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보는 세상이야기

요상한 타로카드점, 경남대에 오픈하다.

마산 청보리 2015. 2. 22. 07:00

지난 2월 14일, 마산 댓거리 근처에 타로점이 오픈을 했습니다. 지난 20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한 타로마스터 정재훈씨.


가게는 제일여고에서 경남대 넘어가는 내리막길에 있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댓거리 번화가는 아닌 약간 떨어진 곳이었는데요. 벽에 있는 커다란 물음표가 시선을 모으기 충분했습니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이 가게는 반지하에 있는데 창문을 만들어 산뜻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인테리어는 창동황목수님과 호계 신성룡목수님의 공동작품이었습니다.


가게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원래는 나이가 좀 더 들어서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많은 분들이 가게를 해도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하셔서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타로는 개인적으로 2003년때부터 공부해 왔습니다. 그 전에는 사실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스토리텔링이 약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을 배우기 위해 민담, 역사와 신화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레 타로에 더욱 빠져들게 되었죠. 타로에 대한 관심은 그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 후 공부를 계속 했고 어느 정도 스토리텔링이 되었습니다. 허나 막상 소설을 쓰려하니 글이 안 나왔습니다. 왜 안될까? 한참을 고민했죠.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겐 글을 쓸 동기가 없었습니다. 단지 쓰고 싶다는 것이었지, 내가 왜 이 글을 쓰려하는 지에 대한 자극, 동기가 없었습니다. 해서 지금은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는 중입니다.(웃음)


 타로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도구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창동에서 매주 한번씩 타로 공부 모임의 리더를 했었습니다. 이 모임을 하면서 많은 지인들이 저의 타로카드 실력을 인정해주고 격려해주셔서 자심감을 가지고, 가게를 열게 되었습니다. 


타로 공부 모임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작년 타로 공부 모임을 하며 많은 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돈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해서 작년 타로공부 모임도 무료로 진행했습니다. 타로카드는 장점이 참 많습니다. 단지, 점만 봐 주는 게 아니라 마음읽기, 공감하기, 다양한 신화, 민담 등을 통한 이야깃꺼리도 풍부합니다. 


작년에 타로모임을 하며 가르치며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의지가 약해서 만약 혼자 했다면 이만큼 성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과 함께하며 말하는 방법, 스킬도 많이 늘었습니다. 


작년에 공부를 같이 했던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을 찾아가셨습니다. 그래서 막판엔 흐지부지 되었는데요. 시간이 된다면 다시 공부모임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물론 제 가게에서 말이죠. 타로를 많이 알리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도 있습니다.


일반 타로 점은 수익창출이 중요한 목표일텐데 재훈씨가 이 가게를 연 이유도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까? 경제적으로 많이 힘드나요?

하하, 아닙니다. 전 단지 좀 편하게 와서 편하게 쉬는 장소를 제공했으면 하는 생각이 많습니다. 타로카드를 통해 고민의 무게를 좀 덜어주고 싶습니다. 저는 타로카드를 공부하며 타로카드점을 보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일반 타로점은 천막을 치고 좀 부족한 듯한 인테리어로 사람들을 들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런게 싫었습니다. 타로카드는 사람의 인생을 논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것인데 분위기가 엄숙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사람들의 진지함을 듣고 공유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장소를 갖추고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손님의 진지함만큼 저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화를 나누고, 힐링도 하고 휴식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셀프 커피를 하는 이유도 쉬는 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 입니다.



대학시절 전공이 국어국문과였죠? 그런데 철학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국문과를 배우며 철학을 더 깊이 공부했습니다. 철학의 매력에 빠진 것으로 보셔도 무난합니다. 사실 철학의 근본은 내 질문에 대한 진진한 태도입니다. 내 스스로에 대한, 내 삶에 대한 태도, 그게 철학입니다. 


나에 대해, 내 삶에 대해, 진지하게 분석하고, 쪼개보고 성찰하고, 다가가는 것, 그리고 내 고민, 내 삶의 고통이 그리 큰 게 아님을 알고 내 삶에 힘을 불어 넣는 것, 그게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철학의 매력에 푹 빠졌던 거죠. 어려운 말을 하는 것이 철학이 아닙니다. 


철학을 깊이 공부하다 보면 스스로 강해짐을 느낍니다. 남에게 인정받고 유식한 척하는 철학이 아닌,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해선 철학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타로점을 통해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가요?

보통 점을 보면 크게 부풀려서 말을 합니다."이거 조심해라. 올해 이게 안 좋다." 내담자를 카리스마있게 대합니다. 쉽게 말하면 겁을 주죠. 어찌보면 돈 벌기에는 이게 편합니다.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이런 행태가 아주 못마땅했습니다. "이게 힘들수 있으니 내 말을 따라라."가 아닌 "이런 힘듬이 있을 수 있으나 이런 힘을 가지시면 됩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힘든 삶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싶습니다. 제가 보는 타로는 점이면 점, 상담이면 상담이라고 봐도 될 듯합니다. 적어도 한 사람의, 그 인생에 대한, 그 삶에 대해 진지하게 대하는 태도는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체로 아이가 한 질문을 어른들은 사소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만나면 쉽게 질문을 던지죠. "여자친구 있어? 남자친구 있어?" 유치원생들한테도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그 나이의 아이들에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그 질문은 절대로 아이들을 위한 질문이 아닙니다. 단지 어른들이 자기의 호기심 대상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것 뿐입니다. 아이들도 그 아이 나름대로 진지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몰입이 잘 되기에 더욱 진지할 수 있습니다. 그 진지함을 무시한 체, "애가 뭘알아."가 아니라 용기를 주고 격려해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타로는 그런 면에서 아주 매력적입니다. 굳이 점을 보더라도 인생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타로를 통해 힘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가게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누구에게나 힐링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많은 노력을 할 것입니다. 셀프 드립커피도 1,500원으로 한 이유도 누구나 부담없이 오셔서 쉬시고 가시라는 의미입니다. 저도 알고보면 편한 사람입니다.(웃음) 

타로 카드를 설명하고 있는 정 대표


대화는 참 재미있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가게를 둘러봤습니다.


가게는 좁은 공간이었지만 아담하고 이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타로를 보는 곳은 작은 방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문을 닫으면 방음도 확실하며 이야기에 몰입하기 좋은 분위기 였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가격이겠죠. 가격에 대해 물었습니다. 예약 상담(예약문의전화 010 9338 0943)하면 30분에 10,000원이고 예약 없이 오시면 1건에 5,000원이라고 합니다. 보통 한번에 10분 남짓 걸린다고 하니 30분이면 3번 정도, 다른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친구들이랑 같이 와도 상관이 없다고 하는 군요.


전 개인적으로 정대표가 떼돈을 벌기를 원하진 않습니다. 단지 이곳이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길 원합니다. 이 곳은 타로를 볼려는 분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지나다 들리셔서 커피한잔, 물 한잔, 아니면 단지 정대표와 잡담을 하셔도 됩니다. 인터뷰에서도 보셨듯이 정대표는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닌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가게를 열었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따뜻한 사람과 따뜻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다음에 댓거리 갈때도 꼭 한번 들리고 싶습니다. 근처에 사시는 분들, 한번 가 보시면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댓거리에 쉼터가 생긴 것 같아 참 기분이 좋습니다.


타로를 통해 미래를 알 수도 있지만 이 가게를 통해 현재가 행복해 질 수도 있습니다.


젊은 정 대표를 응원합니다.^^


<글이 공감되시면 한번 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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