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풍물치며 꿈을 키워요.
2013.6.29
 
마산 창동 소극장에서 하는 '창동살리기 풍물공연'에 갔다. '설전통국악예술원'이 공연을 했는데 이 단체에 우리학교 2학년 학생 두 명이 속해있어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이 중 한명은 우리반 종원이다. 시간에 조금 늦어 서둘러 들어갔다.

마지막 공연이었다. 앞의 공연들은 보지 못하고 종원이가 참가하는 마지막 공연만 봤다. 소극장이라 그런지 객석은 좁았지만 만원이었고 열기가 후끈했다. 박수소리와 함께 종원이가 나왔다. "이종원 화이팅!!!!" 종원이가 눈인사를 한다.

본인도 대학시절 풍물패에서 활동을 했던지라 풍물에 대해선 약간 알고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풍물의 대중화에 목말라했던 터다. 해서 종원이의 공연을 더욱 보고 싶었다.

공연은 정말 훌륭했다.

더군다나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풍물패라고 하니 더욱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30여분 가량의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은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 무대인사를 뒤로하고 종원이를 찾아갔다. "종원아!!" "네 선생님" 땀이 흥건했다. "정말 멋졌다. 보니깐 태현이도 있던데" "네 선생님 태현이도 같이 합니다." 태현이는 다른반 학생이나 1학년때 내가 가르쳤던 학생이다. 태현이도 부끄러워 하며 인사를 한다. "너희들 정말 멋졌다. 기념으로 선생님이 저녁을 사주고 싶은데 괜찮겠냐?" "네! 선생님!" 밖에서 기다리마. 한참을 기다렸고 말끔히 사복으로 차려입고 녀석들이 나타났다. 옷을 갈아만 입었는데도 어찌나 달라보이던지. "뭐 먹고 싶냐?" "저희도 창동은 잘 모릅니다. 분식집 가지예." "오야 간만에 김떡순(김밥, 떡볶이, 순대)먹으러 가자!" 우리 셋은 신나게 걸어갔다.

분식집에 도착했고 김떡순을 시켜두고 이야기를 했다.

"태현아, 종원아. 선생님이 너희들이 풍물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전문적이고 멋지게 잘 하는지 몰랐다. 학교에서 계속 자는 이유를 알겠다." "네 선생님 사실 저희들 야자 마치고 밤 10시까지 매일 연습하고요. 주말에는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연습합니더. 요즘엔 불면증까지 걸려 새벽 3시가 되어야 잠이 들어예." 마음이 아팠다. "그래 오죽하겠냐. 그래 이 일은 재미있고?" 태현이가 말했다. "네 저희는 초등학생때 부터 시작했는데예. 저희 팀(설전통국악예술원)이 좀 합니더. 전국대회가서도 상 많이 탔서예." 뿌듯해 한다. "그래 충분히 그런것 같다. 선생님이 잘은 몰라도 솔직히 너희들 공연 보는 중에 소름이 돋더라. 너무 잘해서" 종원이와 태현이가 배시시 웃는다.

"너희 진로도 국악쪽으로 생각하고 있겠네?"
"네 저희가 전국대회 나가서 상도 많이 받았고 풍물자체도 재미있고 해서 저희는 이쪽을 전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더."
"그래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지. 정말 보기 좋다. 마이무라. 더무라 임마."
"네!!! 선생님. 그런데...죄송한데예.."
"와?"
"식혜 더 시키무도 됩니꺼?"
식혜가 한잔에 500원이었다.
"당연하지! 실컨 무라"
"네!!!"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헤어졌다.
아이들 가는 뒷모습을 보니 흐뭇했으나 마음 한켠이 씁쓸했다.

공연 후 '선전통국악예술원' 관계자님과의 인터뷰 내용이 생각났다.

"이 아이들은 그래도 우리 것을 지키고 알려내는데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악이 그리 인기 있는 분야가 아니라서 한 번씩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공연이 평일에 잡히는 날에는 여러 가지 애로 사항이 많습니다. 학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못하는 사항이라는 것은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애로사항이 있을 때 아이들이 힘빠질 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집까지 걸어오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공부로 미래를 준비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태현이와 종원이처럼 어릴 때부터 풍물을 해오며 꿈을 키우는 아이들도 있다. 물론 태현이와 종원이의 학교 성적은 썩 좋지는 않다. 학교에서도 간간히 졸아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누가 이 아이들을 보고 대책이 없다고 돌을 던질 것인가! 이 아이들은 충분히 멋지다. 적어도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고 50번씩 넘어지면서도 상모를 돌리기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리는 이 학생들은..충분히 멋지다.

난 우리 반 아이들의 대회 참여나 개인적인 보고회 등이 있으면 참여하려고 노력한다. 학교에서도 담임이지만 밖에서도 담임이라는..너를 언제나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픈 마음이 있어서이다. 오지 말라고 하는 아이들도 있으나 난 여건만 허락되면 간다. 학교 밖에서의 아이들은 또 새롭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사물놀이 - 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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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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