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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교육이야기

훈이의 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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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4.12 

 

올해 우리반엔 훈이라고 하는 복학생이 한놈있다.

 

말이 복학생이지 다른 학교 다니다가 자퇴하고 올해 다시

 

우리학교에 들어온 놈이다.

 

입학식때부터 학교에 안 왔던 놈이다.

 

어찌된 일인지 반 아이들이 아무도 이놈에 대해 모르는 것이었다.

 

결국 몇일 뒤 이놈은 학교에 왔고 역시나...하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범상치 않은(?) 외모였다.

 

다음날에는 또 학교 오지 않고 그 다음날에는 1시에 학교오고

 

그 다음날에는 또 학교 오지 않고 그 다음날에는 1시에 집에가고..

 

말 그대로 대학생(?)이었다.

 

난 이놈을 불러서 얘기했다.

 

'훈아 니가 지금 이래가 되끼가!!'

 

'죄송합니다. 선생님.'

 

난 이놈이 이해는 되었다. 아버지가 혼자 두 아들을 키우시는데

 

아버지도 힘든 일을 하시느라 일찍 나가시고 늦게 들어오시고

 

훈이 밑에는 또 초등학생 남동생이 있었다.

 

즉 이 놈들은 집에 어른 없이 거의 하루를 보내는 것이었다.

 

아버님과 통화도 자주했고 아버님은 너무 마음 아파 하셨다.

 

'잘하겠습니다. 선생님'

 

'오냐 너의 그 말 선생님이 또 속는 셈 치고 또 믿으마 대신 지금

 

까지의 무단 결석과 무단 조퇴, 무단 지각에 대해선 벌을 받아야

 

한다. 맞제?'

 

'네 선생님'

 

'넌 오늘부터 좋은 생각이라는 책을 줄테니 그 곳에 나오는

 

글을 하루에 3일치의 내용을 적도록 해라. 그리고 다 쓴 것은

 

집에 가기전에 나에게 검사 맡도록 해라.'

 

'네 선생님.'

 

난 이놈이 소위 말하는 '좋은 생각'을 베끼며 그 내용을 읽어보고

 

느낄 것은 느끼게 하고 싶은 이유여서 였다.

 

몇일은 잘 갔다. 허나 또 몇일 후...

 

또 무단결석이었다.

 

다음 날 아버님과 훈이는 같이 학교에 왔고 아버님께서 몸둘바를

 

몰라 하셨다.

 

'선생님 너무 속상합니더. 이놈아 이거 장남이라고 있는게 이모양

 

이니 제가 너무 힘들고 부끄럽습니더. 마! 훈아 니 선생님 계신

 

이 자리에서 정확하게 말해라. 학교 다닐라면 다니고 안그러면

 

때리치아삐라.'

 

'잘 다니겠습니다...' 훈이의 목소리는 아주 작았다.

 

아버님께 부탁을 드렸다.

 

'아버님 훈이가 아버님께서 무슨일을 하시는지 알고 있습니까?'

 

'대충 알지예.'

 

'그러면 제가 부탁을 드릴께예. 이번주 토요일은 놀토니까 훈이랑

 

훈이 동생을 데리고 아버님 회사에 한번 데리고 가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이 놈들도 아버님께서 어떻게 일하시고 돈을 버는지를

 

좀 알아야 합니다.'

 

'네 선생님 안그래도 주위 분들은 한번씩 가족을 데리고 오던데

 

저도 한번 그래 보겠습니더.'

 

'네 꼭 한번 데리고 가 보세요. 훈아 너 이번주에 꼭 아버님과 함께

 

회사에 가보도록 해라.'

 

'네'

 

그 후 훈이는 아버님회사에 다녀왔고 행동이 눈에 띄게 나아졌다.

 

이젠 야간 자율학습도 다 하고 자습때 스스로 앞에 나와 자습

 

분위기를 잡으며 열심히 '좋은생각'을 쓰는 것이다.(훈이는

 

우리반 선도부장이다. 일부러 내가 그렇게 했다.)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저번주에 훈이가 한번도 지각을 하지

 

않고 한번도 야자를 안빼고 다 한 것이었다. 그것도 즐겁게..

 

난 너무 기분이 좋고 고마워서 훈이를 크게 칭찬하며 칭찬카드를

 

주며 아이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사람이 바뀌는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들이 본 것처럼 훈이는 정말 많이 바꿨습니다. 해서 선생님이 칭찬

 

카드를 줍니다.'

 

'와~~~!!!'

 

아이들도 박수를 치며 정말 축하해 줬다.

 

훈이도 의쓱하며 기분좋게 칭찬카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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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양한 아이들을 본다. 나도 어느정도의 경력이 쌓였다고 생각

 

드는 것은 훈이같은 부적응 아이를 대하는 나의 태도다.

 

예전처럼 안절부절 하지 않고 모든 에너지를 훈이에게 쏟지 않으며

 

(보통 부정적 에너지를 많이 썼다.) 기다릴줄 아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러다가 긍정적 행동을 하게 되면 정적 강화를 주며 아이가

 

스스로 바뀌기를 응원하고 있다.

 

지금의 우리반은 너무나 분위기가 좋다. 비록 현재 성적은 좋치

 

않으나 적어도 초반에 전학을 가겠다고 하던 3명이 모두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으며 뭔가 체계도 잡혀간다.

 

어제는 좀 늦었지만 반 친구들의 생일 파티도 조촐하게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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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칭찬카드를 준 바로 그 다음 주 월요일

 

에 훈이는 또 무단지각을 해서 바로 칭찬카드를 뺐었다. 하지만

 

강하게 훈계하며 뺐지 않고, '마 니가 이런 식으로 하면 칭찬할 수

 

없다!!'라며 뺐었다. 훈이도 너무 아까워했고 주위 친구들은 크게

 

웃었다.

 

혼자 바뀌는 것은 너무 힘들다. 하지만 주위에서 급우들이 관심을

 

가지며 스스히 바뀌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느낀다.

 

이러한 나의 학급운영 방침에 대해 호응해 주며 즐기는 아이들과

 

생활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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