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34명의 꼬마 천사들.

마산 청보리 2014. 1. 25. 15:20

2006.3.5 

 

3월 3일...

 

난 올해도 1학년 10반을 맡게 되었다. 작년과 똑같은 교실에

 

똑같은 담임. 하지만 새로운 아이들.^-^

 

올해는 뜻있는 선생님들과 마산에 학급운영모임을 만들었다.

 

우린 개학하기전 아이들을 맞을 준비로 어떤 것이 필요한지

 

토의했었고 담임관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었다.

 

즉 작년에 비해 난 준비된 새학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선생님들과 나눈 얘기 중 인상깊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생각공책이다.

 

아이들에게 학기초에 나누어주고 한번씩 주제를 주면

 

아이들이 글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책을 담임이

 

읽어보고 답글을 하나씩 다는 것이다.

 

이 공책을 활용하고 계신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참으로

 

소중한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올해에 나도 생각공책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해서 3월 2일 밤 10시쯤에 문구점에 가서 공책 34권을 샀다.

 

그리고 집에와서 '마산중학교! 당당한 10반! 새로운 출발!'의

 

첫글자를 따서 '마당새'라는 이름의 생각공책을 만들었고

 

입학식 후 보게될 34명의 꼬마천사들의 이름을 출력해 공책

 

앞에 붙였다. 이름들이 하나하나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

 

입학식날은 상당히 추웠다.

 

하지만 아이들은 중학교에 왔다는 긴장감과 호기심으로 뺨이

 

붉은 채로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다.

 

입학식이 끝났고 아이들과 교실로 들어왔다.

 

난 나의 교육관에 대해 잠시 얘기했고 생각공책에 대한

 

소개를 했다.

 

그리곤 한명씩 이름을 부르고 아이의 손에 생각공책을 쥐어

 

주었다. 생각공책을 주며 악수를 하고, 어깨를 토닥거리며

 

말했다. '10반이 된 것을 환영합니다. 우리 열심히 해봅시다.^-^'

 

아이들은 나의 손을 잡으며 인사를 하며..얼굴이 빨개졌다.

 

참으로 귀여웠다.

 

나중에는 '10반이 된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멘트를 우리반

 

아이들 모두가 외쳤다. 난 어깨를 토닥거렸고 아이들은

 

즐겁게 박수를 쳤다. 참으로 흐뭇했다.

 

몇놈이 그러는 것이다. '선생님 이름을 들은 적이 있어요!'

 

'응 그래? 어떻게 들었니?' '형들이 말해줬어요.'

 

'뭐라고 하든? 선생님이 궁금하구나.'

 

'착하데요'

 

방긋 웃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었다. 착하다...착한 선생님이다..

 

왠지모를 책임감과 뿌듯함에 기분이 좋았다.

 

----

 

아이들은 집에 갔고 함께 오신 학부모님들과 대화를 했다.

 

10여명의 어머님과 아버님께서 오셨는데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상당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 마음이 저미어 오는...힘들게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

 

얘기도 있었다. 나는 너무 마음이 아팠고..어머님의 한마디

 

한마디를 소중히 노트에 옮겨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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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와서 생각해 보니 오늘은 참으로 중요한 날이었다.

 

난 아이들과의 첫만남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애를 썼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너무나도 뿌듯했다.

 

다 마치고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며 웃으며 가는 새로운

 

10반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놈들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는데 내가 도움이 되겠구나..'

 

새로운 시작!!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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