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에 앞서. 부모님들께 올리는 글.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1. 자녀분의 학습에 대한 의욕은 내려 놓으십시오. 아이의 진도에 대해 연연하지 마십시오.
아이들을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존재는 분명 부모님들이십니다. 하지만 교육전문가는 선생님들이십니다. 개학을 하고 나면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밤을 새워서라도 아이들을 가르치겠습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TV보고 게임한다고 스트레스 받지 마십시오. 지금 이 순간 중요한 것은 부모님들께서 불안해하지 않으시는 거고, 아이들이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입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아직도 가정폭력이 존재합니다. 아이가 가정에서 또 다른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랍니다.
2. 지금은 오히려 기회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왜 가고, 배움이 어떤 것이고, 친구들은 어떤 존재인지, 우리 가족은 어떻는지, 바쁜 일상 속에서 충분한 소통을 하지 못했던 가족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아이들과 내 아이를 비교하는 순간, 내 아이는 사라집니다. 그 아이는 그 아이고, 내 아이는 내 아이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현실을 즐길 수 있도록 놓아주셔도 됩니다. 아이가 건강하다는 것만 해도 큰 축복이라는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배움은 학교에서 충분히 행하겠습니다.
3. 현재 학교에서는 새로운 교수학습형태과 매번 내려오는 정책들에 대해 연일 샘들께서 회의하시고 준비하시며 애쓰고 계십니다. 아마 부모님, 아이들과 통화도 하실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교사들 일 안하니 좋다고 하시던데, 교사 입장에서는 정말 큰 상처입니다. 선생님들이 선하셔서 묵묵히 참고 견딜 뿐입니다. 아이들을 다시 만나겠다는 희망을 품고, 온라인 개학이 실제 개학보다 훨씬 힘들고 어렵지만, 그래도 선생이기에, 담임이기에, 가정에 돌아가면 본인의 아이들이 있지만 우리 반 아이들을 염려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을 믿어 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선생님들의 전화나 문자에 따뜻한 응원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4.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엔 소외되고 힘들게 생활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교사입니다.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오글거리고 어색하지만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더 나은 방법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사는 교육전문가입니다. 개학 하고 아이들을 만나고 케어하고 배움을 행하는 전문가들입니다. 선생님들을 믿어주시고 부모님들은 부모님의 역할에 충실해주시기를 바랍니다.
5. 부모님의 역할은 특별한 게 아닙니다. 더 잘 가르치고 더 빨리 가르치는 게 부모의 역할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편안하게, 부모님들께서도 아이들을 편안하게 보시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부모님들의 편안함이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부모님들 기분이 좋아야 아이들도 좋은 기운을 받습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시고 어찌 할 수 없는 것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다시한번 말씀 드립니다.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에서 우리 아이가 건강한 것,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란다는 것은 분명 욕심입니다. 욕심을 버리십시오.
'TV, 게임에 중독될까봐 걱정이예요.'..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을 종종 뵙습니다. 저는 되레 부모님들을 걱정합니다. 아이들에게 짜증내고 가정의 평화가 깨 질까봐 그게 더 걱정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뒷 모습을 보고 자랍니다. 힘든 시기지만 가정에서 안정을 찾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이들을 건강하게만 학교에 보내주십시오. 그 이후는 선생님들이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선생님들은 교육전문가입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초, 기본에 집중해야 합니다. 현상황의 기본은 '건강'입니다.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한다면 그 효과는 엄청날 것입니다. 서로 믿고,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 노력한다면 걱정꺼리가 없습니다.
아이를 믿고, 학교를 믿고, 서로 도우며 극복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투표 꼭 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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