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중2도 사람입니다.

마산 청보리 2015. 6. 18. 10:42



"북한군이 우리나라를 쳐들어 오지 못하는 이유는? 중2들이 있기 때문에"


우스갯 소리지만 중2에 대한 재미있는 말입니다. 그만큼 중 2시절 아이들을 대하기 힘들다는 말일 것입니다.


'중 2병의 비밀' 제목이 와 닿았습니다. '사랑스럽던 내 아이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이 문장 또한 와 닿았습니다. 중 2 시절을 겪어 왔지만 어른들은 자신의 중 2시절은 달랐다고 기억합니다. 지금의 중 2들을 이해하기 힘들어 합니다. 저 또한 비슷한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중2들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좀 더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습니다.


지은이는 김현수씨입니다. 소개글을 읽으며 이 분의 글쓴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의사로서의 첫 발령지인 '소년교도소'에서 '문제행동은 심리적 구조 신호'라는 것을 느끼면서 정신의학을 지망했다.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 '성장학교 별'을 세워 지금까지 교장을 맡고 있다. 학업 중단, 가출, 비행, 학교폭력, 인터넷 중독, 은둔형 외톨이 등 다양한 청소년들의 어려움과 함께해왔다. 현장에서 다양한 아픈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이가 힘든 것은 단지 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는 각성을 갖게 되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본문 중)


김현수씨는 아이의 힘듬은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허세 뒤에는 외로움이 가져온 공포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7주간 진행된 교육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읽기 쉽고 읽으며 많은 감동을 접했습니다.


"부모님들을 교육하는 현장에서 '부모들은 똑똑한데 아이들은 왜 안 그럴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왜 그럴까요? 그리고 그에 대한 답으로 저는 '헛똑똑이 부모 증후군'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대답을 드렸습니다. 제가 개념화한 헛똑똑이 부모 증후군의 세 가지 핵심적 증상은 1. 정서적  차가움, 2. 엄격한 도덕성, 3. 지나친 체면 의식입니다. 제가 만나왔던 안타까운 헛똑똑이 부모들 대부분은 본인들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자녀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본문 중)


아이들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정서적인 소통에 더 신경을 쓰고 공감을 높여야 헛똑똑이 부모 증후군에서 벗어 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이를 아이 그대로 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통제가 아닌 인정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부모들만 명심할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대하는 모든 어른들이 알아야 할 내용 같습니다.


책은 첫째날 부터 일곱째 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날은 작은 가족이 주는 외로움, 정서적 외로움, 둘째날 자신감이 없을 때의 외로움, 잘하지 못할 때의 외로움, 셋째 날 변화된 몸이 주는 외로움, 적응 안되는 몸이 주는 외로움, 넷째 날 존중받지 못할 때의 외로움, 세대 차이를 느낄 대의 외로움, 다섯째 날 마음을 나눌 대상이 없을 때의 외로움, 소속감이 없을 때의 외로움, 여섯째 날 덜 자란 전두엽이 만드는 외로움, 중 2병은 잘못된 사회를 향한 아이들의 메시지입니다. 일곱째 날, 중 2아이들이 부모님에게 하고 싶었던 한마디.


주제에 따라 부모님들이 궁금해 하셨던 이야기,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내 아이가 미친 것이 아니었구나. 내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었구나. 이제 어떻게 하면 되겠구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의 중간 중간에 '부모가 명심해야 할 자기 점검 Tip'이라는 짧은 글들이 있습니다.

-아이의 비판적 태도, 논쟁적 태도는 부모가 싫다는 것이 아니라 성장한 증거이니 대견하게 여겨주세요. 

-아이가 스스로 자기 조절에 성공했을 때 칭찬해 주고, 실패했을 때는 그냥 넘어가 주세요. 실패에 주목하면 실패를 반복합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생활의 존중입니다. 노크를 해 주세요.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적어도 25~30년의 세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달라도 너무 다른 시대에 태어나 성장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다양한 사례의 실제 이야기들이 조용하고 담담하게 풀어쓴 책입니다.


중 2학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저에게도 큰 힘이 된 책입니다.


사춘기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 그 시기의 아이들을 많이 접하시는 분들, 요즘 아이들이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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