소통이 선결조건이며 소통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어야 하는 데 이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우선 업무의 과중문제, 학생 생활지도 문제, 수업시수가 줄어들지 않고 증가하는 문제, 또 하나의 새로운 일을 맡는 다는 문제 등 현장에서는 부담감을 느끼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될 가치가 있습니다.
행복학교는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행복학교에 응모하는 학교가 많음은 학교의 변화를 원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교육청에서는 이런 행복학교에 대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선생님들이 원하시는 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모두가 소통하는 학교,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적극 경청해 갈때 행복학교의 현실화는 어렵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Q : 말씀을 들으니 행복학교의 주요 가치가 궁금한데요. 그 가치는 무엇인가요?
A : 학교 구성원 즉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의 참여와 합의를 통해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무엇을 가르치고 배울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는 학교입니다. 한 명의 아이도 소외시키지 않겠다는 배움과 돌봄이 공존하는 학교입니다.
교장 중심의 학교가 아닌 모두의 학교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많은 제도적 벽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벽이 견고하다고 해서 포기 한다면 그 어떤 변화도 이뤄내기 힘들 것입니다. 아이를 선생님들에게, 학교를 구성원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박종훈 교육감님도 이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시고 현장속으로 들어가서 학교 현장의 교육적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계십니다.
Q : 다른 지역에도 이와 유사한 학교들이 있습니다. 경기도의 혁신학교, 전라남도의 무지개 학교 등 말입니다. 이에 비해 경남의 행복학교는 출발 시기가 늦은데요. 경남의 행복학교가 다른 지역의 혁신학교와의 차이점은 있습니까?
A : 말씀하신 바와 같이 경남의 행복학교는 그 시작이 늦습니다. 해서 저희도 경남형 혁신학교를 준비하며 타 지역의 많은 학교를 방문하였고 공부를 하였습니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기존 학교의 성과들을 많이 참고해서 가고 있습니다.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다른지역에서도 경남의 행복학교가 대단한 열정과 에너지를 통해서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7년차, 광주 전남쪽은 6년차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남은 이제 2년차입니다.
행복학교는 성공이냐 실패냐라는 이분법으로 쉽게 접근하기는 힘든 부분입니다. 아이들의 성장은 쉽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15년 말 행복학교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교사, 학부모, 학생의 만족도가 평균 88점으로 나온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박종훈 교육감님의 말씀 처럼 경남의 모든 학교가 행복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재미있게 노는 경남꿈키움중학교 아이들
Q : 2016년 현재 경남에는 21개의 행복학교가 선정,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학교들을 직접 방문하셔서 현장의 소리를 듣고 계신가요?
A : 물론입니다. 제가 맡은 업무가 중등 행복학교 컨설턴트이기 때문에 각 학교에 컨설팅을 들어가서 직접 봤습니다. 각 학교들의 처한 현실과 상황이 모두 다릅니다. 행복학교를 도입한 이유도 모두 다릅니다. 남해의 모중학교의 경우 지역적으로 입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기에 학교존립에 대한 위기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학교의 변화가 필요했고 교육과정의 변화를 통해 학교 복원의 의지도 강했습니다. 그래서 행복학교를 신청했고 선정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현재, 저희들의 판단으로는 모중학교의 경우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구성원들의 수업방법 개선과 학교 혁신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자세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 어떤 인센티브가 없는 행복학교
Q : 개인적으로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행복학교로 지정되면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습니까?
A : 전혀 없습니다. 기존의 연구시범학교는 연구점수 등의 인센티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행복학교는 연구, 시범학교와는 달리 구성원들의 자발성, 헌신성을 바탕으로 실천을 중점으로 하고 있기에 발표내용이나 전시행정에 대한 내용은 결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 행복학교가 기존의 체제가 아니기에 새로운 일로 느끼시고 승진 부과점이나 전보 가산점 등의 형태를 요구를 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그 조차도 행복학교 운영 관련해서는 교사들 본연의 업무인 교육활동이기에 가산점은 허용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지금 상태로도 없고 앞으로도 이런 가산점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고생하시는 것에 대한 보상의 개념으로 보면 인색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행복학교를 했다고 해서 교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게 되면 본연의 색깔이 퇴색되며 다른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충분하기에 인센티브를 줄 생각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Q : 인센티브가 없는 데도 많은 학교들이 지원하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로 보여집니다. 그만큼 학교 현장의 변화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고 읽히는데요. 박교육감 체재 후 행복학교, 대안학교, 특성화 학교, 각종 학교 등 다양한 학교에 대한 판을 펼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학교들은 공교육을 정상화 하기 위한 노력으로도 보여집니다. 이 다양한 학교들이 정책적 네트워크를 행하고 있는가요?
A : 유기적으로 네트워크, 협력 관계를 만들어야 할 당위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페러다임인 수직적 다양화의 정책방향을 경계합니다. 네트워크는 수평적 다양화의 형태로 진화되어야 합니다. 지금 현재로는 경남의 다양한 학교들의 정책적 네트워크는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조직된 '경남 대안학교 협의회' 등 다양한 형태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고 함께 해 나가는야 하는 데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Q : 마지막으로 경남의 행복학교에 대한 자랑을 부탁합니다.
A : 정치,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 경남은 보수적인 지역이라고 칭해집니다. 이런 지역적인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남 교육이 미래 지향적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나가는데 있어서는 행복학교가 타 지역보다 뒤쳐지지 않는 역량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자발성, 헌신성, 개혁의지 등을 바탕으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내용 중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 공동체, 행복학교 연구회 활동 등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내용들은 경남 교육의 보이지 않는 힘이고 역량입니다.
경남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전문적 학습 공동체와 행복학교 연구회 등을 각 지역에서 만들어 공부하고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공부하시는 선생님들이 이렇게 많이 계시다는 것, 참으로 감사한 일이고, 경남 교육의 또 다른 희망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뒤 김궁배 선생님은 이상과 현실이 다름을 안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꾸기에는 힘들다. 하지만 교육청에서도 최선을 다할테니 지역에서도 많은 관심과 격려 바란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업무 담당자는 충분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박종훈 교육감의 역점과제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교육철학과도 뜻을 같이 한다고 하셨습니다. 김궁배 선생님은 업무가 끝난 후 학교로 복직하십니다. 그가 복직할 때 행복학교라는 모두의 성과물을 기분좋게 안고 가면 좋겠습니다.
경남 교육의 미래
박종훈 교육감은 2016년 역점 추진 사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육본질 회복 2년을 맞습니다. 2016년 교육정책은 올해 연장선에서 발전·심화해가면서, '현장 속으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우선 행복학교 21개교, 행복맞이학교 100개교, 행복학교 연구회를 30개로 확대해 학생·학부모·교사 모두가 행복한 경남 교육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배움 중심 교실수업을 확대하고, 맞춤형 지원 중심의 학교지원센터를 활성화해 학교와 교직원 부담을 덜어줄 계획입니다. 학교 자체의 불필요한 업무와 행사를 줄여 교직원 업무 적정화를 계속 추진하는 것도 주요 과제입니다.
내년부터 바뀌는 고교배정 방법이 정착되도록 지원을 확대해 특수목적고나 특성화고에 비해 침체한 일반고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으로 교육경제공동체로서 교육협동조합을 신설해 나눔·배려·협동심을 키워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독서 문화 조성을 위해 '책 읽어주세요' 문화를 확산해 나가고, 생태환경교육과 다양성 교육도 강화할 것입니다."
<당선된 박종훈 교육감, 사진출처 - 경남도민일보>
교육에 대해선 누구나 한마디씩 합니다. 누구나 교육 전문가 입니다. 하지만 머릿속에 떠올리는 교육의 목적은 다를 것입니다. 모두를 위한 교육을 생각하는 분도 계시지만 사욕을 위한 교육을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해서 교육감이 모든이를 만족시키는 교육정책을 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박종훈 교육감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들립니다. 박종훈 교육감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이야기, 정치를 못한다면서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개인적으로 박종훈 교육감을 지지합니다. 그의 모든 언행이 마음에 들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는 진실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경남 교육에 대해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아이들을 좋아합니다.
아직 임기가 남아있습니다. 말이 씨가 되고 씨가 곧 현실이 됩니다. 사람을 흔들기에 앞서 원없이 하고 싶은 데로 다 할 수 있도록 격려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감은 선출직입니다. 제대로 못했으면 다음 선거에서 표를 주지 않으면 그 뿐입니다. 평가는 선거로 하면 됩니다. 아직 남은 임기가 더 많습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 또한 중요할 것입니다.
'현장속으로'라는 기치를 내 걸고 무상급식문제해결과 함께 교육의 본질을 회복한다는 신념으로 행복학교에 대한 정성을 많이 쏟고 있는 박종훈 교육감입니다. 지나온 2년이 준비기였다면 다가올 2년은 도약하는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박종훈 교육감은 그의 생각에 의해 좌지우지될 어린 학생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교육감이 아이들이 아니라 다른 무엇인가를 더 신경쓰게 될 때, 아이들은 방황하게 될 것입니다.
행복학교의 꾸준한 성장으로 경남교육이 교육적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교육이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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