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을 자주 가려합니다만 사정상 온 가족이 함께 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1년에 한두번 정도 될까요? 여기서 가족이란, 어머님과 동생네 가족을 모두 포함합니다. 그래도 장남이고 오빠야로서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아내분의 적극적인 지시로 가능한 일입니다.^^;;아내에게 영광을 돌립니다.) 6월 2일 금요일 저녁 7시에 보성 다비치 콘도로 출발했습니다.
<중간광고>
창원지역 FM 95.9 진주지역 FM 100.1
창원교통방송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10분!
TBN "이PD가 간다."에 고정출연 중
도착하니 밤 9시 30분,ㅠㅠ. 상당히 피곤하더군요. 곧이어 동생네도 도착했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이모님도 함께 오셨어요. 북적북적하이 정말 좋았습니다.^^. 첫날, 바로 잠들기 어려웠습니다. 아이들은 저희끼리 신나서 왁자지껄, 떠들며 놀고, 전 장염걸린 매제와 맥주 한잔을 했죠. 매제는 장염투혼으로 술을 마셨습니다. 아마도 형님을 맞춰주기 위해..ㅠㅠ.(매제 미안하고 고마우이) 단! 저는 절대로 억지로 술을 권하지 않았습니다. 많이 마시진 않았고요. 맥주 2캔 정도 마셨습니다. 여동생이 음식 솜씨가 아주 좋습니다. 맛있는 안주가 계속 나오니 술이 절로 들어가더군요.^^. 하지만 다음 날 일정이 있으니, 새벽 1시쯤에 잠들었습니다.
아침되자 마자 꼬맹이들이 난리였습니다. "아빠 나가놀아요! 외삼촌 나가요!" 본의 아니게 7시에 깨어.(왜 노는 날은 눈이 일찍 떠지는걸까요? 푹 자고 싶은데..ㅠㅠ) 아이들과 다비치콘도 바로 앞 율포해수욕장에 나갔습니다. 율포해수욕장은 작년에도 왔던 곳입니다. 너무 좋아서 어머님과 이모님을 모시고 가족여행으로 다시 온 것이죠.
딸래미들은 갯벌을 파고 놉니다.
아들래미는 지나던 친구를 사궜네요. 신기한 것은 둘다 말을 제대로 못하던데 친구가 되었다는 겁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서로 지르던데 웃으면서 잘 놀더군요. 귀여웠습니다.
흙만 있으면 아이들은 신나게 놉니다. 맨발로 흙을 밟으며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랍니다. 어찌 이런 곳을 메울 수 있습니까? 한 때 대한민국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에 들만큼 광활한 면적을 자랑했습니다. 야금야금 매립되어 지금은 많이 줄었습니다. 더 이상 갯벌이 매립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미 국토는 충분히 넓습니다. 주인없는 땅이라고 생각하여 매립하고 매립한 회사가 아파트, 공장을 지으며 땅장사하는 시스템은 이제 제발 사라져야 합니다. 인간의, 소수의 이익을 위해 죽이는 갯벌의 생명들이 너무 많습니다. 다양한 생명들을 해치며 자신의 배를 채우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분명 천벌을 받을 것입니다.(저주임)
아이들이 노는 사이 아빠들은 텐트를 쳤습니다. 첫날 밤에만 숙소에서 먹고 그 후에는 쭈~욱! 텐트에서 밥을 해 먹었습니다. 밥은 누구와 함께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했지요. 꿀맛이었습니다.^^
해변가에서 자유로이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 '한국사람 안된다, 안된다.'는 평가를 저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놀러가보면 느낄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시간을 보낸 갯벌인데, 다시 물이 들어오고 사람들이 없어지고 난 뒤 바닷가에는 쓰레기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어느 새 우리 국민들의 의식도 많이 향상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날씨도 좋았습니다.
딸아이와 나이가 똑같은 조카는 서로 좋은 친구입니다.
요 꼬맹이 요거는 정신이 없습니다. 조용하면 꼭 어딘가에서 사고치고 있습니다. 갯벌에서 안 보여 찾았더니 누위서 모래를 덮고 있더군요. 모래를 먹기도 하고, 으....하지만, 제 아들이라 그런지 너무 귀여웠습니다.^^*
누나 묻기 대 작전! 보시면 알겠지만 엄마랑 누나는 모래를 덮고 있지만 동생은 모래를 파내고 있습니다. 어찌 이리 말을 거꾸로 듣는지..
"이제 그만."이라며 하면 또 웃으며 도망칩니다. 그냥 머릿속에 '장난'만 있는 꼬맹이입니다.
우앗!!! 말이 있었습니다. 첫날에는 위 사진의 아저씨가 한필의 말만 타고 오셨는데 다음 날에는 한마리를 더 데리고 오셨습니다. 원하는 아이들은 자유로이 태워주시고 사진 찍는 것을 허락하시더군요. 큰 말이었습니다. 이런 귀한 경험을...딸래미는 말에서 내린 뒤 "아빠, 또 말타러 가요."하더군요. 조만간 함안에 말타러 갈 듯 합니다.
기분 좋았던 것은 어머님과 이모님 또한 이곳을, 이번 여행을 너무 좋아하셨다는 겁니다. 동생과 아내가 미리 말씀드리더군요. "어머님, 이모님, 아무것도 하지 마시고 편히 쉬세요. 일하러 오신 것 아니니까요. 실컷 놀다 가시면 됩니다." 꼭 어딜 가면 어머님, 이모님은 뭘 하실려고 하시거든요. 이번에는 철저히!! 일에서 열외를 시키고 푹 쉬실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아이들 놀 때, 어머님과 이모님이 사라져서 걱정했는데 동생 말이 뭐 잡으러 갔다고 했습니다. 얼마 후, 어머님과 이모님께서 의기양양하게 돌아오셨습니다. "우리가 뭘 갖고 왔는지 함 봐라." "헉!" 게를 이렇게나 많이 잡아오셨습니다. 깨끗하게 손질해서 동생이 치킨튀김옷으로 튀겼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첫맛은 후라이드 치킨 맛인데 씹으면 바삭바삭한...맥주 안주로 최강이었습니다. 어머님과 이모님의 엉뚱한 행동은 계속 됩니다.
게를 튀긴 후 남은 튀김옷으로 동생이 닭똥집 튀김을 했습니다. 흐아, 따뜻할 때 먹는 닭똥집 튀김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하루종일, 원없이 바닷가에서 놀았습니다. 푹 자고 다음 날.
저희 어머님께서 보성 차밭에 한번도 가 보시지 못했다고 하시더군요. 해서 차밭을 방문했습니다.
장난꾸러기지만 건강히 자라 고마운 아들놈.
산에 오르기 전 먹은 녹차 아이스크림과 뭐라카더라? 녹차 아이스크림에 에소프레소를 부은 거라던데...아무튼 아주 맛있었습니다. 아이스크림 가격 2,500원.
오르기 전 가족사진 찰칵!
고모부와 찰칵!
가족사진 찰칵! 어머님과 이모님은 어디론가 사라지셨어요.ㅠㅠ 나중에 보니 두분이서 미리 산을 오르고 좋은 곳을 둘러보고 오셨더군요. 차밭을 본 후 다시 바닷가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바닷가가 그냥 최곱니다.
피곤했는지 자는 동생들.^^, 꼬맹이 둘이 자니 세상이 조용하더군요.
잠에서 깨면 에너지 충전 100%!! 논다 하면 잠도 안자는 아이들, 신기하면서도 신기했습니다.
인생샷도 찍고
물이 아주 많이 빠집니다. 그런데 이모님, 어머님이 또 사라지셨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지요. '제발 게는 이제 그만...' 그런데 이럴수가!!!
한참 후 또 의기양양해서 돌아오셨는데 손에 든 것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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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
무려 6마리를 잡아오셨습니다. 이모님 말씀으로는 여행 오시기 전날 TV서 갯벌낙지 잡는 법을 보시고 배웠다며 장비를 가져왔다고 하시더군요. 저희는 속으로 '설마'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잡아오셨으니...
점심 식사 후 낙지 파티를 했습니다. 산낙지도 먹고 낙지 숙회도 해 먹고, 너무 배 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아이들 지칠 때 까지 놀고 저녁 5시 쯤 집으로 향했습니다. 다음 날이 출근해야 하는 월요일이었지만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도착한 후 동생으로 부터 온 메시지
"오빠야. 진짜 멋진 여행이었어."
사는게 바빠 평소 아들역할, 오빠역할을 제대로 못합니다. 놀러가는 것만큼은 챙기고 싶었습니다. 어머님도, 이모님도, 동생네도, 그리고 아이들과 아내, 저까지 모두가 좋았던 여행이었습니다.
2박 3일은 짧은 시간이 아니지만 짧게 느껴졌습니다. 가을 쯤에도 여행을 갈까 합니다. 어머니께서는 '비싼 돈 쓰지 말고 너거 모아라.'라고 하시지만 이럴 때 쓰려고 돈을 법니다.
이번 여행 후 좀 더 돈독해진 가족애를 느낍니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겸손이 아닙니다. 표현하지 않는 감사함도 겸손이 아닙니다.
가족과 함께 한 이번여행은 귀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먼 훗날 이곳에 놀러왔었다는 것을 기억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다만 이런 여행을 통한 가족간의 분위기만 기억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얻기 위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많은 것을 얻었던 여행입니다. 가족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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