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꿈키움중학교 아이들의 청와대 청원 이야기를 어제 포스팅했습니다.
제 블로그에만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약간의 수정을 해서 오마이뉴스에도 보냈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으뜸'으로 채택해주었습니다.
1학년 사회 수업시간에 오마이 뉴스 기사를 접했습니다. 마침 아이들에게 어제 2학년 언니, 오빠야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전교생이 100여명 쯤 되는 작은 학교라 아이들도 내용은 이미 다 알고 있었습니다. 덧붙여 말했습니다.
"샘이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보냈어요. 만약 이 기사가 채택된다면 서명하는 분의 숫자가 지금보다는 많이 늘 것 같아요. 오마이뉴스에 들어가볼까요?" 하고 오마이뉴스를 클릭한 순간!!!
타이밍이,
헉!
기사로 채택된 순간이었습니다. '실시간글'에서 화면에 등록되는 찰나!!를 우리 모두는 봤습니다.
"앗! 샘! 기사된 것 아니예요???"
"앗! 기사 떴다!!!"
종이 치자마자 2학년 교실로 달려갔습니다.
"기사 채택됐다!!! 와!!!!"
"샘 정말요!!! 보자보자보자!!!"
"우와!!! 사진봐라. 내 나왔다. 앜 ㅋㅋㅋㅋㅋㅋㅋ. 샘 정말 오마이뉴스에 우리 이야기가 나왔어요!!"
아이들 이야기는 '으뜸'으로 분류되어 메인에 떠 있었습니다. 더 놀라웠던 것은 바로 이어서 터졌습니다.
"우와!! 샘. 서명인원이 엄청나게 늘고 있어요!!!!"
거짓말 좀 보태서 새로고침 누를 때마다 10명씩 팍!!팍!!! 늘고 있었습니다.
"우와 이거 뭥미??"
오마이뉴스에서도 조회수가 폭발했습니다. 3월 23일, 밤 10시에 조회수가 17,000을 넘었습니다. '추천' 181회, '좋아요'는 2,100건이 넘었으며 댓글도 34개나 달렸습니다. 네이버 '사회'면에도 글이 올라 많이 본 기사에 등록되기도 했습니다.
청원 참여 인원도 1,300명을 넘겼습니다.
글이 이렇게나 폭발적인 반응을 보일 지 몰랐습니다. 아이들도 놀랬고 사연을 소개한 저도 놀랬습니다.
댓글도 다양했습니다.
아이들을 응원한다는 내용도 있었지만, 전교조 교사니, 빨갱이니, 제대로 알고 말하라니, 좌빨이니, 등의 악플들도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악플을 보며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샘, 네이버 기사에 악플이 많아서 제가 일부러 친구들 힘주는 글 적었어요."
"샘, 악플도 있지만 청원에 참여한 분들이 훨~~~~~씬 많아요. 그래서 그렇게 기분이 나쁘진 않아요."
"샘. 어른들도 생각이 다른 분들이 많이 계신 거겠죠. 그래서 괜찮아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우리 시간을 찾자는데 빨갱이라고 하는 분들은 이해를 못하겠어요. 우리 시간을 찾는게 빨갱인가요? 근데 빨갱이가 뭐죠?"
아이들의 실천에 다양한(?) 어른들의 댓글을 보며, 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또한 교육적 경험이었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전교생이 반에 있는 컴터 앞에 앉아 청원 참여 수와 공감댓글들을 보느라 학교가 난리였습니다.^^.
청원 댓글들을 몇 편 소개드립니다.
아이들은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작은 교실에서 몇 명이 모여 시작한 일인데, 아이들은 본인들의 행동으로 대한민국이 집중한다는 느낌이 상당히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오마이뉴스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많은 아이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샘, 근데 이거 서명 몇 명 해야 되요?"
"20만명이 넘으면 청와대에서 답변을 해 줍니다."
"헉! 20만명 되겠어요? 실패하면 어쩌죠?"
"샘은 이미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어른들이 여러분의 행동으로 우리 시간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하잖아요. 많은 분들이 우리의 시간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잖아요. 여러분들의 글 덕분입니다. 이미 우린 할말큼 했고, 잘했어요. 샘은 여러분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집으로 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에 '자 신 감'과 '성 취 감'이 적혀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은 사회와 소통하는 법, 사회문제를 보고 개선하는 법, 본인들의 노력으로 세상이 반응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 어떤 경험보다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일로 아이들이 느끼고 변화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만해도 저는 큰 기쁨을 느낍니다.
악플러가 10명이었다면 응원하고 격려하신분들은 1,300분이 넘었습니다. 10명이 상처를 줘도 1,300명이 치료해줬습니다. 악플러들은 아이들이 상처받고 좌절하기를 바랬는지도 모릅니다. 아닙니다. 아이들은 되레 더 큰 희망을 경험했습니다. 댓글을 달진 않았지만 서명을 해주신 모든 분들 덕분입니다.^^
시작은 사회수업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을 키운 것은 대한민국의 수많은 어른들 이었습니다.
교육은 성장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배우면 실천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가진 것을 나눠야 사회가 더 풍요로워 진다고 가르칩니다. 아이들은 평생 이번 일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아이들의 청원이 받아들여진다면 또 다른 기적이겠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아이들은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경남꿈키움중학교 아이들뿐 아니라 일반 학교의 많은 아이들이 이런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배움책(교과서)만 통해서 세상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세상을 만날 수 있게 교사들이, 어른들이 도와주고 믿어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미성숙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잔인하지도 않습니다. 설사 아이들이 미성숙하고 잔인하다면, 아이들이 성숙할 기회와 타인을 배려하는 기쁨을 주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 큽니다.
대한민국은 건강합니다. 건강한 어른들이 많고, 아이들을 응원하는 분들도 아주 많았습니다.
아직 청원 기간이 28일정도 남았습니다. 28일동안 아이들은 매일매일 설레일 것입니다.
아이들의 작은 도전이, 위대한 도전이 되길 바랍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됩니다.
공유해 주시고, 동참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고맙다는 말씀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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