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고 리폼하며 검소하게 사는 한아, 그리고 그녀의 11년 된, 너무나도 자유분방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남친 경민, 그리고 유리, 주영, 아폴로, 정규.
개인적으로 로맨스 소설을 그리 즐겨 읽진 않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SF적 요소도 있다는 소개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학생이 추천해 준 책입니다.
'선생님, 취향에 맞을 진 모르겠어요. 전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조심히 추천드립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읽을 책을 고르던 중, 마침 평소 책을 많이 읽는 3학년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MS야. 샘이 이번에 소설책을 읽으려고 하는 데 한 권 추천해줄래?'
책을 추천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상대방 취향도 모르며 괜히 본인의 취향까지 평가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부담스러운 부탁이었지만 학생은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이 책을 저에게 추천했습니다.
'선생님, 취향에 맞을 진 모르겠어요. 전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조심히 추천드립니다.'
'오냐! 이렇게 추천해주는데 선생님도 꼭 읽어볼께. 추천해줘서 고마워.^^'
첫 장을 펼쳤습니다.
224쪽의 비교적 얇은 책입니다. 솔직히 처음엔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초록색이 번쩍! 이라는 부분에선 '뭐지? 이게 로맨스 소설의 흐름인가?'라며 의아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책은 쉽게 덮이지 않았습니다. 한장 한장 넘겨가는 시간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3시간 정도? 시간이 흐른 후,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아주 긴 시간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간 느낌이었습니다. 작가의 마지막 말도 여운이 짙었습니다.
-스물여섯에 쓴 소설을 서른여섯 살에 다시 한번 고치게 되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단추를 모으듯이 이름 모으는 것을 좋아합니다. 몇 명의 한아들과 마주친 적이 있는데, 하나같이 멋진 여성들이어서 주인공 이름으로 꼭 써보고 싶었습니다...아마 다시는 이렇게 다디단 이야기를 쓸 수 없겠지만, 이 한권이 있으니 더 먼 곳으로 가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2019년 여름, 정세랑
뭔가 엉뚱하고 신비롭지만, 정말 외계인처럼 번쩍 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번쩍'이 놀래키는 '번쩍'이 아니라 일깨움의 '번쩍'이었습니다.
가볍게 로맨스 소설을 읽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SF라고 우기면 SF소설일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책을 SF라고 칭하지 않겠습니다.
이 책은, 순수한 여인과 먼발치에서 그녀만 지켜보던 한 용기있는 외계인의, 뭉클한 사랑이야기 입니다. 추천드립니다. 정세랑 작가의 '지구에서 한아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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