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주민자치의 실현, 내서 숲속작은도서관을 방문하다.

마산 청보리 2017. 2. 6. 07:00

지난 2월 1일, 페친이신 이우완샘의 초청(?)으로 내서를 방문했습니다. 원래 목적은 내서 3쿠션 도장깨기를 위해서 였습니다. 하지만 시간도 넉넉하고 해서 식사를 먼저 했습니다. 나름 유명한 집 같았습니다. 사람이 많더군요. 저는 매생이갈비탕을 시켰는데, 이야, 정말 간만에 국물까지 다 마신 든든한 식사를 했습니다. 시간 내어 다음에 또 들리고 싶은 식당입니다. 이우완샘께서는 사랑스런 아들래미와 함께 오셔서 굴국밥을 드셨습니다. 사실 굴국밥이 더 맛있어 보였다는.ㅜㅜ(남의 떡이 커 보입디다.ㅋ)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작은 도서관에 갔습니다.


사실 이우완샘은 내서의 지역 공동체인 푸른내서주민회에서 빠져서는 안 될 내서의 트로이카(삼두마차) 중 한 분이십니다. 제가 보기엔 브레인이시죠. 그리고 작은 도서관장을 하시며 내서 주민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복지증진에 힘써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직접 운영중인 내서 작은 도서관은 여러차례 상도 받으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곳입니다. 작년에도 숲속마을3단지에 있는 숲속마을도서관이 창원시 우수 작은도서관으로 선정되어 도서구입비를 200만원이나 지원받더군요. 플랜카드가 딱!^^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LH가 이곳을 민간분양으로 돌리며 이 건물을 지어줬다고 합니다. 이 건물을 주민들에게 요긴하게 잘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1층 홀에서는 3~4분의 입주민들이 모여, 입주민 선생님과 함께 영어수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입주민 안에서 교사와 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자체가 너무 아름다운 일이었습니다.

벽에는 수 많은 프로그램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작은 도서관은 단순히 책만 대여해 주는 곳이 아니라 주민들의 문화강좌, 배움까지 책임지는 평생교육기관이었습니다. 주민들이 참여하기에 편하고, 가격도 저렴하며 집 가까운 곳에서 수준높은 강좌를 듣을 수 있다는 것은 아파트 단지 입장에서도 큰 매력입니다.

성인 취미 미술반도 있었습니다.

캘리 그라피반까지..사실 2층으로 올라가는 벽면에 주민들이 만든 캘리 그라피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사진을 찍었으나 캘리 그라피는 사진을 찍지 말라는 안내문을 후에 발견했습니다. 해서 주민분들의 작품사진은 올리지 않습니다.

중학생 자원봉사. 정말 정다웠습니다. 중학생 형아 3명이서 초등 2학년에서 4학년 동생들을 가르쳐 줍니다. 같이 배우고 서로 가르치는, 아름다운 모습이 눈에 그려져서 절로 미소가 생겼습니다.

중학생들만 가르치냐! 고등학생도 가르친다! 고등학생의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그렇지요. 강사가 꼭 성인일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언니, 형아가 함께 놀며 가르치는 것이 어린 아이들에게 훨씬 쉽게 다가갈 것이라는 것, 당연한 사실입니다. 단지 가르치는 수업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는 수업이라는 좋은 느낌을 듬뿍 받았습니다.

평생프로그램 수강 내용들입니다. 수강료도 무료부터 40,000원으로 저렴하게 다양한 강좌를 들을 수 있습니다. 민간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매달 돌릴 수 있다는 것만 봐도 숲속작은도서관의 저력을 알 수 있었습니다.

평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아이들, 봉사활동을 하러 온 아이들로 도서관은 북적했습니다. 봉사활동기관으로 등록이 되었기에 이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힘들게 다른 기관에 봉사활동을 하러 가지 않아도 됩니다. 집 앞 도서관에 가서 실질적인 봉사활동을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입주민들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모두를 위한  작은 도서관이었습니다.

숲속작은도서관은 두분의 사서선생님이 계십니다. 격일제로 근무하시지요. 작은도서관의 또 다른 장점입니다. 사서선생님이 계시기에 아이들이 언제든 와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부모님들이 안계신 붕 뜨는 시간이 있더라도 작은도서관에 아이들을 보내면 되는 것이죠. 어찌보면 공동육아의 기능도 담당합니다. 

도서관 강좌에서 만든 물품들을 도서관에서 전시하고 판매도 하고 있었습니다. 도서관뿐 아니라 한번씩 열리는 동네 아나바다 행사때에도 작품들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도서관 운영에 보탠다고 합니다.

개관 6주년, 이제 완전히 자리 잡았고 다른 작은 도서관에 도움도 주는 어엿한 지역의 도서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내서는 따뜻했습니다. 주민들이 어떤 형태든 연결되어 있고 함께 노력하는 동네였습니다. 그 중심에 작은 도서관이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날 두 가지의 성취를 이루고 왔습니다. 하나는 당구 3쿠션 도장깨기에 성공한 것이고 또 하나는 작은도서관을 보고 온 것입니다.


우리 아파트에도 작은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을 안고 왔습니다. 사실 저희 아파트에도 작은도서관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이우완선생님의 많은 도움이 있습니다. 만약 우리 아파트에도 작은 도서관이 성공적으로 조성된다면 51%이상은 내서작은도서관의 도움입니다.


세상은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좋은 뜻을 가지고 움직이면 도와주는 사람이 많습니다. 좋은 뜻을 가지고 우리가 다 같이 행복한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많아질 때, 우리 동네가 행복해 질 것이고, 그 행복은 넘쳐서 이웃동네로 전파될 것이며 그러다보면 대한민국 사회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행복한 꿈도 꿉니다.


푸른내서주민회의 현 회장님(이민희)도 훌륭하신 분이지만 함께 하시는 분들이 이리도 건강하고 든든하시니 내서가 살짝 부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푸른내서주민회도 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하여 10년이 넘게 노력하신 결과 오늘날의 모습이 있습니다. 현재는 회원이 36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도시의 마을공동체에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내서관광을 추천드립니다.


내서에서 가능하다면 우리 동네에서도 가능합니다.


온 동네가 한 아이를 같이 기르고 온 동네가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그런 동네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동네가 사라지면 우리네 삶, 터전도 사라집니다. 푸른내서주민회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다정한 곳이었습니다. 다음에도 시간내어 관광하고 싶습니다. 내서는 시간내서!(아재개그ㅋㅋㅋ) 가볼만 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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