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청보리의 맛집 소개

[진해맛집]'원더부라'도 놀란 진해맛집! '레고전'을 소개합니다.^^

마산 청보리 2022. 9. 9. 23:28

경남 창원에 직장인 밴드가 있습니다. '원더부라'가 그것인데요. 2021년 9월 1집 <지난>을 발표한 실력있는 밴드입니다. 작사, 작곡 및 보컬을 맡고 있는 최원호씨와 건반을 연주하시는 김희영씨, 기타의 조민영씨가 함께하는 밴드입니다. '원더부라'의 뜻은 한 형제라는 뜻으로 '원 더 브라더스'의 줄임말입니다. 현재 2집을 준비하고 있는 나름 끈질긴(?) 밴드입니다.^^ 멜론뮤직에 1집 전곡이 등록되어 있으니 꼭 한번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90년대 갬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맛집 소개에 갑자기 밴드 소개로 시작하니 '이게 뭐지?'하셨을 겁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원더부라'의 최원호씨께서 추천해주신 동네 술집을 갔는데요. 이야....이런 맛집이 진해에 있었다니..하며 깜짝 놀란 집입니다. 글을 쓸까..말까..하다가 혼자만 알기 아까워 간만에 마산청보리 맛집소개에 글을 씁니다.

'레고전'은 진해 석동에 있습니다. 사실 식당 이름의 뜻이 궁금했습니다. 첨에 가게명을 듣고 '키즈카페'인줄 알았거든요. 사장님께 용기내어 가게 이름 뜻을 여쭈었더니 'Let's go 전()'이랍니다. 전 우리말로 옮기면 '가게로 가즈아!!!'라는 뜻이랍니다.-.,-;;; 사장님의 용기에 박수를..

술집이 있을 곳이 아닌 빌라와 주택지역에 덩그러니 그것도 놀이터 바로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제 첫인상은 '이런 곳에 맛집이 있다고???' 였습니다. 흔히 아는 번화가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가게 간판도 없습니다. 단지 가게 앞에, 저걸 뭐라고 하죠? 바람 넣으면 쑤~~~욱 일어서는..^^;; 아마 낮에 오시면 찾기 힘드실 것 같습니다.

캬!!! 연예인이 인정한 맛집!!!

맛집에 가면 빼놓을 수 없는 연예인 사인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제 제목이 이해되시겠죠? '레고전'은 밴드 '원더부라'가 인정한 맛집입니다.^^

가게 실내는 깔끔합니다.

메뉴판이 벽에 붙어 있습니다. 처음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한번씩은 먹어본 음식들이었습니다.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바지락 볶음'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마침 저희가 방문한 이날, 바지락 양이 충분치 않아 '바지락 볶음'은 맛보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다음에 다시 가는걸로.^^

다음 추천메뉴는 '치즈감자전'이었습니다. 당장 주문했습니다.

치즈감자전 16,000원

우와...자태를 보십시오. 피자인 줄 알았습니다. 치즈감자전은 접시에 담아 나오지 않습니다. 버너 위 뜨거운 판에 나왔습니다. 즉 판위에서 계속 지글지글 그렸습니다. 감자전 맛을 아시죠? 그 맛에 꼬소함과 바삭함, 더하기 치즈의 녹진함까지...이야..천상의 맛이었습니다.

사실 치즈감자전이라 하여 느끼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쭈~~욱 늘어지는 치자와 얇게 펴 노릇하게 잘 구워진 감자전을 같이 먹었는데, '어라 이 맛은?' 전혀 느끼하지 않았습니다. 느끼함을 잡아주는 기분좋은 매콤함이 있었습니다. 얇에 쓴 청양고추였습니다.

"캬! 바로 이거구나!"

사실 맛은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차이가 납니다. 사장님께서 이 메뉴를 개발하시는 과정에 숱한 실패와 도전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찾아낸 최고의 조합이 바로 이 '치즈감자전'이었습니다. '치즈'를 좋아하시는 분, '감자전'을 좋아하시는 분, 그냥 '맛있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무조건 추천드립니다. 

치즈감자전을 순삭하고 다음 안주를 주문했습니다. 바로 '새우장'이었습니다.

새우장 20,000원

헐...새우장을 내어오시던 사장님이 혼잣말 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틀만 더 시간이 지나면 새우장이 더 맛있어요. 해서 최고의 맛은 아닐 수 있어요."

'레고전'은 작은 가게라 사장님께서 주문 받으시고 요리하시고 서빙까지 다 하십니다. 아주 바쁠 것 같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테이블이 3개인 작은 가게라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장님께서 직접 손님들과 소통하시는 분위기가 정겨웠습니다.

다시 새우장으로 돌아와서, 

가운데 밥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얇게 쓴 청양고추와 깨가 듬뿍 올라간.

"이것은 안주인가? 밥인가?"

순간 고민했지만 제 손은 생각보다 빨랐습니다. 숟가락에 밥과 새우장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한 입 먹었습니다. 이건 뭐...

말이 필요 없지요. 간장의 달콤함에 새우장의 녹진함에 밥의 고소함, 더하기 청양고추의 개운함이 이 또한 최고의 밥(?)이 었습니다. 술을 먹으러 갔는데 술 먹을 시간이 없었어요.ㅠㅜ

새우장까지 클리어 하고 또 다른 안주를 시켰습니다. 사실 모든 음식을 다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사장님의 음식에 대한 열정을 직접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모든 메뉴를 개발해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있었어요. 저는 한번 맛본 것은 잊지 않아요. 맛을 기억하면 그 맛을 재현할 수 있어요. 신선한 재료와 건강한 조리로 손님들에게 최고의 음식을 제공하고 싶어요.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저는 조미료를 쓰지 않아요. 아! 조미료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예요. 저는 최대한 재료의 깊은 맛들을 조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이예요. 해서 고추가루도 직접 빻아서 씁니다. 손은 많이 가지만 맛있게 드시는 손님들 보며 보람을 느껴요."

아시겠죠? 이 사장님...음식장인이셨습니다.

다음 안주는 '새우 타르타르'였습니다. 저에겐 생소한 음식이었습니다.

새우 타르타르 25,000원

우와...이게 뭔가? 제 입맛이 맞다면 크림소스에 잘 볶아져 나온 새우와 야채의 춤판인 음식이었습니다. 보통 새우만 골라 먹는데 이 음식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야채와 곁들여 같이 먹는 새우맛이, 감칠맛이 쩔었습니다.ㅠㅜ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먹고 싶네요. ㅠㅜ

배가 불렀습니다. 하지만 더 먹고 싶었습니다. 용기내어 저희 일행은 '이번엔 국물이다!'며 탕을 주문했습니다.

바지락 순두부탕 20,000원

바지락 순두부탕입니다. 

"국물이 왜 이렇게 맑지?" 보통 때 먹어본 순두부탕이 아니었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어묵, 만두, 수제비, 청양고추, 순두부, 바지락, 대파가 들어간 탕입니다. 

국물을 떠서 입에 넣자 절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와......"

뭘로 표현하기 어려운 맛이었습니다. 바지락맛도 나며 감칠맛도 엄청났으며 사골비슷한 맛도 나며...대체 육수가 뭔지 정말정말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께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영업비밀유지 때문에? 아닙니다. 먹는다고 정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ㅠㅜ

탕을 먹고 나니 가벼운 먹꺼리가 필요했습니다. 해서 또 주문했습니다.

누룽지 명란구이 16,000원

누룽지 명란구이입니다. 사장님께서 친절하게도 먹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샘플을 준비해서 내어 주셨습니다. 샘플사진이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사장님께서 직접 튀기신 누룽지와 감태, 김, 오이, 명란, 마요네즈, 청양고추의 조합...맛이 상상되시는지요? 아마 여러분의 상상 그 이상의 맛일겁니다. 하나씩 쌓아서 한입 가득 물었을 때 누룽지의 바삭함 뒤에 꼬소함과 짭조름함, 상큼함과 매콤함, 이유를 알 수 없는 향긋함까지..손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진짜 진짜 맛있었습니다.

우리는 저녁 6시에 만났습니다. 시계를 보니 9시가 다 되어갔습니다. 그렇습니다. 3시간 동안 먹었습니다.ㅜㅠ. 3시간 동안 먹었는데 배가 부르지 않으면 이상한 거지요. 정말 배가 불렀습니다. 

"자! 이제 자리를 옮길까요?" 라는 말이 나왔을 때!! 갑자기 등장하신 사장님.

"사실 저희 집 닭볶음탕도 맛있어요.." 수줍게 말씀하셨습니다.

일어나려는 저희 일동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즉시 착석했고 바로 주문했습니다.

"닭볶음탕요!"

닭볶음탕 23,000원

감자의 포슬함과 닭고기의 쫀득함, 국물의 달큼함과 적당한 칼칼함까지, 화룡점정인 적당한 굵기의 당면까지! 이것은 안주인가 반찬인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후다닥 다 먹었습니다. 신이시여 제 위가 이렇게 거대했단 말입니까? 절로 신을 찾게 되더군요.

하루가 지나 생각해보니 '레고전'의 음식이 분명 훌륭했지만 함께 했던 일행분들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마실 순 있으나 일부러 마시지 않습니다. 해서 술자리를 잘 가지 않는 편인데 이 날은 저를 초대해 주신, 위 사진의 좋은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였기에 동행했었습니다.

좋은 술자리의 첫째 조건은 좋은 사람들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전 이 말을 100% 동의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마무리를 해야 겠군요.

'레고전'을 DAUM(다음)에 검색하면 '한정식'집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속으시면 안됩니다. 한정식집 아닙니다. 분명 술집입니다. 하지만 손님들이 안주를 시키시고 안주를 드신 후 밥을 찾으셔서 햇반 주문이 가능합니다. '다음'의 디테일함에 살짝 소름이 돋습니다. 술집인데? 한정식집이라고 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가게 영업시간은 저녁 5시부터 밤 12시까지이고, 일요일은 휴무입니다. 가게 구조 상 단체예약은 힘들 것 같습니다.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테이블이 3개 뿐이거든요.^^; 

저는 마산에 살지만 차로 40분을 운전하여 진해 석동까지 갔습니다. 가는 동안 사실 반신반의 했습니다. '술집은 다 비슷하지 않나? 진해까지 가서 먹어야 하나?' 제 의문을 눈치채셨는지 동행하신 현대표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용샘이 분명 좋아하실 꺼예요. 이 집은 전통 음식점이 아니예요. 뭔가 퓨전스러운데 다 맛있어요. 제 입맛 아시죠? 신기하게 모든 음식이 조화롭고 다 맛있어요. 분명 좋아할 꺼예요."

현대표님은 저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정말 정말 맛있었습니다. 주문한 모든 음식이 최고였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 저는 꼭! '레고전'에 다시 갈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술도 같이 먹고 싶습니다. 사실 술을 부르는 안주가 많았습니다.^^;

창원에 사시는 분들, 진해 쪽 여행을 계획 하시는 분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참! 안타깝지만 방송쪽에 일하시는 분들께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너무 유명해지면 제가 못가게 되니까요.^^;;

좋은 분들과 소박하면서도 맛있는, 특별한 술자리를 고민하신다면 바로 예약하십시오. 경남 진해에는 '레고전'이 있습니다.^^

경남 진해 석동 레고전 예약전화 055)547-1257

<이 글은 사장님으로부터 그 어떤 협찬이나 협박 없이 오로지 초대받아 가서 먹어보고 감동하여 직접 쓴 글입니다. 방문하셔서 맛있게 드셨다면 공감의 좋아요와 후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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