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읽었습니다.

마산 청보리 2016. 1. 10. 07:00



최근들어 팟캐스트를 자주 듣습니다. 제가 듣는 팟캐스트 중에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줄여서 "지대넓얕"이라고 부르는 데요. 이 곳에서 진행을 하는 채사장님이 쓴 책입니다. 읽고 싶었던 책이었고 우선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보았습니다. 다 읽은 후, 이 책은 소장의 필요성이 있을 것 같아 다시 새 책을 주문했습니다. 저에겐 매력적인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편과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편으로 말입니다. 역사편은 술술 잘 읽힙니다. 하지만 철학편은 생각만큼 쉽게 넘어가진 않습니다. 제가 그만큼 사전 교양이 부족한 탓이겠지요. 하지만 채상장님은 정말 필수 지식을 쉽게 서술하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입니다. 정말 이 두권을 정독하여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게 되면 지적대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 서평은 역사편입니다.


'그렇다면 지적 대화를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란 무엇인가? 답부터 말하면, 그것은 내가 발 딛고 사는 '세계'에 대한 이해다. 시계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그때서야 세계에 발 딛고 있는 '나'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깊어진 '나'에 대한 이해는 한층 더 깊게 '세계'를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나에게 보이지 않고 숨겨졌던 세계에 대한 이해, 이것이 지적 대화의 본질이다. 정리해보면, '지적 대화'를 위해서는 '나'와 '세계'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적 대화를 위해 먼저 '세계'부터 차근차근 여행해 나가고자 한다.'


프롤로그에 있는 글입니다. 채사장은 세계에 대한 이해를 위해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의 순서로 책 속으로 독자를 안내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놀라우리만큼 학교에서 배웠던, 기존에 알고 있었던 지식들이 구조화 됨을 느끼게 됩니다. "아, 이거였군, 이래서 그랬던 거군." 저도 몇 번을 무릎을 쳤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 책이 친절한 것은 각 분야마다 중간정리와 최종정리편이 있어 글의 내용을 다시금 정리해 줍니다. 즉 독자가 한번, 두번, 세번 읽고 생각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역사편을 잠시 소개하자면, 이 책은 역사를 다섯 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원시 공산사회, 고대 노예제 사회, 중세 봉건제 사회, 근대 자본주의, 현대까지, 우선 원시부터 근대까지의 역사는 생산수단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변화 합니다. 생산수단의 소유자는 결국 부를 가지게 되며 이는 곧 권력의 획득을 의미합니다. 


원시 시대에는 생산 수단이 없었기에 평등했으나 생산 수단인 토지와 영토를 왕이 소유했기에 중세에는 왕이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근대에는 공장이 생산수단이었기에 부르주아가 이를 독점했습니다. 마르크스는 다가올 세상에는 노동자가 생산수단을 소유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공산주의 혁명은 성공적으로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근대의 산업화는 자본주의를 낳았고, 자본주의의 특성이 근대와 현대의 역사를 이끌었습니다. 자본주의의 특성은 공급과잉입니다. 공급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요를 늘려야 했고 수요를 늘리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시장개척, 다른 하나는 상품의 가격을 내리는 것입니다. 시장개척의 시기가 바로 제국주의 시대였습니다.'


설명이 참 쉽게 되어 있고 책의 중간 중간 간단한 표로 내용을 정리하고 있어 이 부분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경제와 정치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경제 편에서는 세금을 가지고 복지와의 관계를 정말 간단하게 정리하여 제시합니다. 표를 소개하자면

'시장자유 > 정부개입 = 세금↓, 복지

 시장자유 < 정부개입 = 세금↑, 복지↑'


너무나 당연한 원칙인데 이것을 잊고 살아왔습니다. 이 내용을 알고 나서 대한민국을 보니 세상이 분명히, 읽히는 것 같았습니다.


정치편도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보수 - 신자유주의자  : 시장 > 정부 : 세금↓, 복지↓ (부르주아 기업 옹호)

진보 - 후기 자본주의 : 시장 < 정부 : 세금 ↑, 복지↑(프롤레타리아, 노동자 옹호)


채사장은 말합니다. 

'자본가가 보수를 택하고 노동자가 진보를 택하는 것은 각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자연스러우며 합리적이다. 하지만 노동자가 보수를 선택하는 것은 단적으로 어리석은 선택이다. 노동자가 보수를 선택하는 것은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이익을 고려한 경제적 판단도 아니고, 


윤리적 판단도 아니다. 아마도 노동자가 보수를 선택한 이가 있다면 그는 경제와 정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누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 편에서는 개인주의 집단주의, 이기주의와 전체주의, 자연권, 미디어가 어떻게 거짓을 말하는 가 등 에 대한 설명을 합니다.


마지막 윤리편에서는 윤리의 정의, 의무론과 목적론 등에 대한 설명을 합니다.


서평을 준비하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책 두께도 있지만 소개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였습니다. 밑줄을 참 많이 그으며 읽었습니다. 채사장은 팟캐스트에서는 자신을 '신자유주의자'라고 소개합니다.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어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기적이며 경쟁을 추종하는 물질만능주의자라고 들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신자유주의자가 나쁜 개념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채사장은 자신의 위치와 사회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인문학이 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 인문학이 어렵다고 겁이 나시는 분들께 감히 이 책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채사장이 이 책을 권하는 이에 대한 글을 소개하겠습니다.


'다음과 같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지적인 대화에 목말라 있거나,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이 복잡하다고 느끼거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은 많으나 현실적 제약으로 독서할 여유가 없거나, 대학에서 교양 수업을 듣기 전에 기초적인 지식을 얻고 싶거나, 미술관에 가면 무엇인가를 이해한 듯 행동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거나, 


가난하면서도 보수 정당을 뽑고 있거나, 정치는 썩었다고 습관적으로 말하면서도 뉴스는 사건 사고와 연예, 스포추 부분만 보거나, 자신이 제대로 살고 있는 지 불안 하지만 어디서부터 생각을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이들, 이 책을 읽어두도록 하자.'


학자들이 보기에는 가벼운 책일수도 있으나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는 설명이 쉽고 친절하게 잘 되어있는 좋은 인문학 서적입니다. 2014년 12워 24일에 초판이 발행되었는데 2016년 1월 3일 240쇄 발행이 되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2016년, 이 책을 읽고 새해를 시작하시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습니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느끼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세상을 보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지적대화가 가능하게 되는 책, 지대넓얕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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