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교육부장관님, 여성가족부 장관님, 꼭 들어주십시오.

마산 청보리 2020. 5. 3. 23:14

< 관련기사 >

초등 온라인 강의에 러시아어 더빙을 한다고?
[보도 후]"선생님들에게 감동" 더빙스쿨TV에 쏟아진 응원들

 

더빙스쿨TV가 소개된 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7명으로 시작했던 일이 이제 전국, 세계 각지에 200여분이 함께 하고 계십니다. 더빙스쿨 기획팀에서는 이것을 기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일(토) 김해 코워킹플레이스(PLP)에서 더빙스쿨 2.0을 위한 시민간담회 예비모임이 있었습니다. 저도 참석했습니다.

날짜가 잘못되었습니다. 5월 2일이었습니다.^^;

 한국어에 서툰 중도입국학생들, 다문화 아이들을 위해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멀리 계신 분들은 온라인으로 회의에 실시간으로 참여하셨습니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으신 김준성 선생님이십니다. 본인의 반에 다문화 학생 3명이 있는 것을 알고 이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시 한국어가 서툴기에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없음을 안타깝게 여겨 처음 더빙스쿨 프로젝트를 제안하셨고 총괄 기획중이십니다. 온라인 개학을 했기에 학교일 등 여러가지로 바쁘시지만 단 한명의 아이도 소외되어선 안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활동 중이십니다. 이 날은 '더빙스쿨 지난 걸음, 현재 진행 상황, 더빙스쿨 2.0의 방향'에 대해 같이 논의했습니다.

 

 현재 더빙스쿨TV는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들께서 교과서 수업을 촬영하시고 그 영상을 번역하시는 분들이 받아 번역하고 다시 그것을 더빙하시는 분들이 러시아어, 몽골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 6개 국어로 더빙하고 있습니다. 즉 10분도 안되는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 많은 분들이 재능기부,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번역하시고 더빙하시는 분들은 한국에 계신 분들만이 아닙니다. 모스크바 교민회, 몽골 청년회, 베트남 선교회 등 해외 각지에서 함께 하고 계십니다.          

 

   이 날 예비모임은 2시간 가량 진행되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회의를 하고 온라인으로 질문을 하시면 답을 하며 온, 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되었습니다. 쉼 없는 2시간 회의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 한분도 자리를 뜨지 않으며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방법,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을 위한 더 나은 대우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간단히 소개드리자면

1. 목표와 과업을 분명히 하자.

2. 지속가능한 체계를 만들자.

3. 예산이 필요하다. 펀딩, 청원 등의 확장된 방안도 고민해 보자.

4. 우리가 모든 것을 직접 하기는 한계가 명확하다. 정치권, 제도권에서 더빙스쿨 사업을 정책으로 받아 안을 수 있도록 계속 제안하자. 단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이어가자. 


로 정리되었습니다.


총괄하시는 김준성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 앞에 여실히 드러난 교육사각지대,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번역, 더빙 수업 영상 제작을 위해 현직 선생님들과 세계 각지의 봉사자분들이 모여 더빙스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5개 시도교육청 선생님들과 모스크바 교민회, 몽골 청년회, 베트남 선교회 등 세계의 200여분의 봉사자가 힘을 합했습니다.

 

3-6학년은 e학습터 영상을 번역하여 자막으로 제공하는 일을 진행 중에 있고, 모국어의 문자 언어가 미숙한 1~2학년 아이들을 위해서, 한국의 선생님들이 찍은 수업 영상에 4개 국어(러시아어, 몽골어, 베트남어, 중국어)로 더빙한 음원을 넣어 작업 중입니다. 초반에 저작권 문제로 음원이 없어 곤란했는데 전교조 전국노래패연합(대표 최석문선생님), 부산노래교육연구회(대표 이호재선생님), 한국아카펠라교육연구회(대표 허훈영선생님), 전국초등음악수업연구회(대표 한승모선생님)에서 해당 단체의 음원 저작권을 풀어주셔서 우리 아이들에게 더 풍성한 수업자료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너무 고맙게 생각합니다.


5월 2일 현재 진행사항을 소개드리자면 E 학습터에 탑재된 총 4306편 중 376편이 번역, 더빙 작업 완료 되었습니다. 5월 6일부터 순차적으로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현재 번역하시는 분은 56분이십니다. 수업을 진행하시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전국 각지에 11분의 선생님들이 수고해 주시고 계십니다. 현재 우리가 예산이 없습니다. 해서 번역해주시고 더빙해 주시고, 편집해 주시는 분들이 거의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당장 수업해 주시는 분께는 영상을 촬영할 최소 기자재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이 예산은 실천교육교사모임에서 물품구입비를 지원해 주셔서 가능했습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경남 교육청도 E 학습터에 6개 국어 자막 총 700편 이상 업로드시 1,000만원을 지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같은 귀한 예산입니다. 허나 지속가능하려면 일회성 예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저의 더빙스쿨 기획팀이 넉넉하면 모르겠지만 저희는 '아이들을 당장 돕자.'는 마음 하나만으로 모인 분들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당장 필요한 예산은 시민 펀딩형태로 진행할까 합니다. 2021년도 경상남도 주민참여예산도 신청했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초1학년부터 초6학년까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모두 번역, 더빙하는 것입니다. 허나 개인들이 모여 이 일을 계속 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만으로 중도입국학생, 다문화 학생들이 학교 교육에서 소외받는 것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도 유학가면 중도입국 학생입니다. 그런데 그 나라 학교에서 '너는 외국에서 왔으니 교과서 내용 말고, 우리 말만 잘 배워라. 그것으로 족하지 않냐.'고 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습니까?


한국어만 가르치는 것이 공교육의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빙스쿨에 함께 하시는 분들의 생각도 같습니다. 한국어 뿐 아니라 교과 수업, 교양 교육, 문화 교육도 같이 이뤄 져야 합니다. 감히 말씀 드리지만 교육부나 여성 가족부, 국회의원분들이 이 사업을 정책적으로 받아 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빙스쿨에서 불을 지폈으니 진행과 마무리는 정부에서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 일은 분명히 필요한 일입니다."

인터뷰 하는 동안 김준성 선생님의 목소리는 점차 떨렸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마음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더빙스쿨 2.0 시민간담회 예비모임은 잘 끝났습니다. 추후 모임에는 실질적으로 정책화 할 수 있는 분들을 초청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 선생님들께서 시작하셨고 그 뜻을 공감하시는 수많은 분들이 수고하고 계십니다.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내 아이의 친구도 행복해야 합니다. 중도입국학생들, 다문화학생들이 자라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됩니다. 사회로부터 배려받고 사랑받고 자란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도 좋은 영향을 나눌 수 있습니다. 태어난 곳이 다르다는 이유로,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받아서는 안됩니다. 


어찌보면 코로나로 인해 발견된 부분입니다. 이 분들은 이 사실을 허투루 대하지 않았습니다. 실천했습니다. 당장 내 삶도 빡빡하지만 애쓰시고 있습니다. 

 

이 분들의 열정과 정성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책 결정자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아이들을 저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아이들을 배려하는 어른들의 노력을 흘려보내지 말아주십시오. 한국이 좋아서 온 학생들입니다. 한국을 동경하여 오신 분들입니다. 의료 시스템은 이미 검증받았습니다. 이제 공교육 또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21세기를 글로벌 사회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사회에 좋은 선례를 남겼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을 위해 애쓰시고 계시는 더빙스쿨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멀리 가기 위해 함께 가는 여러분들이야말로 또 다른 영웅들이십니다.

<더빙스쿨TV바로가기링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