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게임' 태그의 글 목록

대학 시절 스타크래프트에 빠졌던 이후로는 게임과 담쌓고 지내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우연히 유명한 콘솔 게임기(TV에 연결해서 가지고 노는 비디오 게임기)의 세일 소식을 접했습니다. 평소에 특별한 관심은 없었으나, 이상하게도 다시는 이 가격에 살 수 없다는 점원의 멘트가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 게임기가 제 손에 들려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게임에 거부감이 있는 어른은 아닙니다. 오히려 게임도 건강한 여가생활이자 취미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식뿐만 아니라 부부간의 믿음과 사랑을 북돋우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게임기를 사 들고 집으로 돌아온 뒤로 한 달 정도는 게임 타이틀, 옛날로 치면 게임기에 꽂아 즐기는 '게임 팩'을 사들이는 재미에 빠져 살았습니다. 제가 가지고 놀 게임과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게임, 2인용 게임, 슈팅 게임, 스토리가 좋은 게임 등을 종류별로 구비했습니다. 30만 원 넘게 들었습니다. 게임기가 24만 원이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셈이죠. 그래도 주문한 게임 타이틀이 도착할 때마다 설레고 행복했습니다.

콘솔 게임에 적응하기까지 약간의 진입장벽이 있었습니다. 왕년에 PC 게임만 해본 터라 콘솔 게임기의 조작법을 익히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게임기를 내려놓기에는 잔뜩 사들인 게임들의 그래픽과 스토리, 몰입감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입니다. 처음 게임 타이틀을 넣고 게임기를 구동할 때 나오는 배경음악과 인트로 영상을 보며 감탄했던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엔딩까지 본 게임은 '호라이즌 제로 던'이라는 액션 RPG입니다. 아포칼립스(전염병이나 핵전쟁, 기후변화 등의 재난으로 인류문명이 멸망한 이후의 세상)가 배경인 이 게임은 조금 특별합니다. 대부분의 게임과는 달리 백인만 주연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전투신이 많은데도 주인공은 남성이 아닙니다. 에일로이라는 여전사의 이야기입니다.

호라이즌은 단지 상대를 죽이고 레벨을 올리는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인류의 나아갈 방향과 인간의 심성, 삶의 궁극적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대작이었습니다. 또한 게임 속 집단이 주인공을 대하는 방식을 보며 우리 사회의 다수가 개인을 대하는 태도와 너무도 닮아 소름이 돋았습니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자세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놀자고 시작한 게임이 묵직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줘 여운이 길게 남았습니다.

한동안 호라이즌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현실 생활에 지장을 주었다는 뜻이 아니라 감동의 여운이 그만큼 깊었다는 뜻입니다. 유익한 책을 읽고, 멋진 영화를 보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느꼈던 감동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에일로이를 통해 저는 또 다른 삶,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된 것입니다.

삶의 본질 고민하는 대사... 요즘 게임이 이렇습니다  

호라이즌과의 만남은 제게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호라이즌 같은 대작은 다시 만나긴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초반에 대작게임을 하면 안 된다는 고수들의 조언이 그제야 이해됐습니다. 앞으로 어떤 게임을 해야 하나 걱정도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괜한 기우였습니다. 얼마 후 라스트 오브 어스라는 명작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콘솔 게임을 하시는 분들 중 라스트 오브 어스, 일명 '라오어'를 모르시는 분은 아마 안 계실 것입니다. 그만큼 완벽한 게임입니다. 라오어는 인류 멸망의 위기 속에서 살아남아 인류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조엘과 엘리의 이야기입니다. 액션과 스토리, 감동, 그래픽 등에서 빠지는 부분이 없습니다. 매 챕터를 클리어하며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재료를 모으고, 모은 재료를 바탕으로 필요한 물건을 만들고, 미션을 수행하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무기를 사용하기는 하나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게임 개발자들이 어떤 의도로 게임을 만들었는지, 게임을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면 감동은 불어납니다.

또한 이 게임의 배경인 미래 세계는 하루하루 살아남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사람과의 관계, 다툼, 꾸밈은 사치일 수도 있겠다 싶은 대사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현재, 제가 하고 있는 고민 중에도 사치스러운 고민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 개발자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런 대사들을 넣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저는 감동했습니다.

라오어도 엔딩을 보고 난 후 한동안 다른 게임을 켤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라오어는 특별했습니다. 특히 제가 가지고 있는 라오어는 본게임 외에도 메이킹 영상이 들어 있었습니다. 메이킹 영상을 보며 얼마나 많은 이들이 게임을 위해 애썼는지, 배우들의 실제 연기와 성우들의 열연, 게임 제작과 편집과정을 보며 또 다른 전율을 느꼈습니다. 단지 부수고 죽이고 파괴하는 게임이 아니라 게이머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게임 체질입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 중

게임을 단지 시간을 뺏고 인생을 낭비하는 활동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습니다. 게임 애호가라면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영어 공부를 하는 식으로 미래에 투자하라는 충고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시간을 생산적으로 쓰라는 뜻입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게임은 누군가의 노력과 열정으로 완성되는 것이며, 게이머는 게임을 즐기며 다른 삶과 상황에 대해 간접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한 게임은 의외로 자기주도적인 놀이입니다. 게이머가 직접 선택하고 행동하며 스토리가 달라지는 게임도 많습니다. 아이와, 가족들과 함께 즐기며 새로운 대화 소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11살·6살인 저희 아이들도 (엄마의 동의 하에) 저와 함께 게임하며 공통의 추억을 만들어갑니다.
 
직접 경험하는 것이 최고의 학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접경험 또한 필요합니다. 요즘 게임은 그 질적 완성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미 VR(가상현실) 게임도 대중화됐고 과거, 현재, 미래, 다른 나라까지도 가볼 수 있습니다. 특히 '어쌔신 크리드' 같은 게임은 고대 이집트, 중세 유럽 사회를 실사 수준으로 구현해 게임하는 내내 그 시대에서 사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뭐든 100% 좋고 나쁜 것은 없습니다. 같은 경험을 해도 무언가를 얻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날 필요한 능력은 어떤 매체를 접하느냐가 아니라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주체적으로 습득하느냐가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은 시간 많은 이들이 할 것이 없어서 하는 잉여 체험이 아닙니다. 훌륭한 문화산업입니다. 아이들에게 게임을 하지 말라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왜 하는지, 어떤 게임이 재밌는지를 묻는다면 또 다른 사유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밖에 노는 애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는 것이 부모의 역할 중 하나였다면 최근에는 집에만 있는 애들을 밖에 나가 놀라고 데려나가는 부모님이 많이 계신다고 합니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그 변화를 알고는 있으나, 본인이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이 나쁜 것이 아니라 게임 말고는 할 것이 없는 요즘 아이들의 환경이 더 나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과 같은 게임을 하며 이야기 나누고 공감하는 경험 또한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저는 게임을 통해 책에서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정보와 경험들을 얻고 있습니다. 게임은 '찌질한' 이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 많은 이들이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생활에 활력이 필요할 때, 환기가 필요할 때, 저는 게임기를 켭니다. 사실 제가 최근 다쳐서 집에만 있었는데, 게임이 없었다면 마냥 우울해 했을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게임은 저에게 또 다른 세계이며 또 다른 삶의 활력소입니다.
 
저는 게임 체질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지난 12월 28일, 경남꿈키움중학교 3기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꿈중은 졸업식 전 일주일 정도 3학년들이 학교를 떠나는 준비를 하는 '졸업주간'이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졸업준비위원회'에서 맡아서 진행합니다. '졸준위'는 3학년 학생 중, 졸업주간을 준비하고싶은 아이들은 누구든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올해 졸업 운영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습니다.

3학년 프로젝트 팀에서 만든 졸업앨범과 3학년 모든 아이들이 3년간의 꿈중 생활을 정리한 졸업이야기 책도 완성되었습니다.

졸업식 전날 학생 게시판에 커다랗게 적혔던 글입니다. 왠지 뭉클했습니다.

꿈중은 졸업생 수가 40명이 채 안되기에 앨범가격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해서 남은 부수는 학부모님들이나 손님들에게 팝니다. 그 수익금으로 앨범값을 충당하고 남은 금액은 학생들을 위해 전액 사용됩니다. 학생회 아이들이 주로 판매하기에 졸업식 전날 이런 멋진 행사판을 만들어 왔습니다.^^

졸업식 전날입니다. 3학년들은 꿈터에 모여서 마지막 날을 함께 했습니다.

교무실에선 졸업식 때 나눠줄 장미꽃을 샘들이 하나씩 포장하셨습니다. 

"내일이면 애들이 떠난단 말이가..아이가...벌써 이리되삔네.."

꽃을 포장하시는 샘들의 마음도 기쁘지만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치킨파티로 시작합니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친구들과 마지막 만찬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게임을 많이 준비했더군요. 주로 반별 대항전이었습니다. 반에서 미리 선정된 아이들이 나와 게임에 임하고 우승반에게는 특별한 상품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열심히 게임에 참여했습니다.

"졸업식 전날 3학년 전교생이 모여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같이 자고 싶어요."

1기 아이들도 졸업식 전날 꿈터에서 다 같이 잤습니다. 운 좋게도 3년전에도 그 자리에 제가 있었고 올해도 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함께 하는 자리에 가만히 앉아 구경만 했습니다.

큰 소리가 나오는 이어폰을 끼고 문제를 맞히는 게임입니다. 설명하는 친구도 맞히는 친구도 열심히 했는데 그 모습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ㅋㅋㅋㅋㅋ

그리고 곧이어 열린 아이스크림 빨리 먹기 게임.

진행자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고 말하는 동안만 먹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가 말을 빨리할 때도 있고 늦게 할때도 있어 스릴이 넘쳤습니다. 아이들은 힘겨워 하면서도 "우와, 이거 진짜 맛있다."고 하더군요. 후에 사 먹어봐야 겠습니다.^^

이 게임도 전전 게임과 비슷합니다. 앞 친구로부터 전해들은 단어를 뒤에 친구에게 전달전달하여 마지막 친구가 맞히는 게임입니다. 어찌 이런 것을 준비했는지, 역시 스마트 세대 아이들은 달랐습니다. 폰만 있으면 못하는 게 없더군요.

돼지씨름도 했습니다. 앉아서 발로 상대를 넘어뜨리는 경기였습니다. 다굴을 당하는 친구도 행복해 보입니다.^^


제 기억에 새벽 1시까지 놀고 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마지막 밤을 여유롭게, 그리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감동적인 이야기나 뭉쿨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저만의 느낌이겠지만 일부러 그런 말을 안하는 것 같았습니다. 누구보나 내일이면 친구들과 이별한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던 아이들이었습니다.


선생질...사회에서는 편한 직업, 철밥통, 교사들이 비교육적이다. 뭐든 문제가 생기면 학교탓을 듣는...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직업입니다. 모르겠습니다. 월급만 꼬박꼬박 받기 위해 선생질 하는 분들은 별 상관 없겠지만 아이들 곁에서 함께 하는 선생님들은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많은 일입니다.


어른들한테 받는 상처도 크지만 아이들에게 받는 상처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간혹 학부모님으로부터 상처를 받을 때는 정말 힘들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선생님~~~~ 하며 달려와 안기는 아이들을 보면...


선생님. 마음을 모두 표현하지 못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학부모님의 말씀을 들을때면...


선생질 하기를 잘했구나. 는 생각이 듭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 또한 있기 마련입니다. 이별을 항상 생각하진 못하기에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이별 할 때가 되어서야 미안했던 일이 떠오르며 가슴 아파합니다. '더 잘해줄껄...더 들어줄껄...더 이해해줄껄...'이라는 후회도 하게 됩니다.


꿈중 3기 아이들은 졸업식 전날, 함께 놀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무도 '이야!!! 드디어 내일 졸업이다!!!'라고 외치지 않았습니다. 보통때와 같은, 똑같은 밤처럼 보냈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훨씬 즐겁게 보냈습니다.


'내일이면 졸업이네....'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저도 아이들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함께 노는 모습을 지켜봤을 뿐입니다.


올해 졸업주간도 훌륭히 지냈습니다.


내일, 꿈중 졸업식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3기들이 졸업한지 시간이 좀 지났지만, 가슴 한쪽이 아려옵니다.


'이 놈들이 잘 살고 있을까...'


괜한 오지랍이지요.^^. 어쩌겠습니까. 이게 선생의 한계입니다.


다시한번 3기들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다들 잘 살아라 임마!!!!"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중학교 1학년 사회시간입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을 학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도만 나가는 것이 그리 효율적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저는 사회과의 주요목표는 민주시민육성에 도달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해서 지난 주, 아이들과 민주시민 교육을 했습니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별 것 아닙니다. 실제 제가 붙힌 프로젝트 명은 [친구 알기 프로젝트]입니다. 민주시민에게 필요한 덕목 중 상대방 존중하고 이해하기가 중요한 능력이기에 아이들과 도전했습니다. 


규칙은 간단합니다. 한 명씩 나와서 자신과 관련있는 문제를 냅니다.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들은 그것을 맞춥니다. 맞힌 숫자만큼 저는 사탕을 나눠줍니다. 평소 친구들에게 관심있는 친구는 잘 맞히고 친구들에게 관심이 없었던 친구는 못 맞힙니다. 그래도 신기한 것은 3개 이상은 다들 잘 맞췄습니다.^^

아이들이 내는 문제는 다양했습니다. 주로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문제를 냈습니다. 아이들이 내었던 문제를 소개드리자면

내가 좋아하는 자동차 회사는?

내 키는 몇 Cm게?

내 발 사이즈는?

내 생일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족 구성원은?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이름은?

지난 여름 내가 가족여행 다녀온 장소는?

내가 싫어하는 영화 장르는?

내가 요즘 빠졌있는 게임은?

우리 아빠가 하는 일은?

내가 어제 입고 있던 옷 색깔은?

지난 여름 방학 때 내가 염색했던 머리색깔은?

등등 다양했습니다. 문제를 냈을 때 "난 안다. 들었다!"며 환호하는 친구와 "그걸 내가 우찌 아노."라며 탄식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내 저번에 말했잖아."라고 답하는 아이도 있고 힌트를 주는 친구도 있습니다.

"초성 힌트줄께. ㄱㅍ초등학교야. 내 생일은 몇 월달이고 홀수날이야." 등으로 말이지요.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학급별 인원수가 13명 정도이기에 한시간 수업하면 모든 친구들이 문제를 다 내고 다 맟힐 수 있습니다. [친구 알기 프로젝트]를 하고 나서 서로를 더 알게 되었다고 흡족해 하는 아이들을 봤습니다. 나름 뿌듯하더군요.


백마디 "친구와 잘 지내라."고 말로 가르치는 것보다 '내가 이 친구에 대해 이정도 알고 있구나. 나는 저 친구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구나.'라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하는 것만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수업 후 제가 나눠주는 사탕 덕분입니다.^^(은근 간식값 많이 나갑니다.)


어떻든 아이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기만 해도 저는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것, 행복한 일임에 분명합니다.


진도가 모두 끝난 후 이번엔 뭘하고 놀까?를 고민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여기는 경남꿈키움중학교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지하 2018.11.21 00:12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금은 저 아이들이 선생님의 깊은뜻을 알진 못하겠지만 분명 자라서 다른사람을 생각할줄 아는 따뜻한 어른이 될거라 확신합니다!

  2. 고로 2018.11.21 08:09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이들에게 이념이 맞지 않는 사람은 민주시민의 이름으로 적폐로 몰아 처단하는 법을 잘 알려주세욤..

경남꿈키움중학교에서는 매주 화요일 스포츠리그로 학교가 시끄럽습니다.


총 4개의 종목이 있습니다.


피구, 스피드컵, 축구, 플라잉 윷놀이로 대결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플라잉 윷놀이가 가장 재밌더군요. 게임방식은 일반 윷놀이랑 똑같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윷을 공중으로 던지는 것이 아니라 원반을 던져서 '도, 개, 걸, 윷, 모'라고 적힌 란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훌라후프로 나눠진 칸의 원하는 곳에 넣기는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원반이 훌라후프로 밖으로 나가 '낙'이 되는 상황이 어찌나 웃기던지요.


전교생은 4팀으로 나뉘어 게임에 임합니다. 사랑, 인성, 창의, 행복팀으로 나뉘구요. 무학년, 무반제로 모든 학생들이 골고루 섞여서 팀을 이룹니다.


반별로 나뉜 것도 아니기에 담임샘들은 모든 팀을 응원할 수 밖에 없지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은 화요일 7교시가 되면 해당 팀의 해당 종목으로 이동을 합니다. 스포츠리그를 진행할 때 할 일이 없어서 돌아다니는 학생은 한명도 없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모든 종목에서 게임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축구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우리학교 스포츠 리그의 특징은 선수구성에 남, 녀의 구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종목에 원하는 친구는 자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잘하고, 못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함께 즐기는 것이 주 촛점입니다.


선생님들은 심판을 주로 보십니다. 저도 온 학교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이 선후배, 친구들과 즐겁게 게임을 하는 것을 보니 신나더군요.


이번주로 스포츠리그는 2회째를 맞이했습니다. 7월달까지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스포츠리그로 인해서인지 아이들이 점심, 저녁시간에 운동장에서 공을 차러 나옵니다. 

운동은 자라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좋은 과정입니다. 땀을 흘리는 것은 그 이상의 신체적, 정신적으로 상쾌함을 선사합니다.


신나게 뛰어 논 아이들은 같이 노는 속에서 다양한 것을 배웁니다.


게임의 규칙, 협동하는 방법, 갈등해결 방법, 사람 대하기, 정당한 경쟁, 성취감 등 삶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자연스레 배우게 됩니다.


놀이는 곧 교육입니다. 놀이는 곧 성장입니다. 

놀아야 할 시기에 놀지 못한 아이는 어떤 부분에서든 불안을 안고 자랍니다. 실컷 논 아이는 마음이 그만큼 열린 상태로 성장합니다.


"학교에서 왜 아이들이 놀기만 합니까?"라고 걱정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십니다.


노는 것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놀면서 자신도 모르게 배우는 것이야 말로 참 배움입니다.


부모님들께서도 과거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미소짓는 내용 중에, 동네 친구들과 놀았던 시기가 떠오르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입니다.


노는 것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건강히 자라는 시간 투자입니다.


친구들과 노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놀이꺼리를 찾아내는 것이 바로 창의적인 활동입니다.


올해는 학교에서 시스템을 짜서 활동이 이루어지지만 언젠가는 아이들이 스스로 이런 놀이를 기획하고 함께 노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놀아라." 해서 노는 것 보다 "놀자."해서 노는 것이 더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놀이는 시간낭비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재미있고 신나게 놀 수 있게 지켜보는 것,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강요하지 않는 것, 어른들의 또 다른 역할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요즘 경남 꿈키움 학교 아이들이 빠져 사는 것이 있습니다. 다른 것이 아닌 보드게임인데요.


2학기가 되어 보드게임이 동아리 시간과 대안교과 시간에 배정되면서 아이들이 게임에 쉽게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아이들이 밥먹고 모여서 정신없이 하는 것을 보고 든 생각입니다.


하지만 저의 생각은 한순간, 하찮은(?) 생각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이들 노는 것을 구경하든 선생님들께서 함께 노는 것을 보고 나서입니다.

게임을 할 때의 첫번째 원칙!!


1. 계급장을 떼고 하자!


이 원칙은 철두철미하게 지켜집니다. 이 원칙을 어긴 게이머는 그 순간, 노매너로 퇴출되고 맙니다. 각자의 두뇌와 운에 맡겨서 게임을 하는 것이죠. 매력적인 원칙입니다.

두번째 원칙!


2. 매너게임을 하자!


자신의 패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패를 엎어버린다던지, 욕을 한다던지 등의 비 매너는 영구퇴출됩니다. 게임은 게임일 뿐! 두번째 원칙도 매력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원칙!


3. 게임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원칙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보드게임은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학교 예산으로 산 것이기에 누구나 대여가 가능합니다. 최소한 보드게임반의 반장인 공X원 학생의 인지가 있어야 하고, 보드게임을 빌려갔다가 돌려 줄 시, 구성품들이 잘 있는지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분실품이 있을 경우 게이머들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예전에는 쉬는 시간마다 뛰어다니고 가끔식 욕을 하던 아이들도 이제는 시간 날 때마다 삼삼오오 모여 게임에 열중 중입니다. 한 남학생은 보드게임이 롤보다 재밌다고 하네요.^^


어느 새 아이들 틈에 선생님들이 끼여 앉아 함께 놉니다. 한참 구경해 보니 선생님과 아이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열중합니다.


"선생님, 그거 아니잖아요."


"뭐라카노, 이거 내꺼 맞다!"


아기자기 함께 노는 샘들과 아이들이 귀엽습니다.


놀이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노는 것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학교는 공부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함께 노는 곳도 될 수 있습니다.


노는 것은 누구에게든 신나는 일임엔 분명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참교육 2015.09.02 05: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놀이를 통해 배우는 학교.... 김용만선생님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 마산 청보리 2015.09.02 11: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선생님. 잘 지내십니까.^^. 학교의 성장은 저만의 공이라고 생각치 않습니다. 모든 선생님과 아이들히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응원 감사합니다.^^

  2. 도미진 2015.09.02 07:09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항상게임만 하면 싸우거나 삐지거나 판을 업거나 하는 아이가 있었는데 여기서의 규칙을 제대로 설명하고 적용하면 그 아이도 끝까지 굿 매너 게이머가 될수 있겠네요 많은것을 배웁니다^^

2~3주 전 우연히 YMCA 유치원에 들렀다가 이윤기 부장선생님으로부터 뜻밖의 제의를 받게 됩니다.


"아버님. 마산중학교에서 진로교육을 하는데 블로그 분야가 있어요. 어때요. 요즘 한참 블로그 잘 운영중이신데, 아이들 앞에서 강의 해보시는 것이."


"에이, 아닙니다. 제가 무슨..지역에 파워블로그 분들이 얼마나 많이 계시는데 제가 감히.."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알기 쉽게 다가갈수 있고 마침 아버님께서도 블로그를 시작하신지 얼마 되지 않으셨으니 적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해 보시죠."


"음..그렇게까지 저의 능력을 인정하시고 부탁하신다면...네 한번 해 보겠습니다."


말은 쉽게 했지만 하루하루가 갈수록 부담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어제는(10월 7일) 밤 12시까지 지도안을 짜느라 잠도 못 잤습니다.


"블로그에 대해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어떤 내용을 전달하지? 블로그가 진로가 될 수 있나?"


아무튼 시간을 흘렀고, 10월 8일이 되었습니다. 마산중학교로 가야 할 날이 밝은 것입니다.


마중으로 출발했고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럴수가!!


너무나 반가운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전박, 김감독님, 설쌩양아치님(ㅋ), 민기자님, 손변호사님, 구기자님 등,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죠.


▲ 만나야 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는 모양입니다. 이 분들을 만나니 모든 긴장이 사라지더군요.


▲  경찰분 포함,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마산중에서 이번 행사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박성일 교장선생님, 김애숙 교감선생님께서도 직접 오셔서 감사의 말씀을 하시더군요. 편안한 분위기였습니다.


▲  교실로 입장했습니다.


오늘 강의는 특이한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2교시와 3교시에 걸쳐 진행되었구요. 2교시 후 아이들은 또 다른 반으로 이동을 하더군요. 즉 2개의 진로를 선택하여 듣는 형태였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강사는 한 교실에 있으면 아이들이 찾아서 이동하는 형태였습니다. 같은 내용을 두번 수업해야 했죠. 강사 입장에서는 연강이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수업하니 연강이 부담이 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과 성(?)관련 이야기를 하며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 만나는 중 2학년 남자애들과 즐겁게 수업하는 것은 쉬운일은 아닙니다.


▲  하지만 저의 명강의를 통해 아이들은 서서히 블로그의 세계에 몰입되어 갔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이야기도 많이 했네요.

▲  궁금한 것을 질문하려는 아이들.^^;; 약간의 설정삘도 있었지만 적어도 아이들의 표정은 밝지 않나요?^^


중학교는 1시간 수업이 45분이라 그리 긴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 부분은 강조했습니다.


"블로그는 1인 미디어를 뜻합니다. 여러분의 소리를 세상에 크게 외쳐 보세요. 전문가들만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 감동적인 일들, 즐거운 이야기들,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침묵하며 살지 마세요. 못된 사람들이 잘 사는 사회는 이상한 사회입니다. 여러분들 같이 착한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이 바른 세상입니다. 바른 세상을 위해,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기 바랍니다."



바른 진로교육이란? 


진로와 직업은 다릅니다. 


꿈과 직업도 다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결국 직업을 강요합니다.


아직 이루어 지지도 않았지만 어른들이 원하는 직업을 꿈이라고 말하는 아이는 칭찬을 듣습니다.


원한는 것이 없다고 말하면 욕을 듣습니다.


아이들이 꿈을 꿀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나는 커서 무엇이 될꺼예요."가 아니라 "나는 커서 어떤 무엇이 될꺼예요."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꿈은 삶의 방향입니다. 직업은 삶의 수단입니다.


살기 위해 돈을 보는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마중 아이들은 오늘의 만남을 통해 또 다른 삶의 고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벌써 2명의 학생이 저에게 페친을 걸어왔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 만큼 약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믿음만큼 성장합니다.


아이들은 행복하게 자랄 권리가 있습니다.^-^


<글이 공감되신다면 공감하트와 페이스북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블로거에게 큰 힘이 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지나가는학생 2014.10.09 12:24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날 수업 재미있었어요 ㅎㅎ

  2. 홍표 2014.10.09 14:1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멋져요

  3. 동피랑 2014.10.09 20:59 Address Modify/Delete Reply

    죄송합니다. 주최측의...작년 명색이 진로교사가 왔으니 전교생을 던져 주다시피 하면서
    하루일정 보내라는 겁니다.가을 소풍 대신이었지요. 연구시범학교, 교생협력학교 학교학예제
    축제 많이치뤄 냈지만 좀 난감 했습니다. 학교에는 편성된 예산 하나 없이...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었습니다. 섭외과정에 에피소드가 많습니다.이원렬 아나운스 갑자기 회의가 있어 김진철 아나운스 급하게 한시간 하고 가시고, 정성훈 축구선수 담날 대전에 시합 있다고..작년 중부서 경비과장님 약속 전날 밀양 송전탑 차출 돼 가시고 경찰 희망한 아이들과의 약속은 약속이고 오죽 급하면 옛날 제자한테 부탁 여경 한분 모셨고, 동네 생판 모르는 커피집 바리스타 부르고, 민기자님과 전홍표씨 작년 이어 오셨고..올해는 아이들이 아는 정형화된 직업 말고 다양한 진로가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었어요. IT 분야, 소셜 미디어, 영화, 다문화...막 중간고사 끝난데다가 전날 체험학습을 다녀와서 아이들이 좀 퍼져 있은 듯 해서 강사님들께 죄송하네요.강당에서는 다른학교 진로교사를 불러서 "도전! 직업 골든벨' 을 진행했고 오후에는 강당에서 국악 공연이 있었답니다.한분 한분 다 대단한 강사님들이신데 너무 여러분을 한꺼번에 모시는 바람에 제대로 못 모셔서 좀 섭섭하셨을 수도...황약사님, 손변호사님 김성애 작가님 양리애 조각가님, 김호성 경위님 이상필 로봇 진흥재단 팀장님, 가온 소프트 손정휘 대리 정경숙 동동바구 농원, 김옥순 미용사협회, 하정민 마술협회 이자리 빌려 다 감사드립니다.- 마산중 진로교사-

  4. 마산 청보리 2014.10.09 21: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나가는 학생님. 재미있었다니 다행입니다. 학생의 목소리..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세상을 향해, 자신을 향해 바른 소리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5. 마산 청보리 2014.10.09 21: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홍표님. 당신이 있어 더 멋졌습니다.^^

  6. 마산 청보리 2014.10.09 21: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동피랑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마산중의 아니 정확히 말하면 선생님의, 이런 시도가 널리 전파되길 바랍니다. 학교를 나와야 교육이 잘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배우지만 학교밖에서 더 의미있는 것을 배울런지도 모릅니다. 학교가 모두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사들의 말도 안되는 자만심(?)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행사, 기획하시고 섭외하시고 진행하신다고 수고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알게된 사람, 연락된 분들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선생님과의 인연이 참 정답습니다.^^.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