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학교 내부자들'이 세상에 나오면서 학교에 던진 메시지는 크게 다섯가지였습니다.
첫째, 학교의 비민주적인 민낯을 알려서 학교의 문화를 개선하자.
둘째, 교사의 주된 역할은 행정업무가 아니라 수업과 생활지도여야 한다.
셋째,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충실할 수 있도록 관리자가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넷째, 통제하고 간섭하는 교육청이 아니라 지원하는 역하을 해야 한다.
다섯째, 교육계의 불합리한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본문 중)
이 책은 2018년에 출간된 '학교 내부자들' 이후에 나온 책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학교 외부자들'입니다.
2024년. '학교 외부자들'로 다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의 주제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첫째는 학교를 위하는 것 같지만 학교를 힘들게 만들었던 '학교 외부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는 행정편의주의에 매몰되어 여전히 변하지 않는 철옹성 같은 학교와 교육청의 모습입니다.
세 번째는 학교를 지키고 성장시켜 나가고자 했던 '학교 내부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전작인 '학교 내부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책도 어려운 교육용어를 최대한 자제하고 독자들이 읽기 쉽도록
편한 입말로 글을 적고자 노력했습니다. '학교 내부자들'이 세상에 나왔을 때 독자들로부터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통쾌하다.'와 '기대하지 않고 첫 장을 펼쳤는데 끝장까지 한 번에 읽게 되었다.'는
말이었습니다. '학교 외부자들'도 그러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학교의 성장과 교육의 혁신에
'학교 외부자들'이 선한 영향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본문 중
교사로서, 이 책은 씁쓸한 책입니다. 저자인 박순걸 선생님은 초등학교에 근무 중이십니다. 저는 고등학교에 근무 합니다. 초등과 중등은 교육과정과 학교 분위기, 문화 등이 당연히 다릅니다. 학생들이 다르니까요. 초등 교사와 중등 교사도 뭔가 다릅니다. 누가 더 좋고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만나는 학생, 학부모, 동료교사, 관리자가 상황이 다르기에 다를 수 밖게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초등, 중등학교가 교사는 다를 수 있지만 시스템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하고 씁쓸했습니다. 당장 개선되어야 할 승진제도, 언론, 교육청, 행정업무, 평범해서 무능한 교장, 폭탄교사, 주먹구구식으로 하달되는 공문, 부장교사, 교감의 그늘, 잡무가 너무 많은 학교 현장, 엉망진창 NEIS, 전혀 미래적이지 않은데 미래교육을 외치는 학교, 교권회복, 입학허가 선언, 초과근무, 교과가 아니라 업무 위주의 교무실, 영원한 숙제 대학입시제도 등등 교사인 제가 읽었을 땐 모두가 공감되는 내용입니다.
교사가 아니라면 관심 안 가질 내용들입니다. 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들입니다. 교사를, 학교를 이해해달라고 쓴 책 같진 않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미디어에 노출되는 연출된 학교가 아니라 실제 대한민국 학교현장, 대한민국 학교에서 교육을 대하는 시선을 현실적으로 소개한 책입니다.
저자는 비판만 하지 않습니다. 나름 대안을 제시합니다. 그 대안이 허황대지 않습니다. 충분히 현실적인 내용들입니다. 저자의 바램처럼 이 책은 쉽게 읽힙니다. 쉽게 쓰려고 고민한 흔적들이 문장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불편한 내용도 있습니다. 저자는 작심하고 책을 쓴 것 같습니다. 이 책 한권으로 당장 대한민국 학교 현장이 바꾸진 않겠지만 적어도 이런 책이, 실제 교사가 쓴 학교의 민낯을 비판하는 책이 한권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마중물이 되길 바랍니다. 2018년 '학교 내부자들' 이후 6년만에 나온 책입니다. 6년은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적어도 '학교 내부자들'로 학교 현장에 대해 고민했던 분들이 계셨다면 이번 '학교 외부자들'로 그 대안을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교사도 공부해야 하고 교장, 교감(저자는 관리자가 아니라 지원자라고 표현했습니다.)도 공부해야 합니다. 학부모도 내 아이를 학교에 그냥 맡긴다 생각지 말고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가정교육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익숙함을 경계해야 합니다. 이미 학교는 익숙해져 있습니다. 비단 학교라는 조직 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관료 사회는 익숙함을 추구합니다. 관료제로 인한 일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학교는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곳입니다. 학교 내 교직원들은 갑을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협력자의 관계가 되면 좋겠습니다. 교사는 가르침을 책임지고 수업과 생활지도에 최선을 다하고 관리자는 수업 받기 힘든 학생들을 전적으로 지도하며 학부모는 학교의 제안, 고민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교육청은 교육부, 상위 기관에서 내려오는 공문을 그대로 단위학교에 내려보내지 말고 아니면 아니라고 거절해야 합니다. 해왔던 일을 매년 그대로 하는 교육청이 아니라 학교가 요구하면 지원해 주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우선 선생님들과 부모님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시원하지만 갑갑한 책입니다. 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학교 현장에 대한 성찰과 변화가 시작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저자에게는 부담되겠지만 다음 책도 기대됩니다. 그리고 저자 박순걸선생님에게 한 가지 부탁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 건강하셔야 합니다. 여유 없이 너무 무리하지 마십시오. 선생님의 교육철학과 소신을 지키고 행하고 싶으시다면 건강을 챙기십시오. 주말엔 제발 푹 쉬시고, 학교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 마세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입니다. 제발 쫌!!! 사모님과 자신의 건강을 챙기십시오!"
박순걸 선생님 뵈러 밀양에 한번 가야 겠습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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