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대안 경남꿈키움중학교

경남꿈키움학교 아이들의 블로그 도전기

마산 청보리 2015. 3. 10. 17:58

올해 경남꿈키움학교에서 '웹 사이트 제작'이라는 대안 교과를 개설했습니다. 1, 2학년 신청자가 8명이었습니다. 모두 오디션을 보고 선발했지요. 좋은 블로거가 되기 위해선 글을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하기에 의지를 확인하고자 제가 직접 오디션을 보았습니다. 

오디션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공통질문 세가지를 제시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오디션을 본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선 이 일에 얼마만큼 의지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글을 문장으로 길게 쓸 수 있는지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오디션 결과 신청한 8명의 학생은 충분한 의지와 글쓰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최종적으로 1학년 2명, 2학년 6명이 선발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단지 블로거만 키우려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이제 공식적으로 우리학교 기자들이 될 것입니다. 매주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취재하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게 됩니다. 해서 우리학교 매거진을 만드는 데 여러분의 글이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저의 말에 아이들은 기대와 흥분으로 몸서리를 치더군요. 참고로 이런 수업이 가능한 이유를 소개하자면 저희 학교에선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후 5~7교시, 각 3시간에 걸쳐 대안교과 수업을 진행합니다. 요리실기, 목공예, 애니메이션, 디자인, 웹 사이트 제작, 사진, 도자공예, 오케스트라, 사이클, 노작 등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원하는 수업을 신청해서 듣지요.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저는 올해 우리 아이들과 '꿈키움 매거진(가칭)' 이라고 하는 학교 소식 알리미를 육성하고자 하기에 이 강좌를 개설했습니다.


첫 시간이라 지역의 파워블로거이신 마산 YMCA 이윤기 부장님을 초청하여 블로그에 대한 소개와 티스토리 블로그 만드는 법을 배웠습니다. 아이들도 진지하게 경청하더군요.


이윤기 부장님의 당부 말씀은 세가지였습니다. 

 1. 꾸준히 써라. 

 2. 저작권 침해 조심해라. 

 3. 명예훼손하지마라. 


그러면 누구나 파워블로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중학생 파워블로거가 없기에 여러분은 충분한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파워블로거가 될 수 있는 비법들을 전수하셨습니다. 처음엔 아이들의 눈이 반짝 반짝.^^ 


시간이 갈 수록 이놈들의 집중도는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뒤에서는 '타자연습'하고 있고 앞에 놈들은 무한 검색질..ㅜㅠ..아마 이윤기 부장님도 나름 당황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학생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흥미도에 따른 집중도가 짧고 굵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듯 합니다. 저는 중학생들이 책상에 오래 못 앉아 있는 것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집중도가 떨어진다.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을 낙인찍고 병자 취급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어른들의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ADHD학생이라고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몰입해서 합니다. 아이들이 공부에 몰입하지 못한다고 해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문제일 것입니다. 차라리 아이들이 놀이에 몰입하지 못하는 것이 더 슬픈 일 아닐까요? 


아무튼 3시간에 걸친 수업은 나름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이윤기 부장님께서도 많은 준비를 해 오셨고, 특히 마치는 순간, 종소리에 딱 맞춰 끝내시는 종소리 신공을 발휘하셔서 아이들의 찬사를 받기도 하셨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글쓰기


자신을 성찰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좋은 방법이 글쓰기입니다. 아이들을 보고 글을 못 쓴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쓰고 싶은 글을 쓰지 않기에 글을 못 쓸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이들은 제목 정하기와 어떤 컨셉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우선, 오늘 저녁 8시까지 지난 주 우리 학교에서 했던 입학식 및 신입생 맞이 주에 대한 소감 적기 숙제를 제시했습니다. 아이들은 싫어하는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적을 의지는 있어 보였습니다. 


시작은 미비합니다. 아이들 자신의 블로그에 어떤 글이 적힐 지 모르겠으나 이번 일이 자신의 삶에선 훌륭한 도전이 될 것임엔 분명합니다. 이런 일도 겪어 보고, 저런 일도 겪어보며, 자신의 흥미와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중학시절의 당연한 성장과정일 것입니다.


내일부터 이 놈들이 몰려와서 물어볼 질문에 벌써부터 두려움이 생기지만 뭔가 해 볼려는 아이들의 눈빛을 보고 있으면 흐뭇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이들의 재미난 도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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