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서평' 태그의 글 목록

박균호 선생님이 새 책을 내셨습니다. 저는 '독서만담'을 통해 이 분의 팬이 되었습니다. 글을 재미있고 쉽게 쓰시는 분입니다. 그만큼 책도 잘 읽힙니다. 어느 새 여섯번째 책입니다. 이전에 쓴 책으로 '오래된 새 책', '아주 특별한 독서', '그래도 명랑하라, 아저씨', '수집의 즐거움', '독서만담'을 펴냈습니다. 저는 박선생님과 페친으로 평소 올라오는 글을 통해 이 분의 생활을 가까이서 알고 있는 축에 속합니다.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는 느낌 그대로 책 제목을 정한 것 같습니다. 본인은 작가라고 칭하기 쑥스러운 면이 있다고도 읽힙니다. 실제로 작가님은 작가가 삶의 목표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단지 책을 좋아했고, 책 모으는 취미를 가졌으며, 나름 집안의 평화를 유지하는 쪽으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이 책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요? 책의 부제입니다. '책바보 박 선생의 독서 글쓰기 비법', 박선생님은 자신의 책쓰는 노하우를 일반분들에게 나누고 싶어서 이 책을 쓰셨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 공감을 했습니다. 글쓰기 책 중에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쓰인 책도 드물 것입니다.


'서민적 글쓰기' 저자인 단국대 기생충학 교수 서민씨가 추천사를 썼습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가 재미, 둘째가 유익한 정보, 셋째는 생각을 바꿔줄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셋 중 가장 중시하는 덕목은 바로 '재미'다. 아무리 좋은 정보를 담고 있어도 재미가 없다면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박균호 작가를 알게 된 건 큰 수확이다. 박균호는 재미 면에서 검증된 저자다. 그가 이전에 낸 다섯 권의 책을 모두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전작인 '독서만담' 한 권으로도 그는 책을 꼭 사야 하는 작가가 됐다.(추천서 중)

서민교수의 책 읽는 이유는 저의 경우와 놀랍게 일치했습니다.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가 교수님들의 수준이었단 말인가!!! 역시 난 평범한 독자가 아니었어.'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은 이렇게 통하나 봅니다. 저도 서민교수의 책 읽는 이유 세가지 공감하고 인정합니다. 동시에 서민교수가 박균호 선생님과 또 어떤 인연이 있는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박균호 선생님이 추천서를 실은 것도 어색할 뿐더러 그 분 캐릭터 상 이유없이 추천서를 실을 분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추천서 작전은 성공한 것 같습니다. 서민교수의 추천사는 짧은 분량에 이 책에 대해 정확히 안내하고 있습니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 장마다 책에 관한 시원한 주제들입니다.

1장 제목은 '책 띠지 버릴까, 말까?' 입니다. 저도 정말 고민많이 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새 책을 샀을 때 띠지가 이쁘기도 하고, 종이도 좋아보여 그냥 버리기 망설여질 때가 대부분입니다. 저자는 책 띠지만 가지고도 80페이지를 채워 버립니다. 띠지로 시작한 글은 동네 서점과 인터넷 서점의 장단점, 서재 꾸미기, 좋은 선물이 아닌 책, 책 표지의 의미, 헌 책 팔기의 기술 등으로 확장되어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글을 재미있게 쓰는 것은 분명히 특별한 능력입니다.

나는 빌려서 책을 읽지 못한다. 거의 강박에 가깝다.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아무 때나 먹고 싶을 때 먹는 간식이 맛나듯이 기간을 정해두고 반납을 해야 하는 압박감으로는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나다. 억지 같지만 독서가 주는 최대한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 나는 '굳이' 책을 사서 읽는다.(중략) 동네 서점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한 접근성이다...그러나 장서가 너무 많아도 대체 어떤 책을 골라야 할 지 더러 암담해지기도 한다. 자식들과 오손도손 책을 고르기에는 사람들이 많아 북적거리고 계산대에서 줄을 서야 하는 대형 서점보다는 동네 서점이 더 적합하다...오프라인 서점이 지닌 이 같은 장점들 중 가장 큰 매력은 다른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우연한 발견'의 행운을 오프라인 서점에서보다 누리기 어렵다는 것...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인 '채집'과 '사냥'의 즐거움은 오프라인이 아니고서는 맛보기 힘들다. 우연히 발견하는 좋은 책은 훨씬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본문 중)

오프라인 서점의 매력에 대해 어려운 개념없이 이렇게 깔끔하고 설득력있게 표현한 책이 또 있을까? 박균호 작가는 서민작가입니다.


2장은 더 재미있습니다. 제목은 '책을 읽다가 라면이 먹고 싶다면', 책을 읽으면 오래 산다고? 책이냐, 영화냐? 당신을 독서가로 만드는 10가지 방법, 소설을 읽어야 할 7가지 이유, 배우 윤여정도 말했다. 시집을 읽으라고, 잡지를 읽자. 종이책인가, 전자책인가? 요리 책 읽기의 즐거움에 대해 소개합니다. 2장을 읽고 나서 저는 다짐을 했습니다. '꾸준히 소설과 시집, 요리책을 읽자.' 내용을 모두 소개해 드릴 수는 없지만 충분히 설득력있고 재미있습니다. 기분 나쁘지 않게 설득 당하는 기분이 좋습니다.


3장은 '이렇게 쓴다.'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 자, 결국 책을 쓰게 된다.는 전제로 시작하는 장으로 본인의 책 쓴 경험, 책쓰는 방법, 페이스북을 활용한 책 읽기와 글쓰기, 아이들을 글쓰게 만드는 좋은 방법, 매력적인 서평을 쓰는 7가지 방법, 파워라이터 24인이 말하는 글쓰기 팁까지 소개합니다. 한마디로 자신의 글쓰기 비법을 아낌없이 털어 줍니다. 그것도 어렵지 않게 말이지요. 3장을 읽고나서 저도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래, 책은 선택받은 자만이 쓰는 것이 아니야. 나도 책을 낼 수 있겠다.'라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을 읽고 저는 변했습니다.


마지막 4장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편입니다. 작가라는 인생의 서브타이틀이 주는 묘미, 돈을 받고 글을 쓴다는 것, 책을 통해 라디어 방송에 출연한 사연들, 도서관 이용 분투기로 정리됩니다. 개인적으로 1장, 2장, 3장에 비해 4장은 약간 분량 조절의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워낙 얻은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재밌게 읽어보려는 분, 본인 이름의 책을 펴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똑똑한 사람에게 설득당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설득당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박균호 작가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강요하지 않지만 자연스레 생각이 작가의 의도대로 따라 갑니다. 협박하고 사기치지 않지만 이 분의 말씀대로 하면 정말 책을 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부족해 보인다고 생각했던 것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는 공감을 얻습니다. 작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될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도 가지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수없이 많은 곳을 접었습니다. 이 글에 모두 옮길 수는 없었습니다. 아마 직접 책을 읽으시다보면 미소가 생기며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여러번 올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한번 읽었고, 서평쓰느라 한번 더 봤습니다. 이 후에도 틈틈히 이 책을 찾을 것 같습니다. 독서의 방향을 알려주고, 글쓰기의 여유도 보여줍니다. 전자책과 종이책 중 선택을 고민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말끔히 정리되었습니다. 책은 이래야 합니다. 거창하고 어렵지 않아도 독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박균호 작가가 스테디 셀러 작가가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허나 그는 독자가 원하는 책을 꾸준히 쓸 수 있는 작가입니다. 그는 작가이면서 동시에 독자의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작가라는 특별함보다 같은 독자라는 동질감이 느껴져 더 읽기 좋았던 책, 책을 나도 쓸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할 수 있다!'며 도장을 콱! 찍어 주는 책, 독서에 대한 소소한 궁금점을 하나씩 찾아서 답해주는 책, 바로 이 책입니다. 제목을 한번 더 일러두면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입니다. 박균호 선생님은 작가라고 불리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젠 작가라고 불러야 겠습니다. 편한 작가입니다. 이런 작가분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책을 다 읽고 필사의 필요성을 느껴 필사책을 추천받았습니다. 박균호 작가님께서 김승옥씨의 무진기행을 추천해주셨습니다. 바로 무진기행을 구입해서 필사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사람이 변했습니다. 이 책은 특별한 마력이 있습니다. 변하고 싶으신 분들께도 이 책을 추천합니다. 책은 좋은 것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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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회교사입니다. 해서 보통사람보다는 세계사에 대해 많이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말이지요.


책은 박정훈, 김선아님께서 함께 쓰셨습니다. 출판사에 문의해 본 결과 두 분은 부부십니다. 박정훈씨가 경험하신 것을 김선아씨가 글로 옮기시고 편집하신 책입니다. 책은 1인칭 시점에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전개됩니다. 저는 두 분이 부부시라는 것을 알기 전에는 박정훈 씨 혼자 쓰신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잘 읽히는 책입니다.


박정훈씨는 2000년에 처음 멕시코로 떠났고 그 후 약 7년간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단순히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설명서가 아니라 저자가 그곳을 얼마나 좋아하는 지, 라틴아메리카의 진짜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당연하다고 알고 있던 이야기들이 이 책을 읽은 후 더 깊게 연결되었습니다. ‘아하! 이래서 이랬던 거구나.’는 이해가 절로 되었습니다. 


유럽 중심의 세계사에서 라틴아메리카의 소외된 역사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약과 범죄, 인플레이션 등 여러 가지 위험한 곳으로 알았던 라틴아메리카의 정겹고 따뜻하며 억울할 수 있는 역사도 알게 되었습니다. 축구에 열광하는 나라쯤으로 알았던 지역의 찬란한 과거를 알 수 있었고, 빛나는 라틴아메리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이 읽어도 손색이 없는, 참 쉽고 재미있으며 유익한 책입니다. 여행에 관심 있는 분, 세계사에 관심 있는 분들께도 꼭 권하고 싶습니다.

프롤로그를 소개합니다.

저는 일부러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순간들을 많이 소개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라틴 아메리카의 도도한 존재감을 보여 줄 수 있으니까요. 라틴아메리카는 결코 작지 않은 대륙인데도 유럽 중심으로 쓰인 역사책에서 소외되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이 대륙의 존재감을 제대로 느낄 기회가 많지 않지요…….이 책을 읽으면서 그 지역에 알록달록 화려한 색깔을 입혀 나가면 좋겠습니다. 라틴아메리카는 정말 강렬한 색채를 가진 대륙이거든요.


박정훈씨는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멕시코로 건너갔습니다. 약 7년간 멕시코시티에 머물면서 교민 신문인 <한인매일신문>취재부장, <한겨레21> 중남미 전문위원 등으로 일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각국을 돌아다니며 현장을 취재하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판), <프레시안>, <오마이뉴스>에 기고도 했습니다. 


그가 멕시코로 떠날 때 멕시코가 스페인어를 쓰는 지 아닌지조차 긴가민가한 채 비행기에 올랐다고 합니다. 거의 준비 없이 비행기를 탄 셈이지요. 하지만 그렇게 발을 디딘 멕시코에서 그는 수많은 행운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행운을 한국의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책은 <1부 혼혈, 구릿빛 피부의 사람들>, <2부 엘도라도에서 혁명의 나라로>, <3부 인생은 곧 카니발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담긴 내용은 풍성합니다. 


1부에서는 우주적 인종인 메스티소이야기, 아즈텍, 잉카 마야 문명, 전 세계를 구한 옥수수와 감자, 최고의 디저트 초콜릿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2부에서는 금광의 발견, 바나나 공화국, 해방자 볼리바르, 자연의 축복이며 자원의 저주라고 말하는 아마존과 안데스, 체 게바라의 쿠바 혁명, 가난한 이들의 벗이 된 정치가 룰라와 무히카를 소개합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마술적 사실주의, 세계를 매혹한 라틴 댄스, 세계 최강 삼바 축구를 소개합니다. 제목만 들어도 매력적이지 않은가요? 이 책은 짧은 시간, 단 한권으로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알 수 있는 참 친절한 책입니다.


흔히 노예무역이라고 하면 미국으로 팔려간 흑인 노예들을 상상하는데, 사실 그 수로만 보면 라틴아메리카로 팔려 간 흑인이 훨씬 더 많아요. 단일 국가로는 브라질에, 단일 지역으로는 카리브 해에 가장 많은 흑인 노예가 건너갔습니다.(본문 중)


저도 세계사를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교과서에 라틴아메리카 흑인 노예 역사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노예 해안과 미국 남부의 목화 재배를 위한 대규모의 흑인 무역만이 언급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즉 그 수로 보면 라틴아메리카로 팔려간 흑인이 훨씬 많았지만 세계사에는 다뤄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세계사란 강한 나라 위주의 역사가 아니라 진실의 역사가 다뤄져야 합니다. 


흑인이 가장 많이 잡혀갔기에 라틴아메리카에는 자연스레 흑인과 백인 사이에서 아이들이 태어났고 물라토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흑인과 원주민 사이의 아이는 삼보라고 불리고 있지요. 즉 라틴아메리카는 역사적으로 혼혈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오늘날에는 이 모든 혼혈인종을 그냥 메스티소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학교 시험에 라틴아메리카 혼혈족을 부르는 명칭이 자주 출제되었습니다. 이제는 단지 명칭이 아니라 혼혈인이 많아진 역사도 함께 가르쳐야 겠습니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라틴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바퀴, 도르래, 철기 없이 만들어낸 뛰어난 건축물과 수학, 미국과 달리 원주민이 직접 정치에 뛰어든 여러 나라들, 라틴아메리카가 전 세계인에게 준 위대한 선물, 옥수수, 감자, 초콜릿,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유명한 카리브 해에 왜 해적이 많았는지, 혁명의 아이콘 체게바라, 스페인과 포르투칼이 원주민들을 어떻게 학살했는지, 미국이 라틴아메리카를 어떻게 간섭했는지 등 다양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호기심으로 폈던 책이었는데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고 다 읽고 나선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던 책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청소년이 읽어도 전혀 어렵지 않은 책이고 다양한 사진자료는 책을 더 풍성하게 해 줍니다. 저자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호감이 생겼습니다. 저도 다음 책으로는 라틴아메리카의 사실주의 소설을 읽고 싶습니다.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들의 존중받을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반대편에 있는 땅이지만 꼭 방문해 보고 싶은 땅입니다. 라틴아메리카,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습니다. 세상에 호기심이 많으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라틴아메리카는 멋진 곳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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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시집이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키우며 일상을 솔직하게 적은 시집입니다. 육아는 분명 힘든 일이고 책 내용을 봐도 어려운 일인데 시집을 읽다보면 왠지 모를 웃음이 계속 나옵니다. 


저는 남자고 아빱니다. 저도 아이를 키울 때 아내님과 싸운 적이 있습니다. 아내를 원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와서 힘든 데, 집에서 조차 뭐라고 하니 짜증났을 때도 있었습니다. 이 시집을 읽고 나선 아내가 위대해 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시집은 아빠들이 읽어야 하는 시집입니다.


“와 진짜 완전 웃긴다. 정말 이래요. 속이 다 시원하네. 애 키울 때, 진짜 이랬어. 이 책 누가 쓴 거예요?”


시집을 직장 동료 분들에게 읽어보라고 줬습니다. 보시는 분들의 반응입니다. 어떤 분은 웃는다고 일을 못하겠다고 하시더군요. 사무실 한 켠에선 키득키득 하는 웃음소리가 계속 들립니다. 무슨 일인지 가봤다니 이 책을 읽고 계셨습니다.


“진짜 그리 재밌어요? 공감돼요?”


“진짜 공감 100%예요. 나도 애가 좀 컸는데, 딱 이 마음이었어요. 정말 재밌네요. 다른 분들께 사서 선물하고 싶어요.”


"이 책을 읽으니 처음엔 웃는다고 눈물이 났다가 뒤에는 우리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네요. 정말 이 책을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의 즉석 평들입니다. 한결같이 왕추천이라고 하시더군요.

<딸 나요미와 외출 중인 서단님>

서단님은 이 책이 첫 번째 책이라고 하십니다. 첫 아이를 키우며 생긴 일을 시로 표현했습니다. 


서단 시인은 특별한 분이 아닙니다. 이웃집의 흔한 엄마입니다. 시인의 말입니다.

아이는 참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육아는 정말 힘들 때가 많지요.

아이는 환희와 좌절을 동시에 안겨주는 존재 같아요.


외롭고 지칠 때

육아시가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시를 읽다

웃음이 나와

웃는 얼굴로

아이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를 읽다

가슴이 뭉클해서

따뜻한 눈빛으로

아이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육아시집은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아기는 보살님, 2부 엄마의 마음으로, 3부 남편이라는 자, 4부 친정 가는 길에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정말 재밌습니다. 읽다보면 공감이 되며 웃음이 터집니다. 평범한 일상을 이렇게 재미있게 쓸 수 있구나.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이게 맞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리고 육아시집은 구성이 특별합니다. 시가 있고 제일 아랫줄에 제목이 있습니다. 시와 제목의 조화가 또 한번 웃음을 줍니다. 몇 작품을 소개합니다.


요즘 

우리 집을 평정하는

한마디

<응애>


집착할수록

동굴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아기 코딱지>


안아 올리자마자

끅 트림이 나오고


울다가

톡 왕코딱지가 빠지고


손가락 물고

스르르 잠이 들고

<운수 좋은 날>


안 잔 건 아닌데

잔 것도 아니다.

<아기 엄마의 잠>


아기 낳기 전에는

감이 안 오고

아기 낳고는

볼 시간이 없다.

<육아서>


시 한편 한편이 너무 재미있고 유쾌합니다. 속이 시원한 부분도 있고 눈물이 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피곤하고 힘든 일을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쓸 수 있구나. 이게 바로 시인이구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솔직한 마음 같아서는 시집 전체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접어두겠습니다. 도서출판 띠앗의 <육아시집>, 직접 사서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서단님과 연락이 되었습니다.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 여쭈었습니다.


1. 육아 시집을 쓰신 계기가 있으시다면요?

-육아 카페와 SNS에 육아시를 써서 올렸는데 호응이 좋았어요. 다들 육아시가 재미있고 감동적이라고 해 주셔서 신나서 쓰다 보니 꽤 많이 썼더라고요. 책 내라는 분들도 계셨고요. 육아일기를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었는데 육아시집을 통해 꿈을 이룬 셈이네요. 제 이름으로 된 책을 꼭 내고 싶었어요.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가 너를 이렇게 아끼고 사랑했었다. 너를 이렇게 키웠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책은 딸아이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해요. 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함께 보며 웃고 위로받을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싶어서 육아시집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2. 서평을 찾아보니 같이 울고, 같이 웃었다며 엄마들의 평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시 자체도 상당히 읽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의도한 것인가요?

-의도했다기 보다는 아이를 키우면서 관찰한 것, 생각한 것, 느낀 것들을 그때 그때 메모해서 시를 쓰다보니 아이 키우는 분들이 많이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고 생각했던 일이니까요. 육아의 보편성이랄까요?


3. 시집이라고 하면 왠지 모를 우아함, 아름다운 문장을 써야 한다는 느낌이 있는데 이 시집은 우아함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진짜 일상을 여과 없이 옮긴 것 같은데요. 영향 받은 곳이 있다면요?

-삶이 드러난 시, 나만이 쓸 수 있는 시, 쉬운 말로 쓴 시, 누구에게나 공감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었어요. 그런 시가 좋은 시라고 이오덕 선생님과 그 제자분들의 책에서 배웠어요.


4. 육아시집 이후 다음 책 출간 계획은 있으신가요?

-딸과의 마주 이야기(마주보며 나눴던 이야기), 엄마의 마음 일기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이 둘을 잘 버무려서 책을 내고 싶네요.


5. 육아생활을 하고 있을 엄마, 아빠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다들 아이 키우느라 고생이 많으시죠? 저는 애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든 지 정말 몰랐어요. 물론 행복한 날이 훨씬 많았지만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은 날도 있었어요. 아이에게 화를 내고는 나한테 더 화가 나고 좌절할 때도 종종 있었고요. 엄마, 아빠란 말이 참 무겁지만, 우리 함께 아이들을 잘 키워보아요. 아이 키우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화이팅!


6. 독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어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저도 나요미를 위해,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 겁니다.


이 시집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누구를 위해 내셨는지 궁금했습니다. 의문은 마지막 시를 읽으며 해결되었습니다.


위대한 여신들!


<엄마>


서단님은 시는 본인을 위해 쓰셨고 엄마들을 위해 시집을 내신 것 같습니다. 


저절로 자라는 아이는 없다고 하지만 그냥 엄마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분은 말씀하십니다. ‘육아를 힘들다고 생각하는 순간, 분란이 시작된다. 육아는 힘든 것이 아니고 당연한 것이다.’ 저는 이 말에는 공감하지만 육아를 엄마들만 해야 할 일이라고 하면 동의하기 힘듭니다. 육아는 엄마들만의 일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일입니다. 저는 이 시집을 읽으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내님을 보며 존경의 마음이 생겼습니다. 


엄마들은 이 책을 읽으며 공감받는 여유를 느낄 것이고, 아빠들은 이 책을 보며 아내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저희 어머님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르는 엄마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시집입니다.


육아는 힘든 일일 수도 있지만 감동스러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육아가 궁금하신가요? 서단님의 육아시집을 추천합니다.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일이지만, 엄마의 마음도 알아야 하는 귀한 일입니다. 육아시집은 엄마와 아빠, 아이에게 최고의 선물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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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코더 2018.05.04 08: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육아를 시로 표현할수있다니ㅎ
    재밌겠는데요

생활형 검사의 사람공부, 세상공부. <검사내전>을 읽었습니다. 검사 같지 않은 검사가 쓴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보통 언론에서 검사라고 묘사되는 캐릭터는 예리하고 냉철하고, 정의롭거나, 불의에 타협하거나 타협하는, 일반인들과는 노는 물이 다른 직업입니다. 왠지 똑똑할 것 같고, 왠지 범죄자들을 꼼짝 못하게 할 것 같고, 술도 거하게 마시고, 독한 분들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영화속 검사가 실제의 모습일까? 진짜 대한민국 검사는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책을 펼쳤습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검사내전은 검사의 고귀함, 위대함을 기록한 책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특권 의식 없이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여객선의 작은 나사못 같은 검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한 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검사의 사생활, 법에 대한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꺼리를 던져줍니다. 쉽게 쓰인 책이고 재미있습니다.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대한민국 검사에 대해 친근함을 느낄 수 있고, 법의 본질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지은이는 김웅씨입니다. 현재 공안부장을 하고 있는 실제 검사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을 정리하여 적은 책입니다. 추천사를 소개합니다.

(김웅검사는) 차장검사와 법원수석부장판사가 술자리에서 부하직원들을 호출해 어느 쪽이 더 많이 나오는 지 내기한 일화를 전화면서 “부르기면 하면 마냥 달려오는 것을 바랄 거면 개를 기르면 된다.”고 말한다. 자신은 가지 않았고, 다음 날 내기에서 진 차장검사에게 욕을 먹은 부장검사가 훈계하자 그는 “그럼 제가 술 마시다 차장님을 불러도 차장님이 나와 주나요?”하고 물었단다…….김웅 검사에 따르면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검사의 모습과 현실 사이에는 “항공모함 서너 개는 고행할 수 있을”만한 간격이 있다고 한다. 그들의 실제 모습을 들여다보고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만으로도, 이 책은 여러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김민섭 추천자 중)


지은이가 보통 사람은 아님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만 읽고서도 “오! 이 사람, 매력적인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책은 크게 4장으로 엮여 있습니다. 1장의 제목은 ‘사기 공화국 풍경’입니다. 대한민국에 사기가 얼마나 판을 치고 있는지, 사기꾼들이 얼마나 악랄한지, 너무나 흔한 사기 수법, 자신은 절대 사기 당하지 않는다고 외치나 사기 당하는 수많은 사람들, 사기 관련 범죄들, 안타까운 사연에 대해 적나라하게 소개합니다. 결국 사기는 욕심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동시에 한국은 사기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지적합니다. 1장만 읽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입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기 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이며, 실형을 살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천혜의 환경 조성으로 우리나라 사기범의 재범률은 77%에 이른다. 처벌을 받은 사기꾼 10명 중 8명은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는 뜻이다. 사기범의 55%는 5개 이상의 전과를 가지고 있다. 이건 확실히 비정상이다. 이렇게 사기범의 재범률이 높은 것은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다.(본문 중)

저자는 사기의 공식을 소개하며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부탁합니다. 그가 소개한 사기의 첫 번째 공식은 피해자의 욕심을 자극하는 것, 둘째 선의는 자신이 베풀어야 하는 것이지, 타인에게 바라서는 안 된다. 즉 사기꾼은 없는 사람, 약한 사람, 힘든 사람, 타인의 선의를 근거 없이 믿는 사람들을 노린다. 셋째, 어설프게 아는 것은 사기 당하는 지름길이다. 남이 하는 말을 그냥 듣고 믿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다고 당부합니다. 그냥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것은 모조리 거짓말이라고 강조합니다. 결국 사기는 행운을 바라는 자신의 마음이 속임을 당한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다만 사기꾼들은 그런 사람들을 귀신같이 알아보고 사기를 친다고 합니다. 섬뜩하지만 맞는 말 같았습니다. 김웅씨는 말합니다. 제발 사기 당하지 마시라고, 사기 당하는 피해자가 되지 마시라고, 동시에 사기죄에 대한 처벌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직업인이기에 외칠 수 있는 말입니다.


2장의 제목은 ‘사람들, 이야기들’입니다. 그가 만난 사람들과 사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보통사람들은 검찰청을 두려워하나 검찰을 밥(?)으로 보는 사람도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연있는 고소왕들을 소개합니다. 뭐든 단순한 것은 없으며,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더하여 학교 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생각도 소개합니다. 저도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한 경험이 있기에 이 부분이 가볍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피해자에게 이중의 상처를 준다.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일말의 책임을 지우면서 자신의 도덕적인 가책에서 벗어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그들은 학교폭력을 벗어나지 못해 차가운 아파트 옥상까지 몰리게 된 아이들의 심정을 알지 못한다.(본문 중)

저자는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화해를 강요하지 말라며, 그가 내린 결론을 슬라보에 지젝의 말을 인용해 정리합니다. “진정 용서하고 망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응징 혹은 정당한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죄인이 적절하게 징벌되고 나서야 나는 앞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모든 일과 작별할 수 있다.” 


 저자는 3장, 4장까지 거쳐 법의 역할과 우리나라에 필요한 제도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시작은 가벼운 에세이 형태지만 뒤로 갈수록 무게가 더합니다. 단지 시간 때우기용의 책이 아닙니다. 현실의 검사를 이해하기 위해 읽은 책이지만 다 읽고 나면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합니다. 괜찮은 구성입니다. 처음부터 딱딱하게 시작하면 384페이지 끝까지 읽기 힘들었을 겁니다. 


최웅씨는 글을 재미있게 잘 쓰는 검사입니다. 앞으로도 그의 이름이 적힌 또 다른 책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검사에 대한 책이었다면 다음에는 또 다른 주제의 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무덤덤해 보이지만 현실을 예리하게 보고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공부, 세상 공부를 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검사도 사람입니다.

검사내전 - 10점
김웅 지음/부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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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저에게 다음(DAUM)으로부터 이런 메일이 왔습니다.

얼마전에 제가 썼던, <언어의 온도>서평이 저자 이기주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기주의 대리 단체'로부터 신고를 당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솔직히, 순간 아주 당황했습니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습니다. 저는 글의 힘을 나름 알고 있기에, 타인을 해하는 글은 쓰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 메일을 두번, 세번 읽었고 다음 클린센터인가? 아무튼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곳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저의 상황을 이야기했고, 다음 으로부터 메일의 의미, 앞으로의 진행 사항에 대해 안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안내를 들으니 안심은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안내받은데로, 복원신청을 바로 했습니다. 하늘에 맹세코 저는 이기주 작가를 음해하려고 쓴 서평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제 글이 왜 임시조치되어 웹상에서 삭제되었는 지 물었습니다. 답변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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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질문

[개인] 본인 접수 - 복원신청 - 명예훼손 등 신고게시물
고객님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문의 내용을 삭제하였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고객님.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Daum 권리침해신고센터 입니다.

고객님께서 접수하신 내용에 대해 답변 드립니다. 

먼저, 작성하신 게시물이 임시조치 되어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명예훼손 여부는 법률적 판단을 따라야 하는 부분으로 저희로서는 침해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어 
바로 게시물의 복원 조치는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보내주신 복원신청에 따라, 아래 게시물에 대해서 신고자에게 안내 후 신고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안내하여 게시물의 침해성 여부에 대한 결정을 확인하겠습니다. 

● 복원신청 게시물 : [http://yongman21.tistory.com/1124][MB연설비서관실 출신 이 쓴 베스트 셀러, <언어의 온도> 서평입니다.][2018-01-23 23:44:28] 

● 임시조치 일자 : 2018-02-06

신고자로부터 해당 게시물에 대한 침해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관련 기관의 결정문 등이 접수되지 않는다면, 임시조치 기간(30일) 만료 후, 복원 조치됩니다. 

다른 궁금하신 사항은 언제든지 저희 [☞ 권리침해신고 접수센터]로 문의해 주시면 성실히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권리침해신고센터에서는 Daum 내 공개 게시물로 인한 권리침해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여러분의 권리보호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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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의 내용은 제가 복원신청을 했으나 임시조치 기간 30일간은 지나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설사 명예훼손을 안 했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30일은 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화가 났습니다. 신고자의 신고만 듣고, 무조건 글을 삭제하는 행위에 대해, 글을 쓴 블로거에게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글부터 삭제하는 티스토리, 다음의 처신에 대해 화가 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네이버와 티스토리 중 어느 곳에서 블로그를 운영할까 고민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티스토리를 선택한 이유는 블로거에 대한 자유로움이 네이버보다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름 믿었던 티스토리에서 글쓴이에 대한 배려 없이, 어떤 명예훼손을 했는지의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글부터 삭제하는 것은 심히 불쾌했습니다.


다음에서 이 글을 검색하니 아래 글이 떴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우선 복원신청을 완료했습니다.


이번 경우가 워낙 당황스러워 주위의 파워블로그 분들에게 여쭤보니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답변과 아래의 기사를 보내주었습니다.

유명한 정치 파워블로거이신 아이엠피터님의 기사였습니다. 저와 상황이 아주 비슷했습니다. 저자 이기주씨를 비난한 내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MB연설비서관실' 이라는 단어만 들어있어도 삭제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네이버에서 'MB연설비서관 언어의 온도'를 검색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는 검색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문의해 본 결과, 제 글이 삭제된 시점 이후, 이기주작가 측으로부터 특별한 요구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해서 이번에는 검색범위를 전체가 아니라 블로그로 해봤습니다.


블로그에는 검색결과가 없었습니다. 이를 통해 삭제요청을 기자들이 쓴 글이 아닌 블로거들이 쓴 글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을 합리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었습니다. 

네이버가 아닌, 구글에서 검색해봤습니다. 


구글에서는 검색이 되었습니다. 구글에 뜬 <82cook>커뮤니티에 들어갔습니다. 놀라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포털뿐 아니라 대한민국 웹상 대부분의 곳에서 이런 행위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댓글들을 소개합니다.




저도 인간인지라, 객관적인 것 같지 않아서, 제 페친분들께 조언을 구했습니다. 아래 글은 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136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 중 댓글 몇개를 소개합니다.















페이스북 댓글은 저의 지인분들께서 다시는 것이기에 객관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해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제가 썼던 서평 원문을 공개합니다. 솔직히, 정말 솔직히 읽어보시고 <언어의 온도>라는 2017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이기주씨의 명예를 제가 훼손하기 위해 쓴 글인지 의견 바랍니다.


<삭제된 서평의 원문>

별 기대없이 펼쳤던 책입니다. 사실 지인분께서 선물해 주셨던 책입니다. 어떤 책인지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첫 장을 펼쳤습니다. 책의 첫장부터 신선한 글이 있었습니다. 

일러두기

한 권의 책은 수십만 개의 활자로 이루어진 숲인지도 모릅니다.

'언어의 온도'라는 숲을 단숨에 내달리기보다.

이른 아침에 고즈넉한 공원을 산책하듯이 찬찬히 거닐었으면 합니다.


본문 곳곳에 스며 있는 잉크 무늬는 디자인적인 요소입니다.

창작자의 의도를 너른 마음으로 헤아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_이기주

뭐지? 왠지 모를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계속해서 책장을 넘겼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것, 느꼈던 것, 생각했던 것들을 본인의 시선으로 따뜻한 언어의 온도를 담아 쓴 책입니다. 철학책은 아니지만 깊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대했던 것에 대해 또 다른 시선을 보여줍니다. 책을 읽다보면 절로 '아...'하는 감동이 있습니다.

언젠가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맞은 편 좌석에 앉아 있는 할머니와 손자가 눈에 들어왔는 데 자세히 보니 꼬마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할머니 손에는 약봉지가 들려 있었다. 병원에 다녀오는 듯 했다.

할머니가 손자 이마에 손을 올려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직 열이 있네. 저녁 먹고 약 먹자."

손자는 커다란 눈을 끔뻑거리며 대꾸했다.

"네, 그럴게요. 그런데 할머니. 할머니는 내가 아픈 걸 어떻게 그리 잘 알아요?"

순간 난 할머니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대답의 유형을 몇 가지 예상해 보았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라거나 "할머니는 다 알지" 같은 식으로 말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니었다. 내 어설픈 예상은 철저하게 빗나갔다. 할머니는 손자의 헝클어진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했다.

"그게 말이지.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아..."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반대로 말하면 안 아파본 사람은 아픈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를 소개하며 저자는 자연스럽게 삶의 이치를 보여줍니다. 읽다보면 좋은 문장이 너무 많습니다. 

흔히들 말한다.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건 작은 사랑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사랑이 아닐까?

우린 사랑에 이끌리게 되면 황량한 사막에서 야자수라도 발견한 것처럼 앞뒤 가리지 않고 다가선다. 그 나무를, 상대방을 알고 싶은 마음에 부리나케 뛰어간다. 그러나 둘만의 극적인 여행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순간 서늘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내 발걸음은 '네'가 아닌 '나'를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위로의 표현은 잘 익은 언어를 적정한 온도로 전달할 때 효능을 발휘한다. 짧은 생각과 설익은 말로 건네는 위로는 필시 부작용을 낳는다.

"힘 좀 내"라는 말만 해도 그렇다. 이런 멘트에 기운을 얻는 이가 있을 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힘낼 기력조차 없는 사람 입장에선, "기운 내"라는 말처럼 공허한 것도 없다. 정말 힘든 사람에게 분발을 종용하는 건 위로일까, 아니면 강요일까.

이 책은 "말, 마음에 새기는 것", "글, 지지 않는 꽃", "행, 살아 있다는 증거"의 3가지 주제에 대해 다양한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잘 읽힙니다. 저자는 '찬찬히 거닐듯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읽다보면 그리 안됩니다. 저는 첫 장을 펼치고 글이 예뻐서, 감정을 깨끗하게 해주는 느낌이 좋아서 빨려들어가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좋은 문장에 밑줄을 긋고 책을 접으며 한장 한장 읽어갔습니다.

다 읽고 나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베스트셀러 도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선택해서 읽는 책이 좋아서 입니다. 하지만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것을 알고나니 '그럴만 하다.'는 것과 '사람들의 마음이 비슷하구나. 외로워하는구나. 조용하지만 듬직하게 어깨들 토닥토닥 거리는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이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습니다. 저자는 독자들을 위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 같고, 우리들이 모르고 지나가는 것에 대해 잊지말라며 책을 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당신의 삶이 허무하지 않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조용히 들려줍니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 책의 존재이유를 말해줍니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때 우린 행복하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우리,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우리, 행복하다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우리, 이런 우리들이 많아지면 외로운 사람도 덜할 것 같습니다. 나의 본 모습을 보고 상대를 배려하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위로하고 공감하는 사람도 더 많아 질 것 같습니다. 현대의 사람들이 가지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인간관계 때문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사람들로 인해 감동받고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아팠던 분이 아픈 사람을 이해할 수 있듯, 최소한 아프지 않았던 사람이 아픈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없어졌으면 합니다. 차가운 말한마디는 상대에게 차가움만 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상처주는 차가운 말이 아닌 희망을 주는 따뜻한 말을 건넬수 있는, '언어의 온도'가 따뜻한 세상을 꿈꾸며 이 책을 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자 이기주씨에 대해 궁금해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그리곤 좀 놀랐습니다.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찾아본 내용을 소개드리자면 이기주 작가는 서울 경제와 헤럴드 경제 등에서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8년 가량 일했고 이명박 정부시절 2010년엔 기자를 그만두고, 대통령실 연설기록 비서관실에서 스피치 라이터(연설문 작성자)로 근무했습니다.


2012년엔 자유선진당 부대변인으로 비례대표 20번에 이름을 올린 정치인이기도 했습니다. 2017년 7월 현재, 출판사 말글터(<언어의 온도>를 출간한 곳)의 대표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즉 정치에 뜻을 두고 활동을 하다가 현재는 출판사 대표를 하고 있다는 건데요. 약간 의아했습니다.


책에서 보인 순수하고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분의 삶의 궤적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저자 이기주씨는 이명박 대통령과 일했던 사람으로서 특별하게,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보는구나...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뒤끝이 개운치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 처럼 이 책은 베스트셀러였습니다. 이미 이 책을 읽으신 많은 독자분들도 저자의 이력을 알고 감동했을 지 의문입니다. 보통 책을 읽을 때, 저자와 책, 책과 현실을 분리해서 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감동이 더 깊은 법이지요. 
하지만 현실과 다른 책, 책을 위한 책을 읽으면 저는 솔직히 불편함을 느낍니다. 저자는 이 후에도 꾸준히 이와 유사한 책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이 달라졌는지, 책의 내용을 그대로 느끼면 되는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언어의 온도, 책 내용만 보면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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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기주씨를 모릅니다. 단지 그의 책을 읽었고 느낀 그대로 서평을 썼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기주씨의 대리단체라는 곳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인한 게시물 삭제 요청'이 접수되었고, 다음(DAUM)에서는 성실히(?) 신고자의 신고를 존중하여 제 글을 바로 삭제(임시조치)한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작가분들도 글을 쉽게 쓰시지 않겠지만, 블로거인 저도 글을 쉽게 쓰지 않습니다. 읽기에는 쉬운 글이지만 한편, 한편 포스팅을 할 때마다 많은 시간과 노력, 정성을 쏟게 됩니다. 즉 글 한편 한편은 단지 글이 아니라 저에게는 소중한 결과물입니다. 

저의 결과물이 이렇게 쉽게 삭제당하는 것을 당하며, 복잡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저는 법을 모릅니다. 하지만 상식은 있습니다.

최소한 티스토리에서 블로거들을 유치해 양질의 컨텐츠를 생산하고 있다면, 초대장을 받은 이들만이 블로그를 만들 수 있게 제한까지 하며 블로그를 관리하고 있다면, 블로거들의 글을 이렇게 대해서는 안됩니다. 
지나가던 옆 집 사람의 말만 듣고, 우리 집 가족을 혼내는 꼴입니다. 가족의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은 채 말입니다.

네이버가 그렇게 하는 것은 이해합니다. 저는 네이버 블로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티스토리가 이래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명예훼손 되었다고 신고할 자유가 있다면, 글쓴이의 표현의 자유도 있는 것 아닙니까? 상대를 공격하려는 악성댓글인지, 아닌지, 최소한의 판단도 없이 신고만 들어오면 바로 삭제 조치하는 것이 티스토리의 최선입니까? 그러고도 블로거들에게 우리에게 오세요 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까? 어찌 신고자 편만 들고, 블로거들은 배려하지 않는 것입니까?

이번 일로 많은 것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왜 몇몇 파워블로거들이 네이버나 티스토리를 떠나 개인적인 사이트를 개설하는 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진행 중입니다. 다음에서 안내한 30일이 지난 후 제 글이 복원될 지, 영영 삭제될 지 알 수 없습니다. 

아니, 지금 쓴 이 글 또한 삭제되지 않을 지 걱정마저 됩니다.

저는 이기주 작가 측과 싸울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그 분들도 대리단체로서 꼼꼼히 글을 읽어보지 못하고 간단한 검색만 통해 걸려든 글에 대해 무작위로 삭제 요청을 하는 것일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해합니다. 처음에는 이기주 작가의 대리단체에 대해 황당함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다음, 티스토리의 대처에 대해 불신이 커졌습니다.

제 페친 중 한분의 댓글이 너무 선명합니다.
"다음(DAUM)에 어떤 글을 보고 기분 나쁘다고 요청하면 무조건 30일 정지시키고 제소하면 언론중제위원회의 중재를 거쳐 다시 복구합니다. 아무거나 딴지 걸면 다 그렇게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면 30일 동안의 손해는 어떻게 배상하는 지가 궁금합니다."

다음(DAUM)은 신고자들의 신고에 민감하기 이전에, 글쓴이의 억울한 손해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면 좋겠습니다. 글쓴이가 못된 마음으로 글을 썼을 수도 있지만, 신고자가 못된 마음으로 신고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기주 작가님께도한 말씀 드립니다.
일러두기   

한 권의 책은 수십만 개의 활자로 이루어지 숲인지도 모릅니다.
'언어의 온도'라는 숲을 단숨에 내달리기보다,
이른 아침에 고즈넉한 공원을 산책하듯이 찬찬히 거닐었으면 합니다...
본문 곳곳에 스며 있는 잉크 무늬는 디자인적인 요소입니다.

창작자의 의도를 너른 마음으로 헤아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기주, 언어의 온도 중-


<언어의 온도> 잘 읽었습니다. 책에서 말씀하신 대로 '창작자의 의도를 너른 마음으로 헤아려 주기를' 바라신다면, 독자들의 자유로운 비평도 너른 마음으로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잘못된 정보로 작가님을 매도하였다면 응당의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저는 잘못된 정보를 제시한 적 없으며, <언어의 온도>라는 책 자체의 감동과 생각을 전달하고 싶었던 마음 뿐이었습니다.


<언어의 온도>에서 "말과 글은 머리에만 남겨지는 게 아닙니다. 가슴에도 새겨집니다. 마음 깊숙이 꽂힌 언어는 지지 않는 꽃입니다. 우린 그 꽃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고 하셨지요.


동의합니다. 말과 글은 머리에만 남겨지는 게 아니라 가슴에도 새겨집니다. 저는 작가님의 대리단체로부터 특별한 신고를 당했고 상처를 받았습니다. 제가 원하지도 않았던 작가님에 대한 불신까지 생겼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일이 잘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저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책을 쓰는 분들을 기본적으로 존중하고 존경합니다. 단! 책과 삶이 일치한다고 믿는 경우에 그렇습니다. 고은 작가에 대해 분노가 큰 이유는 그의 작품을 보며 그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언어의 온도>를 읽으며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해서 작가님께서 이번 일에 대해 깊이 관여했다거나 지시했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대리단체의 오바였다고도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이기주 작가님의 창작 활동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이번 일이 작가님의 폭넓은 저술활동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계속 관심 가지겠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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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잎푸른 2018.02.11 21: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비슷한 일을 겪어서 황당하네요.
    http://leafgreen.tistory.com/2460690
    이번에도 또 게시 정지되면 외국 블로그에 올릴 겁니다.

  2. 2018.02.11 23:4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2018.02.14 15: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판단은 변호사가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현재 상황에서 과거 들춰서 이명박하고 엮는 게 공익을 위한 일인가?

    • 마산 청보리 2018.02.14 15: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명박하고 엮는다니요. 팩트를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서평을 보시면 이명박과 엮어서 작가를 깍아내릴 의도로 쓴 글이 아니었습니다. 그럼 서평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쓴 것에 대해 신고하는 것은 공익을 위한 것인가요? 님의 댓글이야말로 본질을 왜곡하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왜 반말이시죠? 조금 불편하군요.

  4. 2018.02.14 16: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과거랑 연관지어 감상평을 써놓고 방귀 뀐 놈이 성내네 ㅋ 이 시국에 아무리 팩트라도 언급할게 따로있지

    • 마산 청보리 2018.02.14 17: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작가분의 삶을 알아보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말이군요. 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요.알겠습니다. 님의 의견도 존중합니다.

  5. 소다! 2018.03.27 23: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언어의온도 학교에서 읽은적있엇는데
    뭐가뭔내용인지 .. 책표지만 이쁘고

  6. 달래 2018.03.31 16: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덕수고 (덕수상고 는 좌익 매국놈 학교 이다
    덕수고 출신은 친북 이 많아 국가를 공산화 시키고 팔아먹고
    있다 덕수고 출신은 깡패 사기꾼 이 많아 불법사기 인사비리.
    언론조작. 사기재판. 부정선거. 탈세. 국민세금 불법사용.
    돈뇌물 받고 자기 정당 배신하는 간신 역적 놈들.
    국민들을 사기치고 촛불집회를 선동 하였다
    덕수고 출신들은 자기들 이익 만을 위해
    수많은 범죄를 저질렸다
    덕수고 출신 ♩♩♪ 들을 모가지 자르고 처형 해야 한다

엇! 이 책 뭐지?

저는 저 자신도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한자에 대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이 책의 표지를 처음 봤을 때도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왜 굳이 한자를 썼을까?'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첫 장을 넘겼습니다.


아빠들이 읽어야 할 책

이 책의 소제목은 <함께 걸어 보면 좋은 서울 가이드 북>입니다. 내용은 <아이와 함께 걸어보면 좋은 서울 가이드 북>입니다. 저자 표현준님은 여행 사진가입니다. 그룹전, 개인전, 초대전 등 사진가로서 대단한 분임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가가 왠 서울 가이드 북? 어떤 상관이지?' 첫 장의 내용을 읽고 저의 궁금증은 바로 풀렸습니다.


 아이의 인생에도 겹겹이 작은 역사가 쌓인다. 아이와 걷고 기록하다 보니 거리의 풍경보다 빨리 변하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했다. 가끔 오랜 기억을 더듬어 함께 했던 곳을 찾아가 현재의 모습을 포개어 보기도 했다. 오늘의 산책은 언젠가 미래를 위한 저축인 셈이다. 10년 후, 서울의 풍경은, 또 아이와 나는 얼마나 변해 있을까? 우리 산책의 기록은 의미가 있다.(amaging 중)


아...이 책은 사진가 이전에 아빠가 쓴 책이었습니다. 사진을 위해 쓴 책이 아니라 아이를 위해 쓴 책이었습니다. 첫 장부터 약간의 감동이 있었습니다.


책은 PART1, PART2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1은 지역별 가이드로 '다양한 테마가 곳곳에 숨어 있는 상암지구,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홍대, 미로 속에 숨겨진 상점을 찾는 재미가 한가득 연남동, 골목골목 먹거리와 볼거리 보물찾기 연희동, 느릿느릿 여유를 느끼는 서촌, 오래된 추억들이 한가득 동대문, 문화 체험 공간이 가득한 이태원' 등, 말 그대로 지역별 가이드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읽는 것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단지 장소만 소개한 것이 아니라 아이와 산책 하기 전 필요한 것 까지 당부하며 이 책만 읽고, 아이와 당장 출발해도 전혀 어려움이 없도록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저도 아이와 산책을 종종 가지만 저자의 준비성에 놀랬습니다. 저자는 아이와 산책 하기 전 필요한 것으로 '계획을 미리 알려주기, 그림자 놀이, 느린 산책, 포즈를 요구하지 말것, 계단을 만났을 때는 가위바위보, 산책은 함께 즐기는 것'을 알려줍니다. 책을 위한 산책이 아니라 아이를 위한 느린 산책, 아이를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더 따뜻했습니다.


내용이 궁금해 첫 장을 넘기면 상상했던 소개글이 나오지 않습니다. 0.1초간 당황했는데, 저자의 아이로 보이는 아기가 기어가는 사진이 먼저 나옵니다. 카메라 앵글을 쳐다보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육아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이가 어떻게 자라며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일깨워 줍니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아이가 정말 너무 이쁩니다. 이 예쁜 아이와 매주 산책을 나간 아빠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아이와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고, 코스를 개발하며 준비를 했던 아빠의 노력과 기쁨이 저절로 느껴졌습니다. 덩달아 행복해 지는 책이었습니다.


지역별 가이드에는 각 지역의 스팟소개와 사진, 매력 포인트, 산책 전 알아둘 점, 교통편, 위치, 그 곳만의 깨알 재미 등이 간결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정말 쉽고 매력적인 책입니다. 당장 서울로 가고 싶다는 충동이 몇 번이나 일었는지 모릅니다. 아이와 함께 걷는 코스라 그런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주로 소개합니다. 그리고 저자가 좋아하는 곳으로 보이는 지역별 서점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요즘 유행한다는 지역 서점 투어에도 훌륭한 길잡이가 될 책입니다.


PART2에서는 서울 대표 추천 스팟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서울 산책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한강, 아이들과 함께 가는 한강 난지 한강공원, 서울을 한눈에 서울 성곽길, 도시의 옛 모습과 벽화를 함께 조망하다. 낙산 구간과 이화동, 서울의 대표적인 남산, 4계절 모두 즐기기 좋은 남산 산책로, 서울의 새로운 명소 경의선 숲길, 직장인과 주민의 걸음이 어우러진 대흥역-효창공원앞역'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우와, 서울에 이렇게 좋은 곳이 많았어? 서울 사람들은 이 길의 매력을 알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절로 드는 책입니다.


일반 가이드북과는 다릅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산책의 특별함, 이전에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말해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2012년 7월 17일부터 개인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일상의 행복한 순간만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주말에 여건이 허락하면 아이와 함께 가벼운 마음을 산책을 했다고 합니다. 산책을 하며 아이의 자연스런 모습, 길의 특징, 장소의 특별함을 자연스레 카메라에 담았다고 합니다. 저자의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느껴집니다. 이 책은 억지스럽지 않아 더욱 좋습니다.


책의 소개는 여행기라고 되어 있지만 저는 성장기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이 책이 나온 이후에도 계속 아이와 거닐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의 책이 아이의 성장과 함께 계속 나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간단하며 친절하지만 아이와 거닐 때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꼼꼼히 소개한 참 좋은 가이드 북입니다. 솔직히 아이가 없더라도 서울 여행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충분히 권할 수 있는 책입니다. 


휘황찬란하고 번쩍거리는 곳 뿐 아니라 사람 사는 곳에 대한 정겨움을 느끼고 싶은 분에게는 이 책은 서울여행 필독서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에, 저자분께서 아이와 함께 방학 때라도 지방도 내려와 주시면 좋겠다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지방에서도 아이와 거닐기 좋은 곳을 소개해 주시는 것도 아주 고마울 것 같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책입니다. 서울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만간 서울로 여행갈 계획이 있습니다. 그 전에 이 책을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 지 모릅니다. 서울로 가는 여행가방 제일 위에 이 책을 준비해서 올라갈 예정입니다. 이 책을 쓴 저자분의 생각하며 마무리 합니다.


아이와 거닐기

아이의 시기는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순식간에 지나가 버립니다. 아이가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함께해 온 둘만의 산책, 훌쩍 커버린 아이는 이제 저만큼 앞서 뛰어갑니다. 곧 아빠 손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나이가 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를 걸어가고 있는 수많은 아빠들과 함께 공감하고 아이와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작은 노하우를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아이가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함께 해 온 둘만의 산책 노하우와 길 위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아이'와 함께 거닐기가 이대로 멈추지 않고 쭉 계속되어 '(늙은) 아빠'와 함께 거닐기로 이어져도 꽤 멋진 일이 아닐까요? 


지난 5년간 함께 산책한 찬유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습니다.(본문 중)


아이와 거닐기,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아이와 산책을 해보지 못하셨던 아빠들께 감히 권합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 경험만큼 소중하고 값진 것은 없습니다. 이번 주말, 가까운 곳으로 아이와 산책을 나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이와 산책은 산책 그 이상의 특별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도 아빠와 함께 하는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아이와 거닐記 - 10점
표현준 지음/영진.com(영진닷컴)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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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 치고 이 분의 성함을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은 없을 겁니다. 


<식객>, <비트>, <날아라 슈퍼보드>, <꼴>, <아스팔트 사나이>, <48+1>, <꼬마대장 망치>, <타짜>, <커피한잔 하실래요.>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등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히트 작품을 그려내신 분입니다. 게다가 작품들 중 영화한 된 작품도 많습니다. 작품성이 인정받았다는 뜻이겠지요. 


그의 만화를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공부를 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작가가 의도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허영만작가님의 만화를 읽다보면 왠지 책을 재미있는 책을 읽는 듯한 뿌듯함이 있습니다.


허영만작가님의 작품은 깊이가 있습니다. 기자 못지 않는 취재력이 그의 큰 능력입니다. 사실을 재대로 구현하려는 세세한 그림 또한 그의 장기입니다. 제가 마산에 살고 있는데 식객에 보면 마산 아귀찜 골목이 나옵니다. 그 책을 들고 그 곳에 가서 비교해보니, 이럴수가! 실사 수준이었습니다. 현장을 그림으로 그대로 옮긴 듯 했습니다. '커피한잔 하실래요.'에서도 실제 커피숖을 방문하셨고 현실감을 위해 매장을 그대로 그림으로 표현한 것도 있었습니다.


저에게 '만화가는 그림만 잘 그리면 돼.' 라는 생각을 깨치게 만든 작가님이 바로 허영만님입니다.


그의 작품에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가부터 그의 작품이 세상에 나오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찰나 우연히 '만화일기'를 접했습니다. 상당한 호기심이 일었고 망설임 없이 책장을 펼쳤습니다.


-오랜 버릇이 있다. 훌쩍 떠난 여행길에서 만화로 기행문을 기록하는 일이다. 그런데 여행지 말고도 하루하루의 일을 기록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언젠가 고은 선생의 <바람의 사상>을 읽으면서부터다. 선생은 글로 일기를 썼으니까 나는 만화로 일기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부지런히 페이지를 채워나갔다. 어쩌다 주위의 재미있는 상황을 놓치기라도 하면 큰 손해라도 본 것처럼 마음이 좋지 않았다. 출판사 청탁을 받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는데도, 그저 그리는 것이 즐거웠다.(시작하며 중)


제가 읽은 책은 <허영만의 만화일기 3>편입니다. 2014.1월부터 2015. 5월까지의 내용들입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그날, 그날 있었던 일들을 만화로 작가님이 만화로 표현한 만화일기입니다. 지극히 사적인 내용들이 많습니다. 작가님의 지인은 누구시며, 술을 아주 좋아하시는 것, 그리고 몸을 위해 금주의 기간을 가지신 것, 나이듦에 대한 걱정, 현실적 고민, 손자 이야기 등 그의 인간적인 면까지 볼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독자들을 위해 씌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본인에게 하는 이야기도 제법 많이 있습니다.

-내 나이 67세, 19세 때 상경해서 무던히도 열심히 살았다. 나는 내가 이렇게 타의에 의해서 만화를 그만두게 될 줄은 몰랐다.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마찬가지겠지만 나는 다른 줄 알았다. 나는 힘이 떨어질 때까지 그리다 연필을 놓을 줄 알았다. 자! 이젠 세상 돌아가는 걸 인정하자!! 화실도 줄이고, 용돈도 줄이고, 자동차, 골프, 술, 모두 줄이자! 남은 30년을 즐겁게 보내자. 지금껏 마감에 쫗기면서 잘도 버텼다. 족쐐를 깨버러라! 날개를 달고 크게 휘저어라. 제 2의 인생을 또다시 화려하게 꾸며보자!(53페이지)


전반적으로 이 책은 잔잔합니다. 읽다보면 절로 미소가 생깁니다. 작가님의 위트있는 그림과 재치있는 글 덕분입니다. 하지만 한 컷, 한 컷을 그리실 때의 마음을 읽으려다 보면 왠지 짠한 마음도 듭니다. 그가 나이들어 간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고 그의 만화를 보며 자란 저 또한 나이들어 간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들을 우울하게 대하지는 않습니다. 


-'식객 대동여지도' 기획안과 샘플원고를 만들어서 청와대 농림비서관 정환근씨와 삼성경제문제연구소 부사장 민승규 박사에게 보냈다. 즉각 답이 왔다. 너무 좋으니 내일 만나서 얘기하잔다. 농수산부에서 지원하겠단다. 너무 반응이 빨라서 놀랐다. 우울했던 요즘이었는데 기분이 상당히 좋아졌다.(71페이지)


만화를 글로 옮길 수가 없음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책속, 이 글 밑에 있는 한 컷짜리 그림을 글로 표현하자면 전화를 받고 있는 허영만작가님의 그림이 있습니다. 전화기를 잡고 내일 약속을 잡으며 입으로는 '알겠습니다.'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내일은 화실출신 문하생들이랑 스승의 날 저녁 식사예정인데...쩝'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좋은 일이라고 해서 세상 다 가진듯 흥분하지 않으며 통장의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표현에도 그림은 비관적이지 않습니다. 이 책은 분명 허영만 작가님 본인의 이야기를 쓰고 그린 작품이지만 읽다보면 나의 일상처럼 느껴집니다. 


368페이지의 제법 두툼한 책입니다. 만화책이고 호흡이 좋아 금새 다 읽었습니다. 오래 앉아 책 읽을 시간이 없으신 분들께 쉽게 추천드릴 수 있는 책입니다. '허영만의 만화일기 3'을 접하고 나니 당연히 '1, 2'권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보통의 자서전이나 일기처럼 교훈적인 이야기, 신화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가 하는 개인적 고민은 읽는 이들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책이 너무 빨리 끊나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허영만 선생님은 지금도 만화일기를 쓰고 계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허영만 작가님의 만화계 입문이 올해로 10년, 데뷔 42년째라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니 쌓이는 것은 작품이고 없어지는 것은 머리칼이라고 농을 던집니다. 만화를 그만둘 때가 다가 오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작품 또한 있어서 무리한 욕심인지, 당연한 욕심인지 고민도 하십니다. 


만화가이전에 인간 허영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현란한 그림과 장대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진솔함과 편안함은 최고입니다. 책을 읽고 싶으나 시간이 부족하신 분, 새 책을 쉽게 선택하여 읽기가 약간 망설여지는 분, 그리고 허영만 작가님과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의 삶은 흥미로웠지만 그의 현실 속 이야기는 따뜻합니다. 


그의 작품이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허영만의 만화일기 3 - 10점
허영만 지음/시루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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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겠습니다>는 황보름 작가의 첫 작품입니다. 황 작가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기도 합니다. 다 읽고 보니 왠지 작가라는 말을 본인도 어색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자는 책을 읽을수록 책에 더 흠뻑 빠져드는, 지금보다 더 책을 좋아할 책 덕후 할머니로 늙어갈 것 같다고 본인을 소개합니다. 


그녀는 100퍼센트 독서가입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고 소위 말하는 휴대전화를 만드는 대기업에 취직하여 프로그래머로 일한 적도 있습니다. 허나 노동에 치여 자신을 잃게 되는 현실을 탈출하여 서른살에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마흔살까지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기로 계획했는데 벌써 찾았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독서와 작가'입니다.

책표지/황보름지음/어떤책/18,000원/2017.11.30ⓒ 김용만


사람을 만날 때도 책을 읽는 사람인지를 가장 궁금해 하며, 본인의 가방 속에 항상 책이 들어있습니다. 시작! 하며 타이머앱을 20분 맞춰두고 책에 빠져드는 사람입니다. 책상, 지하철, 침대, 도서관, 심지어 걸으면서 책을 읽기도 한답니다. 


그녀는 너무너무 책을 좋아합니다. 해서 독서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진심으로 많은 분들과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415페이지의 제법 두툼한 책입니다. 하지만 읽어보면 작가가 쓴 글은 300페이지 정도이고 독서 다이어리와 독서노트가 첨부된 형태의 책입니다. 표지도 이뻤고 책 구성도 재미있었습니다.


제목부터 신선했습니다. <매일 읽겠습니다>, "매일 읽으세요"가 아니라 작가 본인이 독자들에게 다짐을 하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즉 '내가 책을 읽어보니 이래저래 좋았다. 그러니 당신들도 책 읽고 좀 느껴봐라'의 어투가 아닌 '책을 읽으니 너무 행복해요. 저는 이렇게 책을 읽어요. 단지 책 읽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 소소하지만 저의 독서법을 소개하려해요. 첫 책이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열심히 썼어요. 재미있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어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저녁을 먹고 책을 펼쳤고 3시간 정도만에 다 읽었습니다. 속독을 한 것도 아니지만 어느 새 후루룩,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저도 이 책의 부재처럼 '책을 읽는 1년 53주의 방법들'을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약간 길지만 목차를 소개하겠습니다.


1. 베스트셀러 읽기, 2. 베스트셀러에서 벗어나기, 3. 지하철에서 읽기, 4. 얇은 책 읽기, 5. 두꺼운 책 읽기, 6. 밑줄 그으며 읽기, 7. 가방에 책 넣고 다니기, 8. 인터넷이 아니고 책이어야 할 이유, 9. 타이머앱 사용기, 10. 고전 읽기, 11. 소설 읽기, 12. 시 읽기, 13. 인터넷 서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14. 침대와 밤, 그리고 조명, 15.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16. 책과 술, 17. 읽기 싫으면 그만 읽기, 18. 책의 쓸모, 19. 도서관의 책들, 20. 문장 수집의 기쁨, 21. 독서모임, 22. 답을 찾기 위한 책 읽기, 23. 전자책 읽기, 24. 틈틈이 읽기, 25. 천천히 읽기, 26. 당신의 인생 책은? 27. 동네책방에서, 28. 다음에 읽을 책은, 29. 기쁨과 불안 사이에서 책 읽기, 30. 영화와 소설, 31. 친구와 나누는 책 수다, 32. 한 번에 여러 권 읽기, 33. 묵독과 음독, 34. 공감의 책 읽기, 35.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는 책 읽기, 36. 휴가 때 읽기, 37. 문장의 맛, 38. 부모가 책을 읽으면, 39. 넓게 읽은 후 깊게 읽기, 40. 독서목록 작성하기, 41.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책 읽기, 42. 서평 읽기, 43. 서평 쓰기, 44. 등장인물에 푹 빠져들기, 45. 서재 정리하기, 46. 도끼 같은 책 읽기, 47. 관심이 이끄는 책 읽기, 48. 관심을 넘어서는 책 읽기, 49. 절망을 극복하는 책 읽기, 50. 어려운 책 읽기, 51. 나를 지키기 위한 책 읽기, 52. 요즘 무슨 책 읽어요? 53. 이 세상에서 책이 사라진다면


차례만 봐도 이 책이 어떤 책인지 느껴지실 겁니다. 읽어보면 훨씬 공감이 됩니다. 황보름 작가의 글은 읽기 쉽습니다. 으시대며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위해 쓴 책이 아니라 독자분들을 위해 쓴 책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나름 책을 많이 읽는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저의 독서습관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53가지의 꼭지를 통해 자신의 독서습관과 책읽는 방법, 독서를 통해 얻었던 것과 독서를 통한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 이 책 나도 읽었는데, 어 나도 이런 적 있었는데, 어 나도 이게 궁금했는데' 등 다양한 공감점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자의 책을 대하는 자세와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통해 '책'이라는 존재에 대해 고마움까지 느끼게 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문장 수집의 기쁨'에서 신선한 경험을 했습니다.


'책을 다 읽으면 문장을 발췌한다. 카메라로 캡처해 놓을 때도 있고, 하나하나 옮겨 적을 때도 있다. 옮겨 적을 때는 꼬박 한두 시간이 걸리는데, 끝날 때마다 혼자 엄청 성취감에 젖는다. 발췌에 공을 들이다 보면 문득 내가 문장을 모으기 위해 책을 읽는 건가 싶을 때도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좋은 문장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도 좋고, 다 읽고 나서도 좋다. 마음에 쏙 드는 문장이 있다면 따로 메모장에 적어 보면 좋겠다. 어떤 이유로든 마음이 착찹할 때 메모장에 꺼내 읽어 보는 거다. 유독 한 문장이 당신의 삶에 말을 걸어올 지 모른다. 당신은 그 문장을 읽으며 아마 알게 될 것이다. 길을 잃었을 때 문장에서 힌트를 얻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한 권의 책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나의 문장이 할 수도 있음을."(본문 중)


이 책을 읽으며 밑줄 그은 부분과 접은 페이지가 유독 많았습니다. 저 또한 이 책에서 문장을 수집했습니다. 그녀는 책의 마지막에 진심을 담은 문단을 남깁니다.


'아아, 나도 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다. 나는 죽을 때까지 독자로 살고 싶다.'(마지막 문단)


좋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주위의 많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했습니다. 책을 읽어야 하는 필요성은 느끼시나 읽을 시간이 없어서 읽지 못한다는 분들을 많이 뵈었습니다.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책은 시간 날 때 읽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어 읽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 마르틴 발저, 어느 책 읽는 사람의 이력서(본문 중)


의무가 아니라 좋아서 책을 읽는 사람, 그가 책을 대하는 마음, 좋은 것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으로 쓴 책입니다. 다가오는 2018년 새해, 금연과 함께 이 책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면 인생의 새로운 기쁨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남에게 유식해지고 싶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닌, 자신의 변화를 위해 책을 읽고 싶은 분들께 권합니다. 책을 읽으면 사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삶을 보며 알 수 있습니다. 잘 알려진 말이지만,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듭니다.


매일 읽겠습니다 (핑크) - 10점
황보름 지음/어떤책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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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자식을 낳고, 자식은 아버지를 낳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윤용인님이 쓴 책입니다. 성장하는 딸아이와 머리가 커지는 아들과의 관계를 서술하며 아버지가 가지는 속마음, 아버지의 아픔과 감동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풀어쓴 책입니다. 윤용인님은 현재 23살 된 따님과 19살이 된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삼십대에 육아서 <아빠 뭐해?>의 공동 저자로 참여했을 만큼, 육아에 관심이 많은 아빠입니다. 평범한(?)아빠와는 다르게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고 나름 ‘좋은 아버지’라고 자신을 평가하고 지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며 아이들과의 갈등, 특히나 아들이 가출한 상황을 겪으며 좋은 아버지란 대체 어떤 아버지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중년 이후 아버지의 모습을 전부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미리 볼 수 있었던 점입니다. 


-“사내놈들은 그렇게 크는 거야. 지금은 지갑에 돈이 없어지고, 좀 더 지나면 아빠의 담배가 한 개비씩 사라지고, 좀 더 지나면 군대 간다고 없어졌다가, 그 다음엔 제 여자 만나 부모 곁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들이라는 짐승이지.”...내 뜻대로 안 되는 아이 때문에 가슴을 치고 한숨을 쉬고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것은 기대에서 벗어나는 아이의 미래를 마음대로 상상하고 확신하며 재단하는 부모의 ‘자발적 전지전능함’ 때문 아닐까? 그 예언이 절대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 이 땅이 온통 깡패와 도둑의 소굴이 되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본문 중)


저자도 아이들이 어릴 때는 한없이 인자하고 좋았던 아빠였습니다. 아들의 사고에 당황하고 속상해 하는 아이 엄마에게도 안심을 시킬 정도로 육아에 대한 생각이 명확했던 아빠였습니다. 아이들의 성장 중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은 당연한 것이라 여겼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함께 하지 못했음이 마음에 걸려 가족 여행도 자주 다녔던 좋은 아빠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며 더 이상 부모의 말을 듣지 않을 때가 오자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응”, “몰라.”, “그냥”이라고 대답하는 아들과의 대화가 힘들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들의 가출로 인해 혼란이 오게 됩니다. 아들은 14살이 되던 해, 가출을 하게 됩니다. 그것도 14개월 동안이나...


아들의 가출


아들은 중학생이 되고 게임 중독이 심해지게 됩니다. 아이를 학교 앞문에 데려다 주면 뒷문으로 빠져나가 PC방으로 갔습니다. 게임을 말리는 엄마와 아들의 갈등은 거의 전쟁 수준이 되었고 어느 날 저녁, 아들이 소리를 지르고 엄마를 밀치며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듭니다. 그날 밤, 아내는 이제 말로는 안 된다며 아빠의 물리력 행사를 노골적으로 압박하게 됩니다.


-다음 날, 아이는 학교를 가는 대신 아빠의 휴대전화와 지갑을 훔쳐서 PC방에 갔다. 나는 출근도 못 한 채 보이는 대로 동네 PC방을 여러 군데 돌았고, 그 중 한 곳에서 겨우 아이를 찾아 집으로 데려왔다. 굳이 어젯밤 아내가 넣은 압력 때문일 아니더라도, 이번에는 매질을 무섭게 해서 망조가 단단히 든 아이의 게임병을 고쳐 버리겠노라 다짐하면서, 나에게는, 아비 물건에 손까지 댄 행위를 더는 사춘기 소년의 성장통으로 관용할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나는 아들을 때렸다...아이를 씻긴 후 학교에서 정한 상담 기관에 데리고 가던 그 길가에서, 멍한 표정으로 내 뒤를 따르던 아이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그로부터 사흘 후 아이는 집을 나갔다. 14개월, 긴 가출의 시작이었다.(본문 중)


아들의 가출은 집안을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당연하지요. 막내라고, 물고 빨고 키운 귀한 자식이었습니다. 저자는 혼란을 겪게 됩니다. ‘도대체 내가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너무 조급한 것은 아닌가? 너무 관대했던 것은 아닌가?’ 아빠 마음을 몰라주는 아이들이 너무 서운하고 억울한 감정까지 느끼게 됩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빠가 가정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중요한 경우, 아빠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 말을 안 들으면 때려서라도 말을 듣게 해야 한다는 것 등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빠들이 이미 더 세련되고 사랑스러운 방법으로 대우를 받으며 자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감정 표현을 자연스레 하고 아들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아빠를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어릴 때부터 자라면서 보았던 아빠의 모습, 그 모습을 그대로 하던지, 아니면 그 반대로 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경험한 것이 그것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당시의 아이들과는 다릅니다. 지금의 세상도 당시의 세상과는 다릅니다. 안타깝게도 아빠들은 이 내용을 한 번씩 잊고 지냅니다.


이 책에는 아들과의 갈등상황 외에도, 자라서 아빠에게 대드는 딸아이와의 관계, 남편의 귄위를 세워주면 좋겠는데 한 번씩 그러지 못하는 아내에 대한 속상함, 딸아이 시집보낼 때 아빠의 마음, 아빠들의 슬픔 등 중년의 아빠가 되면 누구나 느낄 만한 고민들이 적혀 있습니다. 읽다보면 ‘아 이럴 수도 있구나. 그래, 당연해.’ 라며 절로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책에 나오는 사춘기 아들의 모습을 보며, 나의 사춘기 시절 아빠와의 관계가 겹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좋은 아빠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식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다른 아빠들을 보며 내심 ‘나 처럼만 해봐.’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라는 아이들을 보며, 자신도 좋은 아빠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아이들을 통해 아빠가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아들이 집에 돌아온 지 시간은 꽤 흘렀지만 아들은 이제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아들과의 관계도 예전만큼 좋아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젠 아빠가 집을 나와 생활합니다. 집 근처에 작업실을 얻어 요리를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한 번씩 아들에게 잘 사냐고 문자를 보내지만 아들은 아무런 답장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아들로부터 ‘그럭저럭 잘 지내요.’라는 문자가 오게 됩니다. 아버지는 그 문자를 보며 한참을 웁니다. 


-여전히 아이를 격려하고 지지하지만, 최소한 일희일비는 하지 않을 작정이다. 아들이 무언가를 하겠다고 할 때면, 그와 동시에 생겨나는 내 마음의 기대감을 보게 된다. 이제는 그런 것 없이, 어떤 방식으로든 아이의 변화를 지켜보기로 한다...그리고 여전히 아버지로서 고뇌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의 마치는 글에 마침표는 찍을 수 없다 (책 마지막 문단)


실제로 이 책의 마지막 문장에는 마침표가 없습니다.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책을 다 읽고 덮으며 엄마가 아닌 아빠로 산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열 달을 품고 아이를 만나는 엄마와, 갑자기 아이를 만나는 아빠, 그는 사회적으로는 아빠가 되었지만 좋은 아빠의 준비는 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이의 생명에 기여했다고 해서 아이가 자라는 데 좋은 아빠의 역할을 저절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좋은 아빠의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아빠들은 문제에 부딪히며 아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2016년 3월에 나온 책입니다. 저는 지금이라고 이 책을 읽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빠는 무섭고, 카리스마 있는 남자가 아닙니다. 아빠라고 특별한 역할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빠들은 바쁩니다. 외롭습니다.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도 서툽니다. 


아빠로서 이왕 혼자서 고민해야 한다면 이 책을 조용히 권해드립니다. 아빠 혼자 고민하기에는 그 짐이 너무 큽니다. 이제 그만 짐을 내려두고 아이들에게, 아내에게,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들이 자라면 아빠는 더 이상 못하는 것이 없는 위대한 사람이 아닙니다. 아빠가 약해지는 모습도 아이들을 보고 자랍니다. 아빠가 꼭 강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대한 아버지가 아니라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이 땅의 아빠들에게 이 책을 원합니다. 아이들도 아버지를 이해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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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0.25 20:4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생활이 무료할 때, 머리가 복잡할 때, 화가 날 때, 슬플 때, 즉 유쾌한 상황이 아닐 때 저는 일부러 소설책을 꺼내 읽습니다. 소설은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읽다보면 눈물이 나기도 하고, 공감을 하기도 하며,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합니다. 남의 삶을 엿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소설책은 한번 펴면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립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흡입력이 강합니다. 지어낸 이야기라고 하지만 지어낸 것 같지 않습니다. 작가분들이 대단한 이유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소설을 주로 읽는 편입니다. 물론 외국의 유명한 대작들도 많지만 왠지, 정서를 이해하기 쉽고, 번역의 어려움들을 생각하면 저는 아직까진 한국소설이 좋습니다. 


이 책은 ‘다음,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에서 연재되었던 소설이었습니다. 포털사이트인 DAUM에서는 2014년 11월 3일, 작가의 소개 및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11월 10일부터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당시가 1회였고 2017년 8월 6일, 8번째 작가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DAUM에서 작가들과 독자들을 위한 자리를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좋은 일 같았습니다. 실제로 ‘다음,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에서 연재되었던 소설이 책으로 세상과 만난 사례가 꽤 되었습니다. ‘눈쇼’도 그런 형태로 나온 임요희님의 소설집입니다.


무료한 날이었습니다. 표지부터 눈에 띄는 책이 있었습니다. ‘눈쇼’ 눈쇼? 눈으로 쇼를 한다고? 표지 그림도 괴상했습니다. 책 뒤표지의 글이 와 닿았습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고요? 네 미안하지만 ‘돈’이 없으면 ‘가오’도 없습니다.

“평범해지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이 시대의 모든 ‘을’들에게 던지는 무거운 돌직구.(책 소개글 중)


개그감이 넘치는 재미있는 소설같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궁금했습니다. ‘을’들에게 던지는 무거운 돌직구? 나도 ‘을’인데? 책장을 넘겼습니다.


책에는 10개의 단편소설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단편소설은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우선 읽기에 부담이 없으며 극의 진행이 빠릅니다. 등장인물이 많지 않아 이야기의 이해도 쉽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결론 부분을 읽고 나서 감탄의 소리가 나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10개의 단편소설 속에는 행복한 삶을 사는 주인공이 없습니다. 

한 여름, 에어컨을 절대로 틀어선 안되는 더운 사무실에서, 이해하기 힘든 동료들과 일하는 남자,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특징인 큰 눈을 이용해 ‘눈쇼’를 하며 직장상사들을 웃기며 버티는 C, 9층에 살다가 대책 없는 남편의 대출로 이혼하고 지하에 이사하여 온갖 서러움을 겪고 사는 여작가, 경제적으로 힘든 집에 들어가기 싫어 동료와 술 마시며 놀다가 노래방에서 일하는 엄마를 만나는 나, 크리스마스 즈음 만원짜리 문화상품권 10장이 돌고 도는 이야기, 아내와 사별 후 바이오매트를 산 후 자신보다 젊은 여성과의 잠자리를 통해 자신의 다른 면을 보게 되는 할아버지,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부유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극빈층도 아닙니다. 제가 ‘눈쇼’를 읽으며 소름이 돋았던 것은 우리 주위에서 이런 분들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설이지만 현실이다.


임요희 작가는 자신을 게으른 작가라고 소개합니다. 

-아침에 이부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귀찮아, 일어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작가가 되었다. 사람 만나는 일과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일에 게을러 삶의 경험이 부족하다.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지식은 상상을 통해 이룩한 것이다.(작가 소개글 중)


상상을 통해 이룩했다고 하나 이야기들이 예리합니다. 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야기의 주인공들 중 직업이 작가가 많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은 다른 이야기지만 서로 연관이 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10편의 작품들을 읽으며 10개의 인생을 접했습니다. 주인공들은 모두 평범한 삶, 행복한 삶을 꿈꿉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았습니다.

-C는 자기 눈을 더듬었다. 한쪽 눈에 붕대가 감겨 있었다. 붕대의 투박한 질감이 수용소의 벽처럼 섬뜩하게 느껴졌다. 비로서 일이 어떻게 돌아간 건지 알 것 같았다. 그날 C는 자기 눈을 찌르고 구급차에 실려 정신병원에 이송된 것이다. 출입구에 배식구가 달려있는 것으로 봐서 중증환자들만 간다는 C병동에 감금된 것이 틀림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재촉하듯 상구가 물었다. C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몰라, 모르겠어. 그냥 나는, 남들처럼 살고 싶었어.”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C는 관리자들이 좋아하는 눈쇼를 연습합니다. 더욱 재미있는 쇼를 위해 자신을 혹사하기도 합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몸도 상하고 애인과도 헤어집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눈을 찌르고 정신병원에 이송됩니다. 정신병원에서 만난 친구에게 한 그의 말, “몰라, 모르겠어. 그냥 나는, 남들처럼 살고 싶었어.”


그가 말하는 ‘남’은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어느 새 ‘남들처럼’, ‘평범하게’, 라는 말이 입에 달고 있지만 ‘남’이 누구인지, ‘평범한게’ 무엇인지 물어보면 쉽게 답을 하지 못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상속의 ‘남’과 나의 삶을 비교하며 사는 현대인들의 상실감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임요희 작가는 10편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슬픈 현실을 꼬집어 보여줍니다. 나의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는 환경에 의해 처해지는 현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나아질 수 없는 현실, 회사에 살아남기 위해 그 어떤 어려움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 반지하에 산다는 이유 하나로 나의 인격과 권리가 깡그리 무시당하는 현실, 그리고 ‘갑’이 아닌 ‘을’끼리 서로를 다시 무시하는 서러운 현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작가는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썼다면 미안하다.

 당신의 불안을 상기시켰다면 더욱 미안하다.

 고의였고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

 알고 있지 않나.

 소설가가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거.

 당신이 흔들리길 바란다.

 연질의 젤리처럼 앞으로 뒤로 휘길 바란다.

 마시멜로처럼  폭신폭신해지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는다. 당신을 괴롭힌 것을.

 당신을 위태로움 속에 버려둔 것을.


 2017년 여름, 임요희(본문 중)


책을 덮고 한동안 멍했습니다. 작가가 독자들에게 바랐던 것은 무엇일까? 작가는 ‘을’로 사는 대부분의 독자를 위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 ‘을’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 현실이 과연 개인의 잘못 때문인가? 


책에서는 개인의 잘못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개인들은 착합니다. 각자의 상황에 대해 수긍하고 열심히 살아갑니다. 작가는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 수긍하고 조용히, 착하게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주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현실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갑’의 횡포에 대해, 더 이상 조용히 참고 착하게 살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우리의 모습을 그 어떤 자비 없이, 불편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혹시 독자분 중 이 책을 읽고 ‘에이 이런 삶이 어디있어?’라고 생각된다면 당신은 ‘갑’일 수 있습니다. 당신이 ‘갑’이라면 알아주십시오. 이 책의 주인공들의 삶, 아니 그보다 더 비참하게 사는 이들이 대한민국에 많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을’의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십시오.


‘가난이 위험한 것은 그 고통의 결과가 인간으로서 존중되어야 마땅할 위엄과 품위의 파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가난’은 불편할 뿐이지 ‘불행’한 것이 아닌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이 돈을 적게 벌어 온다고 불만인 아이들, 일하지 못하는 청년들을 보며 속상한 부모님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가족을 위한 삶 중 대충 사는 삶은 없습니다. 노력하지 않는 삶은 없습니다.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 함께 사는 삶이 왜 필요한지를 임요희 작가는 ‘눈쇼’를 읽으며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임요희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라고 합니다. 임작가의 다음 책이 기다려집니다. 그녀 특유의 시선은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의 매력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눈쇼’, 재미있는 책입니다. 

눈쇼 - 10점
임요희 지음/답(도서출판)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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