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대안 경남꿈키움중학교

경남꿈키움학교의 또 다른 입학식

마산 청보리 2015. 3. 12. 17:41

3월 첫째 주, 대한민국 대부분의 학교에서 입학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개학식과 입학식 후 교과수업이 바로 시작됩니다. 아이들은 새로운 학교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이 있는 채 담임선생님과의 짧은 만남만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것이죠. 학교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만남을 즐기기에 앞서 학사일정에 맞춘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레크리에이션과 함께 시작한 '신입생 맞이주'


작년에 개교한 경남꿈키움학교(경남 진주시 이반성면)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후배들을 맞았습니다. 1학년 20명의 신입생이 새로운 가족이 되었습니다. 해서 경남꿈키움학교 3월 첫째 주를 '신입생 맞이주'로 정하여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입학하는 날, 1기 학부모님들과 2기 학부모님들, 선생님들께서 모든 아이들을 듬뿍듬뿍 안아주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신입생들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을 시작으로 학교에 처음 들어온 아이들을 맞아주었습니다.


입학한 당일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과정 소개와 학생회 소개를 했습니다. 다음 날에는 '몸으로 친해지기'라는 내용으로 전교생, 선생님들과 함께 레크리에이션을 했습니다. 기차놀이를 하며 신나게 노는 아이들의 표정이 해맑았습니다. 그리고 학년별로 교장실에서 교장선생님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께서도 아이들을 보기를 원하셨고, 아이들과 격의 없는 대화로 이제 아이들은 교장선생님께 편하게 인사하며 다닙니다.


▲  신발 멀리차기를 즐기는 아이들 ⓒ 김용만



지난 4일에는 제1회 공동체 회의를 했습니다. 공동체 회의란 전교생과 선생님들이 모여 공통의 안건에 대해 자유롭게 토의하는 회의입니다. 직접민주주의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번 안건은 학생회 간부 선출과 학년 간 친해지기였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고 아이들 간 존칭에 대한 내용도 정해졌습니다.


신입생 맞이주 마지막 행사로 지난 5일 오후에는 관계 트기 작은 운동회가 열렸습니다. 작은 운동회의 종목과 진행은 학생회에서 모두 결정하였고, 선생님들은 준비물 준비와 심판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직접 공을 차며 행사를 함께했습니다. 축구, 신발 멀리 차기, 남녀혼합 계주, 피구로 이어지는 강행군이었지만 아이들은 정말 신나게 뛰어놀았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아이들이 희망입니다


입학하고 9일이 지났습니다. 신입생들도 급식소나 복도에서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이제 저희끼리도 모여 다니며 수다를 떨곤 합니다.


▲  쌍쌍피구를 하는 아이들 ⓒ 김용만



모든 학교가 꿈키움학교처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입학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안아주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입학은 나이가 돼 당연히 하는 통과의례지만 아이에게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너무나 큰 부담일 수도 있습니다.


교과교육도 중요하고 인성교육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학교를 통해 자신을 보고, 친구들을 사귀며, 갈등도 해결하고, 서로 돕는 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다른 곳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학교에선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학교들이 많아질 때,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가 많아질 때 우리 사회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꿈키움학교 선생님들은 피곤합니다. 끊이지 않는 다양한 문제들 때문입니다. 하지만 피곤함 속에서도 "선생님~"하며 달려와 안기는 아이들을 보며 함박웃음을 짓게 됩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더 많은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희망입니다.


<이 글은 3월 12일자 경남도민일보와 오마이뉴스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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