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콩고물 빙수와 함께한 특별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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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좀 태워주세요!"

"좋아. 단 이번만이다."

"네, 오예!"


매주 금요일 오후 경남꿈키움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금요일 오후에 아이들이 버스를 타고 귀가해도 되나 한번씩 부탁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저는 집이 마산인 까닭에 마산, 창원, 진해 아이들이 주로 부탁합니다.


학기 초에는 자주 태워주었지만 최근에는 잘 태워주지 않았습니다. 함께 차를 못타는 아이들이 있어 왠지 모를 미안함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금요일에는 상황이 좀 특별했습니다.


평소 알고는 지냈으나 깊이 있는 대화를 하진 못했던 다운이(가명)가 부탁을 했습니다. 사실 그 전에 학교에서 개인적인 대화를 하긴 했으나 끝이 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다운이도 저와의 대화에 부쩍 흥미를 보였습니다.


"선생님 그런데 저랑 다금이(가명)도 태워주시면 안되요?"

"다금이? 왜 다금이는 집이 진주잖아."

"이번 주에 저희 집에 놀러가기로 했거든요."

"그래? 그럼 알겠다. 단, 댓거리까지만 태워줄 수 있다. 알겠지?"

"네 감사합니다."


금요일, 드디어 수업이 마쳤고 우리는 한 차를 타고 댓거리까지 왔습니다. 차 안에서도 아이들과 재미있는 대화는 이어졌습니다. 특히 다금이의 숨기고 싶은 과거이야기는 운전대를 놓칠 뻔 할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다금아, 그 이야기 너무 재미있다. 라디오에 사연으로 한번 보내봐라. 진짜 걸릴 것 같다."

"그럴까요? 근데 너무 부끄러워요."

"가명으로 하면 되지. 우리만 알기엔 너무 아까워서 그래."

"다금아 해봐. 우리 집도 라디오 듣는데 너무 재밌어. 내가 들어도 뽑힐 것 같아. 니 얘기 듣다가 숨 넘어갈 뻔 했어."


다금이는 주말에 라디오 사연에도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평소 학교에선 말이 많이 없는 다금이도 개인적으로 있을 땐 완전 만담꾼입니다.


함께 갔던 다운이와의 대화도 의미있었습니다.


"선생님, 저희에 대해 아까 말씀하신 것 너무 신기했어요. 어찌 그리 심리를 잘 아세요?"

"그렇제? 샘이 도사다 아이가."


우리는 즐거운 대화를 하며 댓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셋다 학교에서 받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댓거리를 활보했습니다.


"이 호떡 맛있다. 샘은 올 때 마다 사먹는다. 하나씩 먹자."

"네 감사합니다!!"


아이들이랑 호떡을 먹으며 길을 걸었습니다. 당시 우리들의 대화 주제는 '아이유의 소주 광고, 과연 합당한가.' 였습니다. 


날도 덥고 해서 우린 콩고물빙수를 먹기로 했습니다.


빙수 집을 찾았고 시켜 먹었습니다.


학교에서의 아이들과 밖에서의 아이들은 다릅니다. 


특히 여학생들은 음식이 들어가야 입이 풀립니다. 


이 날은 아이들에게 뭘 캐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단지 놀고 싶었습니다. 선생님이랑 맛있는 것을 학교 밖에서 사먹는 경험도 흔치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린 긴 시간 함께 했고 헤어졌습니다.


"선생님, 오늘 정말 고마웠습니다."

"샘 또한 즐거웠다. 부림시장에서 버스 탈줄 아나?"

"네 선생님. 이제 저희들 가 볼께요."

"오야. 샘도 너무 재미있었다. 담에 또 놀자. 잘가"

"네 안녕히 가세요."


둘이 이야기 하며 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왠지 뿌듯했습니다.



교육은 학교 안에서만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말로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기 전에 아이들의 말을 먼저 듣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아이들의 편이 되어야 대화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


단지 아이들이 좋을 뿐입니다.


이 놈들 덕분에 애먹는 경우도 많으나 이 놈들 덕분에 웃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놈들과 함께 생활 하는 전 행복한 교사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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