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대안 경남꿈키움중학교

책을 사는 아름다운 방법

마산 청보리 2015. 4. 10. 11:23

지난 4월 8일, 경남꿈키움학교에서는 책나들이를 갔습니다. 책나들이란 책을 고르기 위해 가는 나들이입니다. 서점에 가서 학교 도서관에 비치할 책을 학생들이 직접 고르는 행사이지요. 날씨도 좋게 나들이하는 기분으로 출발했습니다. 


작년에는 버스를 대절하여 이동했지만 올해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했습니다. 편의도 중요하지만 함께 버스 타는 것도 교육의 일환으로 생각해서였습니다. 다행히 우리가 가는 시간에 버스가 한적하여 한 학년이 각각 한 차에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 안에서 아이들과 수수께끼놀이, 369놀이, 끝말잇기 등을 하며 신나게 갔습니다. 시간 가는 줄을 몰랐지요. 


출발 후 30분 정도 지나 진주 개양쪽에 위치한 진주문고에 도착했습니다. 입구의 문구가 감동적이었습니다. 

"이곳에 들어선 순간 그대는 이미 길을 찾았습니다." 


이 일을 기획하신 고영실 국어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봤습니다. 


-이 일을 기획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책을 직접 보고 책을 사러 온 사람들을 보고 아이들이 뭔가를 느끼기를 바랬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반대로 저는 보이는 만큼 알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학교 안에서만 생활하다가 세상을 보고 호흡하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큰 서점에 아이들과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아이들이 책만 사는 것이 아니라 미션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소개좀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먼저 책나들이를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사고 싶은 책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책이 출판된 년도, 출판사, 저자 등 그리고 왜 그 책을 사려하는 지를 적으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책 목록을 제가 모두 정리했습니다. 이것으로 단체 주문을 할 예정입니다. 추후 책이 오면 읽고 원하는 형탱의 독후 활동을 할 것입니다. 


단순히 독후감을 쓰는 형태가 아니라 읽은 느낌을 1분 스피치를 한다든지, 작가에게 편지를 쓴다든지, 감동적인 문구를 소개하는 등 책을 읽은 느낌을 공유하는 활동을 진행할 것입니다. 그리고 책이 오면 그 책을 주문한 아이들 이름에 자신이 선택한 책을 도서관에 비치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중이신 고영실 선생님>


-책을 정리하며 놀라운 경험을 하셨다고요? 

"(웃음)놀라운 경험이라고 하기에는 그렇고요. 이번에 아이들이 선택한 책이 124권 입니다. 그런데 그 중 중복된 책이 2권 뿐입니다. 이렇게 아이들의 생각이 다름에 놀랬습니다. 살펴보면 꿈키움 기자단의 학생들은 주로 블로그 관련 책들을 선택했고요.


운동에 관심 있는 아이들은 운동관련 서적, 영화에 관심 있는 아이들은 시나리오 관련 서적 등 아이들이 개성에 따라 다양한 책들을 선택했음에 놀랬습니다. 그리고 책 수준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활동이 계속되었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서점에서 자유로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책을 고르고 읽었습니다.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이 예쁘지만 책을 읽는 모습도 참 예뻤습니다. 

"선생님, 책 좀 추천해주세요." 


"선생님, 전 이런 책을 읽고 싶어요." 


"선생님, 사실 전 지루한 책은 읽는 게 힘들어요. 어떤 책이 좋을까요?" 


"선생님 전 세월호 관련 책을 샀어요." 


평소 제가 조금씩 책을 읽었던 것이 이번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상황에 맞는 책들을 추천해줬고 많은 아이들이 만족해했습니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다 같이 나와 서점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학교 교육은 교실에서만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경남꿈키움학교의 책나들이는 나름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아이들은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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