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책서평' 태그의 글 목록

저자 정기석님은 마을에 미친 남자입니다. 농업에도 미친 남자지요.


그가 지금까지 썼던 책을 봐도 이 사실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마을을 먹여살리는 마을기업, 마을시민으로 사는 법, 오래된 미래마을, 사람 사는 대안마을, 농부의 나라'


하지만 이 책들에는 공통된 정서가 있습니다.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소위 말하는 부자가 아닙니다. 시간이 많은 사람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는 '농부의 나라'라는 실증적 실천 모델을 유럽사회에서 공부하고 발견하고 개발하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한국 사회의 출구를 찾아보기위해 유럽으로 떠납니다.


-태생적으로, 만성적으로, 그리고 필시 반영구적으로 가난한 귀농인 주제에 지난 두 차례의 유럽행은 재정적으로 다소 무리였다. 하지만 사명감과 목표의식을 내세워 현실의 곤궁함과 타협했다...무엇보다 책이나 뉴스에서 보고 듣던 대로 유럽은 어떻게, 그토록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었는지 너무 궁금해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행복사회 한국'을 위해 '행복사회 유럽'으로 가게 되고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책한권에 오롯이 담았습니다.


유럽 7개국을 가다.


영국을 시작으로 체코,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까지, 이동경로와 씌여진 순서를 보면 저자의 내심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최소한 동선의 순서대로 책이 구성된 것 같진 않습니다. 


저자는 아무래도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농부, 농업에 대해 큰 감동을 느낀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제가 읽어봐도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농업정책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선택받은 민족이기에 가능했던 일같아 보이진 않습니다.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농업에 대한 관심으로 떠난 여행아지만 저자는 유럽의 문화와 역사에도 해박합니다. 실제 유럽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이 책을 읽고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디테일하고 자료가 풍부합니다. 


책의 앞부분을 읽을 때는 환상적이었습니다. 제가 마치 유럽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체험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의 이야기까지 덧붙여 주니 이해하는 데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 영국에서의 일이다. 2층 버스를 안 탔다면, 런던에 간 게 아니다...하루종일 무제한 승차할 수 있는 1일권까지 있으니 2층 버스만 보면 자꾸 올라타고 싶어진다. 아마 런던에 가서 2층 버스를 한 번도 타지 않은 여행객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만일 있다면 그이는 런던을 여행하지 않은 셈이다...런던에서 2층 버스가 도시의 명물로 자리잡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영국에서 약 사는 법, 지하철 소개, 살인적인 런던물가에서 살아남기, 체코의 맥주, 체코식 돼지족발, 천년동안 건축한 프라하성에 사는 대통령 등 흥미있는 이야기가 계속 펼쳐집니다.


하지만 저자는 뼈속까지 한국사람. 유럽 각국을 여행하면서도 저자는 한국을 잊지 않습니다. 영국의 트라팔가 광장에서 있었던 세월호 시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기억, 운하로 사는 베니스를 보며 운하로 죽어가는 대한민국의 4대강을 걱정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유럽 곳곳의 합리성과 인간다움, 자연스러움에 대한 동경이 생깁니다. 동시에 한국의 강제적인, 자연을 해치는,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행태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듭니다.


이런 협동조합도 있다.


유럽 각국의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현실화는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스위스의 취리히에 있는 '쿱'과 '미그로'라고 하는 협동조합 소개하는 글입니다.


-포장봉투에는 '지역으로부터, 지역을 위해'라는 협동조합의 지역정책이 새겨져 있다. 취리히를 비롯한 스위스의 소매시장은 협동조합이 장악하고 있다. 미그로와 코프가 양분하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아이쿱생협과 한살림생협이 홈플러스나 이마트를 장악한 셈이다.


- 미그로 매장에는 없는 것 빼놓고 다 있다. 단 미그로 매장에는 3가지 상품이 없다. 술, 담배, 성인잡지는 팔지 않는다...스위스 노동자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키겠다는 설립자의 기업가 정신이 아름답다.


- 세계적 협동조합 미그로는 글로벌시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오로지 지역전략에 집중한다. 조합원들은 해외시장에 나가 돈을 더 벌어오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배당을 더 달라고 주문하지 않는다. 오직 가까운 매장에서 좋은 품질의 물건을 더 값싸게 살 수 있기만 바란다. 글로벌, 외형 성장 전략이 불필요한 이유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래, 글로벌이 무슨 필요인가. 외화를 많이 벌어오는 것이 무슨 필요인가. 지역의 사람들이 좋은 물건을 값싸게 사고 판매자들은 제 값 받고 팔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에서의 거래만 활발해져도 충분한 것 아닌가.'


돈을 무조건 많이 버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면 굳이 국내시장을 무시하면서까지 해외시장을 개척하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어 보입니다. 돈은 무조건 많이 버는 것이 좋은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 책에 소개된 오스트리아의 농장주 마틴 알버씨의 대답이 현답인 것 같습니다. 


- 시장이나 마트에 나가서 팔면 더 팔려서 돈을 더 벌수 있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더 팔 필요가 없어요. 이 정도만 해도 먹고 살 수 있는데요."


농업에 대한 해결책을 찾다.


- 돈 버는 농업이 아니라 사람 사는 농촌이어야 한다. 농사를 지어 못 먹고 사는 농민도 농촌을 떠나지 않도록 나라가 먹여 살려야 한다. 


저자가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만난 황석중 박사의 말입니다. 황석중 박사의 말과 상통하는 독일의 교육정책과 농업정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참고로 소개하자면 독일에서는 유치원 3년동안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합니다. 그저 자연 속에서 다른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고 어울리는 법을 배웁니다. 모국어조차 깨우치지 못하고 3년을 보내도 학부모는 전혀 항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학습을 시키지 않는 것도 놀라웠고 자연스러운 성장을 지지하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초등학교로 진학하면 4년 동안은 줄곧 동일한 선생님이 담임을 맡는다고 합니다. 교사가 4년은 관찰해야 아이를 겨우 알게 된다고 합니다. 그 후 교사는 아이의 미래를 학부모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고 학부모는 교사의 신중한 결정을 믿고 따릅니다.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교육 분위기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농부가 되는 방법입니다. 농부가 되려는 아이는 농업전문학교에서 철저히 공부를 하고 졸업하고도 수년간 농장에서 현장실습을 마친 후 국가고시를 봐서 농부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농민자격증을 딴 선택받은 2%의 농부만이 국민의 먹을 거리를 책임지는 독일 농민의 자긍심은 말도 못할 정도로 높다고 합니다.


아무나 농사를 지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농사 뿐 아니라 농식품 가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와 독일은 뭐가 다르길래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요?


저자는 철학의 차이라고 설명 합니다.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철학, 농업을 대하는 철학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 어렵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도 지금이라도 잘못된 것을 인정한다면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저자는 조용히 외칩니다.


- 독일에서는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도록 기본 생계를 국가에서, 정부에서 책임을 지고 있다. 어찌 보면 기본소득제나 마찬가지인 직불금 정책으로 농업 소득만큼 부족한 생활비를 보전해 준다. 농민들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그런 국가와 정부를 믿고 농촌을 잘 지키고 있다.


정부에서 기본 생계를 책임집니다. 그 해가 흉년이든, 풍년이든 상관없이, 가격의 변동이 심하든, 그렇치 않든, 정부가 기본 생계를 책임집니다. 농사만 집중하면 되는 사회라는 뜻이지요. 


이에 반하면 우리나라의 농민들은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습니다. 최소한 판매에 대한, 수익에 대한 고민만 덜어줘도 농민들도 숨을 쉬며 농사일에 전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독일의 농업정책은 돈 버는, 돈 되는 농산업이 아닌 사람사는 농촌이라고 합니다. '농촌에 최소한 유지되어야 하는 인구밀도'가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나라. 그래서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도록', '굳이 떠날 생각조차 들지 않도록' 정부의 공무원들이 애쓰는 나라. 믿기지시나요? 이 나라가 독일입니다.


보통 독일하면 자동차의 나라라고들 떠 올립니다. 벤츠, 아우디, 포르쉐, BMW, 폭스바겐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자동차들이 독일에서 만드는 자동차 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제조업에 강한 나라, 독일이라고만 떠올렸지만 이제 독일은 국민을 대하는 철학이 다른 나라, 농업이라고 해서 허투루 대하지 않는 도덕적인 나라라고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농촌은 소중합니다.


농부에 대한 대우가 어느정도인지는 아래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독일에서는 농민도 65세가 되면 은퇴합니다. 일하지 않아도 노후를 편하게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연금이 충분히 나오니 더 이상 농사를 안 지어도 되죠. 그리고 자식에게 농업의 가업을 물려줍니다. 이 나라에서는 자식이 농사를 물려받는 걸 큰 자랑으로 여깁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제 머리에 남은 것은 농업이었습니다.


저자가 원했던 바인지도 모릅니다.


농촌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 인과관계가 연결되었고 대한민국, 지금의 농업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독일의 정부가 그토록 농업과 농촌과 농민을 보호하는 이유에 대해 황석중 연수단 지도교수는 10가지 기능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하나. 농업은 우리의 식량을 보장한다.

둘. 농업은 우리 국민 산업의 기반이 된다.

셋. 농업은 국민의 가계비 부담을 줄여준다.

넷. 농업은 우리의 문화경관을 보존한다.

다섯. 농업은 마을과 농촌 공간을 유지한다.

여섯. 농업은 환경을 책임감 있게 다룬다.

일곱. 농업은 국민의 휴양공간을 만들어준다.

여덟. 농업은 값비싼 공업원료 작물을 생산한다.

아홉. 농업은 에너지 문제 해결에 이바지한다.

열. 농업은 흥미로운 직종을 제공한다.


정말 틀린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유럽이 건강한 이유는 농촌이 건강하기 때문입니다. 농촌이 건강한 이유는 농촌을 대하는 정부의 도덕성이 건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철학이 특별해 보이진 않습니다.


단지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자연을 소중하게 여기며, 돈 보다는 가치를 존중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행복사회유럽'을 읽으며 우리나라의 암울한 면도 보았지만 '행복사회한국'이 되기 위한 방법도 동시에 읽었습니다.


희한한 책입니다. 


기행문인지 알고 펼쳤더니 덮고 나니 농업에 관한 책입니다.


저자, 고도의 상업적 전술이었을까요?


농업의, 사람이 어떤 세상에서 살면 좋겠다는 꿈을 만들어 주는 책입니다.


행복한 삶을 원하시는 분, 유럽 여행을 준비 중이신 분, 사람의 소중함을 공감하시는 분들께 권합니다.


행복한 사회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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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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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때 책을 읽으면 뭔가 배우는 기분, 뭔가 얻는 기분이 들어 책장을 넘기는 것이 수월합니다. 이 책을 선택했을 때도 당연히 기대를 하고 책장을 펼쳤습니다. 


책 표지에 적혀있는 '대한민국 보통 가족을 위한 독서 성장 에세이'라는 문구가 저의 기대를 높였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보는 인문학책? 재미있겠는데, 저는 별 생각없이 책장을 넘겼습니다.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은 김정은, 유형선님이 지은 책입니다. 두 분은 부부입니다. 대한민국 보통 가족이라고 칭하고 있지만 보통이라고 하기엔 그 삶이 너무나 치열했습니다.


엄마인 김정은 님은 전직 프로그래머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가족들을 위해 정말 열심히 10년간의 직장 생활을 했지만, 남은 것은 아픈 몸과 '엄마 바꿔죠!'라고 외치는 딸아이들 뿐입니다. 


미술심리치료 과정에서 가족을 그려 보라는 말에 일곱살 큰딸아이는 자신과 여동생만을 그렸습니다. 이미 아이들에게 부모들은 없었습니다.


직장생활을 계속하느라 아이들을 친정에, 시댁에 맡겨서 생활해야만 했고 그렇게 힘들게 일을 했지만 남은 것은 가족해체의 위험과 아픈 몸이었습니다.


아빠도 비슷했습니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직장생활을 했지만 자신과 맞지 않기에 직장을 그만두고 백수생활을 하다가 다시 취업했지만 회사의 구조조정과 파업을 겪으며 힘겨워 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행복한 일을 찾아봐요."

남편이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이 뭔지 모르겠어요."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을 찾지 말고 소중한 것을 찾아봐요. 우리." -본문 중


남편과 아내는 삶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생계도 힘들었지만 부모의 부재를 당연시 하는 딸아이들의 상처가 더 큰 자괴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되었을까, 부부는 책을 통해 그 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같이 마을 도서관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해체 위기에 선 가족, 책을 만나다.


파업과 구조 조정을 겪는 남편에게도, 직업병을 얻어 직장을 그만 둔 아내에게도, 엄마, 아빠를 기다리느라 지친 두 아이에게도, 먼저 스스로가 소중한 존재라고 깨달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각자에게 찾아온 고난을 긍정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오랜 기간 떨어져 지내느라 우리 가족에게 없었던 가족의 개념부터 제대로 세워야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 본문 중


이 가족들이 함께 읽은 책은 다양합니다. 당연히 동화책부터 시작해서 인문학 책까지, 책만 읽은 것이 아니라 아빠의 편지, 딸아이의 질문, 엄마의 격려, 딸아이의 그림 그리기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고 나누었습니다.


가족들은 함께 '강아지똥'을 읽으며 소중한 거름의 가치를 느꼈고, '미스 럼피우스'를 읽으며 세상을 아름답게 할 일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치킨 마스크'를 읽으며 자신의 소중한 부분을 알게 되고, '신화의 힘'을 읽으며 고난을 성취하는 인간이 위대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내 동생 싸게 팔아요.'를 읽으며 동생의 소중함을 알게되고, '새로운 친구가 필요해.'를 읽으며 친구의 단점보다 장점을 볼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고전을 통해, 공자도 만나고 맹자도 만납니다. '기억 전달자'를 읽으며 '너를 희생하여 우리가 행복할 수는 없어.'라는 삶의, 공동체의 가치를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의심이 들었지만 확신으로 바뀐 책


248페이지의 비교적 얇은 책입니다. 다 읽고 보니 제가 100여 페이지에 표시를 해 두었더군요.


두껍지는 않지만 한장 한장이 감동적이었던 책입니다.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며, '정말 이 어린아이들이 이렇게 말했을까? 정말 이 책을 읽고 가족들이 이런 것을 공감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책장의 마지막을 덮으며 '그랬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읽은 책은 어려운 책들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의 상황에 맞게, 가족의 필요에 의해, 적합한 주제의 책을 골라서 같이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부모가 강요해서 읽은 책이 아닙니다. 책을 읽고 대화를 하며 엄마는 자신의 잘못되었던 교육관을 깨우치기도 합니다. 


이 가족은 책을 함께 읽었던 것 만이 특별했던 것 같지 않습니다. 


더 가치로웠던 것은 책을 함께 읽고 꾸준히,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를 했던 것, 이것이야말로 이 가족이 다시 건강해 질 수 있었던 힘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이 가족이 다시 건강해 져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동시에, 이런 가족이 현재의 대한민국에 많고 이 중 다수의 가족들은 대화와 성찰 없이, 세상 탓을 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책을 많이 읽어서 시험 점수를 높여라는 뜻이 대부분이라 생각됩니다만 어른들도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공부하지 않는 어른이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특별한 행복을 느끼게 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보통가족을 위해, 정신없이 살고 있는 자신을 위해,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답을 위해,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은 소중한 마중물이 되어 줄 것입니다.


삶의 희망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많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지금 가족이 힘든 것은, 세상이 힘든 것은, 우리의 잘못 때문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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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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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둘리토비 2016.05.25 10: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마지막 문구가 울리네요~
    "지금 가족이 힘든 것은, 세상이 힘든 것은, 우리의 잘못 때문만은 아닙니다."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표현이 적합하지는 않지만 이 책은 세상에 있어서는 안될 책입니다.


너무 부끄럽고 화가 나기 때문입니다.


일제시절 개인의 영달을 위해 민족을 해하고 뻔뻔하게 살다 간 대한민국 악인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지난해 6월부터 경남도민일보를 통해 연재된 '광복 70년 잊지 말아야 할 이름들' 이라는 뉴스펀딩 시리즈 물입니다.


당시 경남도민일보는 이 뉴스펀딩으로 151명의 후원을 받았으며 총 후원금액은 160만원에 달했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기사였습니다.


저자인 임종금씨는 서두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친일반민족행위자는 이완용이라는 이름을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다 숨어버렸습니다. 해방 후 부당한 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학살된 수많은 민중에 대해서도 '시대가 그랬다'는 막연한 논리로 덮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대적 상황이 그랬다 치더라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근현대사의 악인들이 있습니다. 그런 악랄한 자들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왜 그자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는지'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군인, 우익단체, 친일경찰, 친일헌병, 친일깡패, 토호, 해외인사 등 각 분양서 대표적인 악인들이 취재 대상입니다. 이들을 기록으로 남겨 영원히 후세의 교훈으로 삼고자 합니다.'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저자는 사학과 출신으로 이미 대한민국의 악인들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총 8명의 악인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백두산 호랑이를 자칭했던 살인마 김종원, 고향 사람을 무참히 학살한 이협우, 일본 국회의원이 된 극렬 친일파 박춘금, 악질 헌병의 대명사 신상묵, 박종표, 악질 경찰의 대명사 노덕술, 음모와 공작의 달인 김창룡, 일제도 감복한 친일 인사 김동한과 후예들 그리고 만주지역에서 활동한 최남선, 이범익, 이선근, 백선엽, 김백일, 정일권, 배정자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권력이 아무에게나 주어지면 안된다.', '이 사람들은 일본이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충신을 원하는 리더에게는 간신만이 모인다.' 는 것입니다.


타이거 김, 백두산 호랑이로 불리길 원했던 김종원편을 보면


'김종원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다. 사람 목을 잘라 이웃 지휘관에게 '선물'하는 게 장난이었던 김종원, 그런 그가 불과 20대 후반의 나이에 거의 무차별적인 권한을 받았고, 그는 살육으로 그 권한에 응답했다. 


그것은 결국 이승만과 권부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김종원과 같은 비정상적으로 날뛰는 존재가 꼭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종원의 이름과 악행은 영원히 기억돼야 하겠지만 그를 비호하고 이용한 이승만, 당시 국방부 장관 신성모, 11사단장 최덕신 등의 이름 또한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본문 중


거의 이런 내용입니다. 10세 미만의 어린이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자를 동시에 쏴 죽이는 등 온 가족을 몰살했던 이협우, 상애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민족을 상대로 폭력행동을 저지르며 일본의 국회의원이 된 박춘금, 잔인한 고문 방법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고문하고 죽였던 신상묵과 박종표, (박종표는 1960년에 마산경찰서 경비주임을 할 당시 김주열 열사의 시신에 큰 돌을 매달아 바다에 유기하기도 했음) 


너무나도 잔인해 다시금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노덕술, 자신의 출세를 위해 무고한 사람을 빨갱이로 위장해 죽이기를 서슴치 않았던 김창룡, 만주 지역에서 온갖 공작으로 항일세력을 이간질하고 수많은 독립투사들을 체포, 죽이는 데 앞장섰던 김동한.


왜 책 제목이 '대한민국 악인열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암울했던 시기, 악인들은 이 자들뿐이었을까요? 왜 교과서에선 이런 사람들의 행적에 대해선 언급이 없을까요? 이승만 대통령이 노덕술을 보고 '그대 같은 애국자가 있어 내가 발 뻗고 잘 수있다.'고 말했던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이 책의 제목 위에는 작은 글씨가 적혀있습니다.


'교과서에선 볼 수 없는 부끄러운 역사'


교과서란 민족의 좋은 역사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그랬다.' 라고 모든 것을 덮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임종금 기자와 연락이 되어 이 책에 선정된 악인들과 그 후속작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제가 아는 한 가장 악랄했던 사람들 이야기 입니다. 전문가들도 저와 비슷한 견해였습니다. 2편은 먼 훗날 쓸 생각입니다. 하지만 내년에 후속작을 준비 하고 있습니다. 


후속작은 그 시기,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사연과 일본인 가운데 일제에 반대하고 우리 민족의 해방을 지지한 양심있는 사람들에 대해 쓸 예정입니다.' -저자와의 인터뷰 중


이 책을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합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민족을 배반한 자들이 끝이 좋아서는 안됩니다. 민족을 배반한 자들이 호의호식해서는 안됩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역사에선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시대를 보고 변신했던 기회주의자들이 권력을 쥐었었고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어른들은 모르더라도 아이들은 알고 자랐으면 합니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충분히 쉽게 쓰여져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조명할 때, 악인들을 파헤쳐 세상에 내 놓은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대한민국 악인열전'은 부끄럽지만 사실이었던 우리의 역사입니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이 때, 광복만을 경축할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었던 악인들의 삶도 재조명되어야 합니다.


근현대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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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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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17 15:36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책덕후 화영 2016.03.17 22: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책이 무조건 본받아야 할 점만 쓰여진 매체라는 생각만 버리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악인들의 삶에서도 배울 건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들어 팟캐스트를 자주 듣습니다. 제가 듣는 팟캐스트 중에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줄여서 "지대넓얕"이라고 부르는 데요. 이 곳에서 진행을 하는 채사장님이 쓴 책입니다. 읽고 싶었던 책이었고 우선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보았습니다. 다 읽은 후, 이 책은 소장의 필요성이 있을 것 같아 다시 새 책을 주문했습니다. 저에겐 매력적인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편과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편으로 말입니다. 역사편은 술술 잘 읽힙니다. 하지만 철학편은 생각만큼 쉽게 넘어가진 않습니다. 제가 그만큼 사전 교양이 부족한 탓이겠지요. 하지만 채상장님은 정말 필수 지식을 쉽게 서술하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입니다. 정말 이 두권을 정독하여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게 되면 지적대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 서평은 역사편입니다.


'그렇다면 지적 대화를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란 무엇인가? 답부터 말하면, 그것은 내가 발 딛고 사는 '세계'에 대한 이해다. 시계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그때서야 세계에 발 딛고 있는 '나'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깊어진 '나'에 대한 이해는 한층 더 깊게 '세계'를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나에게 보이지 않고 숨겨졌던 세계에 대한 이해, 이것이 지적 대화의 본질이다. 정리해보면, '지적 대화'를 위해서는 '나'와 '세계'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적 대화를 위해 먼저 '세계'부터 차근차근 여행해 나가고자 한다.'


프롤로그에 있는 글입니다. 채사장은 세계에 대한 이해를 위해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의 순서로 책 속으로 독자를 안내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놀라우리만큼 학교에서 배웠던, 기존에 알고 있었던 지식들이 구조화 됨을 느끼게 됩니다. "아, 이거였군, 이래서 그랬던 거군." 저도 몇 번을 무릎을 쳤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 책이 친절한 것은 각 분야마다 중간정리와 최종정리편이 있어 글의 내용을 다시금 정리해 줍니다. 즉 독자가 한번, 두번, 세번 읽고 생각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역사편을 잠시 소개하자면, 이 책은 역사를 다섯 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원시 공산사회, 고대 노예제 사회, 중세 봉건제 사회, 근대 자본주의, 현대까지, 우선 원시부터 근대까지의 역사는 생산수단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변화 합니다. 생산수단의 소유자는 결국 부를 가지게 되며 이는 곧 권력의 획득을 의미합니다. 


원시 시대에는 생산 수단이 없었기에 평등했으나 생산 수단인 토지와 영토를 왕이 소유했기에 중세에는 왕이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근대에는 공장이 생산수단이었기에 부르주아가 이를 독점했습니다. 마르크스는 다가올 세상에는 노동자가 생산수단을 소유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공산주의 혁명은 성공적으로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근대의 산업화는 자본주의를 낳았고, 자본주의의 특성이 근대와 현대의 역사를 이끌었습니다. 자본주의의 특성은 공급과잉입니다. 공급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요를 늘려야 했고 수요를 늘리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시장개척, 다른 하나는 상품의 가격을 내리는 것입니다. 시장개척의 시기가 바로 제국주의 시대였습니다.'


설명이 참 쉽게 되어 있고 책의 중간 중간 간단한 표로 내용을 정리하고 있어 이 부분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경제와 정치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경제 편에서는 세금을 가지고 복지와의 관계를 정말 간단하게 정리하여 제시합니다. 표를 소개하자면

'시장자유 > 정부개입 = 세금↓, 복지

 시장자유 < 정부개입 = 세금↑, 복지↑'


너무나 당연한 원칙인데 이것을 잊고 살아왔습니다. 이 내용을 알고 나서 대한민국을 보니 세상이 분명히, 읽히는 것 같았습니다.


정치편도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보수 - 신자유주의자  : 시장 > 정부 : 세금↓, 복지↓ (부르주아 기업 옹호)

진보 - 후기 자본주의 : 시장 < 정부 : 세금 ↑, 복지↑(프롤레타리아, 노동자 옹호)


채사장은 말합니다. 

'자본가가 보수를 택하고 노동자가 진보를 택하는 것은 각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자연스러우며 합리적이다. 하지만 노동자가 보수를 선택하는 것은 단적으로 어리석은 선택이다. 노동자가 보수를 선택하는 것은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이익을 고려한 경제적 판단도 아니고, 


윤리적 판단도 아니다. 아마도 노동자가 보수를 선택한 이가 있다면 그는 경제와 정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누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 편에서는 개인주의 집단주의, 이기주의와 전체주의, 자연권, 미디어가 어떻게 거짓을 말하는 가 등 에 대한 설명을 합니다.


마지막 윤리편에서는 윤리의 정의, 의무론과 목적론 등에 대한 설명을 합니다.


서평을 준비하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책 두께도 있지만 소개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였습니다. 밑줄을 참 많이 그으며 읽었습니다. 채사장은 팟캐스트에서는 자신을 '신자유주의자'라고 소개합니다.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어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기적이며 경쟁을 추종하는 물질만능주의자라고 들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신자유주의자가 나쁜 개념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채사장은 자신의 위치와 사회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인문학이 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 인문학이 어렵다고 겁이 나시는 분들께 감히 이 책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채사장이 이 책을 권하는 이에 대한 글을 소개하겠습니다.


'다음과 같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지적인 대화에 목말라 있거나,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이 복잡하다고 느끼거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은 많으나 현실적 제약으로 독서할 여유가 없거나, 대학에서 교양 수업을 듣기 전에 기초적인 지식을 얻고 싶거나, 미술관에 가면 무엇인가를 이해한 듯 행동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거나, 


가난하면서도 보수 정당을 뽑고 있거나, 정치는 썩었다고 습관적으로 말하면서도 뉴스는 사건 사고와 연예, 스포추 부분만 보거나, 자신이 제대로 살고 있는 지 불안 하지만 어디서부터 생각을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이들, 이 책을 읽어두도록 하자.'


학자들이 보기에는 가벼운 책일수도 있으나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는 설명이 쉽고 친절하게 잘 되어있는 좋은 인문학 서적입니다. 2014년 12워 24일에 초판이 발행되었는데 2016년 1월 3일 240쇄 발행이 되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2016년, 이 책을 읽고 새해를 시작하시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습니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느끼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세상을 보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지적대화가 가능하게 되는 책, 지대넓얕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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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덕후 화영 2016.01.10 22: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헐... 이 책 인기많다는거 알고는 있었지만 240쇄라니... 엄청나네요...

맛있는 책을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요즘 흔한 요리관련 책있줄로만 알았습니다. 두께도 상당합니다. 700페이지에 이르는 두툼한 책입니다.


'무슨 요리책이 이렇게 두꺼워? 재미있을까?'


저의 고민이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책장을 펼친 후 얼마지나지 않아 알수 있었습니다.

'먹거리 특산물 관련 정보는 인터넷에 넘쳐난다. 조금만 시간을 할애하면 원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정보를 단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살을 들여다보며 함께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방점을 두려 했다. 


특산물을 통해 거꾸로 그 지역을 다시 보고, 그 지역민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물론 성분 및 효능, 좋은 상품 고르는 방법, 재배, 유통 과정, 현실적 어려움, 관련 음식 등에 관한 정보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저마다 내 지역 특산물에 대한 자부심은 어느 곳이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마음을 이 책에 모두 담지 못한 죄송함은 여전히 남는다. 현장에서 만난 농, 어민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한 해 잘 되었다고 기뻐할 것도, 한 해 안 좋았다고 실망할 것도 없다.' 욕심내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려는 순박한 사람들 마음이 전해진다.' 머리말 중


이 책은 지난 해 5월 24일 경남도민일보에서 '통영 멍게'를 시작으로 1년에 걸쳐 총 23회 연재되었던 기획기사를 묶어서 펴낸 책입니다. 해서 함께 취재했던 남석형, 권범철, 박민국, 이창언 네분의 기자가 공동저자입니다. 저자들이 모두 이 책이 세상에 나오는 데 많은 역할을 한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책에는 총 23가지의 지역 특산물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전국에 지역의 특산물이 아닌게 있겠습니까 만은 유독 경남에서 유명한, 아니 전국적으로 유명한 특산물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통영 멍게를 시작으로 남해 마늘, 전어, 거창 사과, 하동 재첩, 창원 진영 단감, 마산 미더덕 등 듣기만 해도 솔깃한 재료들입니다. 


이 책은 단순 특산물에 대한 소개가 아닙니다. 왜 그 지역이 이런 특산물이 유명해졌으며, 유명해지게 된 과정과, 재배하는 농, 어민들의 삶, 재배 현장, 맛집 소개, 음식에 대한 속설에 대해 정리한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특산물에 대한 인문학적 보고서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진실 혹은 오해, 마늘 무좀 치료에 효과? 화상, 세균감염 위험>

마늘이 민간요법으로 자주 쓰였던 때가 있다. 마늘의 살균 효과를 믿고 연고 대신 피부에 바른 것이다 특히 '무좀 치료제'로 이름을 날렸다. 다진 마늘을 발병 부위에 붙여 무좀이 낫길 기대하곤 했다. 물론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대처법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이를 믿는 사람이 많다. 매우 위험하다. 마늘이 살균작용을 하는 것은 맞지만 자극이 강해 직접적인 피부접촉은 역효과를 낸다.' 본문중


특산물에 대해 다각적인 접근을 합니다. 재료에 대한 이해는 기본이요 이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올라오며 이것을 재배하는 농, 어민들은 어떤 분들인지, 어떤 삶을 살아 오셨고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음식을 허투루 보지 못하게 됩니다.


'종종 함께 바다 나가서 도와주기는 하지. 내 업을 이어받으면 좋기는 하지만, 자기들 뜻이 맞아야 하는 거지. 깨끗한 옷 입지 못하고, 제때 잠 못 자는 일이라 억지로 시킨다고 될 것은 아니지. 그래도 작업하면서 바로 끌어올린 피조개에 소주 한잔 하는 그런 맛은 있는데...허허허.'-본문 중


'멍게는 주로 암초지내나 자갈 깔린 곳에 서식한다. 5~24도 사이가 적정 수온이다. 이 사이를 벗어나면 성장을 멈춘다. 이 때문에 기후 변화가 심하면 폐사하는 일이 잦다. 어민들이 매해 울고 웃는 이유다. 그래서 멍게 양식하는 이들은 '용왕님 뜻'에 맡기는 심정이다.'-본문 중


농, 수산물을 직접 생산하시는 분들은 자연에 겸손했습니다. 세상사에도 겸손했습니다. 농사가 잘 안되면 화가 날 법도 하도 일손부족과 판로 개척 등에 대해서도 화가 날 법도 한데 겸손했습니다. 


'욕심 낸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이 분들의 인내와 정성으로 재배된 식재료들은 그만큼 귀한 것이었습니다.


더 이상 값싼 재료만을 찾을 수 없습니다.


'6시 내고향'이라는 TV프로가 있습니다. 그 프로와 상당부분 공통적인 내용들이 많으나 이 책은 사람들의 삶을 더욱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화면으로는 담을 수 없는 정겨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단지 마트에서 쉽게 사는 음식이 아니라 그 음식 속에 있는 사연을 알 수 있습니다. 


뭐든 간단한 것이 없습니다. 한편으론 이 책을 읽으며 도시에 사는 것이 참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돈 몇 천원에 이 귀한 정성이 담긴 음식들을 쉽게 살 수 있으니까요.


한번 씩 시장에 가면 "왜 이리 비싸?"라며 투덜거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제 시장에 나가서 다양한 농수산물을 보면 쉽게 지나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 전에는 단지 특산물 가격만 봤다면 이제 그 과정까지 보일 것 같습니다.


'맛있는 경남'은 재료들뿐 아니라 삶까지도 이해하게 하는 좋은 책입니다.


앞으로 경남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음식의 맛만을 강조한 것이 아닌 음식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농민과 도시인들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형태로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계의 값 싼 농작물들이 물밀듯이 들어옵니다. 값싼 물건만을 찾기에는 이 분들의 정성과 노력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우리 농산물이 실제로 우리 몸에 좋을까요? 그것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농산물을 우리가 소비하면 우리네 농민들이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가치가 분명히 있습니다. 


먹꺼리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책, '맛있는 경남'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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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중세하면 떠오르는 것? 


절대왕정, 교황, 기사도 정신, 봉건제도, 십자군 원정, 제가 떠오르는 내용들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 공부를 하다보니 중세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습니다. 유럽의 중세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중세의 뒷골목 풍경'이라는 책을 발견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중세의 뒷골목 풍경'은 책 소개에도 적혀 있듯이 '유랑악사에서 사형집행인까지, 중세 유럽 비주류 인생의 풍속 기행'을 서술한 책입니다. 지은이 양태자씨의 이력도 재미있습니다.


'독일에서 22년간 살면서 독일의 시립 도서관에서 자료를 읽기 시작하다가 대학 도서관, 서점, 헌 책방, 나중에는 벼룩시장으로 달려가 희귀한 자료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이미 절판된 어떤 자료는 저자인 교수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서 책을 구하기도 했다. 


이렇게 모은 자료가 그림책까지 합쳐 약 600권이 되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중세 유럽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독일에서 공부한 비교종교학과 비교문화학이 큰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 많은 자료 중에서 특히 중세의 비주류 인생에 대한 연구에 중점을 두었다.'(본문중)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각자의 견해로 중세 유럽을 냉철하게 비판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기를 희망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이 책을 읽고 막연히 동경했던, 우아해 보였던, 중세의 유럽에 대해 나름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서민들의 삶을 보며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DNA가 달라서 유럽인들은 저렇게 합리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 정말 대단한 민족들이다.' 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으나 이 책을 읽은 후 이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찌보면 중세 유럽 사회를 실질적으로 지탱했던 그들, 서민들의 삶을 아는 것이 중세유럽을 이해하는 시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1부 중세의 뒷골목 인생, 2부 뒷골목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3부 뒷골목의 종교 4부 뒷골목의 정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 제목을 보면 상당히 매력적인 내용들이 많은 책입니다. '중세의 암호 전달자 유랑인, 거지증서가 없으면 구걸도 못해, 인류의 적 신을 죽인 자 저주받은 유대인, 


동성애를 단속한 밤의 관청, 문화의 중심지 공중목욕탕, 귀족 결혼을 사고 팔다. 여교황 아기를 낳다. 죽은 교황을 법정에 세우다. 거리운동의 효시가 된 어린이 십자군 원정, 상인의 딸 프랑스 왕비가 되다. 34년간 철가면을 쓴 사나이' 등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했던, 실제로 생각치도 못했던 내용들이 아주 많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거지, 유랑인, 누더기 옷을 모으는 사람, 동물 가죽 벗기는 사람, 방앗간 지기, 목동, 시체 묻는 사람, 유대인, 사형집행인, 목욕사, 광대, 유랑악사 등 길거리에서 움직이며 살아가는 비주류 인생은 중세의 한 축을 담당했다. 조합도 만들지 못한 낮은 직업의 사람들이 도시 인구의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넘쳐났다.'(본문중)


중세의 유럽 또한 차별은 만연했습니다. 신분의 차별, 시민끼리의 차별 등 그 내용은 익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사람들이 열악하게 살지는 않았습니다. 사형집행인 들은 엄청난 돈을 벌었고 유랑악사들은 왕실에 채용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했습니다. 직업에 따른, 출생에 따른 차별은 당시에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신기했던 중세의 생활 모습들


'중세 유럽인은 하루에도 3~4개의 목욕탕을 옮겨다닐 정도로 목욕을 좋아했다. 이들은 목욕탕에서 친구를 만들고 자식들의 혼담을 나누었다. 탕에서 먹고 마시며 놀다가 취한 상태에서 싸움질까지 했다. 덩달아 도둑과 사기꾼이 등장하면서 범죄자의 비밀스런 은닉처로 사용되기도 했다. 교회는 풍기문란을 경고했지만 목욕탕은 더욱 음란한 장소로 변해갔다.'(본문중)


중세 유럽에 목욕탕이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동성애의 팽배, 서민에 비해 귀족이나 수도자가 동성애개 더 관심을 가졌으나 처벌은 주로 서민들이 많이 받았다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어찌보면 '유럽에서도?'라고 생각할 부분이었습니다. 


마녀사냥의 부조리함. 어린이 사이에도 번져서 사소한 일로도 서로 마녀라고 고발할 정도로 사회 전체가 공포 분위기 속에 있었습니다. 마녀인지 아닌지 확인 하는 절차도 너무나 말도 안되는 방법이 사용되었습니다. 지금 보면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만 당시에는 당연한 것이었다니 그 내용이 어처구니 없기도 합니다.


중세유럽을 정리하자면, 지배자와 피 지배자간의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가 난무한 시대였습니다. 교황과 왕족, 귀족의 부패로 야기된 문제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당시의 부패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을까요? 


사회의 주류 계층에서의 권력욕과 재물욕은 결국 서민들이 책임을 떠 맡았습니다. 종교를 통해서든, 권력을 통해서든 다양한 형태로 민중을 설득하고 이용했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유럽이 어떻게 오늘날처럼 성장했는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단순히 중세 유럽의 뒷골목 풍경이 궁금해서 였습니다. 다 읽고 난 후 다시 생각해 보니 이 책의 시사점이 큽니다.


현재의 유럽은 이미 과거에 걸어왔던 길이 있어서 오늘 날의 길을 가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과거의 걸어온 길이 있고 앞으로 걸어가야할 길이 있습니다. 최소한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유럽의 성장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민중을 외면시 하고 사리사욕을 채우는 주류층이 득세할 때 민중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에 대해 우리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중세의 뒷골목 풍경이 현재 우리나라의 뒷골목 풍경과 유사한 점이 많았습니다. 


실수를 되풀이 하는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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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우리나라를 쳐들어 오지 못하는 이유는? 중2들이 있기 때문에"


우스갯 소리지만 중2에 대한 재미있는 말입니다. 그만큼 중 2시절 아이들을 대하기 힘들다는 말일 것입니다.


'중 2병의 비밀' 제목이 와 닿았습니다. '사랑스럽던 내 아이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이 문장 또한 와 닿았습니다. 중 2 시절을 겪어 왔지만 어른들은 자신의 중 2시절은 달랐다고 기억합니다. 지금의 중 2들을 이해하기 힘들어 합니다. 저 또한 비슷한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중2들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좀 더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습니다.


지은이는 김현수씨입니다. 소개글을 읽으며 이 분의 글쓴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의사로서의 첫 발령지인 '소년교도소'에서 '문제행동은 심리적 구조 신호'라는 것을 느끼면서 정신의학을 지망했다.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 '성장학교 별'을 세워 지금까지 교장을 맡고 있다. 학업 중단, 가출, 비행, 학교폭력, 인터넷 중독, 은둔형 외톨이 등 다양한 청소년들의 어려움과 함께해왔다. 현장에서 다양한 아픈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이가 힘든 것은 단지 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는 각성을 갖게 되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본문 중)


김현수씨는 아이의 힘듬은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허세 뒤에는 외로움이 가져온 공포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7주간 진행된 교육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읽기 쉽고 읽으며 많은 감동을 접했습니다.


"부모님들을 교육하는 현장에서 '부모들은 똑똑한데 아이들은 왜 안 그럴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왜 그럴까요? 그리고 그에 대한 답으로 저는 '헛똑똑이 부모 증후군'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대답을 드렸습니다. 제가 개념화한 헛똑똑이 부모 증후군의 세 가지 핵심적 증상은 1. 정서적  차가움, 2. 엄격한 도덕성, 3. 지나친 체면 의식입니다. 제가 만나왔던 안타까운 헛똑똑이 부모들 대부분은 본인들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자녀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본문 중)


아이들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정서적인 소통에 더 신경을 쓰고 공감을 높여야 헛똑똑이 부모 증후군에서 벗어 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이를 아이 그대로 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통제가 아닌 인정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부모들만 명심할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대하는 모든 어른들이 알아야 할 내용 같습니다.


책은 첫째날 부터 일곱째 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날은 작은 가족이 주는 외로움, 정서적 외로움, 둘째날 자신감이 없을 때의 외로움, 잘하지 못할 때의 외로움, 셋째 날 변화된 몸이 주는 외로움, 적응 안되는 몸이 주는 외로움, 넷째 날 존중받지 못할 때의 외로움, 세대 차이를 느낄 대의 외로움, 다섯째 날 마음을 나눌 대상이 없을 때의 외로움, 소속감이 없을 때의 외로움, 여섯째 날 덜 자란 전두엽이 만드는 외로움, 중 2병은 잘못된 사회를 향한 아이들의 메시지입니다. 일곱째 날, 중 2아이들이 부모님에게 하고 싶었던 한마디.


주제에 따라 부모님들이 궁금해 하셨던 이야기,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내 아이가 미친 것이 아니었구나. 내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었구나. 이제 어떻게 하면 되겠구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의 중간 중간에 '부모가 명심해야 할 자기 점검 Tip'이라는 짧은 글들이 있습니다.

-아이의 비판적 태도, 논쟁적 태도는 부모가 싫다는 것이 아니라 성장한 증거이니 대견하게 여겨주세요. 

-아이가 스스로 자기 조절에 성공했을 때 칭찬해 주고, 실패했을 때는 그냥 넘어가 주세요. 실패에 주목하면 실패를 반복합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생활의 존중입니다. 노크를 해 주세요.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적어도 25~30년의 세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달라도 너무 다른 시대에 태어나 성장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다양한 사례의 실제 이야기들이 조용하고 담담하게 풀어쓴 책입니다.


중 2학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저에게도 큰 힘이 된 책입니다.


사춘기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 그 시기의 아이들을 많이 접하시는 분들, 요즘 아이들이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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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덕후 화영 2015.06.18 22: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런 책에 있는 이야기가 감정이 부족한 부모가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겠죠. 제가 읽은 책 중에 '머릿속 정리의 기술'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근래에 본 책들 중 최악의 자기계발서였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감정을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하면서 감정이 없는 싸이코패스를 옹호하는 입장을 펼치는 책이었거든요. 사실 교육분야나 사회공헌분야나 정신의학분야 등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인간에게 감정은 꼭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데 말이죠.

    • 마산 청보리 2015.06.18 23: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그 책을 읽어 봤습니다. 비슷한 어색함을 느꼈구요. 하지만 그 책이 세상에 나온 이유는 있겠죠.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니까요.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는 것보다 충분한 가치있는 책을 만들자. 다른 출판사와 경쟁하지 말고 출판의 빈 고리를 메우자. 수익이 나면 다시 책과 교육에 되돌리자." 이 내용은 '보리출판사'의 사훈(?)입니다. 보리출판사의 대표살림꾼은 윤구병 선생님이고 변산공동체와도 관련이 깊은 곳입니다. 보리출판사는 생명을 존중하고 세상을 과학적으로 인식하며, 이웃과 더불어 자유롭고 평등한 공동체 속에서 행복하게 살려는 철학이 담긴 책을 출간하려 노력하는 곳입니다.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출판사 소개를 먼저 하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읽은 책인 보리출판사에서 펴낸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였는데요. 책을 다 읽고 나서의 큰 울림이 짧은 시간, 이 책을 다시 읽게한 깊이가 남달라서 입니다.


'어떤 출판사길래 이런 책이 나왔을까?' 이 책은 1997년 첫 출간된 책입니다. 9년쯤 된 책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읽어도 전혀 내용이 바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시대에 읽으며 책의 선견지명에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습니다.


책의 서두에 엮은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책은 책이 아니라 '거울'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가 거울을 보려고 거울을 보는 것이 아니듯이 이 책으로 우리들 모습을 가만히 한 번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 자기 얼굴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똑바로 쳐다보기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만 있다면 우리는 더 이상 혼란 속에 있지 않을 것입니다."(본문중)


교육자들만 봐선 안될 책입니다. 이 땅의 부모님들, 성장이 최고라고 생각하시는 이 땅의 어른들이 모두 보아야 할 책입니다. 나이를 좀 더 먹었다는 이유로, 어른이라는 이유로, 이 땅의 아이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살 세상은 어떤 세상이 될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통찰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시대의 거울로 보아도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자유, 평등, 평화, 우애, 협동, 사랑...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 이런 것이 있는가? 없다면 왜 없는가? 처음부터 없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누가 없앴는가? 무엇 때문에 없앴는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억압, 착취, 전쟁, 불화, 공포, 이기심, 탐욕, 증오...같은 것이 없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이런 것이 없는가? 있다면 왜 있는가? 처음부터 있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왜 이런 것이 생겨났는가? 누가 무엇 때문에 만들어 냈는가? 아이들은 이런 모든 문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그렇게 해서 있어야 할 것이 없으면 만들어 내고, 없어야 할 것이 있다면 없애 버리는 용기를 지닌 아이들로 자라야 한다."(본문중)


교육은 단지 지식만 가르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오늘날의 사회에서 지식은 교사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충분히 공유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선 말합니다. "그러니 학교에선 인성교육을 합니다.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은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인성 또한 시험으로 평가되며, 지식으로의 인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던가요? 어른에 대한 예의, 교사에 대한 복종, 시험에 대한 순종, 이 모든 것이 결국 순종하는 사회인을 기르기 위한 사회 구조는 아닐까요? 


불의를 보고도 가만히 있으며 남이 어찌되든 나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 대학입식에 그리 목을 메지만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면 20살이라는, 인생을 꽃피울 나이에 크나큰 좌절, 패배의식을 가지게 만드는 사회, 이미 인생의 실패자라는 낙인을 찍고 시작하는 사회, 이미 이런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닙니다. 


시대는 창의력을 요구하지만 학교만큼 창의적이지 않은 곳도 없을 것입니다. 학교만큼 개성을 표현하려 했을 때 강하게 억누르는 곳도 없을 것입니다. 학생들을 억누르는 모든 말에는 그 누구도 쉽게 반박할 수 없는 꼬리표가 달립니다. "학생이 학생다워야지! 대학가면 다 할 수 있어. 지금 이 시기는 공부를 해야해"


학생이 학생답다, 그러면 어른은 어른다워야 하겠죠. 그래서 어른 다운 어른들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더욱 멋진 어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더 나은 어른이 될지는 어려워 보입니다. 아이들의 성장을 누르는 어른들을 보며 자라기 때문입니다.


놀 곳을 뺏겨버린 아이들


"경제 성장이 가정과 일터에서 어른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쳤다면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나쁜 영향을 끼쳤다. 아이들은 가정의 파탄에서 오는 영향말고도 아동기의 중요한 요소, 즉 놀 자유를 잃어버렸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는 늘어난 차량이 거리를 독점해 버린 것이다."(본문중)


아이들은 놀이터를 잃어버렸습니다. 언제든 동네 놀이터에 나오면 친구들이 있었던 때가 생각나십니까? 언제든 친구집에 가서 누구야 놀자~ 하며 친구들과 함께 성장했던 때가 있었습니까? 지금의 아이들은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위험하기에 어딜 가든 부모님의 손을 잡고 가야 하며 학원을 갈 때도 차량과 선생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갑니다. 


더 많은 아이들이 누군가와 함께 다녀야 한다는 사실은 아이들이 스스로 하는 일이 더 적어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제 아이들은 놀때도 돈을 주고 놀아야 하며, 감시를 받고 놀아야 합니다. 불쌍한 것은 아이들만이 아닙니다. 지금의 아빠들은 아이들의 부모노릇과 친구노릇까지 해 야 합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놀며 자연스레 배우게 되는 놀이에 대한 규칙, 친구와 사귀는 법, 친구와의 갈등 해결법, 등 사회생활의 기본마저 아빠, 엄마라고 하는 어른들의 시각에서 가르침을 강요받게 됩니다. 


또래와 잘 지내는 법을 또래로부터 배우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 아이들은 자연과도 멀리 떨어진 도시라는 곳에서 자랍니다. 자연을 통해 절로 배우게 되는 감성적 부분을 이제는 3D영화관이라는 극장이나 게임을 통해 간접체험을 하게 됩니다. 감성은 강제로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학교는 작은 학교여야 한다.


간디학교를 세운 양희규선생님은 새로운 학교에 대해 이렇게 구상합니다.


"새로운 학교는 작은 학교, 불복정의 정신이 살아있는 학교, 탁월성을 살리는 교육, 그리고 쓸모 있는 교육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학교 교육이 크게 잘모된 이유들 가운데 하나는 무엇보다도 그 긴 시간을 보내고서도 얻는 것이 너무 없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24년(초등학교부터 박사학위 취득까지)을 바쳐 열심히 학교교육을 받았지만 아직도 제 힘으로 먹을 것을 지을 줄 모르며 살아갈 집을 수리할 수 있는 능력조차 배우지 못했다는 데 많은 후외와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새로운 학교는 한 사람이 독립되고 자족하는 인간으로 떳떳이 살아가는 데 정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타협하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본문중)


교육만큼 사람들의 생각이 다양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최소한 현재의 교육이 문제가 있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일독을 권합니다.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그 대안이 무엇인지도 여러 전문가들의 소견으로 접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완벽한 대안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고민이 시작되고 변화가 시작된다면 이 책은 세상에 빛을 주는 책일 것입니다. 여러 교육관련 책들을 읽어 보았지만 이 책만큼 강한 울림을 준 책은 없었습니다. 단지 현상에 대한 지적과 대안이 아니라 그 근원적인 부분을 다루는 책입니다. 보리출판사의 철학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서평에는 다 소개치 못한 훨씬 넓고 깊은 내용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 책은 저의 책꽂이 바로 앞에 둘 생각입니다. 


참교육이란 아이를 내가 원하는 대로 키우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아이가 본연의 마음으로 잘 자라는 것을 뒤에서 지켜봐주는 것이 참교육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의 앞에서서 아이를 이끄는 교육이 아닌, 아이의 뒤에 서서 넘어지는 것도 기뻐하는 것도 지켜보며 함께 하는 교육이 필요할 때입니다. 마지막으로 칼린지브란의 예언자 중 '아이들에 대하여'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아이들에 대하여 - 칼린 지브란 -


당신의 자녀들은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생명 그 자체의 아들이고 딸입니다.

그들은 당신을 통하여 왔으나

당신으로 부터 온 것은 아닙니다.

또한, 당신과 함께 있으나

당신의 소유가 아닙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줄 수 있으나

당신의 생각을 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요.(이하생략)


교육은 사람됨을 가르치는 것이지 직장인을 기르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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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알세 2015.05.05 13: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서평 잘보았습니다.
    맨 아래 아이들에 대해서라는 글이 좋네요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 책표지>


시간은 흘러 세월호 1주년입니다. 1주년이라는 말이 이렇게 마음 아팟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형 참사 유족의 슬픔에 대한 기록,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살아남은 자들을 위한 슬픔의 치유학' 이라는 글이 와 닿았습니다.

힘들고, 어렵게 책장을 넘겼습니다.


저자인 노다 마사아키씨는 일본인입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격렬한 사회변동이나 전쟁, 재해와 같은 충격적인 경험을 한 사람들에 대한 광범위한 정신병리학적 조사에 기반하여 동시대와 역사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데 노력해 왔습니다. 


"내가 한국어판 서문을 쓰고 있는 이 순간까지도 세월호 침몰의 진상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거대해지고 빈번히 발생하는 현대의 대형 참사 대부분은 진실이 명확히 규명되는 경우가 드물다. 이것은 한국, 일본, 어디나 마찬가지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사고로 억울하게 숨진 사람들을 생각하며 슬퍼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광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 반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이 정도로 큰 제단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 시민사회에는 일본 사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건강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시민들의 민주적 연대와 유족들의 슬픔을 충분히 발현시키는 사회만이 미래 사회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본서에서 나는 '사고나 재해로 가족을 잃은 유족은 쇼크, 분노, 긴슬픔과 우울 상태의 시기를 거쳐, 드디어 죽은 사람이 남기고 간 생각, 고인의 유지를 깊이 듣는 때가 온다. 그리고 고인의 유지를 사회화하기 위해 슬픔을 가슴에 안고 앞을 행해 걷기 시작한다.'고 서술했다. 


개개 유족의 슬픔은 개별적인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시민들은 유족들의 슬픔에 공감하여 그 개별적인 슬픔을 집합적인 슬픔으로 바꾸었고 그렇게 유족들과 함께 슬퍼하면서 고인 302명의 유지를 알아들으려 하고 있다. 이 움직임이 한국의 정치, 사회, 문화를 바꾸고, 동아시아를 바꿔나갈 고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하얀 국화 제단을 떠났다."


노다 마사아키씨의 서문입니다. 노마 마사이키씨는 이 책에서 일본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JAL기 추락 사건(520명 사망, 4명 생존)을 집중 분석하며 유족들의 상태와 회사의 대응, 유족들의 심경 변화, 진실로 유족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꼼꼼하게 기록합니다. 유족들의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너무나 가슴아픈 사연에 읽기를 멈출 수 밖에 없었던 적도 여럿 있었습니다. 세월호라고 다를 게 있겠습니까. 조심히 책을 소개하겠습니다.


"왜 대부분의 유족들이 시신에 집착했을까. 그것은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던, 바로 조금 전까지 같이 있던 가족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점이 가족이 병원에서 병사한 경우나 혹은 전장에 나가 죽은 경우하고는 다르다. 전혀 예기치 않았던 죽음이기에 조각난 시신이라도 가능한 한 다 확인하지 않고는 그 사람을 죽었다고 인정할 수 없었다. 


죽음의 부정, 나아가서는 현실감 상실 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시신의 대부분을 되돌려 받은 유족은 죽은 가족이 납골 항아리에 무덤에 혹은 불단에 잠들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비해, 시신의 아주 적은 일부밖에 돌려받지 못한 유족은 죽은 가족이 여전히 오스타카(JAL기가 추락한)의 산 속에 잠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저자에 의하면 유족들에게 시신은 시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단지 시신이 아닙니다. 단지 확인이 아닙니다. 너무나 가슴 아프지만 현실의 인정입니다. 재해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유족의 심리는 쇼크, 부정, 분노, 우울, 재사회화라는 법칙적인 발전 경로를 걷는다고 합니다. 이 과정을 건강하게 거치기 위해서는 충분한 슬픔과 충분한 위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충분한 슬픔과 충분한 위로, 우리 사회에선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지, 안타깝습니다.


"타인은 차마 볼 수 없는 신체의 파편이라 하더라도 가족에게는 한없이 소중한 것이다. 유족이 가족의 시신을 직접 대하는 것은 그의 죽음을 확인하고 받아들여 이후 서서히 현실감을 되찾아 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충분히 간호를 한 가족이 죽었을 때에는 유족은 자책감에 크게 시달리는 일 없이 정신적으로 비교적 쉽게 안정된다. 하지만 가족과 돌연히 사별하게 된 경우에는 '나는 무엇을 해 줬나'하는 자책감에 빠지게 된다."


유가족은 단지 가족이 없어졌다는 슬픔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뭘 해줬나는 자책감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시신을 확인하지 못했을 경우 그 자책감과 분노, 상실감은 글로 표현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정부에서 세월호 인양을 발표했습니다. 약속을 제대로, 빠른 시간내에 실천하여 더 이상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미 세월호의 아픔은 가족의 아픔이 아니라 사회의 아픔이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충분한 공감과 충분한 위로가 있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죽은 사람과 유족의 시간은 일상의 시간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흔히 일을 갖고 있는 사람, 예를 들고 한창 일할 나이의 남성은 상실로부터 회복하는 것이 빠르고 중, 노년 주부의 경우는 늦다고들 한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되는 것은 슬픔도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감정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슬픔을 줄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슬픔을 충분히 그러나 병적이지 않게 체험하고, 이미 일어나 버린 비극 너머에서 다시 다음 인생을 찾아내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저자의 말입니다. 이 책은 사실 JAL기 추락사건, 상하이 열차 사고를 통해 회사와 정부, 사회에서 유가족을 어떻게 대해야 하고 유가족들의 심리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유가족을 사회에서 보살피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자세히 제시합니다. 비극적인 일에 대해 언론이 하는 잔인한 면과 상(喪)의 비즈니스를 지적하며 사회의 부족한 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합니다. 


힘든 책이었습니다. 엄밀히 말해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내용이 이해가 되니 더 마음 아팠습니다. 


며칠 전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경찰이 캡사이신 최루액을 뿌리고 경찰이 세월호 1주년 집회 때 차벽을 세울 수 있다고도 공언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아픔을 충분히 공감하는지, 위로를 충분히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2015년은 4월 16일은 세월호 1주년이지만 앞으로도 세월호의 이야기는 쉽게 묻히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것은 배상금액이 아니라 충분한 공감과 위로인지도 모릅니다.


세월호는 아직 바닷속에 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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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암괭이 2015.04.15 12: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주년"과 "주기"는 의미가 많이 다릅니다.

  2. 책덕후 화영 2015.04.15 22: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슬픔도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될 감정인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책 '머릿속 정리의 기술'에서는 감정이 현대사회에서 쓸데없는 것이고 진짜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없애야 한다고 말하지만 전 그 책 보면서 어찌나 실망했던지... 정말 실망스러운 자기계발서더군요. 감정이란건 자기계발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인류가 사회에 공헌하는 등 정말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해서도 필요한건데 말이죠.


이외수,

솔직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은 지난 2015년 10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책 출간 후 얼마 지 않아 10월 28일, 이외수 작가는 위암 관련 수술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항암 6차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몸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뜻일 것입니다. 지면을 빌어 이외수 작가님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존버..


저는 개인적으로 이외수 작가님의 '절대강자, 청춘불패, 하악하악' 등을 읽었는데요. 이외수 작가님의 글은 짧으면서도 울림이 컸습니다. 이 책 또한 그랬습니다.


- 내 안에 나의 적이 있다.-

밑천이 없다고 방구석에 틀어박혀 한탄만 하고 있으면 하늘에서 돈벼락이 떨어지나 사금비가 쏟아지나. 궁즉통, 새우 한 마리로 팔뚝만 한 잉어를 낚는 수도 있다. 설마 새우 한 마리조차 구할 수완이 없다고는 안 하겠지.


누운 나무에는 열매가 안 열린다는 속담이 있다. 죽은 듯이 방 안에 드러누워 허송세월하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생기는 게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움직이라. 움직여야 행운도 따라온다.


진정한 적은 언제나 바깥에 있지 않고 안에 있다. 우리 안에 우리의 적이 있고, 당신 안에 당신의 적이 있으며, 내 안에 나의 적이 있다. 그것부터 찾아서 섬멸하지 않으면 세상과 당신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불의에 침묵하지 말라. 그대의 침묵이 불의라는 짐승을 급성장시키는 사료가 된다. -본문중


이외수 작가의 글을 보면 유독 청년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띕니다. 청춘의 의미와, 가능성, 포기하지 말라는 조언이 꼭 따릅니다. 존버정신과 함께, 


당신도 청춘일 때는 배가 너무 고팠다고 합니다. 너무 힘들었다고 합니다. 글을 읽어봐도 결국 존버 정신으로 버티고 버텨서 결국 오늘 날의 이외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외수 작가의 글을 읽으면 현실이 있습니다. 작가의 생활이 담겨있고, 철학이 담겨있으며, 세상을 위한 외침이 담겨있습니다. 그의 글을 읽노라면 같이 미소 지었다가 분노가 일었다가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가장 큰 묘미는 저도 모르게 무릎을 '탁'치며, '이거였어.'하며 깨닫는 글입니다.


이외수 작가는 독자를 가르치려 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신의 경험을, 생각을 담담히 풀어냅니다. 해석은 독자의 자유일 것입니다. 처음에는 작가의 일이거니하고 읽지만 읽다보면 나의 이야기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개인의 삶이 특별하지 않은 이유일 것 입니다.


- 우리는 속았는지도 모른다.-

나간 놈 몫은 있어도 자는 놈 몫은 없다는 속담이 있다. 게으른 놈은 얻어먹을 것이 없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아무리 부지런해도 요즘처럼 취업하기 힘들면 결국 자는 놈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함정.


대한민국의 구태의연한 교육 실태와 진리 탐구는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나. 대학을 졸업하고 그대가 얻어낸 진리가 무엇인지 한 마디로 말해 보시지. 그대는 혹시 진리탐구를 빙자한 사기를 당한 것이나 아닌지. 그래, 우리는 제기럴, 속았는지도 모른다.


교육을 이수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는데 취업조차 어려운 세장. 그대 잘못이 무엇인가. 세상이 그대를 속이고 있는데 왜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아야 하나. 제길슨.


세상이여, 이제 사람 그만 울릴 때도 되지 않았는가. -본문중 


아차, 싶었습니다. 우리는 너무 생각 없이 사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판단이 복잡할 때는 단순히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인류사회에 대학이 생겨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초의 대학은 중세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볼로냐 대학'입니다. 당시의 대학은 교회와 국가로부터 자유로웠으며 학문과 진리추구가 주요 이유였지요. 


우리나라의 대학에 대한 정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학은 고등교육법 제28조에 의거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敎授)·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교육 기관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현실속 대학은 의미가 상당히 다릅니다. 직장을 가지기 위한 자격기관처럼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이외수 작가는 "그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는데 취업조차 어려운 세상, 그대 잘못이 무엇인가?" 라며 되묻고 있습니다. 우리가 대체 뭘 잘못한 것일까요?


- 나약해지지 않도록 마음을 다 잡겠다.-

잠도 오지 않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세상이 참담하고 슬프고 온통 거짓말 같다. 하지만 냉철함을 잃지는 않겠다.


엘리엇의 말대로 4월은 잔인한 달, 양지바른 비탈마다 만개해 있던 산벚꽃이 하룻밤 내린 비에 무참히 져버렸다. 대한민국의 봄날도 끝나버렸다. 하지만 주저앉지는 말아야겠다. 이를 악물고 일어서야 겠다. 모두들 서로를 격려하며 힘을 내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우리 사는 세상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겠다. 가끔 울기도 하고, 가끔 화도 내겠다. 나약해지지 않도록 수시로 마음을 다잡겠다. 여러분도 부디 힘을 내기를.


'침몰하지 않는 진실을 희망으로 간직하며.' -본문중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눈을 감은 채로 하늘을 보았습니다. 특별히 어려운 책이 아니나 어려웠고 특별한 책이 아니나 특별했습니다. 책 사이사이에 있는 정태련님의 그림 또한 이 책의 깊이를 더합니다. 책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감히 저는 권합니다. 4월이 가기 전, 이 책을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내가 이 세상에 사는 이유에 대해, 살아갈 방법과 방향에 대해, 그리고 이 세상에 대해, 다시금 알게 될 것입니다. 


이외수 작가님의 쾌유를 바랍니다. 존버...


<글이 공감되시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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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덕후 화영 2015.04.05 21: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좋은 작품을 만드시는 작가님이 또 생사의 기로에... ㅠㅠ 빠른 쾌유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