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를 읽었습니다. 이번 포함 5번 정도 읽은 것 같습니다. 매번 읽었을 때의 느낌이 정확하진 않으나 책을 펼쳤을 때의 마음은 달랐습니다.
음..이 책을 처음 폈던 어린 시절에는 그냥 유명해서 글만 읽었습니다. 책도 두껍지 않았고 그림도 적당해서 '나도 어린왕자 읽었어.'라는 과시욕으로 읽었던 것 같습니다. 감동은 특별히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음 읽었을 때는 책의 첫 페이지에 있는 보아뱀 그림이 유명해서 다시 펼쳤습니다. 내용은 그리 와 닿지 않았습니다. <어린왕자>의 유명한 글귀를 확인한다고 읽었습니다. 그리곤 한참 후에 또 한번씩 읽었습니다.
이번에, 제 나이 40 넘어 다시 <어린왕자>를 펼쳤습니다. 이번에는 확실히 느낌이 달랐습니다.
'아...생떽쥐페리는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거구나.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게 이 뜻이었구나.'
이번에는 아는 척한다고, 인용할 만한 문장을 찾고 외우고자 읽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곱씹으며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떽쥐페리는 실제로 어린왕자를 만난 것이 아닐까? 생떽쥐페리는 어린왕자가 사는 별로 간 것이 아닐까?'...
어이없는 상상인지는 알지만 실제로 들었던 생각입니다. 다 읽고 학교의 2학년 아이들에게도 추천했습니다.
'앉아서 30분 만에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어떤 책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읽으면 와 닿는 것이 다른 책이 있습니다. 어린왕자는 그런 책입니다. 여러분들이 청소년일 때 어린왕자를 만나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살아가다 한번씩 어린왕자를 만나보면 좋겠습니다. 어린왕자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습니다. 이 책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은 어린왕자가 변한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나를 보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추천합니다.'
40대에 다시 읽은 어린왕자는 저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른으로 살고 있나요? 아이를 보며 살고 있나요?"
<어린왕자>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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