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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아빠가 유치원 차에!! 는 사정상 비공개로 처리했습니다. 죄송하구요. 아래 글은 제가 작년 합포고등학교에 근무할 때의 교단일기 입니다.^^>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학년 아이들은 어느 새 올해만 넘기면 고3이라는 생각에 표정들이 사뭇 비장합니다. 이번에 또 수능제도가 바뀐다고 합니다. 사실 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입시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는 것에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결국 피해는 학생들이 보기 때문이죠. 아무튼 우리는 당장 중요한 것부터 치러야 했습니다. 바로 2학기 한국지리 수행평가죠.

1학기 수행평가는 국내여행 콘셉트로 큰 호응을 일으켰습니다. 실제로 조사를 하고 나서 가족들과 여행을 직접 다녀온 학생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 학생들은 카톡이나 문자로 '선생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연락을 했지만 사실 내가 한 것은 없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조사하고 준비하여 발표한 학생들의 공이었죠. '내가 무슨, 니가 열심히 한 것이 더 자랑스럽구나. 구경 잘하고 다녀와서 선생님께도 말해주라'라고 답을 보냈습니다.

2학기 수행평가에 대해서도 많은 기대가 있었습니다. 방학기간 내내 고민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세계여행으로 해볼까? 너무 범위가 넓나? 아이들은 좋아할 것도 같은데…. 인터넷에 있는 어떤 사람의 여행기를 복사해서 제출하면 어쩌지? 내가 확인을 다 할 수 있을까? 1학기에는 실내조사 위주로 했으니 2학기에는 야외조사 위주로 해볼까?' 혼자 정리가 되지 않아 학생들에게도 직접 물어봤습니다. 

"선생님이 2학기 수행평가로 괜찮은 아이템을 찾고 있습니다. 물론 여러분들이 해야 하는 것이구요. 좋은 생각 있는 친구들은 언제든 말해주세요."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고 장고 끝에 결정했습니다.

"2학기 수행평가 과제를 발표하겠습니다!!!!"

두두두두둥!!!! 나를 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기대와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눈빛들. 

'흐흐흐 이놈들도 기대하고 있구나.'
"2학기 수행평가 과제는!! 바로!! 우리 동네 조사하기입니다!"

순간 정적.

"네 선생님 무슨 말씀이신지요?"
"네 통합창원시에는 모두 합하여 대략 40여개의 동과 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선생님이 6반을 수업을 하는데 한 반에 조가 7개 정도 나옵니다. 따라서 7개조 6반을 곱해보면 42가 나오죠. 즉 모든 반의 모든 조가 각기 다른 지역을 뽑아 야외조사를 하는 것입니다. 단 조사 필수항목이 5개 있습니다. 지대, 지가, 접근성, 토지이용현황, 경관은 필수 사항입니다. 덧붙여 그 지역의 특별한 내용들을 한두 가지 추가하면 되겠습니다. 지역의 변화를 알기 위해 그 지역의 과거를 조사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웅성웅성…….

"자 그럼 지금부터 조장을 선출하고 조를 뽑겠습니다."

우선 A부터 F까지 7개의 조를 칠판에 적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추천으로 각 조장을 뽑았습니다. 

"조장들은 나오세요. 지금부터 조원을 뽑겠습니다." 

출석부에서 아이들의 이름을 한 명씩 지명하면 원하는 조장들이 손을 듭니다. 여럿이 들면 가위 바위 보를 통하여 이긴 조장이 스카우트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가위 바위 보로 조원을 뽑으며 기뻐하는 아이들



조장 밑에 자기 이름이 적힐 때마다 아이들은 탄성이나 한숨을 내쉽니다. 

"니 왜 내 뽑는데!!!" 
"내 맘이다." 
"야호!!! 우린 같은 조" 
"내가 뭘 잘못했는데 앞으론 잘할게, 제발"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저도 재미있지만 아이들도 즐겁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조를 다 뽑고나서 다시 조장들을 불렀습니다. 

"여러분 이제부터가 하이라이트입니다. 지금부터 조장들은 자신들이 조사할 지역을 뽑게 됩니다. 우리 동네부터 저 멀리 진해나 창원 끝지역, 면 지역까지 뽑을 수 있습니다. 모두들 기를 주시기 바랍니다."
"우아!!!!!! 잘 뽑아라. 알제?" 
"내만 믿어라. 내가 신의 손 아이가."

긴장하는 아이들.



  지역 추첨을 하는 조장
ⓒ 김용만

"2-5반 B조!!!! 동읍!!!!"
"와~~~~!!"

하고 웃는 다른 조 친구들, 정작 B조 아이들은 되레 묻습니다. 

"선생님 동읍이 어디에 있습니꺼?" 
"찾아봐라. 하하하."



  지역을 발표하는 교사
ⓒ 김용만

"2-5반 D조!!!진전면!!!",
 "와 그기 우리집인데!!!", 
"그기 버스 가나?", 
"간다. 무시하지마라." 

난리납니다.

"2-6반 B조!!마산 중앙동!!!", 
"오예!!!!!"
"으라차차!!!" 

환호하는 아이들. 조를 모두 뽑고 나서 바로 실내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자, 이제 조와 장소가 결정되었으니 조사방법과 조사 시기 등조별 회의를 하기 바랍니다."



  실내조사를 하는 아이들
ⓒ 김용만

대부분의 반에서는 교과서와 지리부도, 아이들의 상식으로 회의가 진행되었지만 자신의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회의를 진행한 반도 있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학습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폰을 오전에 걷고 필요할 때 개인적으로 허락을 득하고 사용하거나 하교시 학생들이 폰을 찾아갑니다. 하지만 이번 같은 수업에는 개인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니 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단 교사가 계속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피드백을 하고 폰으로 딴짓(?)을 하진 않는지 봐야 하는 고충도 있었죠. 하지만 아이들은 딴짓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우리 아침에 만나서 돌아댕기다고 점심은 어디서 먹을래?", 
"이 동네는 국밥이 유명하다 아이가, 국밥 먹자." 
"글나? 그럼 그라자." 
"커피숍도 한번 가야지. 팥빙수도 먹으면서 회의해야지." 
"언제 갈래?"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했습니다. 발표일은 10월 14일입니다. 빠른 조는 이번 주 주말부터 출발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내지역알기와 내지역 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시간 지나 다시 읽어보니 부끄러움이 큽니다. 하지만 2013년 합포고등학교 2학년 인문반 학생들은 1학기 때에는 여행가기 프로젝트로 수행평가를 실시했고 전원 보고서 작성과 발표로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했구요. 실제로 조사한 것을 가지고 가족여행을 간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이 여세를 몰아 2학기 때에는 우리 지역 조사를 실시했었습니다. 마산, 창원, 진해 모든 지역을 조사했죠. 즐거웠습니다. 솔직히 평가의 어려움이 있긴 했으나 점수를 공개하고 의문나는 학생은 개인적으로 찾아 오면 점수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단 한 건의 민원은 없었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일반 학교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수업을 잊지 못했습니다. 제가 좀 피곤하긴 했으나 이게 바로 선생질 아니겠습니까? 전 행복한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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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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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12월 중순 이후로 아이들을 처음 만났다. 사실 학교에 가기 싫었다. 아이들을 다시 만날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나를 기다려 주었다.


오늘은 졸업식 및 종업식이 있는 날. 용기를 내어 학교를 찾았다. 마지막 종례를 하러 교실에 올라갔다. 중간 중간에 만나는 아이들이 흠칫 놀라며 반갑게 인사한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꺼."

"그래 잘 지냈냐?"

"네 선생님. 보고싶었습니더."


달려와 한아름에 안기는 아이들. 아들을 떠나보내고 나의 학교생활은 멈추었다. 아니 나의 모든 생활은 멈추었다. 학교의 학생들로부터 꾸준히 연락이 왔다. 


'선생님. 보고싶습니더. 잘 지내시지예?', '선생님 저희 반 이번 축제에서 2등 했습니더. 선생님 덕분입니더.' '선생님 언제오십니꺼. 저희 기다리고 있습니더.'


일일이 답장을 해주지 못했다. 사실 답장을 할 적당한 내용도, 의지도 떠오르질 않았다. 


근 두 달 만에 아이들 앞에 서려니 내심 긴장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정장을 차려 입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는 졸업식 하느라 많은 학부모님들과 함께 유쾌한 분위기 였다. 


'그래, 바로 여기에서 6년을 보냈지.'


새삼 이 학교도 올해로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교실로 향했고 교실로 들어갔다. 다른 반 아이들은 복도에서 장난치고 교실에서도 장난치며 시끄러웠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모두들 조용히 자기 자리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조용했다. 뒷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놈들아, 어울리지 않게 왜 이리 무게를 잡고 있노."


나의 목소리에 아이들이 놀라며 반가워하는 분위기였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교탁에 서서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마지막 종례를 시작하였다.


"선생님은 지난 2달간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특히 학교를 생각하면 여러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습니다. 선생님의 개인적인 일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끝까지 신경써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눈물이 울컥 쏟아졌다. 아이들 앞에서 절대로 울지 않을 것이라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왔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선생님은 시우를 떠나보내고 마음이 상당히 아팠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지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을 생각하며 힘을 내곤 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3학년이 됩니다. 고3이라는 원치 않는 족쇄에 묶이게 됩니다. 너무 힘들게 생활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신없이 달려가려고만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힘들 땐 쉬어가며 하세요. 내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가 훨씬 중요합니다. 


선생님은 여러분들이 많은 돈만 버는 사람이 되길 원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나만 아는 사람이 아닌 모두를 위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은 여러분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종례는 끝이 났고 반장이 나에게 작은 선물과 우리 반 아이들이 모두 함께 적은 돌림편지를 주었다.




▲ 1년이라는 시간은 참 빠르다. 첫 남녀 합반의 해로 걱정이 앞섰으나 추억이 더 많았다.

ⓒ 김용만


'선생님, 선생님과 1년을 함께 하면서 교과 과목보다 더 중요한 걸 배운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확실히 다른 선생님들과는 다른 특별한 선생님이십니다. 그만큼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선생님이십니다. 가족들과도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선생님 덕분에 친구들과 가볼 수 있었던 것도 감사드립니다. 2-2반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선생님. 오랜만에 글로 찾아뵙습니다. 항상 밝으신 모습과 파이팅 넘치시는 모습이 저희 반 학생과 다른 학생들의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사람으로서, 남자로서, 아버지로서 저의 롤모델이자 이상형이었습니다. 


작년에 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가기 전에 잘해서 웃으며 헤어지자는 말씀, 못 지킨 것 같습니다.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는 말 한 번도 못 드린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글로나마 고맙다는 말, 감사하다는 말 전해드립니다. 저희를 잊지 말아 주세요. 훗날에 보다 멋진 제자가 되어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못난 인간,  조금이나마 희망을 새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일 년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항상 믿어주셔서 잔치부장이랑 월드비전도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 일 하면서 추억 많이 생긴 거 잊지 못할 거 같아요. 일 년 동안 알차게 보내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밑에서 일 년 동안 배운 게 많은 데 그런 거 모두 잊지 않고 고3생활도 열심히 하고 사회 나가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더 열심히 안한 거 죄송하고 항상 건강하시고 쌤, 너무 보고 싶을 거 같아요. 여자애들끼리 꼭 한 번 찾아갈게요. 돼지 국밥 먹으러 가용.ㅋㅋ. 말로다 못할 만큼 감사드리고 사랑해요. 2학년 2반 잊지 마세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벌써 저희는 고3이고 헤어질 때가 되었네요.ㅠㅠ. 항상 즐겁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선생님이랑 선지국밥 먹었던 것도 생각나고 내장탕도 같이 먹었던 것도 생각나요. 우리 반끼리 놀러가서 사진도 많이 찍고 초기에는 다들 어색했는데 우리 반만 진해 벚꽃놀이 다녀오고 더 편해져서 또 좋았었어요. 반장 일 하면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똑바로 한 건지 의문도 들고 이제 헤어지려니까 마음도 조금 뒤숭숭하네요.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진심으로 저희 위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앞으로도 감사할 거구요. 요즘 답답하고 자신감도 많이 사라져서 좀 힘들었는데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 열고 계속 나가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계속 아픔이나 슬픔에 머물지 않고 발전하기 위해 항상 나아가는 사람 되어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반 애들 같지 않았다. 어찌나 글들이 이쁘고 감동스러운지. 종례를 마치고 나갈 때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꼬옥, 꼭 안아 주었다. 한 명 한 명 듬뿍 안으며 고맙다는 말을 했다.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아이들도 나를 꼬옥, 꼭 안아 주었다.


교직은 힘들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 요즘 아이들 버릇없다는 말도 들린다. 공교육이 붕괴되었다는 말도 들린다. 누구의 책임인가? 아이들의 책임인가? 교사들의 책임인가? 교육에 관여된 모든 이들의 책임인가?


사랑이다. 결국 사랑이다. 내 아이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 진심으로 함께 하고픈 마음이 충만해질 때 이러한 문제는 모두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나의 미흡한 사랑으로 우리 반 아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한다면, 이 아이들은 또 다른 이들에게도 이런 경험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위로를 받아 본 자만이 남을 위로할 수 있다고 했다. 가르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감동을 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없다. 감동을 주는 사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운동장에 나가보니 2년 전 담임을 했던 아이들이 모여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놈들은 오늘 졸업을 한다.


"선생님! 이제 우리도 성인입니더. 사진 한 판 찍고 술 한 잔 사주이소~"


이놈들과도 사진을 찍었다. 이런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의 웃는 모습들을 보며 우리 사회의 밝은 앞날을 그려본다.




▲ 2년전 1학년 때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 이놈들이 벌써 졸업한다. 아이들의 졸업을 보며 시간이 흐름을 느낀다.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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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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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종호 2014.02.16 23: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힘 내세요 아이들은 참 좋은 선생님을 만났네요

  2. 골목대장허은미 2014.02.17 21: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선생님왕팬입니다~ㅎㅎ
    블로그 이름이 멋지게 바뀌었네요~ 좋습니다^^
    이렇게 웃는 얼굴을 뵐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아이들이 선생님 뵙고 정말 행복했겠어요~졸업식 잘다녀오셨어요~~
    좋은글 보며 많이 배우고 또 자극받습니다~
    자극받아 저도 블로그 시작할거예요~~
    함께 사는 좋은 세상을 위해 저도 한걸음 보태겠습니당~

  3. 이영석 2014.02.19 23: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멋찌다 우리친구^^ 친구지만 많이 배운다.


1학기 2차고사가 끝이 났다.

선생님들도 문제내랴 채점하랴 바쁘지만 가장 분주한 상대는 아이들이다.

1등은 1등대로, 꼴등은 꼴등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학입시라는 관문은 어떤 형태로든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마련이다.


이번 시험은 좀 특별했다. 9반 담임이신 전희원 선생님께서 시험치기 몇 주 전에 아이디어를 내셨다.

“우리 이번 시험 마지막 날 단체로 야구 보러 가는 건 어떨까요?”

때마침 NC다이노스(이하 NC)의 홈경기가 잡혀있었다.

“오 좋은 생각인데요.”


사실 마산에선 야구에 거의 광적인 팬들이 많다.

교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애들이 좋아할까요? 애들은 아마 PC게임을 더 좋아할텐데..”

“우선 한번 모아보죠.”

약 50여명의 아이들이 모였고 담임선생님 4분이 동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주에 계속되는 비소식..

조마조마했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천둥에 엄청난 소나기에 날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하지만 4교시가 끝나고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하늘도 우릴 돕는데요.”

선생님들 표정엔 이미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약속시간이 되었고 우린 마산 야구장에 모였다.

사실 아이들은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경기 규칙을 모르는 아이들이 태반이었고 NC의 선수들이 누군지도 몰랐고 더군다나 야구장의 백미인 응원문화를 모르는 아이들이 거의 다였다. 이 모든 것을 제대로 아는 이는 단 두 명뿐이었다.


하지만 우린 입장했고 경기를 관람했다.

이 두 명의 열정 덕분에 약간 외야에 앉은 우리들도 차츰 응원 열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나성범 안타!!! 이호준 홈런!!!”

응원 구호를 따라 외치며 목이 쉬도록 응원하는 아이들. 그 속에서 흥을 돋우기 위해 나 또한 열심히 응원했다.


덕분에 우린 이벤트에도 당첨되어 치킨 교환권도 받았고 카메라에도 몇 번 잡히는 영광(?)을 누렸다. 경기 전 이미 야구공도 몇 개 주운 아이들도 있었다.





정말 처음 온 것 치고는 상당한 수확이었다.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진행되었다.

1점 도망가면 1점 따라오고 역시 넥센은 보통팀이 아니었다.

경기 중 엄청난 함성과 한숨들.

아이들은 묻기 시작했다.


“선생님 저 선수는 왜 그냥 나가는데예?”

“응 공에 맞았잖아. 공에 맞으면 그냥 나가는 거야.”

“선생님 병살이 뭡니꺼?”

“응 한 번에 두 명의 타자가 죽는 것을 병살이라고 해.”

“선생님 사람들은 왜 저 선수를 좋아하는데예?”

“응 저 선수가 젊고 잘하기 때문이지.”


점차 야구에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

조금이라도 아는 친구에게 물어보고 답해주고 경기규칙을 설명하고 열심히 듣고, 이 속에서도 교육활동은 일어나고 있었다.

드디어 시간을 흘러 9회말 투아웃. 점수는 4:3! NC가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고 있었고 타자 2, 3루에 타석에는 넥센의 아니 대한민국 대표 유격수인 강정호가 있었다.


한 구 한 구에 온 정신이 집중되었고 3볼카운트 까지 갔다가 결국 삼진으로 잡았다. 이때의 감동이란. 서로 얼싸안고 난리였다. 우리반, 너희반이 없었다. 모두가 하나되어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야구를 통해 아이들은 또 다른 희열을 맛본 것이다.

아마 야구를 보러 가지 않았다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PC방이나 노래방, 잠으로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아이들은 야구를 보며 야구를 잘 아는 친구에 대해 알게 되었고 또 다른 스포츠의 룰을 알게 되었으며 응원문화와 스포츠맨십에 대해 알게 되었다. 친구의 새로운 면을 확인 한 것만 해도 큰 수확이다.


“임마이거 야구 도사네.”

“마 니 멋지다.”

이 말을 들은 친구는 교실에선 거의 말이 없는 한이와 언이였다.

이 친구들은 지속적인 응원과 여러 정보를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지켜보는 나 또한 흐뭇했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분야가 다르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그런 다양한 분야의 소질에 대해 완벽히 알기 힘들다. 아이들과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경험을 같이 하다보면 이런 부분들을 알 기회가 생긴다. 아이들의 다양한 부분을 확인하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아이들의 미소와 가능성을 보기 때문이다. 오늘도 아이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렇게 해맑고 순수한 아이들과 생활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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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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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6.29
 
마산 창동 소극장에서 하는 '창동살리기 풍물공연'에 갔다. '설전통국악예술원'이 공연을 했는데 이 단체에 우리학교 2학년 학생 두 명이 속해있어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이 중 한명은 우리반 종원이다. 시간에 조금 늦어 서둘러 들어갔다.

마지막 공연이었다. 앞의 공연들은 보지 못하고 종원이가 참가하는 마지막 공연만 봤다. 소극장이라 그런지 객석은 좁았지만 만원이었고 열기가 후끈했다. 박수소리와 함께 종원이가 나왔다. "이종원 화이팅!!!!" 종원이가 눈인사를 한다.

본인도 대학시절 풍물패에서 활동을 했던지라 풍물에 대해선 약간 알고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풍물의 대중화에 목말라했던 터다. 해서 종원이의 공연을 더욱 보고 싶었다.

공연은 정말 훌륭했다.

더군다나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풍물패라고 하니 더욱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30여분 가량의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은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 무대인사를 뒤로하고 종원이를 찾아갔다. "종원아!!" "네 선생님" 땀이 흥건했다. "정말 멋졌다. 보니깐 태현이도 있던데" "네 선생님 태현이도 같이 합니다." 태현이는 다른반 학생이나 1학년때 내가 가르쳤던 학생이다. 태현이도 부끄러워 하며 인사를 한다. "너희들 정말 멋졌다. 기념으로 선생님이 저녁을 사주고 싶은데 괜찮겠냐?" "네! 선생님!" 밖에서 기다리마. 한참을 기다렸고 말끔히 사복으로 차려입고 녀석들이 나타났다. 옷을 갈아만 입었는데도 어찌나 달라보이던지. "뭐 먹고 싶냐?" "저희도 창동은 잘 모릅니다. 분식집 가지예." "오야 간만에 김떡순(김밥, 떡볶이, 순대)먹으러 가자!" 우리 셋은 신나게 걸어갔다.

분식집에 도착했고 김떡순을 시켜두고 이야기를 했다.

"태현아, 종원아. 선생님이 너희들이 풍물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전문적이고 멋지게 잘 하는지 몰랐다. 학교에서 계속 자는 이유를 알겠다." "네 선생님 사실 저희들 야자 마치고 밤 10시까지 매일 연습하고요. 주말에는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연습합니더. 요즘엔 불면증까지 걸려 새벽 3시가 되어야 잠이 들어예." 마음이 아팠다. "그래 오죽하겠냐. 그래 이 일은 재미있고?" 태현이가 말했다. "네 저희는 초등학생때 부터 시작했는데예. 저희 팀(설전통국악예술원)이 좀 합니더. 전국대회가서도 상 많이 탔서예." 뿌듯해 한다. "그래 충분히 그런것 같다. 선생님이 잘은 몰라도 솔직히 너희들 공연 보는 중에 소름이 돋더라. 너무 잘해서" 종원이와 태현이가 배시시 웃는다.

"너희 진로도 국악쪽으로 생각하고 있겠네?"
"네 저희가 전국대회 나가서 상도 많이 받았고 풍물자체도 재미있고 해서 저희는 이쪽을 전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더."
"그래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지. 정말 보기 좋다. 마이무라. 더무라 임마."
"네!!! 선생님. 그런데...죄송한데예.."
"와?"
"식혜 더 시키무도 됩니꺼?"
식혜가 한잔에 500원이었다.
"당연하지! 실컨 무라"
"네!!!"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헤어졌다.
아이들 가는 뒷모습을 보니 흐뭇했으나 마음 한켠이 씁쓸했다.

공연 후 '선전통국악예술원' 관계자님과의 인터뷰 내용이 생각났다.

"이 아이들은 그래도 우리 것을 지키고 알려내는데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악이 그리 인기 있는 분야가 아니라서 한 번씩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공연이 평일에 잡히는 날에는 여러 가지 애로 사항이 많습니다. 학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못하는 사항이라는 것은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애로사항이 있을 때 아이들이 힘빠질 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집까지 걸어오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공부로 미래를 준비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태현이와 종원이처럼 어릴 때부터 풍물을 해오며 꿈을 키우는 아이들도 있다. 물론 태현이와 종원이의 학교 성적은 썩 좋지는 않다. 학교에서도 간간히 졸아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누가 이 아이들을 보고 대책이 없다고 돌을 던질 것인가! 이 아이들은 충분히 멋지다. 적어도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고 50번씩 넘어지면서도 상모를 돌리기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리는 이 학생들은..충분히 멋지다.

난 우리 반 아이들의 대회 참여나 개인적인 보고회 등이 있으면 참여하려고 노력한다. 학교에서도 담임이지만 밖에서도 담임이라는..너를 언제나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픈 마음이 있어서이다. 오지 말라고 하는 아이들도 있으나 난 여건만 허락되면 간다. 학교 밖에서의 아이들은 또 새롭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사물놀이 - 국립민속박물관
사물놀이 - 국립민속박물관 by Vincent Lee 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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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6.18 

 

이번학기에는 특별한 수행평가를 준비했다. 협동학습을 통한 가상의 여행 보고서 작성 및 발표하기. 많은 아이들이 의아해 했다.

"선생님 그게 뭔가요? 어떻게 해야 하죠?"

"이번 수행평가는 기존의 시험시간 중에 치르는 서술형 형태와는 다릅니다. 선생님이 약 2달 간의 시간을 줄 테니 그 기간에 조별로 친구들과 함께 가는 여행 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표하는 것입니다. 물론 직접 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관련 서적을 통해 이동 방법, 맛집조사, 체험꺼리 등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조원이 3명이면 2박 3일 코스로, 4명이면 3박 4일 코스로 준비합니다. 여러분들의 보고서는 발표가 끝나면 자료로 만들어서 여러분께 다시 배부될 것입니다. 그 자료를 가지고 실제로 여행을 갈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할수 있겠습니까?"

"네!!!!"

곧이어 질문들이 쏟아졌다.

"선생님 저희가 운전해서 간다고 해 됩니까?"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세요. 시외버스나 기차를 추천합니다."

"시기는 언제로 해야 하죠?"

"여러분이 가고 싶은 때 가는 것으로 하면 됩니다. 신나는 여행이 되면 더욱 좋습니다."

아이들의 협동학습은 시작되었다.

 

 

조는 내가 직접 짜주었다. 일부러 남녀 비율을 맞추고 성향을 고려하여 짰다. 특별히 유리한 조나 특별히 불리한 조가 없게 하기 위함이다.

이 수업은 자료를 찾고 자유롭게 협의를 해야 하기에 학교 도서관에서 한다. 이미 사서 선생님께서 컴퓨터와 여행관련 도서들을 준비해 주셨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내용이 구체화 되고 재미가 더해가고 있었다. 이미 자료 준비가 다 되어 PPT를 작성중인 조도 있었고 아직 여행지조차 정하지 못한 조들도 있었다. 보다 의미 있는 활동을 위해 아이들에게 말했다.

"가능하면 여행을 그냥 구경만 하는 것 보다는 스토리가 있으면 합니다. 이런 부분에선 준이조가 매력적입니다. 소개하자면 준이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하루하루를 공포 속에 보냅니다. 준이 친구들은 이런 준이를 보며 너무 마음아파 합니다. 해서 준이를 위해 친구들이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장소는 평소 준이가 가고 싶어했던 남해. 그곳에서 마지막 추억을 쌓고 마지막 날 준이가 죽습니다. 친구들은 준이의 유품을 가지고 가장 의미 있었던 여행지에 와서 유품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스토리가 들어가면 훨씬 재미있고 유익한 여행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아이들은 경청한 후 또 다시 회의에 들어갔다.

"네!! 선생님. 저희 조는 수능 후 뒤풀이 여행을 갈 겁니다."

"저희 조는 외계에서 온 외계인이 제주도에 불시착했으나 제주도의 풍경에 매혹되어 정착하는 스토리입니다."

"저희는 살인범이 도주하는 여행을 짜볼려고 합니다."

"니 얼굴이 살인범 아이가?"

"니가 더 살인범 같거든!!!"

와~~~하고 웃는다.

정말 다양한, 별의 별 스토리가 다 쏟아져 나왔다. 나는 가능하면 모두 다 수용하며 "네 네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친구들이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이 안된다고 친구 의견을 묵살하지 말고 끝까지 듣고 함께 의견을 모아가기 바랍니다."

"네!!!" 참으로 신나한다.

 

 

몇몇 학생들에게 이번 학기의 한국지리 수행평가에 대한 느낌을 물었다.

"일반 수행평가와는 달라 매력적 이예요. 하지만 집중을 안하는 친구들이 있어 속상하기도 해요."

"처음 여행 계획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급하게 하다보면 내용이 뒤틀릴 수도 있었어요."

"힘든 면도 있었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며 협동심이 향상되는 것 같고 혼자 보다 여럿이 하니까 친구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새로운 면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주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시험형이 아니라 발표하는 거잖아요. 아직 발표를 하진 않았지만 친들 앞에서 발표할 기회가 거의 없잖아요. 이런 경험은 참 소중한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을 하고 싶었다. 물론 시험지에 문제를 내어 채점을 하면 편하다. 아이들도 어찌 보면 편하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것 같진 않다. 가상의 여행 보고서를 작성하며 아이들은 서로 부딪기며 혼자보다는 함께가 더 의미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학교의 교육과정은 정해져 있지만 그 틈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 하고 싶다.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 '고등학교 때 그 수행평가는 참 의미 있었다.' 고 추억을 하기를 희망한다. 아이들은 무능력하지 않다. 단지 그럴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상한 내용을 질문하며 베시시 웃는 이놈들과 함께 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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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6.7 

올해로 교직 생활 10여 년을 맞고 있다. 참 많은 학생들을 만났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첫 발령은 남중이었고 두번째 학교는 인문계 남녀 공학이다.

평범한 인문계 학교로써 대부분의 인문계 학교처럼 아이들에게 학습을 강조하며 인성교육도 병행하는 학교이다. 난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숫자로 판단하는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학교 성적으로, 모의고사 점수로, 내신 등급 등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짓고, 성적만으로 아이의 미래 행복을 결정짓는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내가 더 많이 가짐으로써의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칠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참다운 것을 조언만 하기 보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학교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적어보려 한다. 물론 모든 인문계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교육활동임을 미리 밝혀둔다.

우리 학교는 매주 금요일 8교시는 담임시간이다. 이 시간은 주로 자습이나 독서를 한다. 오늘도 별다를 바가 없었다. 1학기 2차고사(옛날의 기말고사)도 얼마 남지 않아 자습이 더욱 필요한 사항. 아이들에겐 자습시간을 주고 난 책을 읽고 있었다.

하지만 10여분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힘겨워 하는게 느껴졌다.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오늘같이 날도 우중충하고 집중도 잘 안되는데 우리 좀 놀까?"
"네?"

아이들은 의아해 했다.

"자 책상을 다 밀어보자. 그리고 우리 수학여행때 해서 히트쳤었던 마피아 게임하자!"
"네?"

아직도 의아해 하는 아이들. 잠시후 마피아 게임이 시작되었다.

내가 사회자의 역할을 하며 마피아를 미리 지목하고 아이들은 서로 대화를 하며 마피아를 잡아내는 게임이다. 단순하지만 나름의 논리와 관찰력이 있어야 하며 은근히 중독성 있는 게임이다.

"니가 마피아잖아!! 몸에서 냄새나!!"
"그런게 어딘노? 땀냄새 나면 마피아가?"
"보통때 니가 마음에 안들었어! 임마 이거 마피아 맞다. 죽이자!!"

와~~하고 웃는아이들^-^. 숨가쁘게 게임은 진행되었고 첫째판은 마피아의 승리로 끝났다.

 



마피아 게임이 끝날때 쯤 반장의 또다른 제안.

"선생님. 이 게임도 재미있지만 윙크하는 마피아 게임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그래? 방법이 어떻게 되는데?"
" 네 마피아를 정하시면 마피아가 몰래 윙크를 하는 거지요. 윙크를 받은 아이들은 다리를 꼬고 않고요. 최종적으로 다리를 꼬지 못한 4명이 마피아가 누군치 맞추는 게임입니다."

예상외로 단순했고 그리 하기로 했다. 아이들에게도 말하도 윙크 마피아 게임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킬킬대며 다리를 꼬기 시작했다. 마지막쯤에 다리를 꼬지 못한 아이들은 너무나도 간절하게 " 윙크좀 날리도.." 라며 애원했다. 아이들의 웃음이 너무 보기 좋았다. 올해 처음 실시한 남녀합반이라 어색해 하여 게임이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이미 아이들은 친해져 있었다. 즐겁게 30여 분을 놀았다.

저녁을 먹고 야자시간. 오늘 감독이어서 아이들 자습감독을 하고 있는데 2011년도에 졸업한 제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선생님 휴가 나왔습니다. 학교에 가서 찾아뵙겠습니다."
"오야. 오늘 선생님 야자감독이니깐 7시 이후 아무때나 와라^-^"
"네 선생님"

제자는 내가 고3담임할 때 제자였다. 참 성실했고 미소가 이쁜 아이였다. 남학생이었지만 자신의 소신대로 간호학과로 진학한 친구였다.

오후 7시 30분쯤 학교에 왔다. 계단에서 만났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큰 포옹을 하고 우리반 교실로 데리고 올라갔다. 아이들을 모아두고 말했다.

"여러분 이 학생은 여러분의 선배입니다. 선생님이 가르쳤던 제자이기도 하지요. 꾸준히 선생님과 연락이 되는 친구인데 오늘 이렇게 선생님을 보러 왔습니다. 온 김에 간호학과에 관심이 있거나 대학생활 등 여러분들의 인생 상담을 하고자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선생님은 자리를 비켜줄테니 즐겁게 대화를 해보기 바랍니다."
"네!!!"

아이들은 신나했다. 40여 분의 시간이 흐르고 제자와 단둘이 시간을 가졌다. 올 9월에 제대하고 선생님의 노고를 이제서야 알겠다고 제법 의젓한 말들을 한다.

"임마, 그땐 몰랐나?"
"네 선생님 사실 그땐 잘 몰랐습니다."
"그래도 일찍 군대 갔구나. 9월 제대면 왕고겠는데?"
"아직 제 위에 일주일 고참이 있습니다. 환장하겠습니다."

크게 웃었다.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제자를 집에 데려다 주었다. 차안에서도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음이 너무 따뜻했다. 졸업한 제자와 이렇게 단 둘이 옛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행복했기 때문이다. 제대하면 다시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지금 이순간의 아이들은 물론 난하다. 요즘 아이들이 철이 없고 이기적이라고들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설사 아이들이 그렇다고 해도 이것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어른들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은 교사들에게도 덤벼든다.

이런 아이들에게 윽박지르고 벌을 주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은 이런 협박과 벌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반에도 참으로 대하기 힘든 아이가 있다. 가정방문을 갔었고 이놈의 집에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놈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몇가지 약속도 했었다. 나의 일방적인 통고식의 약속이 아닌 서로의 합의를 통한 약속을 했었다. 사람이 바로 바뀔수는 없겠지만, 서서히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 이 놈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좋다. 자신들의 학창시절을 욕해도 좋다.
단 한가지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추구하는 것을 그래도 자신을 봐 주었던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무생각이 없지 않다. 단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상대를 못만났을 뿐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말을 할 수 있는 상대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런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다. 하루하루 힘든일도 물론 많지만 아이들의 웃음을 매일 지켜볼 수 있는 난 행복한 교사다.  

<덧붙여.. 이 글이 오마이 뉴스 사는 이야기에 기사로 등록되었습니다.^-^. 너무 신기합니다.

링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75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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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5.15 

 

스승의 날이다. 해가 갈수록 이 날이 참 쑥스럽다.

 

내가 이놈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지...

 

많은 졸업한 제자들이 찾아오고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우리반 귀요미들은 사탕으로 목걸이를 만들어 주며 하루종일 걸고 다니란다. 고마운 놈들이다.

 

이 놈들과 함께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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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3.30 

 

반 아이들과 진해 벚꽃죽제에 왔다. 올해는 남녀 합반이라 반 단합 체육대회를 대신하여 꽃놀이를 

 

온 것이다. 아이들은 너무나 좋아했다. 별 이벤트 없이 단지 사진찍고 구경만 하고 다녔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너무 좋았다. 이 아이들을 교실과 독서실..학원에만 내 모는 것은 너무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도 숨을 쉬어야 하고 자연을 느껴야 한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해 진다는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오늘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 또한 기분이 좋아지낟. 이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난..행복한 교사다.^-^ 

 

 


Jinhae Cherry Blossom Festival (진해 벚꽃 축제) by hojusaram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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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3.27 

 

부모님들과 만났다. 부모님들을 뵐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담임교사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너무나 감사하게 모든 어머니께서는 나를 좋게 봐 주셨다. 사실인지는 알수 없으나

 

아이들이 나를 좋아한다시며 감사해 하셨다. 어머니들께 말씀드렸다. '전 교사가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인간인지라 실수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 땐 언제라도 연락주십시오. 연락주신다고 해서 제가 자녀분들을 혼내진 않습니다.^-^;'

 

한바탕 웃었다.

 

어머니들게선 아주 흡족해 하시는 것 같았다.

 

 교사란 참 특별한 존재같다. 아이들의 인생을 바꾸기도 하고 힘을 줄수도 있으나 상처도 줄 수 있는...

 

나의 교사생활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이 하나있다.

 

난 아이들을 사랑한다. 난 이놈들이 좋다. 아무래도 난 영판 선생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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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3 

 

우리반에 훈이가 있다.

 

이녀석은 일년을 학교를 더 다니고 있다. 즉 나이는 2학년인데

 

학교를 다시 들어와 1학년에 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이 놈이 문제아여서 반 분위기를 망치진 않을까..

 

걱정하며 지켜봤던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너무나 성격이 좋고 붙임성이 좋아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을 잘

 

하고 있다. 고마울 따름이다. 하지만 훈이의 단 한가지 단점은!

 

바로 무단결석이다..

 

아버지, 남동생과 같이 생활하고 있는데 아버지는 일찍 나가시고

 

늦고 들어오시는 관계로 이 놈 둘이서  챙겨서 제 시간에 학교

 

오는게 좀 힘든 것이다. 해서 훈이는 학기초부터 무단지각, 무단

 

결석이 좀 잦다. 달래도 보고 위협도 해보고 체벌도 해보고, 아버님

 

과 대화도 해보고, 숙제도 내어보고, 아버님 회사에 체험활동도

 

보내보고..정말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봤으나..매번 실패했다.

 

그리고 이번주에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 해서 난 결심했다.

 

'훈이 집아는 사람.'

 

'네 선생님, 제가 압니다.'

 

'어 그래 신이가 알제. 그리고 이번에 샘이랑 밥먹기로 한사람

 

누구지?'

 

'네 남이랑 수입니다.'

 

'남이랑 수. 선생님이랑 같이 훈이집에 갈래?'

 

'네 좋습니다.'

 

난 2학기 들어 반아이들 3~4명씩 모아서 같이 식사를 하고 있다.

 

아이들과 점심때 같이 나가 밥을 같이 먹는 것은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또 다른 재미다. 남이랑 수가 같이 먹을 차례였다.

 

'잘 들어라. 샘은 지금 너희들과 훈이집엘 찾아갈꺼야. 찾아가서

 

이 놈을 학교에 끌고 올 생각이다. 알겠나? 준비됐나!!!'

 

'네!!!!'

 

4교시가 마치자 마자 우린 같이 출발했다.

 

붕~~~

 

훈이집에 도착했고 신이과 욱이가 연기를 해서 집에 들어가기로

 

했다.

 

'형 문열어라. 우리 왔다. 담배피러가자. 내 학교 째고 왔다.

 

문 열어주라.'

 

왠지 연기를 하라고 했는데 연기 같지 않았다.ㅡㅡ;;너무나

 

익숙한 느낌은 뭐지?

 

아무튼 훈이는 집에 있었고 우리는 집에 다 같이 들어갔다.

 

날 보자 훈이는 헉!!! 놀랬다.

 

라면을 사오라 했고 우리 6명은 라면을 13개 정도 끓여 먹었다.

 

김치가 참 맛있었다.

 

이리저리 집 구경을 하고 훈이를 좀 갈구고 우리는 같이 학교에

 

왔다.

 

아이들은 영문을 아느지라 신나했다.

 

훈이도 이런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았다.

 

아무튼 우리의 훈이 검거작전(?)은 성공했고 다같이 학교에

 

돌아올 수 있었다.

 

훈이와는 짧지만 강렬한 대화를 나누었다.

 

'마. 이제 니 학교 몇일만 더 안나오면 자동유급이다. 또 어찌

 

일년을 더 다니끼고. 열심히 좀 하자. 응?'

 

'네 선생님 잘 알겠습니다. 앞으론 열심히 하겠습니다.'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놈이다.

 

이래저래 속썩이는 놈들과 생활하지만 날 보면 즐거워하는

 

이런 놈들과 생활하는 난...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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