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래미가 있습니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운동도 잘하고 웃기도 잘 웃습니다.^^. 그림도 곧잘 그립니다.
제가 최근 새로운 취미가 생겼습니다. 필사입니다. 첫 작품으로 김승옥작가의 '무진기행'을 선택하여 쓰고 있습니다. 필사를 하며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쓰는 것보다 딸아이와 함께 쓰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딸아이에게 물었습니다.
"XX아. 아빠 매일 일기 쓸 건데, 하루에 하나씩 그림 그려줄 수 있겠어? 그림도 그려줘야 하고 사인도 해 줘야해."
"아빠, 왜 그려줘야 해?"
"응, 아빠가 XX이랑 같이 글을 쓰고 싶어서 그래. 그림일긴데. 아빠는 그림을 못 그리잖아. 도와줄 수 있겠어?"
"음...그래. 좋아!"
딸아이의 첫 작품입니다.
뭘로 보이나요?^^
그렇습니다. 첫번째 그림일기 주제는 [면도기] 입니다.
오늘 딸아이랑 마트에 갔다가 면도기를 샀습니다. SNS에서도 가성비 좋은 면도기가 인기입니다. 저는 수염이 많이 나는 편이라 면도기를 항상 사용합니다. 당연히 면도날 가격이 부담 됩니다. '가성비 좋은 면도기로 갈아탈까?' 마침 마트에 19,900원에 면도기와 면도날 9개를 주는 행사 제품이 있었습니다. 냉큼 샀습니다. 평소 사용하던 면도기가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머릿속으로 계산했습니다. '한개당 얼마지? 얼마 이익이지? 페이스북 광고 제품보다 낫나? 유명 브랜드가 아닌데 괜찮을까? 사람들 평은 좋던데? 이 제품은 괜찮겠지? 그래, 면도만 되면 되지 뭐.'
집에 오자마자 면도했습니다. 오! 생각보다 훌륭했습니다.
제가 사용하던 제품은 질XX, 이번에 구입한 제품은 쉬X 입니다.
'브랜드가 나를 표현하나? 비싼 제품으로 면도해야 기분이 좋을까?' 어느순간 브랜드에 연연하지 않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생활하며 타인으로부터 아저씨라고 들어도 화가나지(?)않는 불혹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수염이 안 나면 좋겠다...' 간혹 면도하는 것이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면도를 할 때 제 얼굴을 꽤 오랫동안 쳐다봅니다.
'많이 늙었네. 살이 좀 빠진 것 같네. 얼굴 색이 나빠보여,'
면도가 귀찮은 행위임엔 분명하지만 면도라도 하지 않으면 제 얼굴을 볼 순간이 없을 것 같습니다.
양심적으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려 합니다.
가능하면 안 사려 하지만 어쩔수 없이 사야하는 것이라면 아껴서 오래쓸려고 노력합니다.
새로 들여온 쉬X는 가격대비 훌륭해서 선택했지만 좋은 동반자로 지내보려 합니다.
딸아이와 함께 쓰는 그림일기, 딸아이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는 것만 해도 절반의 성공입니다. 꾸준히 이어보려 합니다.
오늘의 하루하루가 모여 내일이 됩니다.
하루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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