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6일. 경남 꿈키움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전라북도 119안전 체험관에 갔습니다.
안전에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하기 위해서였죠.
아침 7시 40분, 일찍 출발했습니다.
휴게소에서 두번 쉬고 9시 20분쯤 도착했습니다.
상당히 규모가 컸습니다.
실내체험관과 야외체험관으로 나눠 있더군요.
인솔 샘과 학생들을 두개조로 나누어 체험했습니다.
실내동입니다.
소화기 체험장입니다. 안내해주시는 소방관님께서 친절히 안내해 주셨습니다.
차량전복체험도 했습니다.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체험이었습니다.
차량이 180도로 회전했을 때 가슴 쪽의 안전벨트를 두 손으로 꼭 잡고 있어야 합니다.
안전벨트가 늘어나지 않아서 안전했습니다.
만약 차량이 전복되었을 때 안전벨트를 하지 않으면 머리가 차 천장에 부딪혀 목에 심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화재대피체험을 했습니다. 체험장소를 노래방으로 꾸며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노래도 됩니다.
아이들과 노래를 부르는 사이, 갑자기 사이렌이 울렸고 침착하게 옷이나 수건(가능하면 젖은 것)으로 입과 코를 막고 최대한 낮은 자세로(엎드리면 곤란합니다. 깨어진 유리 조각 등에 다칠 위험이 많다고 하더군요.) 한 쪽 팔을 뻗어 벽을 더듬으며 가야합니다.
오른팔이면 오른팔, 왼팔이면 왼팔로 벽을 딪고 가야 방향 감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정말 불 난 상황처럼 되니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연기까지 실제처럼 나니 체험이었지만 당황스러웠습니다. 이런 체험은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습니다.
태풍체험도 했습니다. 비옷을 입고 고글을 눈에 쓰고 체험장에 들어갔습니다. 벽에서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걷던 아이들도 바람이 점차 강해지니 절로 허리를 숙이고 눈을 가리며 걷더군요.
바람 세기의 무서움에 대한 체험이었습니다.
오전 실내 체험을 마치고 점심을 먹은 후 야외체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소방관님들도 우리들이 경남에서 왔다고 하니까 놀라시더군요.
전북 지역의 유치원생들부터 중학생까지 아주 많은 학생들이 왔었습니다.
첫 체험은 뛰어내리기 였습니다. 아파트 3층 높이에서 안전하게 뛰어내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원하지 않는 학생, 몸이 아픈 학생은 강제로 시키지는 않았습니다.
뛰어 내릴 때에는 두 팔을 가슴쪽으로 모으고, 절대로 팔을 벌리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팔을 벌리고 뛰어 내리면 팔이 쉽게 골절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도 매트에는 등과 엉덩이가 먼저 떨어지는 자세가 안전한 자세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완강기 체험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즘 지어지는 3층에서 10층 이하의 건물에는 완강기가 의무적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사용하는 건지 몰랐는데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고리를 지지대에 걸고 안전밸트에 두 팔을 넣어 겨드랑이쪽으로 고정해서 위에서 줄을 천천히 내리는 구조였습니다.
지지 무게는 20kg에서 150kg까지라고 합니다.
그런일이 있으면 안되겠지만 혹시 아파트에서 화재가 나면 엄마와 아이를 같이 먼저 내려보내고 아빠가 줄을 내려 보낸 후, 아빠가 마지막에 내려와야 할 것 같았습니다.
산악등반체험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암벽등반시설은 안전체험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지금도 의문이긴 합니다만 힘든 체험 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했던 체험으로 기억합니다.
마지막으로 소방호수 물 뿌리는 법도 체험했습니다. 입구쪽을 돌리니 물줄기가 한줄기로 나갔다가 사방으로 흩어지는 등 물줄기 조절이 가능하더군요.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전체험관만 생기면 해결되나?
합천군 용주면 고품리에 240억원이 투입되는 경상남도에서 추진중인 경남도민안전체험관이 생긴다고 합니다.
진주시 문산읍 삼곡리 일대에는 270억원이 투입되는 경상남도교육청에서 추진중인 경남학생종합안전체험관도 생긴다고 합니다.
삼풍백화점, 세월호 등을 예로 들며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습니다.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은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재난의 원인을 국민들의 무지로만 보는 것 같아 화가 납니다.
삼풍백화점은 더 많은 돈을 벌려는 자들의 무리한 부실건축이 주 원인이었습니다.
세월호는 학생들의 안전 불감증이 원인이 아니라!!!!!! 국민들을 구하지 않는 국가에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안전을 개인의 문제로만 국한해서는 곤란합니다. 안전불감증은 국민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민들을 안전으로부터 지켜야할 국가가 그 의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국가의 경제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들이 그 사회적 윤리를 다하고 있는지, 안전을 확인하고 시정해야 할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안전해야 할 부분에 지출되어야 할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를 더 엄격히 감독해야 합니다.
아직도 세월호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꽃 같은 아이들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되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세월호의 진실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안전체험관 신축은 뭔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가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안전체험관을 설립한다고 드는 예산이 상당해 보입니다.
2014년 새누리당의 김진태 의원이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세월호 인양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인양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안전불감증을 넘어 안전난리증으로 보이는 현 시점,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상태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전체험관뿐인지, 되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월호는 아직도 바닷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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