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꿈쟁이주식회사이야기.

마산 청보리 2017. 5. 13. 07:00

목사 같지 않은 목사와 상처 많은 아이들이 만들어낸 영화 같은 이야기, '우리도 꿈꿀 수 있을까?" <꿈쟁이주식회사>를 읽었습니다. 지은이는 송경호님입니다. 송경호님은 목사이자 지역아동센터장입니다. 경주에 터를 잡고 있으며 매일매일 아픔 없는 아이들을 섬기며 살고 있습니다. 


그가 사고를 칩니다. 수줍음 많고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많은 아이들을 음악이라는 손길로 아우르며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녹녹치 않았습니다. 아이들과 울기도 많이 울고, 아내와도 많이 싸웠습니다. 가장 격렬하게 싸웠던 상대는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송경호목사는 어릴 적부터 지긋지긋한 가난과 함께 자랐습니다. 자신도 가난의 고통을 알기에 자라서는 가난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력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성인이 되어 선택한 길은 결국 가난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길이었습니다. 물론 자신도 가난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는 처음에는 교회학교의 부흥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한 아이와의 일로 인해 깨닫게 됩니다.


“와 집에 안가고 있노?” 

“......” 

“빨리 집에 가거라. 너무 늦었잖아! 엄마, 아빠 걱정한다. 빨리 집에 가거라.” 

“아닌데요.” 

“뭐가? 뭐가 아니라고?” 

“엄마, 아빠 걱정 안 한다고요. 엄마, 아빠 없어요!” 

“얌마아! 와 말 안 했노?” 

“목사님이 한 번도 안 물어 보셨잖아요. 이씨!”

아이는 그렇게 울면서, 교회를 뛰쳐나갔다. 아이의 등을 보고 있는데 ‘내가 뭐하고 있었나?’라는 자책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진짜 중요한 게 뭔지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진짜 중요한 건 수적인 부흥이 아니라 한 영혼을 위한 사역이었으며,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며 어떤 삶의 자리가 있는지 돌보는 것임을 잊고 있었다. 진짜 중요한 ‘사람에 대한 마음’과 ‘삶의 자리’는 사라지고, 그냥 그저 내가 하는 사역의 자리를 채우는 숫자로 아이들을 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본문 중)


이 책은 단순히 꿈쟁이 주식회사의 성공적인 무용담을 자랑하는 책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변화와 도전을 통해 아이들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아이들은 단지 순수한 지지와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것뿐이라고 말합니다.

센터의 아이들은 변화를 싫어했습니다. 받는 것에 익숙해졌고 국가에서 주는 것만 받고 그냥 그렇게 사는 것에 길들여질 수 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 부모 밑에서, 그런 환경 속에서, 학교에서는 친구들로부터 공정하지 않는 대우를 받으며, 센터로부터 약간의 지원을 받고 사는 그런 아이들이었습니다. 


2014년 1월 6일, 센터의 아이들에게 이번 주 토요일에 ‘드림아이’라는 중창단 오디션을 보겠다고 공지했다. 

“야야! 잘 들어라. 이 오디션은 일명 ‘다 붙여 주는 오디션’이다.” 아이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뭔 말이고? 다 붙여 주는데 오디션을 말라 보노?” 그 웅성거림에 “끝까지 들어라. 단 한 소절이라도 오디션 때 부르는 아이들만 붙여 준다. 잘 부르고 못 부르고는 상관없다. 부르기만 하면 된다. 박자고 음정이고 뭐꼬 없다! 그냥 부르면 된다. 그것도 노래 한 곳이 아니라 한 소절이다! 그라면 바로 합격인 기라!”(본문 중)


아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드림 아이’ 중창단은 탄생합니다.


꿈이 현실로.


그 후 ‘드림 아이’의 성공적인 도전은 믿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페이스북 <힘내요>소셜펀딩 도전이야기, 봉황대뮤직스퀘어 무대출연 이야기, 노래/공연 부분 최우수상을 받은 이야기, 경북청소년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은 이야기,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통해 TV출연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음반이 나온 이야기까지, 책을 읽는 내내 믿기지 않았습니다. ‘정말 이게 가능한거야? 사람들의 동정심으로 이뤄진 일은 아닐까? 이렇게 아이들에 미친 목사와 노래의 노짜도 몰랐던 아이들이 해냈다고?’ 책을 읽는 내내 믿기지 않았습니다. 해서 책을 다 읽은 후 꿈쟁이 주식회사, 드림 아이를 검색해 봤고 아이들이 노래 연습하는 영상, 공연하는 영상을 보며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현실이야.’


송경호 목사는 아이들의 경험만을 나열하며 ‘봤죠? 우리 이렇게 잘났어요.’라고 자랑하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려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안내합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어른들은 아이들의 시간에서 기다리게 게 아니라 어른들의 시간에서 아이들을 기다린다. 그리고 아이들의 상처나 변화의 폭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시간에서 아이들의 변화의 시간을 임의로 정해 버린다. “내가 이만큼 했으니까! 내가 이만큼 기다렸으니까! 이 때쯤이면, 이만큼 하면 당연히 변하겠지!”라고, 아니다. 이런 시각과 관점을 가진 어른이기에 우리는 아이들의 진짜 변화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의 시간’을 기다려 주는 것이다. 내가 재단한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의 시각과 관점과 마음에서 아이들이 재단한 시간 말이다.(본문 중)


송경호 목사는 특별한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특별한 목사입니다. 목사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교회의 책임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목사입니다. 대한민국 교회에서 좋아할 말들보다는 껄끄럽고 싫어할 말들을 더 많이 합니다. 정치에 대해서도 자신의 소견을 말하며 세상에 당당하게 외칩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단지 관심병 있는 목사인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고 아이들과의 삶을 알게 된 후에는 일부러 이러는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진 것이 없더라도 할 말을 해야 한다는 용기를 아이들에게 보이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와 ‘드림아이’ 중창단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부와 권력을 위한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꿈과 용기를 위한 도전입니다. 좋은 일을 하려하니 좋은 분들이 힘을 많이 보탭니다. 동정의 힘이 아니라 공감의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얼마 전 송경호 목사와 대화를 한 적 있습니다. 


“목사님, 책 잘 읽었습니다. 저도 아이들 음반을 구입하고 싶은데, 계좌번호를 알려주세요.”“감사합니다. 선물로 드리고 싶은데요.” “아, 아닙니다. 꼭 구입하고 싶습니다. 저도 투자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들 많이 좀 알려 주세요. 대선 끝나면 다시 역주행 하려고 합니다.”

“네 응원합니다.”


많이 가진 자가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많은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더 행복할 수 도 있습니다. 경주에 있는 ‘푸르른지역아동센터’에서 그 내용을 확인시켜 줍니다. 아이들의 감동적인 성장을 느끼고 싶으신 분, 이 사회에 존재하는 희망이 궁금하신 분,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충분히 가능한 길입니다. 특별하지 않는 그들만의 성공적인 이야기, 꿈쟁이주식회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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