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에서 14일, 이틀 간 경남꿈키움학교에서는 일꾼수련회가 열렸습니다. 각 반 반장, 부반장, 학생회 일꾼들, 기숙사 일꾼 등 15명의 아이들이 모여 2학기 학교 행사에 대한 준비와 공동체 회의에 대한 내용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단지 회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밥도 아이들이 직접 지어먹으며 생활을 같이 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13일 오전에는 2학기에 있을 가장 큰 행사인 꿈키움대동제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고 학생회 일꾼들은 진지하게 회의에 임했습니다.
회의에 몰입하고 나니 배가 빨리 출출해 졌습니다. 아이들은 카레라이스를 준비했습니다. 조별로 다양한 퓨전 음식들이 등장했습니다. 요리를 하는 중에도 아이들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장난을 치며 유쾌한 모습이었습니다.
해준 밥을 먹기만 하면 이렇게 만족스러운 식사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 해 먹은 밥은 모든 아이들이 흡족하게 먹기에 충분했습니다.
오후에는 작년도 태봉고등학교 학생회장이었던 효정이가 와서 리더쉽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학생회가 왜 필요한지, 학생자치가 무엇인지, 학생회 일꾼들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등에 대해 아이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이 강의 전에 꿈키움학교 선도부장인 동주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고민을 효정이에게 물어보라고 조언했었습니다.
강의 후 동주에게 물어보니 효정이와의 대화로 인해 큰 힘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또래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힘이 될 수도 있겠구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에는 레크레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태봉고에 계시는 선생님께서 직접 오셔서 아이들과 함께 재미난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이번 일꾼수련회에서 다룬 안건은 크게 세가지 였습니다.
1. 1학기 반성 및 평가
2. 2학기 학교 대동제의 내용
3. 공동체 회의의 내실화
1박 2일의 회의로 인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일꾼수련회가 만병통치약도 아닙니다. 최소한 아이들은 1박 2일간 함께 회의하고 같이 밥을 해 먹고, 1박을 함께 하며 더 친해졌습니다.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친구관계가 더욱 소중합니다. 사람이 먼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미리 아이들의 능력을 재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회는 주지만 한번이라도 실수를 하면 '그럴 줄 알았다. 역시 어려서 안돼.'라고 평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어른들이라도 한번에 모든 것을 잘 해내지 못합니다. 실수를 통해 아이들은 성장합니다. 학교의 정해진 교육과정과 학교 행사를 다 정해두고 아이들에게 참여만 시키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스스로 고민하고 토의를 거쳐 진행해가며 아이들은 성장합니다.
경남꿈키움학교는 이제 2년된 학교라 많은 것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중학생이라 그만큼 어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학생이기 때문에 못하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가는 과정에서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학기에는 또 어떤 신나는 일들이 펼쳐질 지 기대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수업시간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됩니다. 스스로 자람을 경험한 아이는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믿고 기다리는 것, 어른들에게 필요한 덕목일 것입니다.
교육에서만큼은 '빨리, 빨리'라는 결과 우선 주의가 아니라, '천천히 해도 괜찮아. 넘어져도 괜찮아. 너는 아직 배우는 중이구나.'라고 기다려 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띄진 않지만 분명히, 아이들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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