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

마산지역 스쿨존. 100%설치되었지만 안전하지 않다.

마산 청보리 2014. 4. 19. 07:00

"아이들이 위험하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위험하다."


스쿨존 이야기입니다. 


2014년 4월 18일(금요일) 오전 10시 30분에 마산 YMCA 청년관에서 '어린이 교통안전 시민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식이 열리기에 앞서 세월호의 아이들을 생각하며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말..모두가 한마음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무사생환을...기원..또 기원합니다.

▲ 묵념하는 참가자들


스쿨존이 안전하지 않다!


첫 발제는 마산 지역의 스쿨존을 직접 조사하신 등대 소속 강은혜 어머니께서, 마산 지역의 스쿨존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발표하였습니다. 최근 3년간 (2010년~2012년)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총 1, 765건으로 23명이 사망하고 1,788명이 부상당했다고 합니다. 이는 한 해 평균 8명의 어린이가 사망하였고, 596명의 어린이가 부상당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설치한 스쿨존에서만 이렇게 사고가 많습니다. 이게 과연 안전보호구역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조사내용으로는 

1. 어린이 보호구역 내 표지판 현황

2. 어린이 보호구역 내 도로 및 도로부속물의 설치, 정비, 유지 등 현황

3. 어린이 보행 및 안전에 위험이 되는 요소

4. 학교 주변 어린이 유해시설 현황

5. 교통안전지도 및 시민활동 현황 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 초등학교의 스쿨존은 안전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마산지역 초등학교의 100%가 스쿨존은 설정되어 있지만 실제 아이들의 통학로 위주가 아니라 정문 위주의 시설물 설치로 인해 위험한 상태라고 합니다. 게다가 학교마다 그 설치 내용이 들쑥날쑥하여 체계적인 시설설치와 관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 조사 결과를 발표중이신 강은혜 등대 회원 어머님.


▲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있는 참가자들.


특히 이번 토론회에는 서울 노원구에서 스쿨존 운동을 꾸준히 해 오신 녹색교통 사무처장 송상석씨도 참석했습니다. 서울의 상황도 마산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스쿨존 내 불법주차, 인도공간 미확보, 도로 체계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고 노원구에서의 해결 과정도 자세히 소개해 주었습니다.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특히, 스쿨존 문제는 지역주민, 상인, 학부모, 경찰, 지자체, 시민단체, 등 다양한 사람들이 관련되어있고 다양한 시각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한쪽에서의 일방적인 개선은 분명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분들이 협의체의 형태로 공동의 협의를 통해 일에 접근하고 서서히 개선하면 지속 가능하게 확실히! 성공할 확률이 높다합니다. 


그리고 매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만 해결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발제중인 송상석 녹색교통 사무처장



다양한 상황의 사람들, 함께 의논하고 협의해야


송상석 사무처장은 스쿨존의 시설물이 아이들 안전에 최선이 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스쿨존은 확대되었으나 그에 비례하여 스쿨존 내 교통사고 발생수도 2배 이상 증가한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문제, 짧은 신호등 점멸 주기, 현실적이지 않은 교차로, 보행로의 부족 등을 문제로 꼽았습니다. 해서 서울의 몇몇 지역에서는 아이들 등하교 시간에는 아예 스쿨존으로 차들이 진입을 할 수 없는 제도를 조금씩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녹색교통에서는 이 외에도 많은 문제점에 대해 그 대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개선사항에 대해 스쿨존과 관계된 많은 분들이 협의회의 방식으로 모여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모두의 다른 시각차를 좁혀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최근 5년간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사고발생 실태. 보호구역 설치가 4,000개 정도 증가했고 스쿨존 내 사고발생수도 2배 이상 증가한 것이 눈에 띕니다.


두 분의 발제가 끝나고 토론 순서가 되었습니다.

 참가자로는 서보민(창원시 합포구청 교통시설 계장), 이명호(마산 동부 경찰서 교통시설담당), 김춘옥(창원교육지원청 학생학부모안전과 장학사), 김성훈(걷는 사람들 회원), 김용만(학부모대표), 정종대(어린이 교통지도 팀장) 이상 6분이였습니다. 

서보민 창원시 합포구청 교통시설 계장을 시작으로 각자 5분간 자유 발제를 하고 학부모님들과의 자유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 자유 발언 중인 김성훈씨.(걷는 사람들 회원) 스쿨존 안전에 대한 정책화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 발언중인 정종대씨, 아이들은 말을 잘 듣는데 어른들이 말을 안 듣는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 발언중인 김춘옥씨. 교육청에서의 역할과 현재 학교의 상황에 대해 말했습니다.

▲ 마무리 발언중인 송상석 사무처장. 오늘 모임으로 한번에 바뀌진 않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서로 대화를 하며 함께 해결해야함을 강조했습니다.


참가자 전원 토론시간에 많은 학부모님께서 질문을 하셨습니다. 실제 자녀의 학교는 이렇게 불안하게 되어있는데, 개선할 수 없는지. 왜 우리학교에는 등교시간에 교통지킴이가 없는지. 건널목 옆에 속도방지턱을 같이 만들면 안 되는지 등을 질문했고 해당 업무를 맡고 있는 분들도 대답했습니다. 


허나 대답들이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지 않고, "학부모들의 의식이 바꿔야 한다. 학부모님들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어른들의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 등으로 나오자 몇몇 분은 강하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구체적인 대안을 듣고자 왔다. 그런데 그런 추상적인 대답을 들으러 온 것이 아니다. 그래서 어쩔 것이냐."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해당 관계자는 "이 자료집을 가져가서 검토해 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많이 나왔고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과연 이 사회가 얼마나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는가?' '아이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이 없어 실망스럽다.' 는 의견과 '오늘의 자리가 마지막 자리가 아니다. 우리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것이고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질 것이다. 첫 단추를 꿰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지옥 같은 사회가 아니길..


많은 관계자들이 왔고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오셨습니다. 안전불감증을 모두들 경계했습니다. 사고는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사고가 나기전 미연에 방지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안전한 보행은 예산이 부족해서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지가 없어서 그런 것입니다.


 한 분이 말했습니다. "결국 이런 부분이 개선되려면 정치인들이 나서야 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이런 부분에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득표율과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것이 힘으로 귀결된다는 말 같았습니다. 힘. 힘입니까? 그 힘이 없어서 우리 아이들이 위험에 방치되는 것입니까? 설령 이 발언이 사실이라도 믿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사회는 그 어떤 가치도 우선시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생명보다. 사람의 생명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 때문에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가 된다면..그 사회가 바로 지옥 아닙니까? 


대한민국은,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은!! 지옥이 아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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