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실천교육교사모임은 2021년부터 한 해 동안 수고하신 선생님들과 교육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연말에 힐링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창원의 '애기똥풀' 카페에서 콘서트를 했습니다. 송경훈 선생님께서 기획하시고 추진하셨습니다. 첫 콘서트이고 코로나로 조심스러웠을 때였지만 카페는 가득 찼고 반응도 좋았습니다. 참여하신 분들도 만족도가 높아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1년이 지났고 2022년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힐링 콘서트를 어떻게 해볼까요?"
"뮤지컬 갈라쇼로 하는 것은 어떨까요?"
경남실천 부회장님이신 김준성 선생님께서 제안하셨습니다.
"뮤지컬요? 가능할까요?"
"네, 제가 경남교육뮤지컬연구회인 메아리에 제안해 보겠습니다."
김준성 선생님의 제안과 진행으로 올해 힐링 콘서트는 뮤지컬 갈라쇼로 준비했습니다.
창원 도파니아트홀, 12월 17일 토요일 오후 4시로 공연일시는 확정되었습니다. 메아리 선생님들은 3개월간 퇴근 후 거의 매일 만나셔서 공연 준비를 했습니다. 단 한 차례 공연을 위해 새로운 극본을 쓰고 학교에 남으셔서, 주말에도, 시간 나는 내로 틈틈이 준비하셨습니다. 그렇게 <두 작가 이야기>는 완성되었습니다
선생님들께 연말은 아주 바쁜 시기입니다. 생활기록부 정리하랴, 1년 업무 마감하랴, 졸업식 준비, 입시 준비 등 아주 바쁜 시기입니다. 이번 메아리 공연에 참석하신 선생님들은 유치원, 초등, 특수 샘들이셨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불구하고 동료 교사, 경남교육에 관심 있으신 분들을 위해 힐링 콘서트를 준비하셨습니다.
의상, 조명, 분장, 무대 등 거의 모든 부분을 메아리분들께서 직접 준비하셨습니다.
경남실천교육교사모임에서 주최하고 경남교육뮤지컬연구회 메아리에서 주관한 이번 뮤지컬 갈라쇼 '두 남자 이야기'는 많은 분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준비되었고 드디어! 지난주 토요일 공연을 했습니다.
공연은 4시였고 3시 30분부터 관객분들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경남 실천 선생님들과 같이 안내를 맡았는데 3시 40분이 되어도 10여 분 밖에 오시지 않았습니다. 분명 예매했을 땐 공연 1주일 전 90석이 매진되었는데 막상 공연날이 되니 노쇼 때문인가? 라며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 남자 이야기'는 힐링 콘서트였기에 무료 공연이었습니다. 하지만 4시가 되자 어디서 오신 듯, 자리가 가득 찼고 매진되었음을 알고도 입석을 요청하여 오신 관객분들도 계셨습니다.
시간이 되었고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편의 라이센스 뮤지컬 넘버들을 엮어 만든 옴니버스 형식의 '두 남자 이야기'는 화려했습니다. 아마추어 배우들은 자신이 원하는 작품의 장면들을 선택해 원작을 그대로 모방한 작품이 아닌 그 속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었습니다. '두 작가 이야기'는 열 한 작품의 넘버와 열 네 명의 인물들이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표현하면서도 전체 주제를 관통하는 멋진 이야기였습니다. 뮤지컬 갈라쇼를 처음 접한 저도, 뮤지컬에 문외한인 저도 최고의 순간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선생님들의 열정에 박수가 절로 나왔으며 등장인물의 감정에 몰입되어 같이 흥분하고 눈물을 삼켰습니다.
공연 시간 75분은 길지 않았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배우들이 무대로 올라오셨을 때 관객분들의 뜨거운 박수 소리는 이 공연의 가치를 표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연출, 기획 의도와 배우분들의 준비 과정, 작품에 대한 소개 등을 관객들과 나누었습니다. 메아리분들의 설명을 들으니 감동이 더해졌습니다. 관객분들도 소감을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위키드를 런던과 뉴욕에서 직접 봤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선생님께서 연기하신 위키드가 단연 최고였습니다. 열 한 작품의 넘버들을 다 풀어헤치고 어떻게 마무리할까 궁금했는데 '두작가 이야기'는 저의 우려를 가볍게 해결해주었습니다. 뮤지컬 교육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정말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전 충분히 힐링되었습니다. 좋은 작품을 준비해주신 경남실천교육교사모임과 경남교육뮤지컬연구회 메아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아마추어 선생님들의 공연이었지만 감동은 역대급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공연을 저와 같이 생활하는 학생들과 같이 했어요. 아이들 앞에서 준비했던 것을 보여줬죠. 아이들 반응은 이랬어요. 우와 선생님 너무 이쁜 척 하는 것 아니에요? 이 말을 듣고 전 확신했습니다. 내 캐릭터를 잘 소화했구나!"
"아이들 집에 간 뒤 학교에 남아 연습했습니다. 물론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에 신나기도 했습니다. 3개월간 저녁마다 연습하는 것을 허용(?)해 준 가족들에게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준비를 응원해준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경남실천에서 준비한 제2회 힐링콘서트는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급한 연말 우리 모두를 위해 마련된 자리라 더 감격스럽습니다. '두 작가 이야기'를 기획하신 분은 기획 의도를 이렇게 소개하셨습니다.
"우리는 일터와 학교, 가정,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매우 관습적이고 형식적으로 보내기 일쑤입니다. 폭풍같이 몰려오는 일들을 그저 문제없이 치러내야 한다는 생각에 그 본질과 의미를 잊어버리고 형식에 얽매이고 맙니다. 간혹 도드라지는 위대함을 추구하기에 일상의 위대함을 눈치채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쏟아낼 때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두 작가 이야기>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이보게. 그래, 아까부터 지켜만 보고 있던 바로 자네 말일세. 한참 동안 우리 대화를 엿들었으니, 이번엔 자네가 한번 말해 보게나. 자네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두 작가 이야기>는 공연을 마치기 전, 극 중 인물인 김작가의 마지막 대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좋은 공연은 감동과 생각거리를 같이 던져주는 것입니다. <두 작가 이야기>는 좋은 공연이었고 준비하신 분, 관객분들 모두가 힐링했던 공연이었습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전문성을 쌓은 메아리 선생님들, 그리고 공연을 통해 힘을 얻은 관람객분들이 학교와 가정, 각자의 위치에서 보다 나은 예술교육을 위해 힘쓰실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찼습니다.
이번 공연 덕분에 2022년도 잘 마무리했습니다. 교육정책이 어찌 되든, 현장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위해, 교육을 위해 열심히 애쓰고 계십니다. 이번 공연이 선생님들과 학부모님, 학생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두 작가 이야기>는 끝이 아닙니다. 일상의 위대함,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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